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신정원, 주연: 임창정·권오중·임은경·변희봉

개봉일: 2004년 8월 13일
서울 관객수: 55만 2286명
전국 관객수: 198만 7380명
시간이 멈추어버린 그 곳, 시실리(時失里)에는 누가 살고 있길래...
수백억에 이르는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들고 튄 석태는 교통사고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시실리에 불시착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의 환대에 마음을 뺏긴 석태는 시실리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런데 그만! 다이아몬드를 확인하러 들어간 화장실에서 어이없이 낙상해 질식사하게 될 위기에 처한 석태를 본 주민들은 석태가 죽었다고만 생각하고 살인 누명을 쓸까 두려워 석태를 어딘가에 묻기로 결의한다.
그는... 아직 이 마을에 있다!
한편, 석태의 배신에 지구를 뒤져서라도 석태와 다이아몬드를 사수하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석태를 쫓던 양이는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겨우겨우 시실리에 당도하게 된다. 그러나 자꾸만 부인하는 마을 주민들과 음산한 동네 분위기에 그곳을 떠날까했던 양이는 현장에서 석태의 키티 양말 한 짝을 발견하고 석태가 이 곳에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나도 이제, '너희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정체를 알아버린 마을 사람들은 석태를 더더욱 숨기려고만 하고, 석태가 있음을 확신하게 된 양이는 아예 시실리에 주저앉는다. 쫓고 숨기는 가운데 양이는 낫, 호미, 도끼로 무장한 농기구 액션까지 선보이며 점점 본성을 드러내는 마을 주민들에게 엄청난 과거가 있음을 일게 된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마을 주민들과 서울 싸나이들의 한 판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같이 가실래요?
新개념 펑키 호러
그곳에 가면 귀신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이 산다
<시실리> 관광 안내도
배추밭_
배추밭에 들어서면 그곳에 배추만 심겨있다는 편견을 버려!
특히, 이랑과 이상 사이를 조심하도록!
천사의 집_
한때는 어린 천사들이 살았던 곳.
그러나 지금은 지상에서의 원한으로 이곳을 뜨지 못하는 처녀귀신이 소심하게 살아가는 곳.
푸른 숲_
정녕 아름다운 푸른 숲이지만 함부로 몸에 금속성 물질을 소유한 채 입산하지 말 것! 우리의 불사신 석태도 얼굴에 박힌 대못 덕분에(?) 벼락을 피할 수 없었던 곳.
강변_
수시로 마을잔치가 벌어지는 곳. 시실리 주민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게다가 꽤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다. 마을의 공공의 적을 물리쳤을 때도 목살과 홍탁으로 거나한 술판이 벌어졌다. 때맞춰 강변을 방문하면 그들과 펑키호러 나잇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상한 마을 수상한 손님 기이한 사건
“넌 저것들이 사람으로 보이냐?”
“후후…또 손님이 오셨구먼!”
“슬슬 손님 맞을 채비를 시작할까유?”
“오호~ 사람은 사람인데…”
“서울 양반들, 목살에 막걸리 한잔 하실라우?”
“우리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시실리(時失里)에는 누가 살고 있길래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난 석태(권오중)는 그림 같은 마을 시실리에 도착한다.
평화로운 마을, 선량한 사람들 그러나 그곳에서 석태는 사라진다!
그는 아직 이 마음에 있다!
한편, 석태를 추적하던 양이(임창정)도 시실리에 이른다.
그러나 아무도 석태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 그는 이곳에 있다.
너희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마침내 양이도 시실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악마의 향기를 맡기 시작한다.
시실리 마을 주민들은 과연 순박한 농부였을까?
석태
“아저씨, 아줌마...저 살아있는거 맞아요?”
다이아몬드에 눈이 멀어 오랜 친구인 양이를 배신하고 시실리로 흘러들게 된다.
수상한(?) 곳에 숨겨온 다이아몬드를 꺼내다 화자실에서 우당탈 미끄러지는 바람에 바로 시체가 된다. 다이아몬드를 입에 문 시체는 탐나는 법.
급기야, 벽에 공구리쳐지고, 땅에 묻히고, 번개까지 번쩍!
근데 아직 제가 살아있는 거 맞아요?
(석태의 변_여기야 말로 지상 낙원이라 생각했다. 이 평화로운 농부들과 함께 나도 자알~살아보리라. 헉! 그런데, 그들이 과연 농부이기나 한 걸까? 농기구란 농사를 위한 게 아니더군)
권오중_이제 오중이 삼촌은 잊어라! 숨겨진 원조 춤꾼이자 엄청난 폭발력을 내면에 간진학 권오중. 스스로 재난영화라 부르는 시실리 2㎞를 통해 몸을 던지는(진정 그는 몸을 던졌다.)
‘권오중식’ 열연으로 스크린을 사로잡을 것이다.
양이
“나름 폼나게 살았다. 시실리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조직을 배신하고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난 석태, 그를 끝까지 추적하지만 석태에 대한 우정은 살아있다. 아니, 그저 마음속에 간직만하고 있다.
그러다 난데없이 사람을 무서워 하는 소녀귀신 송이를 만난다. 어찌 귀신이 사람을?
그래서 마침내 귀신의 정체성 개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자, 귀신답게 산다, 실시!
(양이의 변_나, 정말 무서운 사람이거? 솜씨도 꽤 괜찮은 놈이지.
한데, 시실리란 곳에 들어선 후론 어째 맥을 못쓰네.
더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정말 폼나게 살고 싶었는데...)
임창정_<남부군>의 단역에서 시작하여 결국 한국 영화계의 쨍쨍한 별로 우뚝 선 배우.
<비트>로 관객의 주목을 받았고 <색즉시공>, <위대한 유산>의 연속 대박행진으로 히트상품 제조기가 되다. 연기에 충실하기 위해 2003년 그토록 사랑하던 노래를 버리고 새로운 각오로 선택한 첫 영화는 바로 <시실리 2㎞>!
송이
“지는 그냥 조용히 귀신으로 살래유~”
억울하게 죽음을 맞아 지상을 떠도는 처녀 귀신.
하지만 생전의 착한 심성을 버리지 못해 귀신으로 본분 혹은 능력을 잊고 어리버리 살아간다. 그러나 처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양이 아저씨를 위해서 라면 귀신의 정체성을 십분 발휘하고자 한다.
(송이의 변_그냥 조용히 귀신으로 살아가고 싶었시유~
지는 마을 사람들이 무섭구만유. 그런데, 서울서 온 양이 아저씨가
나를 조용히 살지 말라고 하네요. 나도 할 수 있다구유)
임은경_광고 한 편으로 어느날 갑자기 대중을 사로잡아버린 ‘신비소녀’
<품행 제로>의 엉뚱한 모범생을 지나 슬픔을 웃음으로 표현한 <보디가드>에서의 모습까지 빠른 변신으로 자신을 부각시켰다. 신비소녀 임은경이 얼빵귀신이 될 줄이야 누가 상상했겠는가?
<시실리>의 처녀귀신 퇴치법
1. 누드를 보여줘라!
순진한 처녀귀신은 남자에게 약하다. 특히 바지를 벗고 덤비는 남자라면 오히려 얼굴이 빨게져서 도망간다!
단, 여자의 누드는 처녀귀신을 더 화나게 할지도 모른다.
귀신도 비웃을 몸매라면 과감히 보여줘라.
2. 불경을 외워라!
반야심병, 금강경...
아무튼 귀신을 축출하는 불경 한 소절 외워두면 요긴하게 쓰인다.
그러나 초혼가를 부르면 당근, 귀신을 불러들이는 꼴이 될 테니 조심하라!
어떤 불경이 귀신에게 가장 강력한지는 <시실리 2㎞>를 참조하시라~
3. 기절한 척 하라!
죽은 사람은 먹지 않는다는 곰처럼 처녀귀신도 일단 기절한 척하면 유순해진다.
그러나 인내심이 강한 처녀귀신이 당신이 깨어나길 끝까지 기다린다면 그때, 재치있는 말빨로 그녀를 즐겁게 해주라!
귀신도 유머러스한 남자를 좋아한다.
HOT FOCUS
호러의 발칙한 변주, 재치와 경악으로 소름 돋는 ‘펑키호러’!
호러 만으로는 2% 부족한 관객들을 위하여 <시실리 2㎞>가 왔다!
<장화, 홍련>, <거울 속으로>,. <4인용 식탁>, <여우계단>, <아카시아> 등 마치 여름 특선 패키지 상품처럼 범람했던 호러영화들, 2003년이 한국에 공포영화가 온전히 착지하여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본 한 해 였다면 2004년은 그것을 바탕으로 호러 장르의 다양한 변주와 과감한 시도가 등장할 시점이다. 관객들이 장르를 편식해왔던 것이 아니라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없을 만큼 편협했던 장르가 문제였던 것이 분명해진 이제, 공포 영화가 한 걸음 더 업그레이드 된다. 잔혹하지만 재치 넘치고 공포와 함께 놀라움으로 발칙하게 내지르는 펑키 호러 픽처 <시실리 2㎞>가 바로 그 새 역사의 주인공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데드 얼라이브> 등의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번뜩이는 재치와 혀를 내두르게 되는 감독의 상상력을 즐겼던 관객들에게 이제 우리 모두의 고향과도 같은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2박 3일간의 호러 일지(日誌) <시실리 2㎞>는 한국에서도 이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려줄 것이다.
마마, 호환도 아닌, 혹은 귀신보다 더 무서운 인간 본성에 대한 풍자!
돈 몇 만원에 살인을 저지르고, 카드 빚에 목숨을 버리고, 수백억의 신화를 꿈꾸며 로또에 열광하는 현실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한없이 남루하기만 하다. <시실리 2㎞>는 돈 앞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쉽게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그러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는 작품이다. 한없이 착하기만 할 것 같던 마을 주민들이 다이아몬드를 본 이후 돌변하는 과정을 통해 가장 무서운 것은 호환, 마마도 아닌 인간 자체라는 영화의 주제의식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농촌의 전경을 무대로 하여 더욱 이질적인 모습으로 부각됐다.
SAGA의 평
-팸플릿 이야기를 먼저 하면, 코믹한 호러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듯, 그런 내용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앞면 사진부터 시작해서 팸플릿 중간에 있는 임창정과 권오중의 사진도 그렇고,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스틸컷들도, 호러보다는 코믹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나마 중간에 아, 이거 공포영화지... 싶은 건 임은경의 귀신분장 사진 정도인데... 이것도 제일 뒷면에 나온 임창정과 권오중의 사진을 보면 공포의 느낌은 바로 사라진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는 임창정, 권오중, 임은경, 변희봉 주연의 블랙 코미디+호러 영화...라지만, 영화를 보면 큰 혼란이 느껴진다. 일단 기본적으로 웃기기는 한데, 뭔가 괴상한 웃음이고, 공포는 순수한 느낌보다는 이리저리 비틀려있다는 느낌이다. 굉장히 기괴한 느낌의 영화인데, 웃긴 장면과 무서운 장면이 주로 나오는 걸 보면 일단 코믹 호러...라고 봐야할 듯 싶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을인 시실리는 ‘시간을 잃어버린 마을(時失里)’을 뜻한다. 시칠리아가 연상되는 이름이긴 하지만, 일단 시간을 잃어버린 마을이라고 영화 개봉 후 어디선가 읽은 기사에 나온 게 기억난다. 근데 시칠리아는 마피아로 악명이 높은 곳 아닌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오로지 임창정 때문이었는데, 이 당시 임창정은 ‘Love Affair’, ‘나의 연인’, ‘날 닮은 너’, ‘기다리는 이유’, ‘슬픈 혼잣말’을 거쳐 ‘소주 한 잔’이라는 노래로 대박을 치면서 가수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던 임창정이 갑자기 가수로의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선언을 해버려서, 그의 노래를 좋아하던 사람으로서 꽤 당황했었다. 예전에 10집까지만 내고 연기자로 돌아가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지만, 뭐 내가 알게 뭐야... 임창정의 발라드는 참 좋아했었다고!
-어쨌든 그렇게 연기활동에 전념하기로 한 임창정의 행보를 지켜보기 위해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첫 작품이 바로 이 영화였다. 이 뒤에 파송송 계락탁,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임창정의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 영화와 스카우트, 그리고 공모자들이었다. 그 외의 영화들은 전부 별로였던 것이, 영화배우로서 임창정은 주로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선사해 주는 묘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맡았는데, 그런 느낌을 주는 영화의 끝판왕이 바로 스카우트와 이 영화였고, 공모자들은 임창정이 냉혹한 인물을 맡으며 연기변신을 꾀했기 때문에 인상 깊게 남았다.

-어쨌든 이 영화는 병맛 코미디 호러 영화로, 임창정이 가진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 그에 권오중과 임은경의 매력을 덧대어 만들었다. 연기력이 조금 모자란 임은경은 귀신으로 등장 시간을 줄여버린터라 임창정과 권오중이 타이틀롤을 맡아 이끌어가고, 이들의 뒤를 변희봉이 든든하게 받쳐준다.
-영화 내용을 살펴보면 내용은 코미디로 가득차 있지만 실상은 뼈가 있는 내용이다. 배신자의 말로는 처참하다는 걸 기본 줄기로 잡은 거 같은데,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달아난 석태는 마을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원장을 배신하고 송이를 죽인 마을 사람들은 양이에게 감화되어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한 송이에 의해 모두 죽임을 당핝다.

-처음에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조폭들의 좌충우돌하는 내용을 생각하고 봤는데, 이 영화의 진정한 빌런은 양이나 석태 같은 조폭도, 처녀귀신이 된 송이도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었다. 이 영화의 기본 줄기는 배신자의 처참한 말로도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예전 박민영이 구미호 역할을 맡아 매우 인상깊게 봤던 전설의 고향 구미호 편에서 느꼈던 ‘인간이 만악의 근원’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까?

-이 당시에는 임창정과 권오중, 그리고 신비소녀 임은경 등이 나름 유명한 배우였고, 나머지 배우들은 무명이었지만, 지금와서 보면 출연진이 화려하다. 조폭 패거리로는 박혁권, 안내상, 우현이 출연하고, 시실리 마을 주민으로는 변희봉, 김윤석, 최원영이 출연한다. 특히 김윤석이 출연하는 거 보고 웃음이 나왔는데, 이 당시에 김윤석은 주목 받지 못한 신인으로 이후 부활의 천사장을 거쳐, 타짜의 아귀로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조연은 바로 우현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나이든 막내 조폭이라는 코믹 컨셉 캐릭터로 나와 크게 웃겼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임창정이 맡은 양이와의 대화는 다시 들어도 재미있더라. 양이가 “너 몇 살이야”라고 물었을 때, “개띠”라고 말하는데, 몇 년 생이네라고 말하는 걸 전부 아니라고 하니까 양이는 앞으로 자신한테 형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면서 “씨바새끼야, 니가 94야?”라고 소리친다.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