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3. Loneliness (1)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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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3. Loneliness (1)


북반구가 여름을 맞이할 무렵, 남반구는 흘러가는 가을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흘러간 계절보다도 빠르게, 한 남자는 누군가를 찾아 세계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의 여행은 1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졌지만 그 여행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종말을 맞이하려고 했다.

아르헨티나 탱고의 애수를 띈 선율이 들려오고 있는 뒷골목.
한 달 이상 이 나라에 체류하고 있으면서, 탱고 스탭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다는 걸 알면 크리스티앙은 분명 바보 취급하겠지만 남자는 딱히 댄스를 익히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탱고 멜로디에 맞춰 휘파람을 불면서 가죽점퍼의 주머니에 손을 꼽은 채로, 남자는 희미한 네온사인의 빛에 비춰지는 길을 걸어간다. 훤칠한 키와 덩치, 붉은 빛이 도는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의 어깨에는 커다란 기타 케이스가 걸려 있었다. 이 거리에선 기타만 메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기타를 정말 아꼈는지 케이스로 꽁꽁 싸매기만 할 뿐 케이스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길을 걷던 남자는 갑자기 걸음을 멈춰서더니 뒤로 크게 도약했다. 어깨에 맨 기타 케이스를 손에 든 채, 전투태세에 들어간 남자의 뺨에는 엷은 피가 선을 그렸다.

“무례 하군요, 무슨 용무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는 게 먼저 아닙니까?”

깊은 어둠을 향해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시바 카오루, 아니면 이훈이라고 불러야하나?”

깊은 어둠 쪽에서 웃음 섞인 목소리로 나타난 것은, 머쉬룸 컷의 날씬한 체형의 소년과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레드에게 달라붙어있는 숏 보브컷의 소녀로 둘은 모두 어둠보다 어두운 눈을 갖고 있었으며, 병적으로 보일 정도로 안색이 하얗다.

“남의 이름을 말할 땐, 자신의 이름을 먼저 대는 겁니다. 예의라곤 눈꼽만큼도 없군요.‘

둘을 노려보는 채로, 이훈은 뺨의 상처를 훔쳤다. 하지만 소년은 훈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는 무언가를 들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모습에 훈은 눈을 부라렸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태양의 문양이 그려진 장갑이었다. 그걸 본 훈의 뇌리에 불꽃을 사용하던 한 여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약 저 소년이 훈이 떠올린 그녀로부터 장갑을 빼앗아 온 것이라면 그 실력은 둘째치고라도 훈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녀의 행방을 알고 있을 게 틀림 없었다.
섬머 스웨터를 입고있는 소년의 체격은 격투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갸날프지만 그 병약해 보이는 모습 내면에는 무언가 보통이 아닌 힘을 숨기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평범한 사람은 아닌 모양이군요. 통성명을 하지 않을 거면 더 이상 용무가 없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러면 이번엔 이쪽에서 질문을 하죠. 쿠사나기 스미레 씨는 어디에 있습니까?”

“위세만은 꽤 괜찮군.”

소년은 익살맞게 손에 장갑을 끼었다. 그리고 손톱이 긴 손가락으로 훈을 무례하게 가리켰다.

“……이렇게 인사하는 건 처음이지만, 완전히 잘못 짚었군, 이훈. 설마 전집중 호흡의 마지막 계승자가 겨우 이 정도였다니 말이야.”

기습적인 공격에 뺨에 상처를 입은 훈을 앞에 두고, 소년은 소녀와 얼굴을 맞댄 채로 쿡쿡거리며 웃었다. 완전히 자신을 깔보는 듯한 태도에도 훈은 결코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입가에는 대담하게 미소마저 띠고 있었다.

“상대의 역량을 가늠하지 못하는 자는 건방진 입을 함부로 놀려선 안 되는 법이죠.”

“뭐라고?”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습니까?”

훈이 반대로 소년을 가리키자, 그의 스웨터 가슴 부분에 가늘고 길게 베어졌다. 옷만 베[어졌을 뿐, 그의 가슴에는 상처 하나 보이지 않았다. 소년이 보니 훈의 키타 케이스 안에서 일륜도의 손잡이가 드러나 있었다.
소년의 표정이 놀라 굳어진다. 그가 어둠 속에서 훈을 기습한 찰나, 훈은 뺨을 조금 내어주며 소년의 가슴을 정확히, 그리고 충분히 봐주는 일격을 가한 것이다. 
만약 그가 진심으로 베었다면 소년은 일륜도에 베어져 이 장소에 쓰러져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파악한 것일까, 소년의 어조에서 훈에 대한 비웃음의 느낌이 사라졌다.

“……확실히 착각하고 있었다. 예상 이상이라는 의미로 말이지.”

“이해한 건 그렇다 치죠. 아직도 제 물음에 답하지 않으셨는데 말입니다. 쿠사나기 스미레의 행방 말이죠.”

훈은 가볍게 목을 돌리며, 입가를 끌어올린다.

“기다려.”

훈이 거리를 좁히기 직전, 소년이 무언가 하얀 것을 훈에게 던졌다. 순간 그것을 받아든 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얀 봉투였는데, 봉투를 연 훈은 그 안에서 나온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어떤 건물의 전경이 찍혀있는 사진을 본 훈은 어둠으로부터의 방문자들에게 시선을 옮기고 의심스레 물었다.

“……어째서 이런 걸 주는 거죠?”

“엉뚱한 곳을 찾고 다니길래. 신중을 기해서 당신에겐 직접 전달하기로 한 거지. 애초에 아무래도 쓸데없는 염려였던 거 같긴 하지만 말이야.”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움츠린 소년은 이상한 침묵을 이어가는 소녀와 함께 천천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확실히 전했다구, 이훈. 아마 그곳에 당신이 찾고 있는 놈도 있을 거야. ……실컷 힘내보라고.”

“쓸데없는 오지랖이네요.”

소년이 어둠 속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본 훈은 다시 사진을 바라보았다. 어느 건물을 찍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단서를 찾았다는 게 더 중요한 거니까. 이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수소문은 크리스티앙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며 훈은 기타 케이스에 튀어나온 일륜도 ‘호접’의 손잡이를 케이스 안에 밀어 넣었다.

“1년 만에 찾은 단서니 함정이라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러면 도움을 요청해볼까요?”

휴대폰을 꺼낸 훈은 액정에 ‘살라딘’이란 이름 떠오를 때까지 검색하곤, 그의 번호가 뜨자 바로 전화를 걸었다.


“과연 토니 스타크는 어디 있을까요?”

아이언맨과 만다린의 승부를 지켜보려 말리부 저택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들에 의해 말리부 저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모습은 전 미국, 아니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토니 스타크가 벌이는 돈지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말리부 저택’은 만다린이 보낸 전투헬기 4대에 의해 지하 일부 시설을 제외하곤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파괴됐다. 
파괴된 말리부 저택에는 뒷수습을 위한 경찰과 소방차 그리고 구급차 등이 달려왔고, 특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벌떼처럼 달려든 취재진도 달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만다린의 공격에서 겨우 살아남은, 토니의 연인인 페퍼를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기자들이 달려들었지만, 그때마다 클로드가 그들을 집어던지고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법무지원팀 소속 변호사들이 막아선 덕분에 페퍼는 귀찮은 일에 시달리지 않았다.

처참하게 파괴된 말리부 저택을 보니 페퍼는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 좀 더 빨리 토니를 어벤져스 타워로 대피시켰으면, 좀 더 빨리 마크 6이나 7을 대비해놨으면 둘의 보금자리가 이렇게 파괴될 일이 없었과, 토니가 실종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슬픔 눈으로 말리부 저택을 살펴보던 페퍼는 뭔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곤 그리로 다가갔다. 어둠 속에서 경고 신호로 자신의 존재를 페퍼에게 알린 것은 다름 아닌 아이언맨 슈트였다. 정확히 말하면 슈트 중 헬멧 부분이었지만 페퍼는 그것을 주워들었다. 
말리부 저택이 부서지면서 함께 파괴된 마크 6이나 7의 헬멧으로 보였는데, 아무리 아이언맨 슈트라고 해도 집이 통째로 무너진 충격에는 견딜 수 없었는지 페이스 가드 쪽에 위에서 아래로 길게 상처가 나 있었다.
헬멧 안에서 경고 신호가 계속 울리자 페퍼는 헬멧을 개방하더니 그걸 머리에 썼다. 페퍼가 헬멧을 쓰자, 헬멧 안의 HUD가 가동되면서 수신된 메시지를 그녀에게 알려줬다. 메시지는 토니에게서 온 것이었다.

[페퍼, 나야. 사과할게 많은데 시간이 별로 없네. 휴대폰이 없어서 공중전화로 걸고 있는데, 돈이 얼마 안 남았거든. 방금 목각 인디언의 판초도 훔쳤어.]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애인의 목소리에 페퍼는 눈물을 흘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몇 번이고 신에게 자신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으니 그를 살려달라고, 그를 다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는데, 이렇게 소원이 이뤄졌다. 메시지 속 토니는 페퍼에게 사과했다.

[어쨌든 당신을 위험에 빠뜨려서 미안해. 내가 멍청했어, 다신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그 토끼 당신 말대로 너무 크더라.]

잠시 말을 멈춘 토니는 이번엔 페퍼에게 ‘미리’ 사과했다. 

[미안한데, 미리 사과할게. 아직은 집에 못 가. 놈을 찾아야 해. 그동안 안전하게 지내고 있어. 클로드에게 당분간 당신의 경호를 맡기겠다고 전해줘.]

토니의 생존 소식은 페퍼를 통해, 그리고 클로드를 통해 쉴드의 닉 퓨리에게 전해졌다. 
쉴드의 트리스켈리온 최상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간신히 샤론을 진정시킨 퓨리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행방불명됐던 일이 있었던 터라, 안 그래도 동생 찾으러 가겠다고 날뛰는 샤론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토니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하러 말리부 저택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D.C.까지 초스피드로 달려온 클로드의 꼬락서니는 참으로 우스웠다. 항상 입고 다니는 붉은 재킷은 이곳저곳 그을리고 더러워진데다 총알 구멍까지 숭숭 나 있었다. 세수라도 했는지 얼굴은 그럭저럭 봐줄만 했지만, 옷차림이 저리 너저분해서야 라고 생각하면서 퓨리는 자신의 비서에게 클로드가 입을 옷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일단 이 상황을 기뻐해야하는 건가?”

샤론과 전화를 마무리 한 퓨리는, 새 옷으로 번개같이 갈아입은 클로드에게 물었다.

“일단 그래야죠.”

“지금 스타크의 위치는?”

“테네시 주 로드힐입니다.”

“왜 거기로 간 거지?”

“자비스에 따르면 쉴드와 FBI, CIA의 자료를 모두 모아서 만다린의 테러를 조사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퓨리는 토니에게 넘겨준 자료가 자신이 넘겨주라고 암묵적인 동의를 한 자료라는 사실을 입 밖에 꺼내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알면 샤론이 미친 용보다 더 무서운 존재로 변해 자신을 우주 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침착하게 자신의 잘못을 숨긴 퓨리는 다시 클로드에게 물었다.

“지금 스타크의 상황은?”

“마크 42를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긴 어려울 겁니다. 아이언맨 슈트 제어에는 자비스의 역할이 절대적인데, 지금 자비스는 리부팅 중이거든요.”

“리부팅? 그 최첨단 A.I.가?”

“정확히 말하면 스타크 씨의 잘못인데……. 자비스를 어벤져스의 백업에 사용하려고 어벤져스 타워에도 말리부 저택에 있는 자비스의 서버를 설치해뒀거든요.”

“그건 나도 알고 있는 일이네. 근데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문제는 설치만 해두고 점검을 안했다는 거죠. 그 서버가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지 점검을 안 해둔 터라 서버 점검이 마무리 되고 자비스의 리부팅이 완료가 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천재라는 인간들의 생각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이 보이는 저런 얼빠진 행동을 수두룩하게 봐온 터라 퓨리는 토니가 저지른 실수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저 서둘러 대책을 세울 뿐이었다.

“별 수 없군. 백업 팀을 보내야겠어.”

“그러면 전 페퍼 씨 곁에 있는 겁니까?”

“아니, 자네는 다른 일을 맡아줘야 할 거 같아.”

그렇게 말하면서 퓨리는 집무실 벽에 걸려 있는 대형 비전을 향해 스위치를 눌렀다. 이제까지 토니 스타크를 습격한 만다린과 텐 링즈에 대한 뉴스가 줄기차게 나오던 화면이 기묘한 현상을 담은 영상으로 바뀌었다. 클로드가 본 영상은 정말로 기묘했는데, 그건 어느 건물 안에 있는 거대한 트럭이 마치 중력 따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허공을 뜬 채 부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건 뭡니까?”

“그러니까, 저게 뭘까?”

자신과 같은 질문을 하는 퓨리를 돌아본 클로드는 그가 왜 자신과 같은 질문을 했는지 눈치채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퓨리의 집무실 바깥으로 나가면서 악덕 상사에게 한마디 던졌다.

“알았어요, 알아볼게요. 저기가 어딘지 주소나 알려줘요.”

클로드가 나간 뒤, 집무실 문이 닫히자 퓨리는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몇 번의 신호음 끝에 상대가 전화를 받자, 퓨리는 다짜고짜 명령부터 내렸다.

“프로젝트 타히티 종료. 그는 지금 당장 현장에 복귀한다.”


눈으로 가득한 어두운 숲속을 코트나 점퍼 없이 평상복만 입은 채로, 그것도 아이언맨 슈트라는 무거운 물건을 가지고 이동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원래 토니는 아이언맨 슈트를 숲속 어딘가에 숨겨두고 인근 마을로 가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었지만, 곧장 현재 자비스의 백업이 없는 상태라는 걸 기억해내고 슈트로 함께 이동하는 모험을 택했다.
토니가 평소에 슈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육체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추락한 곳이 눈으로 가득한 곳이 아니었다면 슈트를 가지고 이동한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먼저 토니는 질긴 나무껍질을 벗겨내어 그걸로 임시로 밧줄 비스무레한 걸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뚝심있게 어느 정도의 길이를 가진 밧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그걸로 아이언맨 슈트를 묶은 뒤, 눈으로 가득한 숲속을 천천히 걸어나갔다. 늑대 같은 야생동물에게 습격당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토니는 슈트를 포기할 수도, 생존은 더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아이언맨 슈트를 끌고 1시간 가량을 걸어가니, 로즈힐 외곽의 낡은 술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로즈힐로 여행오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한 작은 술집 겸 식당인 듯 했는데, 억만장자라고 해도 수중에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결재수단이 하나도 없었기에 여기서 묵을 수 없었다. 대신 토니는 입구에 세워져 있는 인디언 인형에서 판초를 벗겨내어 몸에 걸쳤다. 

더럽고 냄새하는 물건이었지만, 없는 것보단 나았기에 토니는 판초를 뒤집어 쓰고, 아이언맨 슈트를 끌고 마을 외곽을 돌았다.
자비스가 재부팅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동안 토니는 슈트를 수리해야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와도 다를 바 없는 마크 42였는데, 손쉽게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가혹하게 굴려먹었으니 슈트 이곳저곳이 망가져 있었다. 자비스의 백업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가동이 될 지도 의문이었다. 특히 아이언맨 슈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아크 리액터의 상태도 좋지 않았기에 토니의 가슴에 붙어있는 예비 타이어를 사용하는 걸 고려할 정도였다.

몇 군데 집을 둘러보던 토니는 평범해 보이지만 차고 겸 창고를 소유하고 있는 어느 집을 발견하곤 그곳으로 아이언맨 슈트와 함께 들어갔다.
물론, 차고의 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었지만 토니에게 그걸 여는 건 일도 아니었다. 창고 안은 냉기가 돌았지만 그래도 아늑했다. 창고 안에는 낡은 자동차와 함께, 그걸 수리하기 위해 여러 공구들이 이곳저곳 널려있었다. 
창고 안을 살펴보던 토니는 충분하진 않아도, 이곳에 있는 재료와 도구들로 슈트를 충분히 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고, 창고 밖에 있는 슈트를 가지고 들어와 창고 한 켠에 있는 소파에 앉혔다.

“이제 편하냐?”

슈트의 헬멧 부분을 칭찬하듯 쓰다듬어준 토니는 그제야 온몸이 욱씬거리고 아프다는 걸 인지했다. 이제까진 슈트를 가지고 추위를 피할 곳을 찾느라 잊고 있었지만, 완성되지 않은 슈트를 가지고 험한 전투를 치르고 온 만큼 토니의 몸 곳곳도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거기다 페퍼를 피신시킬 때는 슈트를 입고 있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상처가 없는 게 더 이상했다.
본격적으로 슈트를 수리하기 전 몸의 상처부터 치료해야겠다고 생각한 토니는 작업대에 앉아 상처를 살펴보려고 했는데, 창고 문이 열리더니 총이 장전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움직이지 마!”

성인 남자가 샷건을 들고 창고 안으로 들어오자 토니는 자연스럽게 항복의 자세를 취했다. 슈트가 엉망인 지금 상황에서 객기를 부리는 건 좋지 못한 행동이었다. 더군다나 무단 침입을 한 건 다름 아닌 토니 자신이었기에 이에 대해선 할 말도 없었다.

“무단 침입한 건 미안합니다만, 너무 추워서요.”

두 손을 들고 있는 토니를 남자는 자세히 살펴보았다. 덕분에 토니 역시 그를 자세히 할펴볼 수 있었다. 그는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외모를 가진 동양인 남성이었다. 중국이나 한국, 일본 쪽의 사람인 듯 했는데, 180cm가 넘는 장신인 토니에 비해 그리 큰 키와 덩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호리호리한 체구였지만 무척이나 단단해 보였다.
호남형의 외모를 가지고 있더 젊었을 때는 미남 소리를 제법 들었을 법한 남자는, 토니를 알아보았다. 하긴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치고 ‘아이언맨’과 ‘토니 스타크’를 모를리 없을 것이다.

“당신은…… 토니 스타크?”

“절 아시나요?”

“당연하죠. 천하의 아이언맨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반갑습니다, 전 쑤웬우라고 합니다.”

자신을 웬우라고 밝힌 남자는 샷건을 치우곤 토니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집주인이 반갑게 맞이해주는 건 매우 좋은 징조였기에 이를 괜시리 입방정을 떨어 망칠 필요는 없었다. 토니는 지금 자신의 처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정중히 웬우가 내민 손을 잡았다.

“아시겠지만, 토니 스타크입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무단침입하게 됐네요.”

“피치 못할 사정은 이런 거겠죠?”

웬우는 토니에게 신문을 내밀었다. 토니가 펼쳐보니 신문 헤드라인에는 ‘만다린 공격으로 스타크 사망 추정’이라는 단어들이 별 감흥없이 나열돼 있었다. 그저 몇 시간 연락이 두절된 거 뿐인데 사망이라니 너무 성급하잖아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리부 저택이 그렇게 박살났는데 토니가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웬우는 창고 소파에 앉아있는 마크 42를 보고 감탄한 듯 휘파람을 불었다. 

“저게 그 아이언맨 슈트인가요?”

“뭐, 그렇죠.”

“완전 엉망이 됐네요.”

“그렇게까지 엉망은 아니에요. 그냥 좀 고달픈 삶을 살았달까? 뭐, 곧 고쳐줄 겁니다.”

웬우가 아이언맨 슈트를 천천히 살펴보고 있는 모습을 본 토니는 그도 나름대로 공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었다. 슈트를 성급하게 만지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만 터치를 했으며, 슈트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이 매우 섬세하고 꼼꼼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이런 외진 곳에 집을 마련해놓고, 차고에 꽤나 많은 양의 공구를 갖춰놓은 것도 예사롭지 않았다. 기계장치를 만지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 아니면, 미리 준비해놓았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았기에, 토니는 조금 편하게 전자를 택해 이해하기로 했다.

“제가 아이언맨이랑 워머신을 만들었다면…….”

“이젠 아이언 패트리어트라는 건 아시죠?”

“아, 알죠. 하지만 그 이름은 조금 이상한 거 같아요. 이름이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건데, 오직 애국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잖아요.”

“역시, 생각이 올바르신 분이었네!”

“아무튼 내가 아이언맨과 워머신을 만들었으면 역반사 패널을 써봤을 거 같네요.”

“역반사 패널? 스텔스 기능 말인가요? 그거 좋은 아이디어네요. 나중에 하나 만들어봐야겠네.”

다음 슈트, 마크 43의 콘셉트 중 하나를 이렇게 대충 후딱 정해버린 토니는, 웬우에게 창고에 있는 물건들을 사용해도 괜찮은지 양해를 구했다. 그의 성격답게,

“슈트 수리에 필요한 게 있는데, 노트북, 디지털시계, 휴대폰, 공기압 작동기, 마을 지도, 스프링, 그리고 참치 샌드위치가 필요한데요. 사례는 나중에 자비스가 재부팅되면 충분히 하겠습니다.”

라고 돈부터 들이밀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웬우는 옅은 미소를 띄며 조용히 대꾸했다.

“사례는 필요 없지만, 중요한 말을 빠뜨렸군요.”

사례가 필요없다는 말에 토니는 심히 당황했고, 웬우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토니에게 가르침을 내려주듯 조용히 말했다.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먼저 하셔야죠.”

왠지 모를 우아함과 압박감에 토니는 저도 모르게 사과를 하며 ‘부탁합니다’라고 말했고, 웬우는 사례는 필요 없고, 창고 안에 있는 모든 재료와 장비를 사용해도 괜찮으니 아이언맨 슈트 수리를 지켜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평소라면 단호하게 거절했겠지만,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토니는 별 문제 없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웬우가 가져다 준 샌드위치를 먹으며 아이언맨 슈트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모든 장면은 웬우가 날카로운 눈으로 살펴보고 있었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