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2. Declaration (5)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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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2. Declaration (5)



‘행복한 성탄절, 페퍼’라고 적혀있는 걸 봐선 애인에게 주는 선물인 거 같은데, 여자들이 꼽는 최악의 선물을 하다니…… 도대체 저런 인간이 어떻게 최흉, 최악의 바람둥이가 됐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다. 마야가 매우 안 좋은 얼굴로 토니의 거대 토끼 인형을 보고 있자, 클로드가 슬며시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토니와 페퍼의 말싸움이 너무 심해져서 조금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었다.

“그런데 저거 크리스마스 선물인가요?”

“뭐, 그런 셈이죠.”

“저런 걸 주는 게 정상이라고요?”

“슬프게도 말이죠…….”

“그래! 정상이야! 그냥 큰 토끼라고!”

지금 이 상황이 토니에겐 매우 큰 스트레스를 주는 모양이었다. 최악의 테러리스트를 협박하다가 자신의 집 주소를 전 세계에 오픈해버렸지, 그걸 본 연인은 당장 피해서 몸을 숨기라고 종용하고 있지, 그런 상황에서 마야라는 과거의 여자가 나타난 상황이니 그에게 지금 상황은 매우매우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그만 진정해요.”

“저건 내 선물이잖아! 어떤지 말도 않고!”

“별로에요. 됐어요?”

“별루라고?”

“그리고 지금 당장 떠날 거니까 군소리 마요! 자비스! 마크 7을 내오라니까! 뭐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포츠 양.]

“아, 됐다니까! 이봐, 클로드! 어떻게 생각해?”

“제 생각에는 스타크 씨가 여기에 남고, 포츠 씨가 어벤져스 타워로 가는 편이 나을 거 같은데요? 여긴 스타크 씨가 주소까지 말해버려서 위험하긴 여기가 제일 위험하니까요. 그러니까…….”

막 클로드가 그렇게 말했을 때, 마야가 뭔가를 보더니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녀는 거실 벽에 붙어있는 대형 TV를 보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한창 말리부 저택을 취재하고 있는 뉴스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아이언맨과 만다린이 언제 한 번 제대로 붙을 것인지를 취재하기 위해 방송용 헬기까지 말리부 저택 주위를 날고 있었는데, 그 뉴스 화면 중 하나에서 이상한 물체가 하나 날아드는 광경이 잡혔다. 

“저기……. 저거 걱정해야 하나요?”

그게 미사일이라는 것과 말리부 저택 거실에 막 명중할 것이라는 걸 깨달은 클로드와 토니는 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토니와 클로드가 움직이는 것과 동시에 미사일이 말리부 저택 거실 창문을 부수고, 거실 벽을 신나게 때리더니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클로드!”

“포츠 씨 책임져요!”

토니의 손짓에 따라 마크 42가 조각조각 분해되더니 페퍼의 몸에 하나둘 장착되기 시작했고, 클로드는 마야를 끌어안고 자신의 몸으로 미사일의 폭발을 막았다. 
마크42가 완전히 입혀진 페퍼와 폭압에서 강철의 남자가 구해준 마야는 무사했지만, 토니는 그러지 못했다. 폭압에 밀려 거실 벽에 호되게 부딪힌 토니는 말리부 저택 거실 천장에 금이 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 아직 폭발의 충격에서 몸이 회복되지 않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거실 천장의 금은 토니에게 매우 불길한 신호로 다가왔다.

“어? 어어…….”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천장은 금이 간 모양 그대로 토니를 향해 떨어졌고, 그대로 희대의 천재, 바람둥이 억만장자, 박애주의자가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 누군가 뛰어들었다. 토니에게서 천장의 파편을 막아준 사람은 클로드라고 생각했겠지만, 아이언맨 슈트 마크 42였다. 페이스 가드가 올라가더니 페퍼가 토니에게 말했다.

“내가 구한 거에요.”

“엄밀히 말하면 내가 먼저 구해준 거야.”

언제 또 바깥에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몰랐다. 토니는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것은 마크 42를 입은 페퍼와 클로드였다. 그리고 가장 죽을 확률이 높은 건 마야와 바로 본인이었다. 지금 말리부 저택을 공격하고 있는 만다린 패거리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전투기 특유의 엔진음이 들리지 않고, 헬리콥터의 로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한 걸 보면 전투 헬기 여러 대가 온 것 같은데 적의 전력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이상 성급한 전투는 위험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전술은 페퍼와 마야를 바깥으로 피신시키고 아이언맨과 강철의 남자가 협동 공격을 펼치는 것이었다. 말리부 저택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저택이 다 파괴되기 전에 서둘러 아이언맨 슈트를 입어야 했고, 페퍼와 마야를 저택 바깥으로 피신시켜야 했다. 
토니는 자신은 지하 작업실로, 마크 42를 입은 페퍼는 마야와 함께 저택 바깥으로 도망치게 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라고 결론을 내리고, 서둘러 페퍼에게 말했다.

“여기 있으면 안돼! 어서 나가! 뒤따라 갈 테니까!”

“하지만!”

“위험하다고! 마야 한센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어서!”

또 다시 미사일이 말리부 저택 안으로 날아들자, 이번엔 클로드가 빠르게 반응했다. 그는 빠르게 달려들어 미사일을 붙잡은 뒤, 괴성을 지르며 궤도를 바깥으로 돌려버렸다.

“우오오오오오오!”

클로드가 미사일을 바깥으로 던져낸 곳에는 또 다른 전투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있었다. 토니와 클로드 입장에선 호재, 만다린의 부하들에게 악재였지만 무슨 상관이랴. 공중에서 만난 두 미사일이 성대한 폭발을 일으키자, 토니는 페퍼를 밀어냈다.

“어서 가! 가만히 서 있지 말라고!”

토니가 어서 도망치라고 밀어내자, 페퍼는 클로드가 보호한 마야를 일으켜 세우더니 그녀와 함께 말리부 저택 현관 쪽으로 달려갔다. 저택이 파괴되면서 자비스의 통제권이 상실됐는지, 현관문은 두 사람이 다가갔는데도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급한 대로 페퍼가 리펄서 건으로 문을 부수려고 했지만, 토니 만큼 슈트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한 페퍼였기에 현관문을 겨누기 전에 리펄서 건이 발사됐다. 리펄서 건이 발사된 반동으로 페퍼와 마야는 현관문을 부수고 말리부 저택 마당으로 나가 떨어졌다.
페어와 마야가 함께 부서지는 말리부 저택을 벗어났을 때 토니와 클로드는 전투헬기들에게서 발사되는 개틀링 세례로부터 몸을 피해야 했다.
말리부 저택의 거실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유리들은 전부 방탄 유리였지만, 인간이 들고 다니는 개인 화기에만 의미가 있는 수준이었기에 전투헬기에서 발사되는 개틀링 세례엔 속절없이 부서져 내렸다.

“나 좀 보호해!”

“개틀링이면 나도 아파요!”

“넌 아픈 걸로 끝나지만 난 죽는다고!”

“시끄럽고! 빨리 슈트나 입어요!”

지하 작업실로 내려가서 마크 7이나 6을 입으려고 했던 토니는 전투헬기들에게서 쏟아지는 총알에 막혀 숨어있는 곳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토니와 클로드는 부서진 천장 파편과 기둥에 몸을 숨긴 채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주인님, 포츠 양이 무사히 밖으로 나갔습니다.]

페퍼가 무사히 대피했다는 말에 토니는 눈을 반짝이며 양 손을 앞으로 뻗었다가 자신의 몸 쪽으로 가져가 댔다. 그러자 말리부 저택 바깥에 있던 페퍼의 몸에서 마크 42가 조각조각 나뉘어서 분리되더니 저택 안으로 빠르게 날아들었다.

“이번엔 진짜 보호해라! 재수 없으면 나 죽는다고!”

“아, 진짜 엄살도 심하시네!”

페퍼에게서 분리되서 날아온 마크42의 파츠들은 토니의 몸에 하나둘씩 조립됐고, 클로드는 말리부 저택 거실에 날아든 수많은 총알 중 몇몇 눈먼 총알들을 몸으로 막아냈다. 아무리 강철의 인간 클로드라고 해도, 개틀링 정도 되는 수준의 화기에 맞으면 꽤 아팠다.
토니 대신 총알을 3방 정도 막아낸 클로드는 자신의 뒤에서 모든 파츠를 조립해 일어서는 아이언맨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슈트를 모두 장착한 아이언맨은 HUD에 떠오른 현 전투 상황에 대한 정보를 보고 이를 갈았다. 현재 말리부 저택을 공격하고 있는 전투헬기는 총 4대로, 그들은 미사일과 개틀링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좋아, 이젠 내 차례인가? 당장에 저 것들을!”

[죄송하지만 주인님. 마크 42의 비행은 아직입니다.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내지 못했어요.]

“뭐야?”

[노력 중입니다만 마크 42는 완성된 수트 아니잖아요.]

마크 42의 비행이 불가능하다는 말에 아이언맨도, 클로드도 벙찐 얼굴이 됐다. 다시금 날아드는 개틀링 총알 세례에 클로드와 아이언맨은 총알을 피해 거실 안을 빠르게 달렸다.

“그냥 지하로 내려가서 마크 7 꺼내입으라니까요!”

“그럴 시간이 어딨어!”

퍼버버버벙!

전투 헬기에게서 발사된 미사일이 말리부 저택을 지탱하고 있는 지반을 명중시켰다. 그 덕분에 말리부 저택은 급격하게 아래로 기울여졌고, 거실에 있는 모든 것들이 부서진 창문을 통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언맨도, 클로드도 예외는 아닌 지라 두 사람도 밑으로 미끄러졌고, 클로드는 거실에 난 커다란 구멍을 통해 지하 작업실로 떨어졌다.

“클로드!”

급히 클로드를 불렀지만, 이미 떨어진 사람이 대답할 리 없었다. 아이언맨은 주위를 둘러보다 피아노가 거실 바닥을 타고 미끄러지는 것을 보곤 그리로 미끌어져가 리펄서 건으로 피아노를 튕겨냈다. 미끄러지던 속력에 리펄서 건의 추진력이 더해진 피아노는 허공을 날아 전투헬기 중 하나를 덮쳤다.
전투헬기 하나가 피아노와 함께 추락하자, 아이언맨은 왼팔의 미사일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하지만 HUD에는 ‘ERROR’라는 글자만 뜰 뿐, 왼팔의 장갑이 전개되는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다.

[마크 42는 아직 전투에 부적합 합니다. 무기 시스템을 다시 체크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

아이언맨은 왼쪽 팔뚝의 장갑을 두들기더니 억지로 장갑을 열었다. 그리고 안에 있는 미사일을 꺼내더니 그것을 전투헬기 중 하나에게로 던졌다. 그리고 헬기에 닿기 전 리펄서 건으로 맞춰 그대로 폭발시켰다.
미사일의 유폭에 휘말린 전투헬기는 추락 시퀀스에 접어들었을 때, 지하 작업실에서 뭔가 거대한 것이 솟아올랐다. 아이언맨이 보니 그것은 그의 애마 아우디 A8이었다. 새하얀 몸체를 자랑하는 아이언맨의 애마는 전투헬기 하나와 부딪혀 사라졌는데, 지하 작업실을 본 아이언맨은 클로드가 자신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거 청구한다.”

“부자가 쩨쩨하게…….”

둘의 만담이 다시 이어지려고 할 때 아이언맨과 클로드는 자신들이 격추시킨 전투헬기들이 말리부 저택을 향해 추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빌어먹을!”

아직 비행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 아이언맨이었기에 말리부 저택이 파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보듯 뻔했다. 두 대의 전투헬기가 마지막 일격이 된 말리부 저택은 폭발과 폭염에 휩싸였고, 이제까지 말리부 저택을 구성하던 물질들은 모두 쓰레기가 되어 절벽 밑의 바다로 추락했다. 그 파편에는 아이언맨도 섞여 있었다.

“스타크 씨!”

아이언맨이 말리부 저택의 파편들과 함께 바다에 빠지는 것을 본 클로드는 짜증이 가득 치민 얼굴로 바다쪽을 내려다보았다. 어벤져스 에피소드를 보면 알겠지만, 클로드는 죽지 않는 강철의 몸을 가진 것과 별개로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말리부 저택이 부서져 노출된 절벽의 높이는 클로드에게 공포를 느끼기 충분했다.
고민고민 하던 클로드는 욕설과 함께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클로드가 잠시 고민하고 있던 시간에 말리부 저택의 파편들과 함께 바다에 빠진 아이언맨은 슈트의 무게 때문에 바다 깊숙이 가라앉았다.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했지만 무거운 슈트는 비행 능력을 회복하기 전에는 애물단지 그 자체였고, 결국 아이언맨은 말리부 저택의 커다란 파편들에게 깔려버렸다.

“자비스! 어떻게 좀 해봐!”

[비행 프로토콜 가동까지 남은 시간 2분]

“젠장! 2분 동안 어떻게 버티라는 거야!”

아이언맨이 있는대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 누군가의 발이 아이언맨이 깔린 파편 위에 내려섰다. 커다란 크기에 바다 속이라는 이중의 페널티가 안겨 있었지만, 어떤 남자에겐 극복하지 못할 환경이 아니었다. 아이언맨의 HUD에는 누군가가 보낸 메시지가 떠올랐다.

[숨을 깊이 들이쉬어요! C.K.]

아이언맨을 짓누르고 있던 파편은 누군가에 의해 손쉽게 치워졌다. 그리고 말리부 저택 잔해에 파묻혀 있단 아이언맨의 손을 잡고 바깥으로 끄집어 낸 사람은 클로드였다. 클로드가 파편 속에서 아이언맨을 끄집어냈을 때, 자비스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재프로그래밍이 완료됐습니다. 마크 42 비행 가능합니다.]

바다 속에서 아이언맨은 빠르게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이언맨이 날아오르는 것을 본 클로드는 서둘러 수면 위로 헤엄쳐 나왔다. 아직도 떨어지는 말리부 저택의 파편을 피해 수면 위로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클로드는 파편을 피해가며 수면 위로 나올 수 있었다. 물속에서 겨우 빠져나온 그가 본 것은 아주 멀리 날아가 버리는 아이언맨의 모습이었다.

“어라? 저 양반 어디로 가는 거야?”


깊은 잠에 빠져있던 토니를 깨운 것은 시끄러운 알람소리였다. 
여성으로부터의 유혹에 가장 취약하긴 하지만 토니 스타크라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유혹에 약했다. 하지 않겠다고 모진 결심을 해도 어지간한 각오가 없으면, ‘조금만 하는 게 어때’라는 유혹에 매우 쉽게 넘어가는 참으로 쉬운 남자였다. 그렇기에 토니는 잠과 수면의 유혹에 매우 쉽게 넘어갔고, 아침이 되어도 쉽사리 이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아침마다 늦잠을 자기 일쑤인 토니를 깨우기 위해 페퍼는 자비스에게 가장 시끄러운 알람을 주문했고, 덕분에 토니는 매일 아침 엄청난 소음의 알람과 함께 잠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온갖 경고음이 고막을 사정없이 두드리는데 어떤 사람이 잠을 더 이룰 수 있을까?

[주인님? 주인님!]

평소에는 알람만 울리더니, 오늘은 왜 날 부르는 거지? 오늘 자비스의 알림은 좀 특이하네라는 생각하면서 토니는 잠에서 깼으니 알람 끄라고 지시했지만, 자비스는 현재 토니가 말리부 저택의 침실에서 자고 있지 않다는 걸 일깨워줬다.

[지금은 알람이 아니라 파워가 5% 밑으로 떨어졌다는 경고음입니다.]

“뭐?”

눈을 뜬 토니는 어둠에 잠겨있는, 그리고 하얀 눈으로 가득한 숲을 발견하곤 비명을 질렀다. 그가 입고 있는 아이언맨 슈트는 하얀 눈이 쌓인 숲 한 가운데에 추락했다.
워낙 빠른 속도로 날아오다가 추락한 터라 아이언맨은 수차례 바닥을 구르고 난 뒤에 멈출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리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있어도 바닥에 추락한 시점부터 어디 하나 부러지거나 잘못됐을 테지만, 토니는 슈트 안에서 이리저리 긁힌 상처를 제외하곤 사지가 멀쩡했다. 슈트의 페이스 가드를 벗겨낸 토니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추락하면서 입 안도 깨물었는지, 입에서 진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하늘은 어두웠다. 그리고 하얀 눈이 끝없이 내리고 있었고, 페이스 가드를 벗겨낸 토니의 얼굴에는 추위와 함께 상처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통증이 찾아왔다.

“눈이 내리네? 북부인 건가?”

[테네시 주 로즈힐 외곽입니다.]

“뭐? 자비스, 누가 여기로 오래? 여긴 집에서 수천 킬로 떨어진 곳이잖아! 난 페퍼를 지켜야한다고!”

페퍼가 있는 곳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곳으로 날아왔다는 소식에 토니는 화를 벌컥 냈다. 그러면서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슈트에 큰 문제가 생긴 듯 했다. 

[주인님께서 마지막으로 설정한 비행 목적지가 여기입니다.]

“빌어먹을! 일단 알았어! 슈트나 벗겨줘!”

[그 전에, 제가 잠시 리부팅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무슨 소리야? 슈트나 벗겨!”

슈트를 벗겨달라는 토니의 닦달에 자비스는 마크 42를 토니의 몸에서 분리시켰다. 정확히 말하면 슈트의 앞부분을 열어준 것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토니는 움직이지 않는 슈트 안의 송장 신세는 면할 수 있었다.

“우아, 엄청 춥네. 슈트를 다시 입는 게 나으려나?”

[말리부 저택의 서버에서 어벤져스 타워의 서버로 제 데이터를 옮기고 시스템을 재점검하면서 리부팅을 해야할 거 같습니다. 소요 시간은 4시간 정도로 예상됩니다.]

“무슨 소리야, 자비스? 자비스?”

리부팅 프로그램이 작동됐는지 슈트에서 들리던 자비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토니는 반쯤 망가진 아이언맨 슈트를 보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자비스는 예정된 프로토콜 대로 재부팅에 들어간 것이고, 이제 막 완성됐지 테스트 비행조차 안 해 본 마크 42가 이런 꼴이 될 거라는 건 전부 토니의 계산에 있는 상황 중 하나였다.

어떤 일에 맞닥뜨렸을 때 토니의 뛰어난 두뇌는, 그의 여린 감수성과 달리 수많은 가능성을 한꺼번에 계산해냈다. 만다린에게 집 주소를 알려줬을 때, 그가 공격을 해올 거라는 걸 계산했었고, 실전까지 경험한 마크 6이나 마크 7이 아닌 이제 막 만든 마크 42를 입고 마야 한센을 만나러 갈 때도 전투 중 마크 42가 말썽을 부릴 거라는 것도 계산했었다. 그리고 말리부 저택이 파괴되면 자비스의 백업 데이터는 전부 어벤져스 타워로 자동 전송되도록 해놓은 사람도 토니였다.

그렇게 따지면 홧김에 만다린에게 집 주소를 알려줘서 이 모든 위기를 초래한 사람이 토니였고, 해피가 입원한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입고 있던 마크 7을 격납고에 집어넣어버린 사람도 토니였다. 어벤져스 타워 서버로 자비스의 백업 데이터를 보내도록 해놓고, 정작 어벤져스 타워에 있는 서버를 점검해놓지 않아 자비스가 리부팅하도록 만든 사람 역시 토니였다.

모든 걸 계산했지만, 이 모든 게 더 어긋나게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깨닫자 토니는 추위만큼이나 지독한 외로움을 느껴야 했다.

“친구, 날 혼자 두지말라고.”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