SAGA Universe
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10부 Thor: Dark World
Episode 1. Butcher (5)
“필 콜슨 요원과 토르에게 당신에 대해 들었습니다. 전 클로드 카르엘이라고 합니다.”
“아, 그래요. 카르엘 요원……. 여긴 어쩐 일이에요?”
“중력 이상 현상이 있어서 조사하러 왔습니다.”
쉴드가 끼면 연구에 지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제인은 급히 주위를 보더니 클로드에게 씨알도 안 먹힐 협박을 건넸다.
“여긴 사유지에요, 아무리 쉴드라고 해도 함부로 들어와선……”
“그건 박사님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윽……”
클로드의 말에 정곡이 찔린 제인은 할 말을 잃었고, 제인의 입을 다물게 한 클로드는 이미 쉴드에서 사유지 주인에 대한 허락을 얻어서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폐건물 안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은데다 런던 특유의 우중충한 날씨까지 겹쳐지자 이건 이상 현상을 탐색하는 느낌이 아닌 납량특집에 나오는 폐가 탐험을 하는 느낌이었다.
이건 클로드가 받은 느낌이었고, 미국인인 달시는 유령이나 귀신보다는 폐건물에 숨어사는 부랑자나 불량배들이 더 걱정인 모양이었다. 과학하다가 칼침 맞기 싫다던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괜찮아, 우린 미국인이야!”
라면서 자신들이 미국인임을 밝히는 거였다. 그렇게 말하면 우릴 좋아하겠니라고 제인이 핀잔을 줬지만, 달시는 나름 진심인 듯 했고, 그녀의 진심이 통했는지 폐건물 안에서 몇몇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클로드가 보니 그들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이제 막 10살을 넘긴 듯한 다양한 인종과 남녀가 고루 섞인 이상적인 집단인 아이들은 잔뜩 겁을 먹은 얼굴로 일행을 보고 있었다.
“경찰이에요?”
“아니, 우린 과학자야. 정확히 말하면 나뿐이지만.”
과학자라는 소개가 먹혀들어갔는지, 아이들은 ‘우연히 찾은 거다’라는 전제를 깔고는 그들은 폐건물 안쪽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잠시 뒤,
“저건 또 뭐야?”
달시의 인턴으로 고용된 이안은 거대한 트레일러를 한 손으로 들어올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기묘한 현상을 이안은 경악의 눈으로, 달시는 매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클로드는 이안과 달시의 딱 중간 정도의 심정이었다.
“다른 현상도 있어요.”
아이 중 한 명이 말하자 일행은 모두 아이가 안내하는 쪽으로 걸어갔다. 폐건물 안쪽으로 들어간 일행들은 계단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한 아이가 소리쳤다.
“올라오지 말고 거기서 기다리세요!”
“무슨 말이니?”
“조금만 기다려보면 알아요.”
그렇게 말한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신이 나서 뛰어올라갔다. 이상함을 느낀 클로드가 막 위로 뛰어올라갔을 때 먼저 올라간 아이들이 계단에 굴러다니던 돌멩이를 하나 주워 계단 아래로 던졌다.
그러자 계단 아래로 떨어졌던 돌멩이는 그래도 사라졌다가 다시 계단 위쪽에서 나타나서 다시 떨어졌다. 물리법칙을 완전히 뒤집는 이 황당한 광경에 클로드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광경이……”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이 현상을 살펴보고 싶은 게 과학자라는 사람이다.
제인은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계단 아래로 던졌고, 이안도, 달시도 주머니에서 대충 무언가를 꺼내 마구잡이로 던졌다.
제인이 던진 볼펜이 아까 던져진 돌멩이와 다르게 돌아오지 않는 일이 벌어졌고, 이건 무슨 상황이냐고 묻는 듯한 제인의 시선에 아이 중 한 명이 어쩔 수 없다는 포즈를 취했다.
“가끔은 계단 위에 나타나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요.”
도로 나타나지 않고 그대로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는 경고에도 이안은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 내던졌다. 그리고 슬프게도 경고는 차키에도 적용돼 이안이 던진 차키는 다시는 이쪽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 집에 어떻게 갈 거냐고 갈궈대는 달시와 장난이었다고 변명하는 이안, 그리고 이 둘을 말리는 클로드의 중재로 이어지는 말싸움을 뒤로한 채, 제인은 이안이 가져온 위상계를 살펴봤다. 토르를 발견했던 뉴멕시코 때만큼이나 강력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자, 제인은 아무 것도 만지지 말라고 하곤 어디론가 달려갔다.
달시와 이안의 말싸움을 말리던 클로드는 제인이 간이 위상계만 들여다보면서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곤, 그녀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아까 물건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현상은 물건이니까 장난삼아 놀 수 있지, 사람이 거기에 휘말리면 정말 큰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클로드 씨, 어디로 가시는 건가요?”
“포스터 박사님에게로요. 여긴 위험하니까요.”
달시의 말에 클로드는 그렇게 대답하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엄청난 스피드로 달려간 클로드는 제인이 걷고 있는 복도에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포스터 박사님! 어디로 가는 겁니까?”
클로드가 불렀지만 제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계속해서 복도를 걷기만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클로드는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았다.
“포스터 박사님, 어디를 그렇게…… 우아아앗!”
제인의 어깨를 잡자마마 클로드는 자신과 제인이 어디론가 끌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고, 그와 동시에 짧게나마 정신을 잃었다. 짧게나마 정신을 잃었다가 빨리 정신을 찾은 클로드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여기가 어딘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폐건물 안에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거대한 석조 건축물 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어두운 공간에 커다란 기둥이 있었고, 그곳까지 이어진 다리가 있었다. 클로든 다리 입구에 있었고, 제인은 다리를 거의 다 건너 커다란 기둥 앞에 도달했었다. 기둥에서 나온 붉은 빛이 제인을 휘감으려는 것을 본 클로드는 얼른 소리쳤다.
“포스터 박사님! 위험해요!”
붉은 빛이 제인을 휘감으며 그녀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감과 동시에 클로드와 제인이 있던 공간이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로드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냥 제인에게 달려가 그녀를 안아든 뒤 다시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빌어먹을! 여긴 도대체 어디인 거야!”
자신들이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공간이 무너진다는 건 그다지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 낯선 곳을 무작정 달리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일이지만 바로 뒤의 공간이 무너지고 있는 판국에 그런 것을 가릴 처지는 못됐다.
클로드는 엑스레이 비전을 다시 한 번 가동시켰고, 어두운 공간에서 뭔가 이질적인 빛을 내뿜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됐다. 그걸 본 클로드는 제인을 안아 든 채 그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와 비슷한 충격이 몸에 가해졌고, 클로드는 다시 폐건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크윽……”
이상 현상을 발견한 장소에서 이유도 알 수 없이 정신을 잃을 뻔한 클로드의 입은 자동적으로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콜슨의 팀이 오기 전까지 이상현상을 살펴보기만 하면 되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을 먹고, 에릭 박사를 요양원에 맡기고 제인과 달시를 보러 온 것인데 고생을 하고 있는 자신을 한탄하게 됐다.
어느 이름 모를 행성.
이 행성에 살고 있는 필멸자들은 자신들의 신들에 의해 보호를 받았다. 그들의 신들은 전쟁 요정, 아홉 수호자라고 불렸으며, 그들은 하늘에서 젖이 내리고 나무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계곡에서 캐러멜 벽을 두른 궁전에서 살았다.
필멸자들이 믿었던 그들의 신들은 모두 시체가 되어 처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신이 죽으면서 행성에 내려지던 은총이 모두 사라져 나뭇가지에는 내장이, 공기는 그득한 파리로 새까맣게 변했다. 하늘에서 내리던 젓 대신, 구더기가 쏟아졌다.
신들의 시체가 모여 있는 한 가운데에 하얀 로브를 입은 파리한 남자가 검은 대검을 짚은 채 바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검 손잡이에 얼굴을 댄 채, 지친 기색이 가득한 그는 다름 아닌 고르였다. 자신의 신앙과 믿음에 모두 배신당하고,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신을 사냥하겠다고 맹세한 그는 매일매일 신을 처단하고, 그들 모두를 죽이는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신들은 강력했고, 그 강력한 힘을 앞세워 고르를 죽이려고 했으며, 그때마다 고르는 죽음을 각오해야만 했다. 하지만 네크로소드, 신을 죽이는 검이라는 이명을 가진 고르의 검은 신들에 의해 파괴된 고르의 신체를 회복해줬으며, 그에게 신비한 힘을 부여했다. 검이 주는 힘으로 고르가 죽인 신의 수는 곧 천 단위를 넘어설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신들을 죽인다고 해도, 이 우주는 새로운 신들을 낳을 것이다. 새로 태어난 신과 이제까지 고르가 죽인 신들, 끝이 보이지 않는 챗바퀴와 같은 사실에 고르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또 다른 절망을 맛봐야했다.
이렇게 신들을 죽여도, 그가 원하는 신이 없는 세계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스바르트알파헤임.
위그드라실에 있는 아홉 왕국들 중 하나로 다크 엘프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곳이다.
암흑물질에 잠식된 성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스가르드인들을 비롯한 다른 왕국의 주민들에게는 ‘다크 월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다크 월드라는 이명에 걸맞게 어둡고 황량한 곳으로, 어두운 먹구름이 언제나 빛을 가리고 있어서 빛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는, 한 때 우주적으로 강대한 세력을 자랑했으나 아스가르드와의 전쟁에서 패하여 몰락한 종족, 다크 엘프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숨어 있었다.
다크 엘프.
아스가드르와 아홉 세계가 만들어진 빅뱅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종족으로, 우주가 암흑으로 가득했던 때 번성하여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의 위세는 실로 대단해 아홉 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는 아스가르드조차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힘으로 군림’해 우주의 패권을 장악한 강대한 세력을 자랑했다.
끝없이 전성기를 누릴 거 같던 다크 엘프들의 시대는 빅뱅 이후 아홉 세계를 포함한 새로운 우주와 종족이 탄생했고, 이들 종족들의 생존을 위해 빛이 만들어지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빛의 없던 시기를 그리워하던 다크 엘프들은 다양한 빛으로 오염되고 혼란스러운 우주를 하나의 어둠으로 통일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홉 세계의 수호자로 막 강대한 세력을 떨치고 일어난 아스가르드와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결국 다크 엘프들은 아스가르드와의 전쟁에서 패배했고, 본성인 스바르트알파헤임은 초토화됐으며, 인구의 대다수가 사망한 상태가 됐다.
다크 엘프들의 마지막 생존자들은 스바르트알파헤임의 가장 깊숙한 곳에 은거지를 마련, 다시 한 번 우주의 패권을 쥐기 위해, 온 우주를 어둠으로 물들이기 위해, 때를 기다리며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다크 엘프의 지도자였으며, 마지막 남은 생존자들의 우두머리인 말레키스는 꿈을 꾸고 있었다. 아스가르드에게 빼앗긴 다크 엘프의 보물을 되찾아, 컨버전스를 통해 온 우주를 어둠으로 물들이는, 자신의 원대한 소망이 이뤄진 꿈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꿈인 걸 알고 있기에 말레키스는 허망했다. 현실은 아스가르드에게 패배하고, 온 우주는 빛으로 넘쳐나고 있으며, 자신의 동족들은 멸망당해 살아남은 이는 몇 안 되는데, 이런 허망한 꿈을 꾼다고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었다.
아직 ‘보물’의 행방을 느낄 수 없었지만, 말레키스는 눈을 뜨기로 했다. 너무 오랫동안 수면만 취했으니, 잠시 동안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겸사겸사 ‘보물’의 행방도 찾는 것도 겸한 것도 있었다.
수면을 위한 장비들이 해제됐을 때, 말레키스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크 엘프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안식을 취하고 있던 전함은 파괴됐고, 남은 생존자들은 모조리 도륙 당했으며, 그의 주위에 있는 건 검은 몸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괴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눈 앞에 있는 괴수들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지만, 말레키스는 허름한 로브를 걸친 파리한 안색의 남자가 흑색의 대검을 짚은 채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의 발밑에는 말레키스의 충실한 부하 알그림이 검은 괴물들에게 제압당해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는 말레키스와 같은 다크 엘프의 여전사가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알그림! 아라!”
말레키스의 외침에 알그림은 그를 돌아보았지만, 로브를 걸친 남자에게 머리를 숙인 아라라는 여전사는 보지 않았다. 말레키스가 깨어난 것을 본 로브를 입은 남자는 흑색 대검을 들고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네가 다크 엘프의 우두머리, 말레키스인가?”
“넌 누구냐?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네가 누구인지는 잘 알고 있다. 네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바로 눈앞까지 다가온 남자는 흑색 대검을 짚은 채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그 중 하나를 접으면서 말레키스가 선택해야할 선택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에테르의 행방을 말하고,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문을 받으며 에테르의 행방을 말하는 것이다. 선택해라, 말레키스.”
“이 놈!”
말레키스가 노호성을 터뜨렸지만, 그의 신세는 이미 제압당해 바닥에 쓰러진 알그림과 다를 게 없었다. 그림자에서 뻗어 나온 검은 촉수들이 말레키스의 사지를 속박했고, 그는 알그림과 같이 바닥에 머리부터 처박혔다. 고르에게 제압당하긴 했지만 말레키스는 다크 엘프라는 종족의 우두머리다운 기개를 발휘했다.
“네가 에테르의 행방을 네게 말할 거 같은가?”
“말레키스님, 절대 말씀하지 마십시오! 이 상황은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
알그림이 호응하듯 소리쳤지만, 그는 채 말을 다 마치지 못했다. 그의 몸은 이미 휘어감겨져 있는 검은 촉수와 함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는지 알그림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의 저항에도 무색하게 알그림은 그림자에게 완전히 삼켜졌고, 충성스런 부하의 최후에 말레키스는 허망한 듯 할 말을 잊었다.
“네 충성스러운 부하는 내가 잘 받아두지. 그럼, 이제 계속 이야기를 해볼까? 에테르는 어디에 있나?”
히죽 웃으며 남자가 묻자, 말레키스는 이를 갈면서 소리쳤다.
“네 놈이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살아남을 생각 같은 건 하지 마라! 그리고 내가 에테르의 행방을 네게 말할 성 싶은가!”
“그래, 얘기하지 않아도 돼.”
허름한 로브의 남자가 손을 내젓자, 말레키스를 묶고 있던 검은 촉수가 그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허공에 검은 촉수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게 된 말레키스를 보며 남자는 징그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난 고문의 신도 고문한 적이 있지.”
그건 공포였다. 어떤 방법도, 어떤 수단도 남겨지지 않은 채, 오직 죽음의 방식만을 선택할 수 있는 게 마지막 자비라고 여겨지는 공포. 그 공포에 질려 말레키스는 남자에게 무릎을 꿇고 있는 마지막 부하를 보았으나, 그녀는 말레키스의 시선을 묵묵히 외면할 뿐이었다.
그리고, 남자의 등 뒤에 있는 그림자로부터 누군가 나타났는데, 검은 기운에 달라지긴 했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알그림의 것이었다.
“아, 알그림?”
“죽기 전에 그런 이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내 부하지.”
히죽 웃으며 허름한 로브의 남자는 흑색 대검을 들며 말레키스에게 다가왔다.
“내 이름은 고르, 이름없는 아버지의 아들이자, 잊혀진 세계의 추방자다. 나는 모든 것의 기원에 서기 위해 수많은 이들을 죽였다. 복수로 검게 물들고, 성스러운 피에 젖어도, 단순한 꿈 하나가 내 마음에 강하게 남아있지……. 신 없는 시대라는 꿈이.”
투 비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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