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2편 집결 (2)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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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2편 집결 (2)


모든 도시들이 그렇듯 서울의 중심부에는 시청을 비롯한 각종 행정기관들과 금융기관들이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의 수도답게, 서울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러 은행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중앙은행은 많은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은행으로, 본사는 무려 종로 인근에 있었다. 
평소 같으면 많은 사람들이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 북적였어야 하는 한국중앙은행이 오늘은 삼엄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많은 경찰병력들이 은행을 둘러싸고 있었고, 이를 취재하기 위한 많은 언론들과, 단순히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지켜보는 많은 시민들이 있었다.
그렇다. 지금 한국중앙은행에선 인질극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중앙은행 건물 안에는 공포에 질려있는 인질들과는 달리 각자 샷건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인질범 3명은 기분이 좋은 듯 껄껄 웃고 있었다.

“이거 한건 크게 하는 건가? 크핫핫핫핫~!”

“뭐, 이 정도야 껌이지.”

“이제 여기에 있는 돈만 두둑이 챙겨서 도망칠 일만 남았다고. 크크큭…….”

인질들의 공포와 불안이 보이지 않는지 히히덕거리며 웃고 있는 이들은 전부 낡지만 군복을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군복 상의 가슴엔 크라켄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다. 그랬다. 이들은 예전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던 나치의 잔당, 히드라의 병사들이었다. 
히드라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레드 스컬 요한 슈미트가 아돌프 히틀러의 지원을 받아 만든 심층과학부서로, 주로 죄수들을 병사로 사용하고 있는 조직이었다. 전쟁 초기 때만 해도 히틀러에 대한 충성심으로 중무장하고 있었지만, 전쟁 후기에 가서는 레드 스컬의 사병집단이 되어버렸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레드 스컬의 지휘 하에서 테서랙트의 힘을 이용, 에너지 무기를 개발해내고 광선총이나, 미래형 장갑차, 초거대 탱크를 운용하는 등의 오버 테크놀러지를 보여줬지만, 캡틴 아메리카와 하울링 코만도스를 비롯 연합군 병력에 의해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패배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히틀러의 자살, 나치의 궤멸 이후로도 이들은 살아남았다. 충성을 바칭 대상인 히틀러는 자살했고, 이들을 이끌던 레드 스컬은 행방불명됐지만, 레드 스컬의 딸 마담 레드의 지휘 하에 세계 정복이라는 헛된 야망을 부르짖으며 암암리에 활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히드라가 야욕을 드러낼 때마다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많은 영웅들이 이들의 음모를 분쇄했고 특히 쉴드의 대활약으로 세계는 여러 번 히드라에게서 구해졌었다. 

세계 정복이라는 헛된 야망을 꿈꾸던 히드라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마담 레드를 잃으면서 조직은 궤멸 직전까지 몰리게 됐다. 마담 레드가 사라지긴 했지만 나름대로 규모를 갖추고 있던 조직이었던 탓이 그들의 잔존 세력이 남아 전 세계의 치안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히드라의 잔당들은 마담 레드를 찾고, 다시 히드라를 재건하겠다는 매우 훌륭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양민 학살과 약탈, 강간 등만 일삼는 소위 당나라 군대가 되어버린 게 이들의 현실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하고 있는 짓은 은행을 털고, 인질을 잡아 돈을 뜯어내는 짓거리가 전부였다.
이들은 이제 더 이상 히드라의 재건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지금 이 순간 원하는 건 여생을 편히 먹고 살 수 있는 돈 뿐이었다.
이들이 오늘 이 인질극을 통해 번 돈으로 무엇을 할까 라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을 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전기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뭔가 맞는 소리와 짧은 비명 소리였다. 이상한 소리에 민감해진 테러리스트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무전기를 꺼내들곤 호통을 쳤다.

“임마, 제이미! 뭐하는 거야? 경찰 놈들 못 들어오게 감시 잘하란 말이야!”

‘O.K.’라든가 ‘ROGER’라든가 하는 소리를 대답으로 내놓을 줄 알았는데 무전기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상한 느낌이 든 우두머리는 곁에 있는 측근에게 물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하지만 측근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녀석이 미쳤나’라는 생각에 우두머리가 막 측근을 돌아보려는 순간, 시커먼 무언가가 그의 눈 앞에 날아들었다.
우두머리의 얼굴에서 둔탁한 소리가 터져나온 순간, 인질을 잡고 있던 테러리스트 3명이 모두 누군가에게 얻어맞고 공중을 날았다.
검은 헬멧에 검은 슈트, 그리고 검은 망토를 걸친 어둠의 기사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테러리스트들 앞에 서 있었다.

어둠의 기사, 다크윙은 쓰러뜨린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전부 수갑을 채우고. 그들의 무기를 전부 압수했고 몸수색까지 전부 마쳤다. 상황을 모두 해결한 것을 확인한 다크윙은 왼손 건틀렛의 패널을 조작해 누군가에게 연락을 건넸다. 다크윙의 왼손 손등 위에는 날카로운 인상의 한 남자가 나타났는데, 그의 이름인 ‘백승수’는 그의 얼굴 옆에 작게 떠 있었다.

“백 팀장, 테러리스트들은 모두 제압했소. 인질들도 안전하오.”

[수고했습니다, 다크윙. 곧 지원 병력을 보내겠습니다.]

백승수 팀장과의 통신을 끝낸 다크윙은 인질들이 있는 금고를 향해 걸어갔다. 금고 문은 반쯤 열려져 있었는데 그 안엔 인질범들이 잡아둔 인질들이 있었다. 인질들은 전부 불안에 떨고 있었는데 다크윙은 입구 가장 가까이에 앉아있는 작은 여자아이를 안아들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인질들에게 말했다.

“모두 안전하니 밖으로 나가시오.”

“저, 정말입니까?”

“정말이에요?”

“살았다! 살았어!”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는데…… 살았구나.”

인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살아났다는 기쁨에 겨우 우는 그들을 보니 다크윙도 이들처럼 순수하게 기뻐하고 싶었지만 아직 미션은 끝난 게 아니었다.
곧 은행 안으로 들어온 경찰들은 인질들을 은행 밖으로 인도했다. 경찰특공대는 다크윙이 잡아둔 테러리스트들을 모두 끌고 은행에서 나와 수송차에 태웠다.
다크윙은 테러리스트들 중 우두머리를 끌고 경찰들이 은행 밖에 마련한 지휘소로 왔는데, 지휘소에는 아까 다크윙이 은행 안에서 연락한 백승수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경찰이라기 보다는 능력 있는 은행원으로 보일 정도로 곱상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키는 컸지만 몸은 말랐고, 검은색 계열의 양복을 입고 있어 그의 무표정함이 시크함을 넘어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다.

“백 팀장, 이 녀석이 놈들의 리더요. 작년에 중국에서 일 저지르고 부하 몇 놈하고 꽁지 빠지게 도망친 녀석이지.”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다크윙.”

백승수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다크윙에 데려온 인질범의 우두머리를 슬쩍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전에 도망쳤을 때 당신들은 완전히 빈털터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런데 오늘 당신들이 들고 나타난 무기들은 어디서 난 거죠?”

“무슨 헛소리냐, 우리 히드라의 재력은 너희가 상상한 것 이상이다! 우리의 무기들은 전부 거기서…….”

헛소리엔 매가 약이라는 걸 우두머리는 몸소 증명해보였다. 백승수는 그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지 않자 바로 발을 내질러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 버렸다. 맞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간의 정강이는 맞으면 굉장히 아픈 부분이다. 우두머리는 정말 아픈 듯 무릎을 꿇더니 신음성을 내뱉었지만 피도, 눈물도, 인정도 없는 백승수에겐 그런 모습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지금부터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다음엔 정강이가 아닌 다른 곳을 차주도록 하죠. 평생 여자 못 안고 싶으면 다음에도 대답 안하시면 됩니다.”

“이, 악마 놈.”

“성불구자 되고 싶은 모양이군요?”

“무, 묻고 싶은 게 뭐냐!”

결국 우두머리는 꼬리 내리고 말았다.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차갑게 웃은 백승수는 그에게 원하는 질문을 던졌다.

“아까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마담 레드가 없어진 이상, 히드라의 자금줄은 완전히 끊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달신들이 무기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어디서 난 거죠?”

“우리도 자세한 건 모른다. 그저 어떤 남자가 찾아와 우리에게 돈을 건네준 게 전부야.”

“그 남자가 누굽니까?”

“우리도 정체를 모른다. 돈의 출처와 그 남자의 정체를 묻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받은 거니까. 그냥 자신을 ‘슈릭터’라고 부르라고 하더군.”

“슈릭터?”

골치가 아픈 듯 백승수가 길게 한숨을 쉬는 걸 보던 다크윙은 갑자기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가진 광마의 피 덕분에 그런걸까? 다크윙은 약간의 예지 능력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미래를 자세히 내다볼 수 있는 게 아니라 뭔가 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그녀의 능력이 경고를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 경고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었다. ‘큰 일이 벌어질 거다’라고…….
다크윙은 자기도 모르게 은행 쪽을 보았다. 왜 은행을 보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었다. 그녀의 감이, 그녀의 능력이 그곳에 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퍼버버버버벙!

다크윙이 은행을 보기가 무섭게 폭발이 일어났다. 정확히 말하면 은행이 아니라 은행 앞에 세워져 있던 경찰차들 여러 대가 순식간에 파괴된 것이다. 다크윙이 놀라서 보니, 파괴된 경찰차들 중에는 테러리스트들을 태운 수송차도 있었는데 수송차에 태웠던 히드라의 잔당들을 누군가가 데리고 있었다.
한 사람은 황금의 뿔을 가진 투구를 쓴 녹색의 남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는 여자였다. 앞의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뒤의 사람이 누군지는 다크윙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마담 레드, 신 슈미트였다.

“마담 레드!”

다크 윙이 소리치자, 마담 레드는 다크윙을 보더니 씩 웃었고, 그 순간 녹색의 남자가 들고 있던 푸른 정육면체의 물건이 기묘한 빛을 발했다. 그리곤 남자와 마담 레드, 히드라의 잔당들을 검은 포털이 나타나 삼켜버렸다.
갑작스런 폭발과 마담 레드의 등장, 그리고 히드라 잔당들의 실종에 다크윙은 우두머리의 멱살을 잡았다.

“마담 레드가 돌아온 건가?”

“모, 모르는 일이야. 우리는 모른다고. 마, 마담이 어떻게 된 거지?”

우두머리도 모르는 일이었는지 그는 겁에 질린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 같지 않자 다크윙은 그를 밀쳐낸 뒤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불타는 경찰차들을 노려보았다. 


태평양 상공을 날고 있는 검은 비행기가 있었다.  
보잉의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 III에 검은색으로 도색하고 쉴드 문양을 넣은 기체로, 이 비행기는 콜슨의 팀, 쉴드 616팀의 CXD-23 공중기동작전통제소로 사용되는 기체였다.
통칭 버스라고 불리는 검은 비행기 안에서 살라딘과 지원은 어벤져스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 그들에게 브리핑을 해주는 사람은 스타크 타워에 갔다가 방금 복귀한 콜슨 요원이었고, 중간 중간에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사람은 샤론이었다. 
이들 외에 콜슨의 팀은 아무도 없었는데, 카케루는 버스를 조종하는 중이어서 그랬고, 스카이는 피츠가 세뇌되어서 기분이 우울해진 시먼스를 위로해주기 위해 그녀의 연구실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명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캡틴 아메리카 샤론 로저스에 대한 정보를 전부 패스했고, 토르에 이어 블러, 다크윙에 대한 쉴드에서 보유한 정보로 브리핑을 받은 살라딘과 지원은 마지막으로 브루스 배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배너 박사라는 사람이 캡틴 아메리카에게 사용한 혈청을 복제하려고 했단 말이군요.”

살라딘이 묻자 콜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배너 말고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스티브 로저스는 세계 최초의 수퍼히어로니까요. 배너 박사는 감마선이 초능력의 열쇠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성공한 건 아니었군요.”

콜슨이 적당한 대답을 찾지 못하자 샤론이 대신 대답했다.

“그다지요. 그냥 보통 상태의 그는 음…… 꼭 스티븐 호킹 같아요.”

스티븐 호킹이 누군지는 잘 알고 있었기에 살라딘도, 지원도 더 묻지 않았다. 콜슨은 두 사람에게 쉴드에게 만든 슈트가 지급될 거라면서 소개해줬다. 살라딘은 회색 상의에 검은 바지, 부츠로 조합된 옷이었는데 양 팔과 다리에는 검은색에 녹색의 긴 줄이 들어가 있었다. 지원에게 지급될 옷은 전신을 감싼 타이츠형 슈트였는데, 전체적으로 남색이었고, 군데군데 은색 줄무늬가 들어가 있었다. 은색으로 된 건틀렛과 부츠도 있었다.

“이런 거 입어야 해요?”

지원은 짜증이 난 듯 소리쳤고, 살라딘도 딱히 좋아하지 않았으나, 쉴드에서 나름 방호력을 갖춘 물건으로 개발한 것이니 양해해달라고 콜슨이 통사정한 터라 두 사람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살라딘과 지원에게 어벤져스에 대한 대략적인 브리핑이 끝나자 한숨 돌리려는 콜슨에게 샤론은 음료수 한 병을 던져줬다. 콜슨은 샤론이 준 것이 자신이 즐겨 마시는 탄산수인 것을 알고 반색을 하며 음료를 마셨고, 샤론은 어벤져스들의 보모 역할을 하고 있는 그에게 수고했다는 말로 격려해줬다.
탄산수를 다 마신 콜슨은 샤론에게 말했다.

“샤론, 이번 일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어. 그리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해.”

“토니도 불렀다면서요.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그래서 유니폼을 조금 고쳐 봤어. 내가 디자인을…… 좀 손 봤다고 해야할까?”

자신의 유니폼을 손 봤다는 콜슨의 말에 샤론은 뭔가 불길함을 느꼈다. 샤론이 주로 입고 다니는 슈트는 남색 계열에 은색 줄무늬와 가슴에 별이 그려진 슈트로, 이전에 파프니르의 피를 뒤집어쓰고 우주적 아이템이 된 굉장히 좋은 슈트였다. 토니가 정성스럽게 손질해준 덕분에 이번 전투에서 사용하려고 했는데, 저 말은 무슨 뜻이란 말인가?

“내 유니폼을 손 봤다구요? 설마…… 별과 줄무늬 넣은 건 아니겠죠?”

“대내외적으로 캡틴 아메리카를 알려야하니까.”

“아빠 거랑 비슷하게 했어요?”

“색은 비슷하게 해놨고. 쉴드 기술진이 총 동원된 작품이라 기본적인 방호력은 매우 높아.”

기가 막힌 샤론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겨우 말했다. 짜증이 나긴 했지만 그녀는 화를 낼 수 없었다. 캡틴 아메리카이고, 새로 결성되는 어벤져스를 이끌 지휘자였기 때문이었다.

“너무 구식이잖아요.”

“지금부터 일어날 일. 그걸 생각하면 바로 지금 그런 구식 영웅이 필요하니까.”

샤론은 더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파프니르의 피를 뒤집어쓴 그 좋은 슈트는 다음에 입자고 생각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캡틴 아메리카와 쉴드의 끈질긴 추격을 피해 살아남은 만큼, 히드라의 비밀기지는 전 세계에 걸쳐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공격과 마담 레드의 장기간 실종 사태로 히드라의 규모 자체가 붕괴된 탓에 실제 가동되는 히드라의 비밀 기지는 몇 되지 않았다.
그 중 로키와 마담 레드가 숨어있는 이 기지는 남아 있는 히드라의 기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지만 히드라 군복을 입은 병사들은 마담 레드의 지휘 하에 바쁘게 다니면서 새로운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고, 로키가 직접 세뇌시킨 네 명의 꼭두각시는 맡은 바 소임에 충실히 임하고 있었다.
이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던 로키는 들고 있던 창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자신에게 테서렉트를 회수하고, 길을 열라는 지시를 내린 위대한 존재가 하사한 창은 ‘치타우리’라는 종족의 왕권을 상징하는 무기로 ‘치타우리 셉터’라고 불렸다.  

셉터의 날붙이에 달려있는 푸른 보석이 빛을 발하더니 로키는 자신의 분신을 치타우리 종족들이 있는 성계로 보냈다. 
황량한 우주, 아니 죽음이 가득 깃들어 있는 우주에서 치타우리 종족의 우두머리를 만난 로키는 잔뜩 긴장했다. 그의 앞에 나타난 치타우리 종족은 인간, 그리고 인간과 유사한 생김새를 가진 아스가르드인과는 확연히 달랐다. 전체적으로 인간과 흡사하지만 기계와 유기체의 하이브리드라고 해야할까? 신체 곳곳이 사이보그화 되어 있었다. 피부는 창백했고, 눈동자는 노란색이었는데, 이들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 ‘아더’는 로키에게 으르렁거렸다.
치타우리의 지도자이지만 그의 왕권을 상징하는 셉터가 로키의 손에 들려있는 게 못마땅한 듯 했다.

“치타우리 족이 참을성을 잃고 있다.”

“그들에게 대비하라고 말해. 그들은 영광스러운 전투에 임하게 될 테니.”

“전투? 그 작고 하찮은 지구와 말인가?”

“영광스러운 전투지…… 길지는 않을 거야. 네가 말했던 것처럼 네 군대가 강력하다면 말이지.”

로키가 빈정거리자, 아더는 더욱 화가 난 듯 으르렁댔다.

“감히 우리를 의심하는 거냐, 그 분을? 네게 그 홀을 쥐어 주고 고대의 지식과 새로운 목적을 주신 분을 의심해? 패배해 버려진 처지였던 주제에?”

“나는 왕이었다. 배신당했지만 아스가르드의 정당한 왕이란 말이다!”

패배해 버려졌다는 말은 로키에게 역린이나 다름없었다. 로키는 침착함을 잃고 아더에게 소리쳤다.

“네 녀석의 야망은 애들 소원마냥 유치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지구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테서렉트가 그 더욱 위대한 세계로의 길을 밝혀줄 것이다.”

“너희에겐 아직 테서렉트가 없잖아. 협박하는 건 아니야. 그러나 내가 입구를 열기 전까지  그리고 너희의 군대가 내 아래로 들어올 때까지…….”

아더는 로키 앞으로 다가오더니 실패는 용납할 수 없다는 협박을 가했다.

“너는 말뿐인 허깨비에 불과해. 곧 네가 바라는 전쟁을 얻게 될 것이다, 아스가르드인이여. 만약 네가 실패하고, 테서렉트가 우리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너는 다스릴 영토는 커녕, 몸을 숨길 곳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로키의 등 뒤로 돌아간 아더는 손을 뻗어 로키의 얼굴을 만졌다. 창백한 얼굴만큼이나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한기는 로키를 소스라치게 만들었다. 마법으로 만든 분신이었기에 분신이 입는 타격은 본체에 전해지지 않지만, 아더의 한기는 로키 자신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치타우리 셉터를 통한 대화를 끝낸 로키의 귓가에는 아더의 마지막 경고가 아른거렸다.

“네가 어디에 있든 그분께서 널 찾아낼 것이다. 네가 고통을 안다고 생각하겠지? 지금까지 알던 고통은 차라리 달콤할 것이다.”

로키가 아더의 경고를 받고 몸서리치고 있을 때, 히드라 기지 한 켠에선 그런 로키를 지켜보던 시선들이 있었다. 한 명은 마담 레드였고, 다른 한 사람은 클로드를 몇 번이나 곤경에 빠뜨렸던 슈릭터였다. 슈릭터는 로키가 몸서리치는 것을 보곤 흥미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재미있는 친구군.”

“아스가르드의 왕자지만 지금은 박탈됐다고 합니다.”

마담 레드가 말하자, 슈릭터는 그녀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텐 링즈와 내게 신세졌던 용병 집단에서 곧 병력을 보내올 거다.”

“고맙습니다.”

“고마울 필요 없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히드라의 비밀 기지 문이 열리더니 이제까지 기지 안에 있던 히드라 병사보다 더 많은 수의 병사들과 해머 드론 등 각종 장비들이 들어왔다. 텐 링즈의 상징이 찍혀 있는 상자들과 병사들도 함께 들어왔고, 텐 링즈의 병사들 사이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창백한 안색의 남자, 지신도 포함돼 있었다. 
그레이 팬텀의 수많은 물자를 마담 레드가 감탄한 듯 보고 있자, 슈릭터는 혀를 끌끌 차며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걸어갔다.

“반쪽짜리 영혼 주제에…….”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