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1. Insomnia (3) 팬픽, FANFIC


SAGA Universe 




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9부 Iron Man: Extremis



Episode 1. Insomnia (3)



미군이나 아이언 패트리어트가 수집하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으니, 쉴드에 파견 나가있는 형태인 캡틴 아메리카와 원래 쉴드 요원인 클로드가 쉴드의 정보망을 이용, 아이언 패트리어트를 서포트해달라는 게 오늘 만남의 목적인 듯했다.

“정보가 들어오면 연락드리죠.”

“고맙습니다, 캡틴.”

샤론이 순순히 해주겠다고 했지만, 로드는 자신이 존경해마지 않는 캡틴 아메리카에게 이런 일을 시킨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는 잠시 앉아 있다가 두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곤 식당을 빠져나갔다. 
로드가 가버리자, 클로드는 그제야 메뉴판을 들고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했다. 

“눈치 보여서 주문도 못했네요. 커피만 석 잔째 먹으니 속이 너무 쓰리네요.”

클로드가 이것저것 음식을 주문하자, 샤론도 메뉴판에서 자신의 음식을 주문한 다음, 그에게 물었다.

“요즘 토니는 어때요?”

“스타크 씨요? 뭐, 여전하죠. 매일 작업실에서 아이언맨 슈트를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있어요.”

“작업실에서요? 잠은 제대로 자던가요?”

“잠이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

클로드가 햄버거에 소스를 뿌리면서 대답하자 샤론은 뭔가 생각이 미친 듯 그에게 당부했다.

“클로드, 오늘부터 토니를 살펴보고, 혹시 토니가 잠도 안 자고 작업실에서 연구만 하고 있으면 나한테 연락 좀 해줘요.”

“왜 그러시죠? 무슨 문제라도…….”

클로드가 묻자, 샤론은 토니의 상태를 신중히 살펴달라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벌어진 치타우리 침공 때 활약했던 어벤져스 팀 중 가장 정신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토니였다. 
헐크는 그냥 정신을 놓고 싸우기에 논외로 두고, 캡틴 아메리카,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살라딘은 현직에서 현장에서 활동하는 요원이었다. 토르는 1000년 이상 싸워온 전사이고, 클로드와 다크윙은 아수라장 속에서 살아온 전사들이었다. 그런 큰일을 겪은 토니 외에 지원도 비슷하게 PTSD 증상을 겪었지만 토니보단 심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뉴욕에 발사된 핵미사일을 우주 너머로 옮겼고, 순간적으로 아이언맨 슈트의 기능이 정지되기까지 했으니 머릿속에 PTSD 증상과 산소부족의 여파가 깊숙이 새겨져 있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였다.

“확실히 문제가 있을 수 있겠네요.”

햄버거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면서 말하기에는 그리 적절한 대사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클로드는 나름대로 한껏 걱정을 담아서 말했다. 샤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분간 아이언맨을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지만, 그 고집쟁이가 말을 들을 거 같지 않으니까요. 클로드 씨가 옆에서 보살펴주세요. 로드 대령이 요청한 사항은 제가 나타샤와 함께 해결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캡틴.”

그렇게 대답하면서 클로드는 햄버거를 다시 또 크게 베어물었다.


말리부 저택 지하에 있는 토니의 작업실.
지하실 한 쪽에 있는 간이침대에 자고 있던 토니는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왔다는 알람소리에 눈을 비비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잠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잠들기 전 토니의 마지막 기억에 의하면 그가 잠에 든 시각은 아침 5시 53분, 현재 시간이 8시 5분전이니 고작해서 3시간도 채 못잔 셈이다.
수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긴 했지만, 토니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변명할 생각은 없었고, 주어진 일은 실수 없이 해내야만 했다. 천하의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서 잠을 잘 수 없다’라고 알려지는 건 토니의 자존심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간이침대에서 겨우 일어난 토니는 휴대폰 겸용으로 개발한 투명한 단말기를 들어 자신에게 연락을 한 상대를 확인했다. 화면에 떠오른 이름은 ‘페퍼’였다.

[토니, 오늘도 작업실이에요?]

“뭐, 그렇지.”

[오늘은 아이언맨 슈트와의 데이트는 더 못하겠네요. 작업실을 나와 세상을 마주할 시간이에요, 토니.]

“아, 나가기 싫은데. 나오도록 해봐.”

[어이없는 인터뷰가 10시에 잡혀있다고 하면 나올 거에요?]

“어이없는 인터뷰?”

[또 잊으셨군요. 함께 아침식사를 하면서 이야기하죠.]

“알았어. 깨끗한 옷과 커피 1갤런 정도 준비해줘.”

페퍼와의 전화를 끊은 토니는 웃옷을 벗은 뒤, 아이언맨 슈트들이 전시돼 있는 쪽을 지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밤낮을 잊고 끼니를 잊은 채 작업에만 몰두하는 토니였기에 그의 작업실에는 샤워실과 간단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주방도 있었다. 이 모든 건 토니의 건강을 염려한 페퍼의 작품이었지만, 토니는 그 성격답게 페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

샤워실에 들어간 토니는 가슴 한가운데서 환하게 빛을 발하는 아크리액터를 살펴보았다. 새로운 물질로 동력원을 교체한 아크리액터는 뉴욕 사태 때를 제외하곤 단 한 번도 기능을 멈춘 적이 없었다. 이제 아이언맨 슈트의 동력원 이외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개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토니의 머릿속에 있는 구상일 뿐 그것이 현실화되는 건 아직 일렀다. 
토니는 세면대에 물을 가득 받고는 거친 손길로 세수를 했다. 가볍게 면도까지 마친 토니는 수건으로 젖은 얼굴과 머리카락을 닦으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는 토니와 똑같은 외모를 가진 거만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를 보며 토니는 심통이 잔뜩 난 목소리로 말했다.

“뭘 쳐다봐? 네가 그런 식으로 쳐다보면 싫다고.”

스타크 엑스포 사건 이후로, 토니와 말리부 저택에 동거하게 된 그의 연인이자 비서인 페퍼는 아침부터 토니의 시중을 드느라 바빴다. 
아침에 작업실에 널부러져 있는 애인을 깨워 샤워실로 밀어 넣었고, 오늘 토니의 스케줄을 정리했으며 그가 입고 나갈 슈트들을 완벽하게 준비해냈다. 

“자비스, 모노톤 타이를 저번에 사놓았는데 어디에 있지?”

[두번째 서랍 4번째 열에 있습니다.]

자비스의 조언대로 서랍장을 여니 페퍼가 찾는 색의 타이가 나타났다. 페퍼는 자비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샤워실로 향했다. 토니가 막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면서 나오자 페퍼는 그를 옷방으로 보내버렸다.
토니가 옷을 입는 동안 페퍼는  간단한 아침으로 샌드위치도 준비했다. 재료는 이미 자비스가 다 주문해놓았고, 조리는 더미들이 해놓았기에 페퍼가 할 일은 커피를 내리는 것과, 접시에 샌드위치를 담는 것이었다.
드레스셔츠에 타이를 맨 토니는 정장 자켓을 들고 식당으로 왔다. 자켓을 의자에 걸쳐놓고, 자리에 앉은 토니가 막 샌드위치를 입에 물자 페퍼 역시 맞은편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역시 당신이 없으면 하루를 시작할 수 없어.”

“오늘 일정이나 확인해요.”

토니의 칭찬에 스케줄이나 확인하라며 핀잔을 준 페퍼는 그에게 태블릿 PC를 내밀었다. 오늘 일정이 빼곡하게 적힌 태블릿 PC는 보기도 싫다는 듯 토니는 한쪽으로 밀어버렸다.

“야밤에 자꾸 작업실에 갈 거예요? 슈트를 또 개발하는 중인가요?”

“뭐 그런 셈이지.”

“얼마나 만들었는데요? 한 마크15 정도 되나요?”

“뭐, 그 쯤?”

건성건성 답하며 토니는 샌드위치를 마저 입에 넣고 커피를 들었다. 그때 토니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액정 화면을 본 페퍼의 눈썹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아침, 그것도 출근 전부터 전화를 한 몰상식한 인간은 도대체 누구인지 토니가 막 물어보려는 순간 자비스가 끼어들었다.

[주인님, 마이어스 이사의 연락입니다. 연결할까요?]

“아니, 됐어. 분명 베트남 계약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일 텐데 아침부터 죄인 전화 받고 기분 잡치고 싶지 않아.”

[알겠습니다.]

“죄인이라뇨?”

페퍼가 묻자 토니는 커피를 마시면서 조용히 대꾸했다.

“사람을 죽이거나 물건을 훔쳐야지만 죄는 아니지. 무능함, 그 무능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함 역시 죄야.”

가차 없는 토니의 평가에 페퍼는 익숙하다는 듯 샌드위치를 묵묵히 먹을 뿐이었다. 마이어스의 전화가 끊이자마자 토니는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페퍼에게 물었다.

“아까 말했던 거, 오늘 무슨 인터뷰가 있다는 거지?”

“아, 그거요? 존 필린저 씨에요. 아이언맨과 토니 스타크의 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면서 연락을 해왔죠.”

“그거 거절하지 않았어?”

“전 분명히 거절했죠. 그런데 당신이 ‘까짓꺼 해보지 뭐’라면서 허락한 거잖아요.”

어제 저녁에 뭘 먹었는지도 기억 못하는 토니에게 몇 달 전에 잡힌 인터뷰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진행되게 된 것인지를 알아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토니는 쓰게 웃으며 커피를 마실 뿐이었다.


토니 스타크와 아이언맨의 근간이 되는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1939년 천재 발명가 하워드 스타크에 의해 설립됐다.
냉철하고 똑똑한 사업가이자 과학자였던 하워드 스타크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근간을 마련했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외아들 토니를 남기고 사망해버렸고 이후,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경영권은 하워드의 친구이자 공동 창립자였던 오베디아 스탠에게 넘어갔다.
오베디아에 의해 운영되던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하워드의 외동아들 토니가 21살이 되던 해, 그에게 돌아가게 됐다. 이후 페퍼 포츠를 CEO로 임명한 적이 있긴 하지만, 다시 토니가 CEO로 복귀하면서 지금까지 토니의 주도 하에 회사가 운영되고 있었다.
토니가 아이언맨이 되기 이전,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주력 사업은 군수사업으로, 토니가 발명한 기술력을 토대로 압도적인 전 세계 1위의 군수업체였다. 이 또한 옛날이야기로, 군수사업과 연구개발에 여전히 투자를 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판매보다는 아이언맨 슈트에 사용될 연구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될 뿐이었다.

현재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주력 사업은 에너지 사업으로, 아크리액터를 기반으로 한 그의 에너지 사업은, 군수사업을 진행했을 때보다 더한 부를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안겨주었다.
아크리액터라는 첨단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한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에너지 사업은 전 세계 에너지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했고, 그로 인해 석유나 석탄 등을 수출하는 것을 주력으로 삼은 중동 국가들이나 소코비아와 같은 나라들에선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이름은 ‘악마’와 다름 없는 취급을 받고 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본사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해 있었다. 토니의 말리부 저택에서 꽤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아이언맨 슈트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리 같은 건 무의미했다. 

회사까지 함께 온 페퍼와 헤어져 스타크 인더스트리 내 자신의 집무실에 들어선 토니는 비서실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존 필린저와 스탭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존 필린저는 반전 메시지를 담은 여러 다큐멘터리를 만든, 유명한 감독이다. 그쪽 업계에선 매우 유명한 인물로, 수많은 상도 받기도 했다. 
그와의 약속에 10분 정도 지각했다는 걸 깨달은 토니는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사과부터 건넸다.

“미안합니다, 필린저 씨 맞죠?”

“존 필린저입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타크 씨.”

“아닙니다, 당신의 다큐멘터리엔 감탄했거든요, 바로 시작할까요?”

그렇게 말하며 토니는 자신의 집무실 안으로 필린저를 안내했다. 필린저와 그의 스탭 2명, 그리고 페퍼가 토니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이번 작품의 제목이 뭐라고 하셨죠, 필린저 씨?”

“‘21세기의 유령’입니다.”

왜 하필 유령이냐는 건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토니는 더 투덜거리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자신이 하기로 한 인터뷰이니, 적당히 서비스를 해줄 생각이었다. 거기다 이번 기회에 군수업자, 남의 피로 돈을 버는 비겁자의 이미지도 적당히 씻어낼 필요도 있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군수사업이 아닌, 에너지 사업으로 전환했고, 업계 1위로 막대한 부를 창출해내고 있으니, 이 또한 적당히 홍보 수단으로 쓰면 좋겠다는 게 토니의 생각이었다.
스탭들은 토니의 집무실을 살펴보더니, 필린저와 토니가 앉을 자리를 정해주었고,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카메라의 녹화 스위치가 눌러졌다.

“저는 지금그타크 인더스트리 사옥에서 회사 대표이자, 기술연구부 부장인 앤서니 스타크씨와 함께 있습니다.”

필린저는 카메라에 토니를 가볍게 소개한 다음, 바로 본론을 꺼냈다.

“토니, 당신을 아이언맨 이전, 무기거래상이라고 정의해도 될까요?”

“그 사실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군수사업에서 철수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설계하고 판매한 무기는 아직도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과거 우리 회사가 미군에 무기를 설계, 납품했다는 건 인정합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군수사업을 기반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필린저가 예전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군수사업을 집요하게 노리고 파고 들자, 페퍼는 인터뷰를 중단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토니는 눈짓으로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뒤, 계속 대답을 이어나갔다.

“첫 메이저 계약을 미 공군과 했던 것은 맞습니다.”

“어떤 계약이었죠?”

“당시 제가 관심을 갖고 있었던 분야는 소형화였죠. 미 공군은 그것의 군수품 응용 가능성을 생각했죠.”

“그것이 시드포드 폭탄이었죠? 폭탄을 개발한 건 언제였습니까?”

먹잇감을 찾은 건가? 토니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원하는대로 대답을 해주었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20살 때였던가? 활주로와 장갑 호송 차량을 파괴할 목적으로 설계됐죠.”

“전부 작동하던가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군요. 폭탄이 잘 작동했는지 여부는 미군에 물어보는 편이 나을 겁니다. 우린 폭탄에 대한 작전 리포트를 받지 않으니까요.”

“당신의 마이크로 폭탄은 하나하나가 다이너마이트 이상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중 18%는 타이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 분쟁지역 곳곳에 뿌려져 있지요.”

토니는 속으로 깊이 탄식했다. 크리스틴 에버하트라는 온몸을 던져 토니를 취재했던 여기자도 토니가 만든 무기들이 분쟁지역에 출하된 것을 두고 그를 질타한 적이 있었다. 토니는 자신은 출하를 허가한 적이 없었다고 했지만 회사는 그걸 했다는 식으로 비난을 이어나갔다. 지금이야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못하도록 시스템으로 막아버려서 불가능했지만, 당시에는 이사회는 물론, 오베디아 스탠이 토니가 알지 못하는 뒷구멍으로 거리를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토니로선 억울했지만, CEO이자 최대주주는 이런 일에 책임을 지라고 있는 자리였다. 자신이 아이언맨임을 밝힌 기자회견 이후,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분쟁지역으로의 스타크 인더스트리제 무기는 결코 팔지 않겠다고 선언해야했다.

“잘못된 손에 넘어간 무기로 인해 큰 부상을 입고 목숨이 위태로웠던 적도 있었지요?”

필린저의 말이 토니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토니가 아이언맨이 된 계기, 아크리액터를 만들어 망가진 심장을 보호해야한 일이 바로 자신이 만든 무기로 인해 일어났다. 아프가니스탄의 동굴에 자신의 목숨을 두고 온 그 사건을 토니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토니는 길게 심호흡을 했다. 요즘 토니는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정신질환에 대해 정통한 의사가 봤으면 단박에 공황장애라고 판단했겠지만, 토니는 그저 자비스가 지적했듯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생긴 스트레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심호흡을 한 토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은 괜찮습니다.”

토니가 대답하길 기다렸다는 듯 필린저는 바로 질문을 이어나갔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개발됐던 무기들은 아이언맨 슈트에 반영됐습니까?”

“모든 장비는 아이언맨으로 이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언맨은 무기라고 정의해도 되겠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물건에는 군사적 응용성이 있고, 파괴적 잠재성이 내포돼 있죠.”

“그렇다면 아이언맨 슈트야 말로 어마어마한 파괴적 잠재력이 있겠군요. 현재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특허 출원한 아크 리액터는 유순한 면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아크 리액터는 친환경 에너지의 표본이 될 겁니다. 현재 스타크 타워를 통해 그 유용성이 입증됐죠.”

“아이언맨 슈트는 당신의 신체를 보호하고, 어벤져스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 외엔 딱히 다른 용도로 쓰이는 건 없는 거 같은데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아이언맨 슈트는 방위산업 응용품이 맞는 게 아닌가 싶네요.”

토니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필린저는 무례했다. 그는 줄곧 무례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유명한 다큐멘터리를 여럿 만들었다는 점을 토니가 기억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무기를 만들어 판, 무기상 토니 스타크를 증오할 게 분명했다.
그의 다큐멘터리 인터뷰에 응한 것은 자신이 변화했고, 무기상이라는 과거를 털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이미지 세탁은 불가능했다. 토니는 다시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끼면서 필린저의 질문을 끊어버렸다.
필린저가 편집할 게 분명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해둬야할 말이 있었다.

“모든 테크놀로지는 그런 응용이 가능합니다만……. 존, 난 당신과 말싸움을 할 생각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내가 답변에 대해 부연설명을 할 때마다 말을 끊는 군요.”

“…….”

“내 논지는 스타크 인더스트리가 개발한 무기들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기술 개발에 사용됐습니다. 시도포드로 번 돈은 의학 등 사회 공헌을 위해 사용됐구요. 아까 나보고 무기 거래상이라고 말했죠? 결론을 말씀드리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린저도 지지 않았다. 그에겐 무기상 토니 스타크를 비난을 명백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신이 사회공헌을 위해 사용된 돈이 이라크와 같은 곳에 유용히 쓰일까요? 당신이 만든 지뢰로 팔이 떨어져 나간 아프가니스탄의 아이가 과연 아이언맨 슈트가 멋있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할까요?”

“난 내 자신이 완벽하다는 생각을 한 적 없습니다. 내 손에는 항상 피가 묻어있죠.”

잠시 말을 끊은 토니는 자신의 가슴에 달린 아크리액터를 손으로 두드리면서 말했다. 그와 동시에 토니는 아이언맨 슈트를 호출했다. 숨이 계속 가빠지는 것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했다. 병원에 가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토니의 몸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는 건 아이언맨 슈트가 훨씬 빨랐다.

“이 가슴에 달려있는 아이언맨의 상징은, 내게 지금의 삶이 덤이라고 알려주고 있지요.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내게 남아있는 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음 미션뿐이죠.”

“세상을 개선하겠다는 말씀이시죠?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날선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 토니는 인터뷰가 끝나자 심호흡을 하면서 필린저와 악수를 나눴다. 필린저는 토니로서는 매우 불편한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승낙한 것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있었다.

“사실 궁금하군요. 제 작업물들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 왜 인터뷰에 응한 겁니까?”

“내가 먼저 묻죠. 왜 내가 ‘21세기의 유령’입니까?”

토니가 되려 묻자, 필린저는 솔직하게 답했다.

“당신이 2000년대에 생산한 무기들이 기아와 전쟁에 허덕이는 나라에 배치되어 아직도 그곳 사람들을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솔직한 대답을 들은 토니는 자신도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난 당신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거의 20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지요. 그래서 묻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뭔가 변화시킨 게 있습니까?”

“…….”

필린저는 침묵했다. 그가 만든 수많은 다큐멘터리는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뭔가 변화를 시키지 못했다. 반전을 수없이 부르짖었지만, 남은 건 집에 모셔다둔 여러 상장들 뿐, 지금도 지구상 어디가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당신은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지식인들, 비평가들, 운동가들은 당신의 작품들을 찾아보지만 문화적으로 거의 투명인간에 가까워요.”

“…….”

토니는 자신의 휴대폰을 슬쩍 보았다. 아이언맨 슈트가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거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자, 토니의 가빴던 숨이 조금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난 아이언맨이 되어서 내가 저지른 과오를 수습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작품은 뭔가 변화시킨 게 있습니까?”

“……잘 모르겠군요.”

“만나서 영광이었습니다, 필린저 씨.”

“……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타크 씨.”

필린저와 스텝들이 집무실에서 물어나자, 토니는 매고 있던 넥타이를 거칠게 풀면서 급히 집무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놀란 페퍼가 뛰어나왔지만, 토니는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토니가 건물 옥상 쪽으로 뛰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페퍼는 그리로 달려갔다.
옥상에 먼저 도착한 토니는 옥상 중앙에 얌전히 놓여있는 아이언맨 슈트를 서둘러 달려갔다. 호흡이 몇 번이고 멈출 뻔 했지만 억지로 숨을 내쉬며 아이언맨 슈트로 다가갔다. 주인이 다가가자 아이언맨 슈트는 등부분이 열리면서 사용자를 맞이할 준비를 했고, 토니는 서둘러 아이언맨 슈트 안으로 들어갔다.
슈트를 착용하니, 가빠졌던 토니의 호흡이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바닥이 꺼질거 같았던 불안한 느낌도 슈트 안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언맨 슈트를 착용한 토니는 급히 자비스를 호출했다.

“심장을 체크해! 어디가 문제야? 혹시 뇌가 문제인 거야?”

[심장이나 뇌에는 이상 없습니다.]

“그럼 뭐야? 독극물에 중독된 거야?”

[체내에 독극물 반응은 없습니다. 제 진단으론 심각한 불안증세입니다.]

“불안증세? 내가?”

불안증세라니,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불면증으로 인한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었단 말인가? 이제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증세가 불안증이라는 말에 토니가 놀라고 있는 사이, 페퍼가 옥상에 도착했다.
옥상에 도착한 페퍼가 본 것은 마크7을 입고 있는 아이언맨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이언맨 슈트를 이런 곳에서까지 입고 있는 모습에 페퍼는 한숨이 나왔지만, 그래도 아이언맨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토니, 왜 이래요?”

“급한 일정 없으면 난 가볼게. 당신이 적당히 처리해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언맨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