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3. Loneliness (4)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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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3. Loneliness (4)



BAR 클로버.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진 않지만 이 근방에서 꽤 이름난 바로 알려진 술집이다. 꽤 독특한 칵테일 맛과 함께 미인 바텐더가 있다는 소문까지 돌아 하루 종일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 BAR 클로버는 가끔 영업 중지라는 팻말을 붙여 일반 손님의 출입을 금할 때가 있었다. 그때는 예약된 손님이 있다는 뜻으로 거물급 정치인이나 대기업 사장이나 회장들이 출입한다는 말과 함께 이곳의 미인 바텐더는 정치인이나 회장의 첩이 아니냐라는 소문이 도는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소문이라는 것은 진실과 다를 경우가 많다. 바로 BAR 클로버의 소문이 그러했다. 이 곳의 미인 바텐더는 정치인의 첩이나 회장의 세컨드는 절대 아니었다. 그녀는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존재였다. 소유하려고 덤빈 사람은 많았지만 그녀는 절대 꺾이지 않았다. 그녀, 나나는 그런 여자였다.
냉미녀 같은 외모에 선을 지키는 타고난 토킹 매너를 갖춘 것은 물론, 바텐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항상 시그니처 칵테일 연구도 열심히 하는 그녀를 싫어할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
수다스럽기 보다는 칵테일 한 잔으로 손님의 기분과 비위를 맞춰주면서 입까지 무거웠기에 그녀의 바엔 항상 그녀를 찾는 손님들로 붐볐다.

나나는 조용히 칵테일 잔을 닦고 있으면서 바에 앉아있는 두 명의 남자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바에 앉아 나나가 만든 특별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이 두 남자는 영업 중지의 팻말을 무시하고 BAR 클로버에 들어올 자격을 갖춘 몇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은 저스틴 해머, 스타크 인더스트리가 물러난 군수 사업을 모조리 독식하며 빈접털이에 성공, 업계 1위가 된 해머 어드밴스드 웨폰스 시스템즈의 사장으로, 나나의 오랜 단골이었다. 
그런 해머가 데리고 온 사람은 미중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그는 전신에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고, 모든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나나는 단골인 해머가 아닌, 그의 이름을 그리 알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명함을 건네줬기 때문에 이름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알드리치 킬리언이 바로 그의 이름이었다.
나나가 만든 특별 칵테일을 입에 털어넣은 해머는 쓴 웃음을 지으며 킬리언에게 물었다.

“이 일을 해줄 수 있습니까, 킬리언 씨?”

“물론입니다, 해머 사장. 이런 일 따윈 제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킬리언의 승낙을 얻어내자 해머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그는 칵테일 잔을 내려놓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군요. 그래도 해명 정도는 들어줘요. 익스트리미스에 대한 후원을 거절한 건 내 결정이 아니라, 데미안 말로 부사장의 결정이라는 걸요. 난 익스트리미스와 같은 프로젝트를 아주 좋아합니다. 괜히 해머 드론을 만들었겠어요?”

“굳이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도 우리의 제안을 거절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익스트리미스의 가능성을 알아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이전 해머가 익스트리미스의 투자를 거절한 이유 같은 건 전혀 상관이 없다는 듯 킬리언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가지고 온 은색 케이스를 해머에게 건네줬고, 해머는 그것을 받아든 뒤 킬리언에겐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검은 가방을 줬다.
서로의 가방을 바꾼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차례로 BAR 클로버를 빠져나갔다. 킬리언이 먼저, 다음이 해머였는데, 해머는 나가면서 나나에게 느끼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그녀에게 팁을 건네줬다.
킬리언과 해머가 바에서 사라지자, 나나는 해머가 준 팁을 주머니에 넣고는 BAR 클로버 안 쪽의 작은 방으로 향했다. 나나가 들어선 방은 BAR 클로버의 VIP만 이용할 수 있는 은밀한 방이었다. 특히 나나가 인정하지 않은 단골은 이 방을 이용할 수 없었다. 
그 방 안에는 한 남자가 Yeats의 시집을 읽으며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나나는 그의 옆에 앉으며 새로 가져온 칵테일을 그의 빈 잔과 바꿨다. 그 남자, 데미안 말로는 시집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나나가 칵테일을 새로 가져온 것에 감사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나나 씨.”

“방금 해머 사장이 손님과 함께 나갔어요. 뭔가를 주고 받았는데 내용물이 뭔지는 모르겠네요.”

“별거 아닐 겁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여기에 온 건 해머 사장 때문이 아니니까 그의 동향에 대해선 알려줄 필요 없습니다.”

“그런가요?”

“예, 알려주신 건 고맙습니다.”

데미안의 시선을 끝까지 시집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나나가 비밀의 방에서 나가자, 데미안은 그녀가 가져온 칵테일을 마시면서 누군가를 향해 말을 걸었다.

“남의 비밀 공간까지 쳐들어오는 건 예의가 아닙니다.”

“당신이 여길 침실 대용으로 쓴다는 건 알고 있지만, 지금은 잠을 자고 있는 거 같지 않아서요.”

데미안의 옆에는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매우 육감적인 몸매와 아름다운 외모를 한 여자는 자신의 외모를 한껏 돋보이게 만드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와인병을 들고 있었는데, 우아하게 잔에 따라 마시는 게 아니라 그냥 통째로 병나발을 불고 있었다.

“오늘은 이 시집을 다 읽어야 해서요. 다 읽고 난 다음에 바로 잠을 잘 겁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5분 안에 마무리하시죠.”

데미안이 시집의 한 장을 넘기며 무심하게 이야기하자, 붉은 드레스의 여자는 와인을 한모금 마신 다음에 그에게 물었다.

“해머는 저리 둘 건가요? 죽을 운명인 걸 알고 요즘 많이 발악을 하던데…….”

“익스트리미스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그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도록 하죠.”

“도움이요? 왠지 불길하게 들리는데요?”

붉은 드레스의 여자가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자 그제야 데미안은 시집에서 눈을 뗐다. 흑요석과 빚어 만든 듯한 아름다운 눈동자로 붉은 드레스의 여자를 본 데미안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요 도움이요. 물론 그 대가는 해머의 목숨이겠지만 말이죠.”

“해머의 목숨이 대가라고 하니 재미있게 들리네요.”

“그럼 맡아주는 걸로 알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그레타 씨.”

저스틴 해머, 해머 어드밴스드 웨폰스 시스템즈의 사장이자 토니 스타크 만큼의 화제성을 갖춘 인사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자였다. 붉른 드레스의 여자, 이그레타는 드레스 만큼이나 빨간 입술을 붉은 혀로 낼름 핥으며 중얼거렸다.

“명예와 허세에 눈이 먼 남자는 다루기 쉬우니까요.”


백악관.
미국 대통령이 임기 동안 공식적인 업무 및 주거를 하는 관저로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위치해 있다. 미국의 헌법체계에서 대통령이 바로 행정부와 동의어인 관계로 의회와 더불어서 미국 최고 권력의 중심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이 공식적으로 백악관을 집무실로 쓴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전에는 ‘러셀 상원 사무실 건물’에서 상원의원들과 같은 집무실을 사용했다가, 린든 B. 존슨 부통령 때부터 백악관을 공식적인 부통령 집무실로 사용하게 됐다. 현재 미국 대통령 매튜 앨리스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부통령은 로드리게스라는 이름의 노련한 정치인이었다.
앨리스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하기 전부터 로드리게스는 당 내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자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앨리스 대통령이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기 이전엔 로드리게스가 당 내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가장 주목을 받았었다.
백악관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비서가 급히 뛰어오면서 태블릿 PC를 건네자, 화면을 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본 태블릿 PC 화면에는 만다린의 해적 방송이 재생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그 놈이군.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께서도 보고 계시나?”

비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부통령은 혀를 차며 화면 속 만다린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만다린의 해적방송을 보고 있을 때, 앨리스 대통령은 에어 포스 원에서 같은 방송을 보고 있었다.
화면 속의 만다린은 중년의 남자를 무릎 꿇게 한 뒤,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눈 채 화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앨리스 대통령, 두 가지 가르침이 남았고 크리스마스 아침 전에 끝낼 생각이다. 이 친구는 토마스 리처즈로, 록손 정유사의 회계사라는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지. 좋은 사람이겠지만, 30초 후에 이 자의 머리를 날리겠다.]

[안돼!]

화면 속에 남자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만다린은 눈 하나 깜짝이지 않은 채 화면 밖의 앨리스 대통령에게 말했다.

[당신 휴대폰에 내 번호가 들어있다. 어떻게 입력된 건지는 상상해보도록. 미국이여, 앨리스 대통령이 30초 내로 전화하면 이 남자는 산다. 전화하도록!]

휴대폰에 만다린의 번호가 있을 거라는 말에 앨리스 대통령은 급히 자켓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연락처를 검색해보니 만다린의 말처럼 ‘만다린’이라는 이름이 전화번호 목록에서 검색됐다.

“어떻게 내 휴대폰을 해킹한 거지?”

“대통령님, 테러범 요구에 응해선…….”

장관 중 하나가 앨리스 대통령이 전화하려는 걸 막았지만, 대통령의 뜻은 단호했다.

“아니, 지금은 전화하는 게 맞아.”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상황인 만큼, 테러에 굴복하는 모습이 아니라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그의 목숨을 소중히 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편이 낫다고 대통령은 판단했다. 대통령은 만다린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만다린의 손에 들린 휴대폰은 벨소리와 함께 전화가 왔다는 걸 알려줬다. 앨리스 대통령은 만다린이 전화를 받는 걸 기다렸지만 그는 휴대폰을 물끄러미 쳐다만 볼 뿐이었다.
그렇게 휴대폰을 물끄러미 보던 만다린은 토마스의 머리를 겨누고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총에 맞은 토마스는 힘없이 쓰러졌고, 만다린은 선글라스로 가려진 눈으로 화면을 똑바로 바라보며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대통령, 이제 하나의 가르침만 남았다. 그러니 도망쳐서 꼭꼭 숨을 것을 권한다. 자랑스러운 당신 군대나 총천연색의 아이언 패트리어트도 당신을 구해주진 못할 테니까! 이제 곧 만나게 될 거다.]

그 말을 끝으로 해적방송은 텐 링즈의 상징을 보여주며 마무리됐다.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바보가 됐다는 걸 깨달은 앨리스 대통령은 이를 부득 갈면서 참모진들에게 소리쳤다.

“지금 당장 로드에게 저 미친놈을 찾아내라고 해!”

“……파키스탄에서 신호 잡혔는데 아이언 패트리어트가 공격대기 중입니다.”

“당장 투입해!”

만다린의 해적 방송이 앨리스 대통령의 꼭지를 돌아버리게 만든 그 순간, 토니는 자동차 뒷좌석에 아이언맨 슈트를 실은 채 어두운 밤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둡고, 주변에 보이는 게 없는 도로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차를 몰고 한참을 달리던 토니는 조수석에 던져놓았던 파일을 읽기 시작했다. 운전하면서 딴 짓을 하는 건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미국의 도로는 그 넓은 땅덩어리만큼 커브 없이 직선으로 뻗어있는 곳이 대부분이었기에 이런 짓을 해도 큰 사고로 이어질 일은 많지 않았다. 
데이비스 부인이 건네준 파일은 말리부 저택에서 토니가 찾아낸 정보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채드 데이비스, 잭 태거트에 대한 신상정보가 적힌 파일들을 뒤적거리던 토니는 서류에 적힌 MIA(Missing In Action, 작전 중 행방불명)을 보더니 머리가 아픈 듯 중얼거렸다.

“해피, 해피, 해피……. 진실을 말해줄래?”

그러다 토니는 MIA가 적힌 서류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서류는 뒤집혀 있었던 것이고, 그것을 똑바로 돌려놓으니 MIA는 ‘AIM’으로 바뀌어 있었다. 토니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들을 검색한 끝에 AIM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A.I.M.은 최근에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연구협력을 요청했고, 아이언 패트리어트 슈트를 개조한 연구사였다. 이 정도 정보를 검색했으면 충분했다. 토니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토니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상대,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파키스탄에 있는 만다린의 비밀기지를 습격, 문을 때려부수고 그 안에 있는 자들에게 팔뚝에 장비된 총을 겨누었다.

“꼼짝 마!”

적들이 모두 손을 들고 항복 의사를 나타냈을 때, 아이언 패트리어트 슈트에 전화가 왔다는 벨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전화를 건 상대를 확인하곤, 적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자넬 덮친 여자가 갑자기 오렌지색이나 붉은색으로 빛난 적 있어?]

“당연히 없……. 근데 누구야?”

전화를 건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지만, 자기 집 주소를 적에게 경솔하게 알려주고, 그 대가로 집을 통째로 날려먹은 악우는 일단 모른 척하는 게 로디의 오랜 우정이었다. 로디가 왜 저렇게 말하는지 잘 알고 있는 토니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나야, 친구. 지난번에 내가 사라졌을 땐 찾으러 왔잖아? 뭐하고 있어?”

[새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 중이야, 자넨?]

“자네 슈트 개조한 곳이 ‘AIM’이지?”

[그래.]

“놈들이 쓰는 위성 찾게. 아이디 알려줘.”

[전이랑 똑같아. ‘WARMACHINE 68’]

“비밀번호도 알려주고.”

[그냥 나중에 바꿀테니, 해킹해서 알아내.]

“요즘은 해킹이란 말은 쓰지도 않고, 그런 건 해킹이라고 불러서도 안 돼. 빨리 비밀번호 알려줘.”

토니가 재촉하자, 아이언 패트리어트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WARMACHINE ROX’이라는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워머신 킹왕짱’이라는 로디의 비밀번호를 듣자 토니는 큰 소리로 웃었고, 아이언 패트리어트에게 항복한 적들도 그건 알아들었는지 피식거리며 웃었다. 물론 그들의 웃음은 아이언 패트리어트 왼쪽 어깨 위에 달린 개틀링이 겨눠지자 바로 그쳤지만.

“아이언 패트리어트보단 훨씬 낫지.”

[실컷 비웃고, 지금 어디야? 내가 도우러 가야하는 정도야?]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그리고 정부가 아이언맨이 개입하는 걸 싫어한다며? 난 내가 알아서 할게.”

그 말을 끝으로 토니은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조수석에 던져놓은 그는 인터넷을 하기 위해 저 멀리 보이는 불빛으로 가득한 작은 도시를 향해 차를 몰고 갔다.

토니가 차를 몰고간 도시의 이름은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인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한가하면서도 정신 나간 곳이라는 것이다. 으슥한 곳에 차를 숨겨놓은 토니는 로즈힐을 떠나면서 집어온 모자를 대충 눌러쓰고 미인대회를 생중계하는 지역방송 차량들을 살펴보았다.
미인대회를 생중계하는 방송차량일 것이니,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장비들은 충분히 마련해 놓았을 거라고 생각한 토니는 차량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멀끔해 보이는 차를 골라 그 안으로 몰래 숨어들었다. 토니가 이 중계차를 고른 기준은 ‘가장 멀끔했다’와 ‘주위에 사람이 없었다’였다.

토니의 예상대로 차량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좌석에 앉은 토니는 미인대회 심사위원으로 보이는 노인이 헤벌쭉 웃으며 ‘10’이라고 써있는 종이를 들고 환호하는 장면을 보곤 바로 방송을 꺼버렸다.
방송을 중단시켜버린 토니는 바로 컴퓨터를 조작하기 시작했고, 그의 손길에 따라 이제까지 미인대회를 생중계하고 있는 중계차의 컴퓨터는 순식간에 A.I.M.의 홈페이지를 해킹해버리는 컴퓨터로 바뀌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인터넷의 속도가 형편없이 느리다는 것이었다.

“느려터졌네. 이걸 어떻게 하지?”

밖에 나가서 안테나 등 통신장비를 조정해야하나라고 고민하고 있던 토니는 누가 중계차 문을 열자, 깜짝 놀라 그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한 중년 남자가 있었는데,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면서 맹렬히 화를 내고 있는 중이었다.

“뭔진 모르겠으면 지우지 말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프로를 다 지웠잖아요! 저기, 누구세요?”

남자는 중계차 안에 있는 토니를 보고 물었고, 토니는 그의 협력을 구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곤, 모자를 벗곤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 유명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중계차에 타고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한 남자는 깜짝 놀라며 ‘엄마, 이따 다시 걸게요!’라고 소리치곤 바로 휴대폰을 껐다.
아이언맨을 눈 앞에서 본 남자는 당황해하며 입을 열었다.

“토니 스타크라니……. 토니 스타크가 있다니! 살아 있을 줄 알았어요!”

“알았어요, 조용히 하고, 일단 문 닫고 들어와요.”

토니가 들어오라고 하자, 남자는 중계차 안으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말할게 있는데……. 전 선생님의 왕팬이에요!”

“또 올 사람 있어요?”

“아뇨, 우리뿐이죠.”

“이름이?”

“개리요!”

자신을 개리라고 밝힌 남자는 한 가지 말할 게 있다면서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토니가 보니 그는 토니와 비슷한 수염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뉴욕 사태 이후로 자신의 헤어스타일이나 수염 등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걸 잘 알고 있던 토니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스타일을 따라했어요. 아무것도 안 발라서 엉망이지만…….”

그리곤 바로 소매를 걷어올리더니 팔뚝에 있는 어떤 남자를 새긴 문신을 보여줬다. 워낙 엉망으로 문신한 터라 토니는 그게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토니가 문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개리는 매우 실망해했다.

“설마 나에요? 이거 미안합니다.”

토니가 사과하자, 개리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괜찮아요. 제가 만든 선생님 인형을 보고 혼자 새긴거라…….”

이대로 있다간 시간만 낭비할 거 같다는 생각에 토니는 개리를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매우 단호한 목소리로 그에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일단 흥분부터 가라앉히고! 개리, 잘 들어요. 난 지금 악당들을 쫓고 있어요. 그럴려면 암호화된 파일을 봐야 하는데 인터넷이 너무 느려요. 차 지붕에 올라가서 통신망 조정해줘요. 그러면 인터넷 속도가 40% 정도 올라갈 거 같네요.”

그러면서 토니는 통신망을 어떻게 조정해야하는 지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아이언맨에게 새로운 미션을 하달 받은 개리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깃들었다. 토니는 그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해야겠다는 생각에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토니는 개리가 필요해요.”

‘개리도 토니가 필요하죠’라고 말한 개리의 입을 막아버리고 토니는 얼른 그를 차 지붕으로 쫓아내버렸다. 개리는 토니가 말한 대로 통신망을 조정했고, 그 덕분에 인터넷 속도를 아까보다 훨씬 빨라졌다. 만족할만한 인터넷 속도에 토니는 바로 키보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A.I.M.의 홈페이지를 찾아낸 토니는 바로 로디의 아이디와 비번을 입력해 홈페이지에 접속했고, 홈페이지를 통해 A.I.M.의 서버에 있는 모든 자료를 해킹으로 전부 다 털어냈다.
서버에서 찾아낸 자료 중에 토니의 흥미를 끈 것은 ‘익스트미리스 후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 있는 자료들이었다.
‘채드 데이비스 병장’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실행시켜보니, 인터뷰 영상이 담겨 있었는데 화면에는 채드 데이비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부상의 슬픔에서 벗어났을 때요.”

토니는 익스트리미스의 후보들 중에서 낯익은 얼굴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사람은 로즈힐의 펍에서 토니를 공격했고, 보안관과 부관을 살해한 만다린의 부하인 그 여자였다. ‘엘렌 브랜트’라는 이름의 여자의 파일을 실행시킨 토니는 영상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카메라 보고 이름을 말해.”

“엘렌 브랜트.”

토니가 만났던 엘렌 브랜트와 화면 속의 엘렌 브랜트는 같은 사람이었지만, 다른 부분이 있었다. 토니가 만난 여자는 사지가 멀쩡했는데 비해, 화면 속의 여자는 한쪽 팔이 없었다.
엘렌 브랜트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영상에 나타났다. 그는 다름 아닌 알드리치 킬리언이었다.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는데 중독은 용납 못해. 조절 못하는 사람은 탈락이지. 사회에 적응 못하고 장애를 가진 너희가 인류 진화의 혁명을 이루는 거다.”

킬리언이 만다린과 연관이 있었다는 걸 알아낸 토니는 이를 악물며 화를 참았다. 만다린과 손을 잡은 주제에 태연하게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찾아와서, 페퍼에게 자신과 손을 잡자고 제안까지 했다니. 주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인간이었다.

서버의 자료를 뒤적거리던 토니는 ‘익스트리미스 실험 1단계’라는 제목의 파일을 찾아냈다. 파일을 실행시키자 킬리언이 군복을 입고 있는 병사들에게 일장 연설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킬리언이 말을 하고 있는 병사들은 엘렌 브랜트처럼 팔이나 다리가 없거나, 눈이 하나 없는 등 병사로서의 삶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장애를 알고 있었다.
“미리 말하지만 너희들이 선택한 이 모험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경험은 없을 거다. 오늘이 바로 너희들의 영광이다. 시작해!”
화면 속의 병사들은 구속구에 몸을 고정시킨 뒤, 익스트리미스로 보이는 약물을 몸 속에 투여 받고 있었다. 익스트리미스를 주입받은 병사들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몸 중심부부터 붉은 빛이 파어 오르더니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팔이 하나 없었던 엘렌 브랜트는 익스트리미스에 의해 다시 팔이 생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는지 익스트리미스를 주입받은 다른 병사들처럼 영상 속의 엘렌 브랜트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병사 중 한 명의 상태가 이상했다. 익스트리미스가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다른 병사들과 달리 그는 익스트리미스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듯 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온 익스트리미스의 빛은 그의 입과 눈을 빛나게 만들었고, 그 빛이 심상치 않은 에너지 파동을 만들어내자, 킬리언이 소리쳤다.

“전부 나가! 전부 데리고 나가!”

익스트리미스의 에너지를 이기지 못한 병사는 그대로 폭발해버렸다. 익스트리미스의 실험체가 폭발하고, 실험실 내부를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영상을 본 토니는 모든 상황이 이해됐다. 만다린의 폭탄 테러는 익스트리미스 실험체를 처리하기 위한 위장술이었고, 폭탄 파편이 없었던 것은 실험체 자체가 폭탄이 됐기 때문이었다. 백악관과 펜타곤을 겁에 질리게 한 만다린이 벌인 테러의 실체를 알아차린 토니는 중얼거렸다.

“이래서 폭탄의 파편이 없었군. 항상 성공하진 않고, 오류투성이지만 만다린이라는 바이어를 찾아서 그에게 팔았어.”

토니는 영상에 보이는 킬리언을 보고 씩 웃어보였다. 그건 승리의 미소였다.

“넌 이제 끝났어.”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