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4편 운명 (6)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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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4편 운명 (6)


호크아이, 클린트 바튼은 양손을 결박당한 채 매우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의 정신을 지배했던 로키의 세뇌가 나타샤의 일격으로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클린트의 가족들은 그의 상태를 매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그들에게 다크윙은 적절한 조언을 해줬다. 그는 반나절 정도 전에 멜린다 메이 요원을 구하면서 세뇌를 풀어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클린트가 매우 괴로워하자, 다크윙은 아이린이 분석하고 조합해준 약물을 주입해 그의 고통을 조금은 덜어주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덜어준 것이지, 클린트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 치타우리 셉터의 마법을 풀어내는 건 클린트 본인의 몫이었다.

“클린트, 괜찮을 거야.”

“그거 알아? 확신할 수 있냐고!”

괴로워하는 클린트를 위로해주는 나타샤였지만, 클린트는 세뇌당한 채 자신이 했던 모든 일이 괴로웠는지 신음성을 냈다.

“난……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어. 그를 머릿속에서 내보내야 해.” 

“조금 쉬어야 해요, 아빠.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야.”

스카이가 손을 잡으면서 걱정스럽게 말하자 클린트는 사랑스러운 딸을 보며 쓰게 웃어보였다. 고통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클린트는 구속시킨 자신의 팔을 풀고 시원한 물이 담긴 컵을 내미는 나타샤에게 물었다.

“내가 왜 돌아왔지? 어떻게 한 거야?”

“인지능력을 바로잡아 줬지. 머리를 세게 갈겼어.”

“고마워, 나타샤.”

시원한 물을 한 잔 들이키니 머리속을 괴롭혔던 기억들에게서 조금은 해방되는 기분이었다. 클린트는 깊은 한숨을 쉬더니 카케루를 보았다.

“카케루, 내가 얼마나 많은 요원들을 죽…….”

“그만해. 그만해 그건 당신이 아니었어, 클린트.”

클린트가 죄책감에 시달리는 걸 볼 수 없었던 나타샤가 말을 막았고, 카케루는 부모님을 번갈아가며 살펴보더니 얼른 말을 꺼냈다.

“맞아요, 아빠. 그건 로키였잖아. 괴물이나 마법 같은 거라고요. 이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 받은 적 없고…….”

“로키……. 그는 도망쳤나?”

“그래, 그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

로키 정도로 용의주도한 인물이 자신의 말에 불과한 클린트에게 목적을 전부 말할 리 없다는 건 요원 훈련을 받지 않은 스카이도 알만한 사실이었다. 클린트는 쓰게 웃으며 물컵에 남은 물을 들이켰다.

“알 필요가 없었으니까 물어보지도 않았어. 곧 계획을 실행할 거란 건 알아. 아마 오늘이겠지.” 

“그를 막아야 해.”

“그래, 로키의 눈에 화살을 박을 수 있다면 다리 쭉 뻗고 잘 것 같아.”

“이제야 당신답네.”

클린트가 원래대로 돌아온 것을 본 카케루는 스카이를 끌고 메이의 상태를 살펴보겠다면서 자리를 비켜줬다. 아빠의 곁에 더 있고 싶은 스카이가 투정을 부렸지만 카케루는,

“잠깐만 두 사람한테 시간을 주자고.”

라고 속삭이면서 스카이를 끌고 나갔다. 카케루가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자, 나타샤는 클린트의 옆에 앉았다. 나타샤가 로키와의 전면전에 뛰어들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클린트는 조용히 그녀에게 물었다.

“나타샤, 당신은 스파이지 군인이 아니야. 그런데 지금 자진해서 전쟁터로 들어가려는 거야? 로키가 네게 무슨 짓을 했어?”

로키에게 세뇌됐을 때의 행동으로 동료 요원들이 희생된 것을 마음에 두고 있는 클린트였?기에 나타샤는 로키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그리고 클린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롱한 걸 말하지 않기로 했다. 동료 요원들의 죽음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클린트에게 더 괴로운 기억을 안겨주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안 했어, 단지…….”

“나타샤.”

클린트는 뭔가 눈치챘다. 세뇌된 상태에서 로키에게 뭔가 말했을 것이고, 그걸 이용해 로키는 나타샤의 정신을 마구 흔들어놓은 거라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나타샤는 로키가 한 말을 끝까지 입에 담지 않았다. 다만,

“내가 마음을 바꾼 것뿐이야. 피로 범벅이 된 내 손을 씻어낼 기회가 온 거야.”


추락의 위기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불안한 항행 중인 헬리캐리어의 갑판 위에는 두 대의 인상적인 비행기가 착륙해 있었다. 하나는 다크윙이 타고 다니는, 서울 밤하늘을 누비는 소드 브레이커였고, 다른 하나는 콜슨의 팀이 모함으로 삼고 있는 버스였다.
다크윙의 소드 브레이커 안에는 한 남자가 몰래 탑승해 있었는데, 그는 다름아닌 살라딘이었다. 살라딘은 주위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소드 브레이커의 메인 컴퓨터에 가져온 USB를 꽂았다. 
그러자 메인 컴퓨터 모니터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아이린이 표정 변화 없는 얼굴로 말했다.

[쉴드에서 빼온 자료는 이게 다에요?]

“암호화된 자료가 더 많아서 해석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야.”

[확실히 그러겠네요. 암호 다 풀려면 고생 좀 하겠는데?]

“암호를 풀어줘. 답례는 후하게 하지.”

[답례는 민트 초코부터 시작하죠.]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린은 화면을 꺼버렸다. 아이린에게 필요한 자료를 넘긴 살라딘은 누구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소드 브레이커에서 내렸다. 눈에 띄지 않게 헬리캐리어로 복귀한 살라딘은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지원을 만났다.

“아이린에게 자료 넘겼어요?”

“그래, 이제 쉴드가 가지고 있는 그레이 팬텀에 대한 자료는 모두 우리 손에 들어왔어. 남은 건…….”

“그걸 해석하는 거겠죠. 시간이 오래 걸리겠네요.”

“그러겠지.”

고개를 끄덕인 살라딘은 지원의 주변을 살펴보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다크윙은 어디에 있지?”

“아까 캡틴이랑 같이 스타크 씨를 찾아가던데요?”

“그래? 신기한 일이군.”

남과 같이 다니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다크윙이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다니고 있다니……. 살라딘은 피식 웃으면서 지원에게 다크윙이 간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쉴드 요원들에게 물어가면서 다크윙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콜슨이 사망한, 그의 피가 흐른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온 샤론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메인 브릿지에서 도망치듯 나가버린 토니를 찾으려고 수소문을 해보니, 그가 이곳으로 갔다는 말을 듣게 됐다. 참 토니다운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 샤론은 구금실이 있는, 토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콜슨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구금실에 토니는 없었다. 근처에 있는 쉴드 요원에게 물어보니 이곳에 와서 콜슨의 핏자국을 잠자코 보더니 방금 전에 자리를 떴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
토니가 어디로 갔을까 생각하던 샤론에게 남동생의 행방을 알려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다크윙이었는데, 다크윙은 구금실 앞에 있던 샤론에게 토니가 있는 곳을 알려줬다.

“당신의 동생은 지금 격납고에 있더군. 아이언맨 슈트를 수리하는 모양이야.”

다크윙이 알려준 대로 토니는 격납고에 있었다. 헬리캐리어 엔진 속에서 구르느라 망가진 슈트를 수리하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화를 토해낼 거 같은 얼굴을 하고도 슈트를 만지는 토니의 손은 침착하기만 했다.
다크윙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지 않겠다는 듯 격납고 입구 쪽에 기댄 채 다가오지 않았고, 샤론은 다크윙의 마음씀씀이에 감사함을 느끼며 토니에게 다가갔다.

“콜슨의 여자친구가 첼리스트였지?”

“그래, 포클랜드에 있어.”

“콜슨은 달리 가족이 없으니 여자친구에게 사망소식이 전해질거야.”

“……바보 멍청이였어.”

“왜? 믿음 때문에?”

샤론이 묻자 토니는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말을 저렇게 매정하고 싸가지 없게 할까 싶겠지만, 토니를 워낙 오래 봐온 터라 샤론은 별 말 없이 그의 툴툴거림을 다 받아줬다. 

“로키를 혼자 상대했잖아. 혼자선 상대가 안 되는 걸 알았으면 우릴 기다렸어야지!” 

“가끔은 어쩔 수 없는 때도 있는 거야, 토니.”

“그만해!”

평정심을 잃었는지 토니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워낙 가벼운 언행을 보이고, 행동 또한 그랬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니 스타크라는 사람 자체가 가볍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상처 받는 걸 두려워했고, 주변의 사람을 잃는 걸 싫어했다. 주변의 사람을 잃기 싫었기에 그는 주변에 사람을 두지 않으려고 했고, 그 정도 부자라면 응당 뒀어야할 집사도 두지 않고 인공지능 자비스로 대체할 정도였다.
그렇게 외톨이로 살아오던 토니에게 어벤져스 예비멤버들은 새로 생긴 친구들이었다. 가족으로는 샤론, 친구로는 로디, 연인으론 페퍼가 있었지만, 이제까지의 좁은 인간관계를 넘어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인생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툴툴거리기도 많이 했고, 딱히 정을 주지 않으려고도 노력해봤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이후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낸 콜슨이 죽었다는 사실은 그에게 너무 가슴 아픈 일이었다.

“난 더 이상 퓨리의 장단에 놀아나진 않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야. 그도 로키와 다를 바가 없어.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건 전부 뒤로 하고 이 일을 해결해야 해. 하나씩 다시 검토해보는 게 어때?”

뭔가 괴롭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토니는 자신의 머리나 손을 바쁘게 움직이면서 평온을 찾았다. 그래서 항상 뭔가 뚝딱거리며 만들었고, 그게 불가능하면 생각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확장시켜 괴로운 일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걸 알았기에 샤론은 자연스럽게 토니의 생각을 다른 쪽으로 유도했다. 

“테서렉트를 이용하려면 로키에겐 에너지원이 필요할거야. 그 리스트를 작성하면…….” 

“로키는 우리를 뿔뿔이 흩어놓았어.”

“그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야.”

샤론의 말에 토니는 이제까지 만지고 있던 아이언맨 슈트를 내려놓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누나. 로키에겐 그게 중요했어. 그는 우리가 있는 바로 여기를 쳤다고. 왜 그랬을까?”

“우릴 뿔뿔이 흩어놓기 위해서겠지. 우리만큼 자신에게 위험이 되는 존재는 지구상에 없으니까.”

“그래, 히어로들을 분산시키는 작전은 훌륭해. 그렇게 그는 우릴 이길 필요가 있었던 거야. 우리를 이겼고, 모두 그걸 보길 원했어. 그 자식은 관객을 원하지.”

“그래. 독일에서도 그렇게 했지.”

“하지만 그건 예고편이고 이게 본편이라는 거지. 이 자식은 하이라이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할 거야. 이제 필요한 건 꽃가루를 휘날리고 행진하면서 자기 이름이 새겨진 기념물을…….”

거기까지 말한 토니는 로키의 다음 목표가 뭔지 깨달았다. 그건 샤론도, 다크윙도 마찬가지였다. 로키의 행적을 성격 분석하다가 찾은 게 꽤 황당한 일이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로키가 원하는, 테서렉트를 기동시키기 충분한 에너지원을 그들 모두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로키의 목표는 스타크 타워였다. 

“아, 이 새끼를 진짜!”

그걸 깨달은 토니는 짜증을 내며 아이언맨 슈트의 수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자비스를 호출했다.

“자비스!”

[예, 주인님.]

“스타크 타워에 누가 왔어?”

[주인님께서 타워 사용을 허가한 에릭 셀빅 박사가 왔습니다. 쉴드 요원인 리오 피츠 요원도 함께 왔구요.]

스타크 타워에 셀빅과 피츠가 왔다는 소식을 들은 샤론과 다크윙은 격납고를 뛰쳐나갔다. 로키의 목표가 어디인지 알아냈으니 그곳으로 빨리 가야만 했다.
샤론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클린트와 나타샤가 있는 회복실이었다. 샤론은 캡틴 아메리카의 슈트를 다 갖춰입고 방패까지 손에 들고 있는 상태였다. 

“가면서 말해 줄 테니까 일단 가죠. 다른 요원들은?”

캡틴 아메리카가가 다른 요원들을 찾자 나타샤는 급히 자신의 자녀들을 호출했다. 카케루와 스카이가 오자, 캡틴 아메리카는 그들에게 딱 한 마디만 했다.

“슈트 입어요!”


헬리캐리어의 메인 브릿지.
퓨리는 피가 묻어있는 콜슨의 캡틴 아메리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에 마리아 힐이 슬며시 다가오더니 조용히 물었다.

“국장님, 그 카드들은 자켓 주머니가 아니라 콜슨의 사물함에 있지 않았나요?”

“……동기 부여가 필요했어.”

그때였다. 오퍼레이터 한 명이 헬리캐리어에서 긴급 발진하는 퀸젯이 있다고 소리친 순간이. 퓨리가 보니 응급수리를 마친 아이언맨이 총알같이 튀어나갔고, 그의 뒤를 쫓아 퀸젯 1대와 다크윙의 소드 브레이커가 헬리캐리어에서 발진했다. 
어벤져스들이 왜 저렇게 급하게 발진하는지 알아챈 퓨리는 바로 힐에게 지시를 내렸다.

“무슨 짓을 해서든 통신을 복구시키고 전부 내게 보고해!”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