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3편 위기 (5) 팬픽, FANFIC


SAGA Universe 




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3편 위기 (5)


브루스와 토니가 있는 연구실에 퓨리가 거친 발걸음으로 들이닥쳤다. 
퓨리가 들러선 연구실에는 토니와 브루스, 그리고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는 스카이가 있었다. 10분 전, 퓨리는 토니가 메인 브릿지에 심어놓은 해킹 프로그램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는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

“지금 뭐하는 거지, 스타크?”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자네 임무는 테서렉트를 찾는 거라고 했잖아!”

“지금 그러고 있어요. 프로그램은 구축했고 신호를 탐색하고 있죠. 신호가 포착되면 반 마일 정도의 오차로 위치가 나올 거예요.”

라고 브루스가 대신 대답했다. 퓨리가 보니 토니 못지않게 브루스 역시 그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아마도 토니의 해킹 프로그램이 열람해선 안 될 ‘그 정보’까지 드러내게 만든 모양이었다.

“곧 테서렉트를 되찾게 될 테니까 화내지 말고 진정하고. 일단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제 2단계가 뭔가요?”

토니는 스카이가 해킹하고 있던 화면을 퓨리 쪽으로 돌리면서 물었다. 화면에는 ‘2단계’라고 적혀있는 파일이 나타나 있었는데, 테세렉트와 여러 무기들이 연관되어 있는 내용의 파일이었다.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연구실 테이블에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총기가 놓여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드라 병사들이 사용했던 총기를 테이블에 던져놓은 이는 샤론이었다. 샤론은 차가운 얼굴로 총기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제2단계는 쉴드에서 테서렉트를 이용해서 무기를 만드는 단계지. 미안, 컴퓨터가 늦어서 발로 뛰었어.”

다른 어벤져스 프로젝트 대상자들과 달리 쉴드의 지시에 순응했던 샤론마저도 의혹을 갖게되자 퓨리는 제 2단계에 대해 해명했다.

“우리는 테서렉트에 관한 건 모두 수집했어. 이건 우리가 무기를 만든다는 뜻이…….”

“미안하군, 닉. 방금 뭐라고 했죠?”

라면서 토니는 샤론이 찾은 총기 외에 미사일까지 개발 중이라는 정보를 폭로해버렸다. 쉴드가 어벤져스 프로젝트 이외에 테서렉트를 이용한 무기 개발에도 관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연구실 분위기는 매우 험악해졌다.
그때 연구실 문이 열리더니 토르와 클로드, 나타샤, 카케루가 안으로 들어왔다. 스카이가 연구실에 있는 것을 본 카케루는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쉴드 해킹 중인데?”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말이 안 되는 건 뭐야?”

“일단 나와!”

카케루는 스카이의 손목을 낚아챈 뒤, 연구실 밖으로 끌어냈다. 스카이와 카케루의 잠시간의 소란이 끝나자마자 나타샤는 바로 브루스에게 말했다.

“지금 짐을 챙겨서 떠나 줄 수 있어요?”

“캘커타에 있던 나를 멋대로 데려온 건 당신들이잖아요?”

“로키가 당신을 이용하려고 해요.”

“그럼 당신은 날 이용 안 했구요?”

“설마 내 눈웃음에 홀려서 온 건 아니잖아요?”

“그건 그래요. 하지만 난 안 떠납니다. 나는 왜 쉴드가 테서렉트를 이용해서 무기를 만들려고 했는지 알고 싶은 거예요.”

브루스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자, 결국 퓨리는 대답을 해줘야했다. 왜 쉴드가 테서렉트를 이용해 무기를 만들었는지를 설명하지 않으면, 이 상황이 수습되지 않을 거 같았다. 퓨리는 토르를 가리키며 ‘이 사람 때문’이라고 선언했다.
황당해 하는 토르에게 퓨리는 말을 이어나갔다.

“스티브 로저스를 저 남자가 구해준 이후부터 우리는 이 우주에 인간 외의 존재가 있다는 걸 알게 됐지. 그러다 작년, 이 우주에 존재하는 인간 외의 존재가 보낸 무언가가 작은 마을 하나를 날려 버렸어. 그건 인간 외의 존재가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들에게 허망할 정도로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려줬지.”

“내 백성들은 당신들과 평화롭게 지내고픈 생각밖에 없소.”

“저 밖에 있는 게 당신네 뿐은 아니잖아? 그리고 자네가 유일한 위협은 아니야. 세상에는 우리가 상대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해. 눈 뜨고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대가 테서렉트로 한 일은 로키가 하는 짓과 다를 바 없소. 지구가 전 우주에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린 거요!”

토르가 반박했지만 퓨리는 비이냥거렸다. 

“전쟁 준비? 당신네들이 그렇게 만든 것뿐이야. 우리도 뭔가 해야 했…….”

“핵 억지력을 말하는 건가요? 하지만 그게 핵전쟁을 효과적으로 막아 주진 않잖아.”

토니가 끼어들었지만 퓨리의 비이냥은 멈추지 않고 토르에게서 그에게로 옮겨갈 뿐이었다.

“이봐, 스타크. 제2단계에 대한 기본 계획을 세운 사람이 누군지 알아? 바로 자네 아버지야!”

“뭐라고?”

“자네 아버지는 토르의 존재를 알자마자 아스가르드의 기술력을 알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 지구가 그 기술력으로 무장해야 안전해진다고 말이야.”

“잠깐, 왜 화살이 나한테 오는 건데!”

‘인간이 진화한 줄 알았는데 조금도 변한 게 없다’, ‘우리가 당신네 별에 가서 불꽃놀이라도 했냐’는 등의 날선 단어들이 연구실 안에 있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자 클로드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 대화에 끼어들어 다 닥치라고 소리치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놀라움도 느꼈다. 평소대로라면 절대 이런 말들을 격하게 꺼내지 않았을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너무 쉽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쉴드는 잠재적 위협을 감시한다고요.”

옆에서 퓨리의 편을 들어주는 나타샤의 말은 사태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더군다나 잠재적 위협이란 소리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 모두를 위협으로 취급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나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기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한다는 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군요. 설마 클로드 씨는 지나치게 강하고, 스타크 씨는 종잡을 수 없다는 겁니까? 그러면 캡틴 아메리카는 뭔가요? 그녀도 위협적이라고 말하는 건가요?”

“쉴드는 모든 잠재적 위협을 감시한다고 했잖아요. 순진하게 굴지 말아요. 캡틴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다고요.”

그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의 표정이 어이없음으로 바뀌었다. 샤론이 그런 행동이나 발언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것조차 아니면 왜 이 팀을 모았는지 의심스러웠다. 


연구실 내에서 쉴드와 어벤져스 프로젝트 대상자들 사이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을 무렵, 스카이를 데리고 연구실 밖으로 나온 카케루는 쉴드 요원들의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장소로 갔다.
주위에 요원들이 없는 걸 확인한 카케루는 스카이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토니 스타크를 돕고 있었던 거야?”

“너도 알고 있잖아. 내가 쉴드에 협력하게 된 이유가 뭔지.”

“네 친어머니에 대한 건 내가 나중에 알아봐준다고 했잖아.”

“고작 레벨 5인 현장 요원이 뭘 알아봐주겠다는 거야?”

뼈아픈 일격이긴 했지만 스카이의 말이 맞았다. 현재 카케루의 쉴드 보안등급 레벨은 5로, 스카이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등급이 아니었다. 쉴드는 국장인 닉 퓨리와 세계안전보장이사회 사무국장인 알렉산더 피어스의 레벨 10, 즉 알파 레벨붙 시작해서 레벨 0이자 컨설턴트인 토니 스타크까지 전체 요원들에 대한 보안등급을 나눠놨다. 이중 카케루의 보안 등급은 레벨 5였는데, 이는 임무에 필요한 정보 외에는 쉴드의 기밀 정보에는 전혀 접근할 수 없는 레벨이었다.
콜슨의 제안으로 컨설턴트 자격으로 쉴드에 합류한 스카이는 콜슨의 제안 만으로 쉴드 합류를 결정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그녀가 라이징 타이드에 합류한 것도, 쉴드에 대한 지속적인 해킹을 시도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그녀의 친부모를 찾는 것이었다.

자신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전혀 관심이 없는 카케루와 달리, 스카이는 친부모를 찾고 싶어했다. 양부모에 대한 불만이 있기 보다는 자신의 출생이 어떤지, 그리고 왜 자신을 버려야했는지를 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카이는 자신의 부모에 대한 정보를 좀처럼 찾지 못했고, 그나마 찾은 것은 쉴드가 검열한 파일 한 장 뿐이었다. 스카이가 클린트 부부에서 입양되기 전, 잠시 머물렀던 고아원에 있던 파일이었는데, 외부기관에 제공하는 서류답게 쉴드가 중요한 정보 대부분을 삭제한 검열파일이었고, 스카이는 이 파일의 원본을 찾기 위해 콜슨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래서 원본 파일을 찾았어?”

“아직. 하지만 관련 문서를 통째로 복사해뒀어.”

라고 말하며 스카이는 가슴 속에서 SD카드를 꺼내보였다. 그것이 어디에 있었는지 잘 알고 있는 카케루의 미간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자신의 친부모에 대한 정보를 모을 때마다 스카이는 작은 SD카드에 저장해뒀고, 그 SD카드는 그녀의 속옷에 얌전히 보관돼 있었다. 몸수색을 당해도 여성의 가슴 전체를 만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스카이가 보관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곳이었지만, 카케루는 이상하게 그 장소에 보관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중에 이걸 분석하면…….”

그때 카케루는 스카이의 입을 막으면서 SD 카드를 숨기라고 손짓을 했다. 스카이가 그것을 원래 숨기는 곳에 도로 가져다놨을 때, 두 사람이 있던 복도 안 쪽에 있는 문이 열리더니 두 사람이 안에서 나왔다. 정확히 말하면 두 사람이 기절한 두 명의 사람을 끌고 나오고 있었는데, 4명 모두 카케루가 아는 사람이었다.

“살라딘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카케루가 허리춤에 찬 권총에 손을 가져다대며 스카이의 앞을 막아섰고, 살라딘과 지원은 기절한 블레이크와 또 다른 요원을 데리고 기밀 정보실에서 나오다가 카케루가 있는 걸 보고 낭패라는 표정을 지었다.

“다들 이럴려고 쉴드의 협력에 응한 겁니까?”

스카이를 돌아보진 않았지만 카케루의 일갈에는 스카이까지 포함이었다. 살라딘은 지원에게 얌전히 굴라고 말하면서 카케루 쪽을 돌아보았다.

“카자마 요원, 날 닉 퓨리 국장에게 데려다 주겠습니까?”

“당연히 그럴 겁니다만…….”

카케루는 더 말할 것도 없다면서 살라딘에게 연구실 쪽으로 가라고 손짓을 했고, 살라딘은 지원과 함께 퓨리가 대상자들과 대치중인 연구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카케루는 이들을 모두 연행하면서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살라딘과 지원은 자신이 직접 데리고 왔고-비록 명령을 받은 거지만-, 스카이의 목적을 위해 함께 쉴드에 들어왔었다. 그런데 이 모든 사람들이 쉴드가 가진 정보를 노리고 있었다니…….
뭔가 굉장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씁쓸한 기분을 느끼며 카케루가 스카이, 살라딘, 지원과 함께 연구실에 도착한 것은 샤론까지 쉴드의 감시 대상이라는 나타샤의 일갈이 있은 직후였다.
매우 험악해진 연구실 안에 카케루, 스카이, 살라딘, 지원이 나타나자 퓨리는 어쩐 일이냐고 물었고, 카케루가 스카이에 대한 것은 빼고 말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살라딘이 선수쳤다. 그는 기밀 자료실에서부터 가지고 있던 서류들을 테이블 위에 던져놓았는데, 서류 겉면에는 ‘Top Secret’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원과 함께 찾아낸 쉴드의 기밀 자료들을 대상자들 앞에 던져놓은 살라딘은 퓨리에게 말했다.

“제 2단계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계획들이 많더군요, 퓨리 국장.”

“처음부터 이럴려고 쉴드의 협력 요청에 응한 건가?”

“사실대로 말하면 이런 기밀자료는 찾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쉴드가 가지고 있는 그레이 팬텀에 대한 자료들이니까요.”

“그레이 팬텀에 대한 자료는 이미 그쪽에 넘겨준 걸로 아는데?”

“혹시 숨기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본 거였는데, 예상대로였더군요. 쉴드가 우리에게 넘겨준 그레이 팬텀에 대한 자료는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었습니다.”“지금 단계에선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그런가요? 그럼 이건 어때요? 클로드 카르엘의 혈액을 통해 복제인간을 만드는…….”

살라딘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퓨리는 클로드에게 멱살을 잡혀 들어올려지고 있었다. 퓨리의 멱살을 잡은 클로드의 눈에는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자칫하면 그대로 클로드에게 목이 꺾일 수 있었음에도 퓨리는 덤덤하기만 했다.

“자네 예상대로 클로드 카르엘의 세포를 이용해 복제인간을 만든다는 계획이 있었지. 하지만 그건 폐지됐는데, 상관있나?”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가끔 미친 생각을 해내는 사람들이 있어서 말이지. 세계안전보장이사회는 그 계획에 흥미를 보였지만 내가 강제로 중지시켰지.”

못 미더웠지만 클로드는 퓨리는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그를 죽일 생각이 없었고, 믿기 어려웠지만 계획이 중단됐다고 하니, 더 화를 내봤자 얻을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퓨리를 내려놓은 클로드의 눈은 로키의 창으로 알려진 치타우리 셉터 쪽으로 향했다. 방금 전 퓨리의 멱살을 잡았을 때 평소라면 할 리가 없는 그의 목을 비틀어버리겠다는 증오심이 격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모든 게 평상시와 같다면 왜 이런 감정이 들었을까? 그것에 대한 결론은 바로 저 창이었다.
클로드가 치타우리 셉터를 관찰하고 있을 때 브루스는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뭡니까? 이게 같은 팀이에요? 우린 팀이 아니라 혼돈을 부르는 화학물질의 덩어리죠. 시한폭탄이라고요!”

“배너 박사, 진정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퓨리는 나타샤에게 브루스를 방으로 데리고 가라고 했다. 지금 이 곳에 있아봤자 더 좋을 게 없다는 게 퓨리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역효과를 불러왔다.

“내 방이요? 어디로요? 이미 딴 놈이 쓰고 있잖아요?”

“……”

“그걸로 날 죽일 작정이었죠? 그거 가지고는 안 됩니다. 내가 해봤거든요! 한번은 입안에 권총을 물고 쏜 적이 있는데 안에 있던 놈이 뱉어내더군요.”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인해 얼마나 심적으로 고생을 해왔는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 사랑하는 연인의 아버지로 인해 도망자 신세가 됐고, 연인을 항상 그리우할 뿐 만날 수 없었다. 오랜 도망자 생활로 경계심과 불신감이 매우 강했기에 그는 화를 잘 참고 있는 듯 보였지만 억지로 참아내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특히 다른 녀석(헐크)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런 자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브루스에게 있어선 큰 스트레스였다.

“그래도 나름대로 사람들을 도우면서 괜찮게 살고 있었는데, 당신네들이 기인열전에 날 끌어들였잖아요!”

브루스의 매서운 시선이 퓨리에게서 나타샤로 옮겨갔다. 브루스가 흥분한 모습을 보였고, 그가 화를 참지 못하면 헐크가 등장한다는 사실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긴장했다.

“로마노프 요원, 내가 차분한 비결이 궁금하다고 했죠? 내 비밀 하나 알려 줄까요? 내가 어떻게 화를 참는지?”

그때였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연구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증오심이 갑자기 사라졌다. 갑자기 사라진 불안과 증오로 인해 연구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어안벙벙해 있을 때, 클로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이 창이 문제였네요.”

모두 보니 클로드가 치타우리 셉터를 들고 있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창은 여전히 푸른빛을 내는 보석이 있었지만,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편안한 느낌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로키가 이 창으로 바튼 요원을 세뇌시켰다고 들어서 사람의 정신에 관여하는 힘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접촉하지도 않았는데도 사람들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걸 보면 아주 위험한 물건이네요.”

“…….”

“그리고 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 거 같아요. 혹시나 해서 잡아본 건데……. 다들 괜찮죠?”

로키가 들고 있었을 때와 클로드가 들고 있었을 때의 치타우리 셉터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 저 창의 능력은 접촉한 이를 세뇌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창을 가지고 있는 이의 감정까지 반영하는 듯 했다.

겨우 흥분 상태에서 벗어난 브루스는 아까 토니와 함께 검색 프로그램을 돌려놓은 패널에서 알람이 울리자 벗어놨던 안경을 다시 쓰면서 말했다.

“내 파티용 의상을 못 보여줬군요. 다행이네요, 만약 그랬다면 이 전함은 바로 추락했을 테니까.”

순간 샤론의 귀에 추락이라는 단어가 걸렸다. 로키는 분명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망치고, 이곳에서 도망칠 게 분명했는데, 이제까지 그의 탈출방법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샤론은 옆에 있는 토니를 툭툭 치면서 물었다.

“토니, 헬리캐리어의 약점…… 아니, 너라면 헬리캐리어를 어떻게 추락시킬 거야?”

“엥? 무슨 말이야?”

“얼른 이야기해, 토니! 헬리캐리어의 약점이 뭐야!”

난데없이 샤론이 소리치자 일행의 시선을 샤론과 토니에게로 몰려갔다. 검색 결과를 살펴보던 브루스를 제외하고 말이다. 누나의 재촉에 토니는 우물쭈물하면서 대답했다.

“외부에 있는 대형 팬이겠지. 4개의 팬이 이루는 균형을 깨버리면 바로 추락할 걸? 4개 중 2개만 멈춰도 이 전함은 떠 있을 수 없을 거야.”

헬리캐리어를 추락시킬 방법을 말하는 토니의 설명을 듣자 모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모두 헬리캐리어의 웅장한 위용에 감탄하기만 했지, 이걸 추락시킨다는 발상 자체를 아무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로키의 속셈을 눈치 챈 샤론과 테서렉트의 검색 내용을 살펴본 브루스가 막 이야기하려는 순간,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왔다.

콰과과광!

헬리캐리어의 대형 팬 중 하나가 폭발했고, 폭발의 위력은 팬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연구실을 덮쳤다. 클로드와 토르는 얼굴을 가리고 몸을 숙이는 정도에서 괜찮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폭발에 휘말려 제각각 날아갔다.
폭발에서 동생을 보호한 샤론은 정신을 잃지 않은 토니에게 급히 소리쳤다.

“슈트 입어, 토니!”

“그래야겠네.”

토니를 데리고 급히 연구실 문 밖으로 나가던 샤론은 연구실 장비가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지원에게 떨어지려는 것을 보곤, 급히 그녀를 끌어냈다. 방금 전 자신이 있던 자리에 무거운 장비들이 떨어진 것을 본 지원은 샤론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고, 샤론은,

“고마우면 지금 무슨 상황인지 함께 가죠. 따라와요.”

“알겠습니다, 캡틴!”

샤론과 지원은 토니의 뒤를 쫓아 연구실 밖으로 나갔다.

갑작스런 외부의 공격에 헬리캐리어 내부에 경고음이 울려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난 퓨리는 연구실에 있는 사람을 확인했다. 샤론과 토니, 지원은 이미 밖으로 나갔고, 나타샤와 브루스, 카케루는 연구실에 없었다. 연구실 전면의 유리가 깨진 것으로 보아, 폭발의 충격으로 세 사람은 그쪽으로 날려진 듯 했다.
토르와 클로드, 살라딘, 스카이가 연구실에 있는 것을 확인한 퓨리는 메인 브릿지에 있는 마리아 힐을 호출했다.

“무슨 일인가, 힐!”

[외부에서의 폭발입니다. 3번 엔진이 나갔습니다. 터빈은 거의 멀쩡합니다만 비행 중 바깥에서 수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엔진이 하나 더 공격당하면 추락할 겁니다. 누군가 밖에 나가서 엔진을 고쳐야 합니다.]

힐의 상황보고에 퓨리는 바로 토니를 불렀다. 지금 상황에서 헬리캐리어의 망가진 대형 팬을 외부에서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은 토니 외에 없었다. 대형 팬을 다시 돌리는 데 필요한 지식뿐만 아니라 수리할 수 있는 힘까지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3번 엔진으로 향하고 있다는 토니의 대답을 들은 퓨리는 콜슨에게 진압병력을 지휘해 외부의 침입자를 막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퓨리의 예상으로 헬리캐리어의 약점을 정확히 공격해온 것으로 봐선, 외부의 침입자는 로키가 세뇌한 쉴드의 병사들임이 분명했다. 아마도 그들의 선봉에는 클린트 바튼과 멜린다 메이가 있을 것이다.

“난 메인 브릿지로 복귀하겠네, 모두 그쪽으로 가서 상황 파악부터 하지!”

퓨리가 말하자, 나머지 일행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를 쫓아 메인 브릿지를 향해 뛰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연구실 밖으로 나가떨어진 나타샤는 부서진 건물 자재에 발이 깔려 있어 일어나지 못했다. 퓨리에게서 괜찮냐는 무전에 괜찮다고 대답한 그녀였지만 곁에 얼굴을 숙인 채 괴로워하는 브루스 배너를 보곤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브루스, 이겨내야 돼요. 이게 로키가 원하는 거예요. 우린 괜찮을 거에요, 내 말 잘 들어요!”

“엄마, 괜찮아요?”

그때 카케루가 와서 그녀의 발을 붙잡고 있는 건물 자재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나타샤는 필사적으로 브루스를 설득했다.

“우린 괜찮을 거예요, 알겠죠?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할게요. 당신을 여기서 빼내 줄게요. 당신은 여길 나갈 수 있을 거고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네 목숨!”

고개를 든 브루스 배너의 눈동자는 이미 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카케루도 나타샤의 발목을 누르고 있던 자재를 치우다가 브루스의 고함소리에 놀라 그를 보았다.
브루스가 고함을 지르며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고, 그의 상의가 찢어지면서 녹색의 피부가 드러났다. 

“카케루, 빨리 치워!”

“아, 알았어요!”

곧 헐크가 나타난다는 생각에 카케루는 얼른 자재를 다 치워버렸고, 막 나타샤를 부축해 일으키려는 순간, 그들의 눈 앞에는 녹색의 야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평범한 남자였던 브루스 배너가 녹색의 야수 헐크로 변하는 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헐크가 포효하는 것을 본 카케루와 나타샤는 헐크를 피해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물론 녹색의 야수는 괴성을 지르며 두 사람을 쫓아왔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