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구성주, 주연: 고두심

개봉일: 2005년 4월 7일
서울 관객수: 4만 7088명
전국 관객수: 19만 7793명
죽어도 차를 못 타는 우리 엄마는 어지럼증입니다……
땅끝 마을 해남에서도 차를 타고 1시간쯤 들어가야 하는 마을에 살고 있는
우리 엄마는 나를 낳은 이후로 한번도 차를 타 본적이 없습니다.
차를 타 보기는 커녕, 지나가는 차를 보기만 해도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울럼증이 생긴답니다.
엄마는 마흔 살에 나를 낳은 이후부터 어지럼증이 생겼답니다.
그래서 둘째 오빠 제대할 때도 두 시간이나 걸리는 읍내 버스터미널까지 걸어서 마중 나가고,
큰 언니 결혼식에는 무리해서 택시를 탔다가 동네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포기하고,
결국 혼자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28년 전부터 우리 엄마에게 차는 더 이상 쓸모 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그럴때마다 “나가 늘그막에 너를 날라고 너무 힘을 써버렸당게…”며 허허 웃습니다.
그런 우리 엄마가 생애 첫 모험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렇게 씩씩했던 우리 엄마가 며칠째 머리를 싸매고 누웠습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내 결혼식에 꼭 와야 할 이유가 있다는데……
가는 방법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엄마를 위해 배를 타고, 가마를 태우고, 열기구를 띄우고, 수면제까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보지만,
결국 엄마가 내 결혼식에 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걸어서랍니다.
68세 늙은 엄마에게 해남 집에서 목포 결혼식장까지의 이백 리 길은
나흘을 꼬박 걸어야 당도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결심을 단단히 한 우리 엄마, 말리는 가족들에게 이런 최후 통첩을 했습니다.
“금지옥엽 내 새끼 시집 간다는디…사부짝 사부짝 걷다 보면 기일 안에 당도하겄제….
그러고 막둥이 결혼식에는 나가 꼭 가야 할 이유가 있당께…..”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결사 반대를 외치던 가족들도 엄마의 이 한마디에 결국 함께 동행하기로
했답니다.
나흘 뒤에 있을 내 결혼식에 엄마는 무사히 걸어서 도착할 수 있을까요?
“엄마, 미안해… 엄마가 어떻게 험한 산을 넘으면서까지 목포까지 걸어와…
그러게 힘들게 걸어오면서까지 오겠다는 이유가 뭔지 나한테만이라도 말해주면 안돼?
엄마한테 백분의 일도 못해주는 딸 결혼식,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당신의 딸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세상에는 당신이 제 딸이 되어 있기를...
내 마음에 머무는 이름 하나
가슴을 울리는 우리 엄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이것은 아주 특별한 우리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엄마는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하다 못해 먹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우리 엄마는 더운 것도, 추운 것도, 웃음도, 눈물이라는 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엄마에게도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을,
엄마에게도 응어리 질 만큼 가슴 아픈 일이 있다라는 것을.....
며칠 뒤면 있을 제 결혼식에 못 올 엄마를 만나러 집으로 갔을 때,
엄마는 처음으로 내 앞에서 눈물을 내비쳤습니다...
미안하다고... 아가야 미안하다고....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만 훔쳤습니다....
땅끝 마을 해남 우리집에서 목포 제 결혼식장까지는 차로 가면 1시간이지만,
차를 못 타는 우리 엄마에게는 며칠을 걸어야 하는 아주 먼 길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오늘부터 그 먼 길을 꼬박 걸어 제 결혼식장에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가족 모두가 말려도 한사코 고집을 부리십니다.
엄마는 왜 그렇게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 오시려는 걸까요?
엄마....
이제서야 당신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다음 세상에는 꼭 제 딸로 태어나기를...
그때는 당신이 그랬듯 제가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About Movie|
너무 쉬워서, 너무 익숙해서 잃어버린 그 이름을 부르는 영화
영화 <엄마>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고, 너무 많이 다뤄서 쉽게 치부해버리는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이제는 한 없이 작아져 차마 닮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얼굴을 진정으로 바라보게 한다. 막내딸 결혼식 만큼은 꼭 가고 싶은데, 죽어도 차를 못 타는 어지럼증 어머니가 갈 수 잇는 방법은 오직 하나, 걸어서 뿐이다. 늘 그랬듯이 자신의 처지를 탓하고 단념하면 그만이지만, 이번만큼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모험을 강햄한다.
해남에서 목포까지 황토길, 신작로, 논두렁, 겹겹이 주름진 산길 등 다양한 길 곳곳에 어머니의 인생이 묻어나면서 동행의 끝에서야 우리는 비로소 어머니의 진짜 얼굴과 만나게 된다. 어머니가 모험을 감행하면서까지 그토록 가야만 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영화 <엄마>는 그 어떤 영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진한 여운과 함께 더 없이 행복하고, 더 없이 따뜻한 어머니의 위로라는 뜻밖의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남도의 거친 시골 길 하나, 이름 모를 들꽃 하나가 새로운 영화
영화 <엄마>는 우리나라에서도 발굴되지 않은 무공해 청정지역인 전라남도 해남에서 100% 올 로케로 진행되었다. 아름답고 잘 다듬어진 예쁜 길이나, 가공된 세트가 주는 인공의 세련된 비주얼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광과 청량한 기분을 스크린 속에서 마음껏 느낄 수 있다. 해남에서 목포까지 걸어가는 어머니의 여정 속에는 국내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인 ‘월출산 구름다리’ 훼손되지 않은 유일한 명당이라고 평가 받는 ‘대홍사’ 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미처 닿지 않은 무공해 청정지역의 모습까지도 고스란히 담아 발굴되지 않은 보물을 찾은 듯한 기쁨도 검으로 선물한다.
남도 길에서 펼쳐지는 어머니의 여정은 재미와 웃음은 물론 예쁘진 않지만 오직 어머니만이 내뿜을 수 있는 무공해 사랑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포근하게 보듬어준다.
충무로 최고 연기파 배우들의 파워풀 연기 조합
영화 <엄마>의 무게 중심에는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의 파워풀한 연기가 있다. TV에서부터 스크린까지 주름 잡은 고두심을 비롯 연극무대에서 부터 탄탄한 경력을 통해 충무로에서도 관록 있는 연기파 배우로 인정 받는 손병호, 김유성, 박원상. 우리에게 친근한 연기를 선보인 김예령, 이혜은, 반민정, 채정안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다. 시골 노모로 완벽하게 변신한 ‘고두심’, 못 말리는 코믹 캐릭터를 선보일 김유석, 발랄한 이미지에서 속 깊은 막내딸 역할을 맡은 채정안까지 영화 <엄마>의 배우들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캐릭터에도 도전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엄마>에서 선보이는 배우들의 진솔한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실 예정이다
|Character &Cast| 세상 누구보다 특별한 ‘우리 엄마’ 고두심
“나가 지금 이 고생하는 거 다 느그 아버지 탓이여. 느그 아버지가 밤새 잠을 안 재우고 난리를 펴서 할 수 없이 너를 낳았제...”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박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 <꽃보다 아름다워>, 억척스러울 정도로 강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 <한강 수타령>을 통해 지난해 연기대상을 휩쓴 고두심은 타고난 연기자로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국민 배우이다. 늙은 시골 노모라는 외모상의 완벽한 변신 뿐 아니라, 크랭크인 전부터 감독과의 수많은 회의를 통해 어머니의 캐릭터를 새롭게 발굴해 낼 만큼 <엄마>에 대한 고두심의 열정은 각별했다. 영화 <엄마>는 어떤 배우도 흉내낼 수 없는 고두심이라는 국민 배우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작품이 될 것이다.
|Director| 구성주
영화 <엄마>의 연출을 맡은 구성주 감독은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울렁증을 가진 노모가 산을 넘어 시내에 있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연을 본 후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특별함을 느꼈다고 한다. 해남에서 목표까지 실제로 3박 4일에 걸쳐 걸어가면서 이번 시나리오를 완성해낸 만큼 감독 자신이 경험한 리얼한 에피소드와 또 그 만큼의 정성이 담긴 작품이다. 자극적인 소재나 드라마, 억지 웃음이 난무하는 영화들 사이에서 관객들과 진정으로 교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되어 관객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의미를 찾아갔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어머니가 걸어가고자 하는 그 문제적 거리를 파헤쳐본다!!
해남 우리 엄마 집에서 목포까지의 거리 80㎞_약 이백 리
이백 리 길은?
-서울에서 안성까지의 거리-부산에서 마산까지의 거리-여의도에서 잠실까지 약 5번 정도 반복해야 하는 거리
-평균 4㎞의 속도로 걷는 젊은이가 하루 꼬박 쉬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야 하는 거리
그래서, 결국 우리 엄마에게는 하루 열 시간, 사십 리씩 나흘을 꼬박 걸어가야 하는 거리
SAGA의 평
-팸플릿 이야기를 먼저 하면, 엄마 즉 어머니라는 소재가 국내 관객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거라고 생각한 건지, 바로 전에 리뷰한 미스 에이전트 2에 비하면 과할 정도의 구성이다.
-주연을 맡은 고두심이야 드라마에서 잔뼈가 굵었고, 수많은 드라마에서 어머니 역할을 맡아온 베테랑 배우지만, 그와 별개로 영화 흥행과는 관련있는 배우가 아니고, 극중 고두심의 자녀들로 나오는 손병호, 김유석, 박원상, 이혜은 등 배우들도 다른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하지, 주연이나 흥행에 관련있는 배우들이 아닌데도 이정도 구성이라니... 엄마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감수성 짙은 영화니 반드시 흥행할 거라고 믿은 모양이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 부모님 그것도 어머니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아무리 못해도 적당한 성적을 거둘 만큼, 모든 사람들에게 애틋하게 다가온다. 차를 타면 너무 심한 멀미를 하기 때문에 차를 탈 수 없고, 어떻게든 막내 딸의 결혼식에는 참석하고 싶은 엄마는 걸어서 해남에서 목포까지 가기로 결심하고 다른 가족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길에 오른다. 딸의 결혼식을 보기 위한 어머니의 로드무비... 그게 바로 이 영화다.
-팸플릿에 감독이 멀미가 심한 어머니가 아들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걸어서 산을 넘어가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하는데, 비슷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는 나도 본 적이 있다. 어머니와 아들 모두 멀미가 너무 심해서 차를 타면 1시간이면 왔다 갔다할 수 있는 거리지만, 그냥 전화로만 안부를 주고 받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였었다. 나도 멀미가 심한 편-난 운전을 해도 멀미를 한다-이지만 차를 타면 아예 잠을 자버리는 전략을 선택하기 때문에 저정도로 멀미가 심한 사람들이 있구나... 생각했다.

-소재와 중심이 되는 스토리는 적당히 잘 만들었는데, 문제는 짜임새였다. 좋은 주제와 소재를 다뤘지만, 엄마가 막내 딸 결혼식을 위해 걸어서 참석한다는 내용 외의 것들이 영화에 잘 녹아들지 못한다. 왜 엄마가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걸어가는지부터, 다른 자식들과의 관계, 비구니가 된 큰 딸... 꽤 괜찮은 소재들이 많았는데 이게 영화에 하나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각각 스토리들이 따로 놀고 있다고 할까?
-마음에 안 든 건 결말 부분인다. 꼭 그렇게 마무리했어야 했는지 의문이었다. 그냥 감동을 가득 담은 로드무비로 마무리했어도 됐을텐데 말이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연기로 잔뼈가 굵은 분들이라 수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어머니를 연기해온 고두심의 어머니 연기는 두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최근 방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하나 남은 자식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니까 며느리에게 통장 쥐어주면서 ‘의사가 하라는대로 하고, 호흡기 떼자고 하면 떼라’고 말한 뒤, 손주는 내가 데리갈테니 며느리보고 새 출발하라고 등 떠미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걸 연기하는 모습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다.

-이 영화에서 자식들로 등장하는 손병호, 김유석, 박원상, 채정안 등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손병호와 고두심은 11살 차이인데 모자지간으로 이 영화에 나온다.

-아, 이번 주에 리뷰하는 영화들은 왜 다 이모양이냐... 담주에는 좀 더 유쾌한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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