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2. Declaration (2)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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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2. Declaration (2)



급하게 회사를 떠난 토니는 결국,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토니의 이런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직원들은 토니가 없을 때 그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페퍼에게로 보고 체계를 바꿔 업무를 수행했고, 덕분에 페퍼는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겨우 회사를 나올 수 있었다.
클로드가 운전하겠다는 걸 만류하고, 직접 운전해 말리부 저택으로 돌아온 페퍼는 저택 마당에 세워져 있는 흉측한 물건을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건 괴이한 모습을 한 거대한 토끼 인형이었는데, 그 크기가 얼마나 큰 지 저택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토니의 갖가지 기행에 이미 적응한 터라 페퍼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리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포츠 씨. 주인님께선…….]

[나 여기에 있어, 페퍼~!]

자비스의 말을 자르면서 토니가 페퍼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그의 온몸을 아이언맨 슈트로 감싸있었다. 기존 아이언맨 슈트와는 달리 금색의 비중이 훨씬 높고, 붉은색의 비중이 적은 새로운 슈트를 입은 채 토니는 페퍼를 맞이했다.
그가 앉아있는 소파가 수천달러에 이르는 고가품이고, 아이언맨 슈트가 수백 킬로그램에 육박하는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페퍼는 명품이라서 저 무게를 버티는 건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아이언맨에게로 다가갔다.

[메리 크리스마스, 페퍼.]

“늦어서 미안해요. 그런데 이젠 집안에서도 슈트를 입는 거에요? 이번 건 마크 15정도 되나요?”

아이언맨은 팔뚝 장갑 안쪽에 새겨진 ‘MK. 42’라는 단어는 절대 페퍼에게 들켜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슬그머니 그걸 숨겼다.

[누구나 취미가 필요하잖아.]

“그 취미를 거실에서 입어야겠어요?”

[길들이는 중이랄까? 사실 사타구니 쪽이 꽉 끼어서 말이야.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 선물은 봤어?]

아이언맨이 마당을 가리키자, 페퍼는 저택에 도착하면서부터 본 그 흉측한 선물을 기억해내고 쓴 웃음을 지었다.

“네, 봤어요. 못 볼 수가 없더라구요. 현관문은 통과하려나?”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내일 저쪽 벽을 뜯어버릴 거 거든.]

소파에 앉아 이제까지 신고 있던 힐을 벗는 페퍼에게 다가간 아이언맨은 그녀의 등 뒤에서 그녀의 어깨를 세심하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조금난 잘못하면 아이언맨 슈트의 엄청난 출력 때문에 페어의 어깨뼈 따윈 과자 부수듯이 부서질 수 있었지만,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온 아이언맨 슈트였기 때문에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인간이 주무르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페퍼의 뭉친 어깨 근육을 풀어주면서 아이언맨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깨가 많이 뭉쳤네. 다시 묻긴 싫지만 선물은 마음에 들어?]

“마음은 참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더니 페퍼는 아이언맨의 손을 뿌리치고는 그를 바라보며 그윽한 눈빛을 보냈다. 연인 간의 행복한 시간이 다가왔음을 눈빛을 알린 페퍼는 아이언맨 슈트의 페이스 가드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제 이딴 마스크는 벗어 던지고, 키스부터 해줄래요?”

평소 같으면 바로 페이스 가드를 올리고, 페퍼에게 정열적인 키스를 안겨줬겠지만, 오늘의 아이언맨은 그러지 않았다. 페이스 가드를 비롯한 헬멧을 두들기던 그는 난감한 목소리로 말했다.

[젠장, 불가능해. 이거 만든 지 얼마 안 된 슈트 거든. 오작동이 일어났나봐. 그냥 이 가짜 입에 키스하는 건 어때?]

“그럼 내가 작업실로 내려가서 마스크를 벗길 크로우바를 찾아볼게요.”

이전에도 토니의 아이언맨 슈트가 심심치 않게 오작동을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페퍼가 크로우바를 이용해서 슈트를 벗겨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크 4 정도 만들었을 때나 있었던 일이지, 스타크 엑스포 사건 이후로는 그런 적이 없었다는 걸 페퍼도 잊은 듯 했다.  
아이언맨이 미처 말릴 틈도 없이 페퍼는 말리부 저택 지하에 있는 토니의 작업실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내려갔다. 

[크로우바도 좋은데, 지금 작업실에 방사능이 퍼졌거든?]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아니, 위험하다고.]

아이언맨이 말리기도 전에 지하 작업실로 내려온 페퍼는 그곳에 있는 토니를 보곤 어이없다는 얼굴을 했다. 토니는 슈트를 원격조종하기 위한 장비를 머리에 착용한 채 몸을 단련하는 중이었다. 한참 턱걸이를 하던 그는 작업실로 내려온 페퍼를 보곤 멋쩍은 듯 ‘들켰네’라는 한마디를 겨우 했다.

“갈수록 가관이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페퍼는 작업실 한 쪽에 토니가 저녁을 먹고 내버려둔 빈 접시를 발견했다.

“저녁도 혼자 먹고. 오늘 데이트 하는 날인 건 기억해요?”

“그래서, 그 녀석을 대신 보낸 거야. 난 마무리 할 일이 남았거든.”

어느새 페퍼의 뒤에 와 서 있는 아이언맨 슈트를 가리키며 토니는 말을 이어나갔다.

“마무리 할 일도 있고 해서 먼저 먹었어. 자기는 킬리언이랑 술 한 잔 할 거 같았거든.”

“올드리치 킬리언? 내가 그 사람 만난 건 어떻게 알아요? 날 감시한 거에요?”

“그게 아니라 해피가 연락을 했어. 걱정했거든.”

“그게 감시한 거에요!”

“아니라니까!”

말싸움을 하다보니 페퍼는 짜증이 있는 대로 치밀어 올랐다. 저 무책임한 CEO는 업무를 보는 도중에 도망쳐버렸고, 그가 내팽개친 업무를 해결하느라 페퍼는 하루 종일 뼈 빠지게 일을 해야만 했었다. 그대로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날이라서 꾹 참고 모든 일을 다 해결하고 왔는데, 이 무책임한 남자는 끝까지 이 모양이었다.
토니와 더 이야기를 하다간 남은 정마저 다 떨어져버릴 거 같자, 페퍼는 더는 그의 밉살스런 얼굴은 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됐어요. 난 이만 잘 거에요. 당신은 알아서 해요.”

“……가지 마. 페퍼? 아, 젠장! 알아서! 인정할게! 할 말 있어!”

토니가 갑자기 소리치자 페퍼는 작업실에서 나가려던 걸음을 멈췄다. 잠시동안 고민하던 토니는 양 손을 들어 보이며 항복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페퍼.”

순간 페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저 ‘토니 스타크’의 ‘입’에서 ‘잘못했다’라는 단어가 나온 건가? 이제까지 수년간 그를 알아왔지만, 토니는 한 번도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적이 없었다. 높디높은 자존심만큼 그를 대변하는 게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토니를 보며 페퍼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토니에게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나 엉망이야. 맛이 갔어. 이제까지,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만 좀 됐어. 뉴욕 일 이후로…….”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토니에게 페퍼는 천천히 다가갔다. 이제까지 연인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그녀는 아무리 바빴다고 하지만 자신의 무신경함을 탓하며 그에게 말했다.

“정말요? 난 전혀 몰랐어요.”

“뉴욕에서…… 그 엄청난 일을 겪었잖아. 그런데 그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 외계인에 다른 우주……. 그런데 난 그저 깡통을 뒤집어쓴 남자에 불과하잖아.”

깊은 한숨을 쉬면서 토니는 그렇게 말했다. 그가 좀 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었다면 지금쯤 눈물을 흘려야했지만, 그에겐, 아이언맨이란 강철의 남자에겐 그런 감수성과 눈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치타우리 종족의 침공으로 이뤄진 뉴욕 사태는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을 비롯한 어벤져스의 사투로 겨우 마무리될 수 있었다. 아이언맨이 목숨을 걸교 맨하탄으로 투하된 핵미사일을 들고 웜홀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뉴욕 사태는 마무리 지어질 수 있었지만, 그 일은 토니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기게 됐다.

우주로의 비행을 상정하지 않은 설계 탓에 아이언맨 슈트 내에서 토니는 산소부족증으로 죽을 뻔 했고, 죽음의 순간에서 두 눈으로 목격한 다른 우주와 의문의 목소리에 의한 초현실적인 경험은 토니에게 자신의 힘만으론 주위 사람들을 결코 지킬 수 없다는 절망감을 남겼다.

인간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토니가 믿는 인간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그 인간들 중에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건 샤론을 비롯한 어벤져스 멤버들뿐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페퍼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없었다. 그녀를 자신이 지켜줘야 했지만, 자신의 힘이 극히 미약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부터 토니의 고뇌와 방황이 시작됐다.
마크 7을 사용했던 뉴욕 사태로부터 불과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토니는 아이언맨 슈트를 마크 42까지 만들어냈다. 반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아이언맨 슈트는 30개 이상 만들어낸 것은 보다 강한 슈트를 만들어 페퍼를 지키겠다는 일념에서였고, 그건 토니가 가진 강박증이었다.

“내가 아직 안 미친 건, 당신이 곁에 있어서야……. 참 다행인거지. 난 행운아라고. 그런데……. 그런데…… 잠을 못자겠어.”

72시간 동안 자지 않다가 5시간도 못 되는 수면시간을 가져서 그런지 몰라도, 토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당신이 잠들면 난 여기 내려와서 슈트를 만들어. 앞으로 위험이 닥쳐올 게 분명하니까. 그래도 난 당신 한 사람만은 반드시 지켜낼 거야.”

토니에게 다가온 페퍼는 그의 머리에서 원격조종 장치를 벗겨내곤 그를 꼭 끌어안았다. 이제까지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는 연인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자신의 무신경함에 화가 날 정도였다. 물론 자신의 상태를 말해주지 않은 토니 잘못도 있었지만, 토니 스타크가 언제 그런 걸 먼저 얘기하는 위인이었던가? 토니의 사회보장번호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그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다고 자부했지만, 아직도 그에 대해선 모르는 게 있었다.
토니의 머리를 끌어안은 채 페퍼는 조용히 속삭였다.

“나, 샤워할 거예요.”

“샤워? 아, 알았어.”

“같이해요.”

“응? 뭐? 아, 그래. 좋지.”

페퍼의 손에 끌려 토니는 오랜만에 작업실을 나와 말리부 저택 1층으로 올라갔다. 애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토니의 마음속에 남은 깊은 상처는 쉽게 치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모처럼 페퍼와 한 침대를 쓰면서 잠에 들었지만, 토니는 또 다시 악몽에 시달렸다. 뉴욕에서 본 또 다른 우주, 그리고 의문의 목소리는 토니를 잠들지 못하게 괴롭혔다.

‘미약한 인간 주제에…….’

‘네가 가진 힘으로 네 주위 사람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고작 그 따위 힘으로…….’

옆에서 잠이 든 토니가 거친 숨을 내쉬자, 페퍼는 잠에서 깨어났다. 토니가 가슴을 부여잡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자, 페퍼는 얼른 그를 깨웠다.

“토니! 토니!”

하지만 토니는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그 순간 누군가 페퍼의 손을 잡아챘다. 놀란 페퍼가 보니 그건 아이언맨 슈트였다. 오늘 저녁 토니가 자신을 대신해 페퍼를 마중나가게 한 바로 그 슈트가 눈앞에 있자, 페퍼는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비명 덕분에 잠에서 깬 토니는 아이언맨 슈트가 페퍼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곤 자비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파워 끊어!”

자비스의 통제로 아이언맨 슈트는 바로 기동을 멈췄다. 슈트가 멈추자, 토니는 길게 심호흡을 하면서 말했다. 

“내가……. 내가 잠결에 불렀나 봐……. 이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센서를 조정할게……. 그 전에 잠깐…… 숨 좀…….”

이전에 만든 슈트들에는 없지만 새로 만든 마크 42에는 토니의 신체상태를 체크해 뭔가 이상이 있으면 토니에게로 다가오는 기능이 추가돼 있었다. 아마도 그 기능 탓에 슈트가 침실까지 난입한 모양이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토니의 손을 페퍼가 잡아주었다. 그녀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자 토니는 겨우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어린 아이에게 걸음마를 가르쳐주듯 페퍼는 토니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여줬다.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다시 내쉬어요. 그래요, 잘했어요. 그렇게 천천히…….”

페퍼의 도움으로 토니의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오자, 페퍼는 잘했다는 듯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조금 놀라긴 했지만 괜찮아요. 당신과 나를 보호하기 위한 슈트니까.”

“미안해, 페퍼. 센서를 조정해서…….”

“그것보다 이 슈트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에요?”

페퍼가 마크42를 보며 묻자, 토니는 슈트에 새로 추가한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새로 기능을 추가했거든. 내 신체 상태를 체크해서 이상 징후가 있으면 바로 내게 오도록 프로그램 해둔 거지. 그렇게 온 다음엔 나한테 원격으로 장착이 되고…….”

“원격으로 장착이 된다구요?”

“그래, 센서가 달린 내의를 입으면 그에 맞춰서 슈트가 장착이 되지.”

“그건 마크 7에 있었던 팔찌 같은 건가요? 나도 그거 하나 만들어줄래요?”

“뭐를? 센서를?”

토니가 의아한 듯 묻자 페퍼는 해맑게 대답했다.

“위급한 상황이 오면 저 슈트를 나한테 입하고 당신은 다른 슈트를 입고 싸우면 되잖아요. 하나 쯤은 양보해요.”

예전 마크 3을 입고 첫 임무에 나갔다온 토니를 보고 자살행위를 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이 페퍼였는데, 그녀가 아이언맨 슈트를 하나 양보해달라는 말을 지금 하고 있었다. 
토니는 머리를 긁적였다. 갑작스럽게 달려온 마크 42 때문에 많이 놀랐을 텐데, 페퍼는 지금 자신을 진정시키고 안심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런 멋진 여자를 옆에 두고도 이제까지 혼자 고민하며 끙끙거렸던 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페퍼에게 말하고 같이 문제를 이겨나갔으면 훨씬 쉽게 해결했을 문제였는데 말이다. 토니는 페퍼의 볼에 키스를 한 뒤, 여느 때처럼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보다 더 좋고, 멋있는 걸로 만들어주지.”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