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3편 위기 (3)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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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3편 위기 (3)


브루스가 감마선 추적 알고리즘을 만든 연구실에서 토니와 브루스, 두 사람은 테서렉트의 추적에 더해, 로키의 창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감마선 수치가 셀빅의 테서렉트에 관한 보고와 일치하지만 1주일은 더 걸릴 것 같네요.”

“여기 꺼 말고 자비스를 쓰면 1초에 600조의 연산이 가능해요.”

토니가 배너가 만든 감마선 추적 알고리즘을 자비스에 연결해 바로 프로그램을 돌리자, 이제까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추적 속도가 급속도록 빨라졌다. 엄청나게 빠르진 않았지만 정말 찔끔찔끔 진행되던 지금까지와 다르게, 어느 정도 추적속도가 붙자 브루스는 감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단하네요. 내가 여기오면서 가져온 건 칫솔 하나인데…….”

“언제 한번 스타크 타워에 놀러와요. 위의 10개 층이 전부 연구실인데 당신 취향에 맞을 거예요. 거기선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하죠.”

어느새 브루스의 옆에 다가온 토니는 전기스틱으로 그의 옆구리를 살짝 지졌다. 따끔한 충격에 브루스가 인상을 찌푸렸고, 토니는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헐크로 변하는지가 궁금한 모양이었다.

“뭐하는 거야, 토니!”

위험한 토니의 장난을 제지한 사람은 샤론이었다. 브루스가 헐크로 변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잘 알고 있을텐데도, 토니는 모든 게 장난인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아이쿠, 혼나겠네. 그런데 정말 그것에 대한 조절이 가능하군요. 비결이 뭐예요?”

“이 배에 있는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지 말라고. 아, 나쁜 뜻은 아니에요, 박사님.”

샤론은 이 배의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이냐고 말하다가 자신의 말이 브루스에게 모욕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급히 사과했다.

“괜찮아요, 그 정도도 못 참았으면 여기 안 왔을 겁니다.”

“너무 움츠러 있는데 자신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시끄러운 남동생이 맡은 임무를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자 샤론은 훈계모드에 들어갔다.

“토니, 문제에 좀 더 집중해줄래?”

“내가 안 그러고 있다고 생각해?”

조금 진지해진 토니의 말투에 샤론은 훈계모드를 풀고 그의 말에 집중했다. 

“왜 퓨리가 이제야 우리를 불렀을까? 그것도 지금에 와서? 좀 더 일찍 부를 수 있었잖아. 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걸까? 변수를 모르면 방정식은 풀 수 없어.”

“퓨리 국장이 뭔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해?”

“그는 스파이잖아, 누나. 세계 최고의 스파이. 삶 자체가 비밀인 사람이라고. 배너 박사도 신경쓰고 있을 걸?”

“나는 여기 내 일이나 끝내고 싶…….”

대화에 끼고 싶지 않은 브루스였지만 토니와 샤론의 시선까지 모아지자 대화에서 빠질 수 없었다. 브루스는 아까 로키가 했던 말까지 더한 자신의 추리를 그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까 ‘모든 인류에게 줄 따뜻한 빛’이라고 로키가 말했죠. 그건 아마도 스타크 씨를 보고 한 말일 겁니다. 바튼이 로키에게 그 타워에 대해 말하지 않았어도 계속해서 뉴스에 나오고 있으니까요.”

“스타크 타워? 아, 그 내가 이름은 빼라고 그렇게 말했던…….”

“아, 진짜! 내 이름 박힌 크리스마스 트리 한 번 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 논쟁은 이따가 하기로 하고. 그래서요, 배너 박사?”

“그건 아크 리액터라는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작동하죠. 적어도 1년은 전력이 필요 없죠?”

“아직은 프로토 타입이에요. 지금으로서는 내가 친환경 에너지계열의 1인자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겠지.”

“그런데 왜 쉴드가 스타크 씨를 테서렉트 프로젝트에 참여시키지 않았죠? 그들이 테서렉트로 뭘 하려고 하는 걸까요?”

확실히 브루스의 말이 맞았다. 쉴드가 테서렉트를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그리고 테서렉트를 병기로 사용할 목적이 없었다면 군수사업을 접고, 에너지사업으로 뛰어들면서 단숨에 그 업계의 1인자가 된 토니를 프로젝트에 뺄 이유가 없었다. 
토니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도움을 받는 편이 아닌, 왜 쉴드는 토니에게서 테서렉트의 존재를 숨긴 것일까? 쉴드는 도대체 테서렉트로 뭘 하려는 걸까?

“내 해독 프로그램이 쉴드의 보안 파일을 해킹하면 사실을 알 수 있겠지.”

토니가 주머니에서 휴대폰 크기의 단말기를 꺼내 해킹 진행상황을 보자 샤론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 토니가 퓨리의 자리에서 장난쳤을 때 했던 행동들이 전부 해킹에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하기 위한 행동들이었다.

“아까 내가 여기 왔을 때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뒀어. 지금 자비스가 작업 중이지. 몇 시간 안 있으면 쉴드가 뭘 숨기려고 하는지 다 알 수 있을 거야.”

토니가 이미 조치를 취해놨으니, 샤론으로선 더 할 말이 없었다. 다만,

“자칫하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알 수도 있어, 토니.”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라도 받아들여야지. 내가 생각해봤을 때 최악의 경우는…….”

샤론은 토니가 말하려는 것을 막았다. 토니가 쉴드의 비밀에 대해 알아내는 건, 살라딘이나 지원과 같은 협력자는 물론, 쉴드의 요원들까지 모두 동요할 만한 일임이 분명했다.

“……로키가 순순히 따라온 이유를 생각해 봤어. 그는 우리하고 전쟁을 할 작정이고, 우리가 혼란에 빠지면 그에게 유리하겠지.”

“이것저것 다 따지는 건 좋아하지만 혼란을 막기 위해서 그냥 따르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스타일 좀 그만 따져. 네 말대로 미심쩍을 수는 있겠지만!”

토니가 좀 짜증난다는 얼굴을 하자, 샤론은 더 말할 수 없었다. 투닥거리는 현실 남매가 아닌 꽤 살벌한 분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 연출되고 있을 때, 브루스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캡틴, 그렇지만 정말 수상한 냄새가 나요.”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그렇게 말한 뒤, 샤론은 바로 연구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샤론이 나간 뒤, 토니와 브루스는 각자 패널에서 프로그램을 조작하며 테서렉트의 추적 및 로키의 창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나갔다. 조사를 하면서 토니는 연구실 밖으로 나간 샤론에 대해 투덜거렸다.

“저럴 때는 꼭 노친네 캡 같아서 싫다니까요.”

“그래도 로키에 대해서는 캡틴이 한 말은 맞아요. 우리보다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로키는 불량 다이너마이트를 가지고 있는 놈이죠. 그건 그의 얼굴 바로 앞에서 터질 걸요?”

“그럼 난 구경이나 해야겠네요.”

“아니면 우리랑 같이 슈트를 갖춰 입고 있던가요.”

“나는 슈트를 입을 필요가 없어요. 그냥 노출되어 있죠 악몽 같죠.”

그러자 토니는 브루스 앞으로 다가왔다. 뭔가 복잡한 그래프들와 명령어들이 잔뜩 들어와 있는 투명한 패널 앞에서 브루스를 보던 토니는 옷에 가려져 있지만 자신의 가슴 한 가운데에 박혀있는 아크 리액터를 가리켰다.

“나는 매 순간마다 미사일 파편이 심장으로 파고 들고 있어요. 이게 그걸 막아주고 있고, 이 작은 빛덩어리가 이젠 내 삶의 일부가 됐죠. 일종의 잔혹한 특권이랄까?”

“하지만 당신은 조절할 수 있잖아요.”

“방법을 배웠으니까.”

“난 당신하고는 달라요.”

토니는 패널에서 브루스가 조작하던 명령어들을 전부 치워버렸다. 브루스가 자신을 보자, 토니는 이제까지 브루스와 헐크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추론과 가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신 사고에 관해 알아봤는데 그 정도 수치의 감마선을 쬐었으면 죽었어야 해요.”

“그러니까 당신은 지금 헐크가…… ‘그 친구’가 날 살렸다는 건가요? 그거 참 좋네요. 참 감상적이지만 뭐하러 날 살린 거죠?”

대답이 필요했지만, 토니는 그 대답을 알지 못했다. 원래 과학자라는 인간들이 그랬지만, 그들은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들이었다. 그렇기에 토니는 브루스에게 과학자로서, 조언을 건넸다.

“……그건 이제부터 알아가야죠.”


토니와 브루스는 테세렉트의 추적과 치타우리 셉터에 대한 조사로 바빴고, 샤론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으며, 그나마 친분이 있는 클로드도 바쁜 터라, 살라딘과 지원은 그들에게 배정된 숙소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신의 방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던 지원의 방에 쉴드 요원이 찾아왔다. 무뚝뚝한 외모의 남성 요원이었는데, 그는 헬리캐리어로 오면서 콜슨이 말했던 지원의 슈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찾아온 거였다. 지원이 입게될 슈트와 그 기능에 대해 설명을 하던 요원을 가만히 보던 지원은 싸늘하게 웃더니 능력을 발휘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붉은 색으로 변했다. 이전 구미호의 능력을 썼을 때 붉게만 변했던 눈동자가 이번에는 붉은 기운이 도는 황금색으로 변했다. 구미호의 기운이 가득 담긴 눈동자로 쉴드 요원을 본 지원은 곧 그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쉴드의 기밀자료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알겠습니다.”

지원이 방금 쉴드 요원에게 사용한 것은 구미호의 능력 중 하나로 상대를 홀려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드는 최면술이었다. 딱히 즐겨 사용하는 능력은 아니지만 악용할 경우, 세상 전체를 미쳐 돌아가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었다. 완전한 구미호로 각성하고 모든 능력이 해방되면 나라 단위의 인간을 홀릴 수 있는 능력이었지만 아직 어린 구미호인터라 지원이 동시에 최면을 걸 수 있는 인간의 수는 3명 정도였고, 정신력이 매우 강한 사람에겐 통하지도 않았다.
지원이 쉴드 요원에게 최면을 거는 것을 지켜봤는지, 지원의 방 바로 옆 방을 쓰고 있는 살라딘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성공했군.”

“실패할 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

지원은 쉴드 요원에게 기밀 자료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요원은 지원과 살라딘을 명령한 곳으로 안내했다. 살라딘과 지원이 쉴드의 협력에 응한 이유는 이전 오제의 봉인에서 쉴드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쉴드의 능력으로 그레이 팬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함도 있었다.
쉴드의 요원이 기밀 자료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줬지만, 기밀자료로 접근하기 위한 보안등급이 모자란 탓에 이 이상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 어쩌죠?”

여기까지 일을 진행했는데, 이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자 지원은 살라딘에게 대책을 물었고, 살라딘은 조금의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바로 다음 계책을 내놓았다.

“이 녀석에게 이곳을 통과할 수 있는 보안등급을 가진 사람을 호출하도록 시켜. 그리고 그 자에게 최면을 건다.”

“머리 좋네요.”

이런 상황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 살라딘이 바로 계책을 내놓자, 지원은 그가 시키는 대로 쉴드 요원을 움직이게 했다. 쉴드 요원은 필릭스 블레이크라는 요원을 이곳으로 불렀고, 필요한 사람을 부르는 것까지 이제 이용가치가 떨어진 쉴드의 요원은 살라딘이 뒷목을 내리쳐 기절시켰다.
이후에 전개는 아까와 같았다. 필릭스 블레이크라는 중년의 남성요원은 등장하자마자 지원의 최면에 걸렸고, 지원은 그의 높은 보안등급을 이용해 기밀자료가 있는 보관소의 문을 열었다. 아까 쉴드 요원을 기절시킨 것처럼 블레이크 역시 기절시킨 살라딘은 지원과 함께 보관소의 자료들을 급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쉴드의 헬리캐리어에는 탑승하고 있는 수많은 요원들에 대한 편의시설들이 모두 구비돼 있었다. 요원들이 교대로 쉴 수 있는 숙소는 물론,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 세탁실, 여가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 등 갖추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스카이는 이 모든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피츠가 행방불명되면서 불안해진 시먼스가 헬리캐리어에 있는 걸 거부하고, 버스 안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에 계속 틀어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케루도, 콜슨도 퓨리가 내린 명령을 수행하느라 헬리캐리어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히 시먼스를 케어하는 일은 그나마 한가한 스카이의 몫이었다.
오늘도 시먼스는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녀가 만드는 샌드위치는 스카이로서는 눈감고도 이름을 맞추고,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까지 전부 외울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정도로 한 종류로만 계속 만들었다. 시먼스가 만드는 샌드위치는 바로 피츠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로, 프로슈토 햄과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손수 만든 페스토 아이올리 소스를 아주 살짝 올린 샌드위치였다. 

시먼스는 하루 대부분을 버스 내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생각이 복잡해지면 샌드위치를 만드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시먼스가 만든 피츠 샌드위치를 내려다보던 스카이는 좀 곤혹스럽다는 얼굴을 하더니만 다른 음식이 없는지 찾아봤다. 처음에는 시먼스가 만든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지만, 이것만 주구장창 만드는 시먼스의 집념에 패배했다. 이젠 물려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갔기 때문이었다.

“시먼스, 또 이거야?”

“미안, 스카이. 하지만 이거라도 안 만들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

시먼스가 피츠 샌드위치를 만들지 않으면 너무 발안해했기 때문에 스카이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었다.

“피츠는 나보다 체력이 약하단 말이야. 그런 애를 데리고 가다니, 로키라는 자식 도대체 왜 피츠를 데리고 가냔 말이야!”

“필요하니까 데리고 갔겠지. 그러지 않았으면 연구소에서 살해됐을 거야.”

피츠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두 여자는 갑자기 들린 남자의 목소리에 먹던 샌드위치를 내려놓았다. 그녀들이 보고 있는 쪽에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정돈된 수염이 인상적인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였다.

“스타크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

스카이가 묻자 토니는 버스를 둘러보면서 대답했다.

“이거 내가 만들었거든. 근데 롤아웃하고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잠깐 시간이 남은 터라 구경하러 왔지.”

버스가 익숙한 듯 토니는 멋진 바에서 술과 잔을 꺼내더니 한잔 따르고는 스카이와 시먼스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토니가 술을 꺼낸 바는 콜슨이 딱히 이용 제한을 걸어놓지 않았지만 버스에 탄 모든 사람들이 술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라 자주 이용하진 않고 있었다.
술잔을 들고 두 여자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온 토니는 시먼스가 만든 피츠 샌드위치를 가리켰다.

“내가 점심을 못 먹어서 그런데, 먹어도 될까?”

“물론이죠, 스타크 씨. 하나 더 있는데 드릴까요?”

“그러면 고맙고. 진짜 배고팠거든.”

토니는 시먼스가 만든 피츠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아이언맨을 이런 식으로 만날 거라고 생각 못했던 터라 스카이도, 시먼스도 행동이 평상시 같지 않고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토니가 샌드위치를 하나 다 먹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눈치와 토니의 눈치를 보면서 어색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샌드위치를 하나 다 먹은 토니는 냅킨으로 입과 손을 닦으며 두 여자에게 말했다.

“할 말 있으면 그냥 해요. 이렇게 어색하게 있으려니까 체할 거 같거든?”

“아, 저! 그게! 스타크 씨! 반갑습니다. 예전에 사인 한 번 해준 적 있었는데요…….”

“그것보다는 아가씨의 능력이 대단하던데? 노트북 하나로 쉴드 허브를 통째로 털어버리다니……. 뭐, 나만큼은 아니지만 대단하다고 해줄게.”

듣는 사람에 따라서 매우 재수 없게 들릴 수 있겠지만, 토니로서는 최대한의 칭찬을 해준 것이다. 세상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자는 없다고 생각하는 토니였기에, 스카이가 다른 백업 없이 노트북만으로 쉴드 허브를 털었다는 사실은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스카이의 해킹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걸 인정해준 셈이다.
스카이가 멋쩍게 웃고 있자, 토니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는데 그걸 본 시먼스는 당황해하며 그 총을 토니의 손에서 빼앗았다. 

“스타크 씨, 이건 시제품이에요! 함부로 만지시면 안돼요.”

“연구실에 그냥 있던데? 대충 보니 마취무기인거 같은데 총알에 들어가는 건 그건가?”

“브루스 배너 박사가 개발한 테트로도톡신 B에요. 피츠가 고생해서 겨우 완성시킨 건데……. 그런데 연구실에 그냥 있었다고요? 연구실은 락이 걸려 있어요.”

“나한테 그런 건 의미가 없지.”

연구실 입구도 해킹으로 뚫어버렸다는 걸 태연하게 말하는 토니에게 시먼스는 황당함을 느꼈다. 토니는 시먼스에게 잠시 총을 달라고 했다. 시먼스가 고개를 가로 젓자, 토니는 얼굴 가득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 총을 쓰겠다는 게 아니라, 몇 가지 개선점을 말해주고 싶어서 그래. 피츠라는 친구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총은 정말 대단하거든.”

피츠가 개발한 총이 아이언맨에게 칭찬을 받자 시먼스는 뭔가 기분이 좋아져서 총을 그에게 내주었다. 하지만 토니는 총을 받자마자 시먼스를 쏴버렸다. 
마취탄을 맞은 시먼스가 그대로 기절해버리자, 스카이는 깜짝 놀랐고 토니는 총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개선점이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그 얘기는 자네가 전해주면 되겠네.”

“스타크 씨, 이게 무슨!”

“너무 그러지 말라고, 라이징 타이드의 천재 해커 씨. 난 지금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

“제 도움이요?”

토니는 품에서 작은 단말기를 꺼내더니 스카이에게 보여줬다. 해킹에 있어서 천재적인 스카이의 두뇌는 그것이 쉴드의 메인 컴퓨터를 해킹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걸 바로 알려주었다. 스카이가 그게 뭔지 아는 눈치이자, 토니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역시, 이게 뭔지 아는 군. 쉴드를 털려고 하는데 도와주겠어?”

“제가 얻는 건 뭐죠?”

“그걸 따지지 않을 거 같은데? 쉴드를 해킹하고 싶어했었잖아? 그 기회를 주려는 거야.”

토니의 제안은 그의 매력적인 얼굴만큼이나 거절할 수 없었다. 스카이는 시먼스를 그녀의 숙소레 데려다놓은 뒤, 토니를 따라 그와 브루스 배너가 있는 연구실로 향했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