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이발사(2004, The President’s Barber) 영화, MOVIE


감독: 임찬상, 주연: 송강호·문소리


개봉일: 2004년 5월 5일
서울 관객수: 66만 1957명
전국 관객수: 197만 2377명

아버지는 평범한 이발사이셨지만… 평범한 일만을 하셨던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대통령이 사는 동네의 이발사이셨기 때문이죠.

“사사오입이면 헌법도 고치는데, 뱃속에서 다섯달 넘으면 애를 낳아야지!”

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가 위치한 동네에 효자이발관이 있었다. 효자이발관은 성한모, 혹은 두부한모라고 불리우는 소심하지만 순박한 이발사가 주인으로, 그는 면도사겸 보조로 일하던 처녀 김민자를 유혹(?)해 덜컥 임신을 시켜버리는 대책없는 이발사였다. 경무대 지역 주민다운 자긍심으로 그는 나라가 하는 일이라면 항상 옳다고 믿었고, 사람들이 3.15부정선거라 비판해 마지않는 1960년 3월 15일 선거날에도 나라를 위해 투표용지를 먹어버리거나, 야산에 투표함을 묻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임신은 했지만 결혼은 않겠다는 민자를 설득한 것도, 나라의 정책이었던 ‘사사오입’으로 임신 다섯달이면 사람 한 명으로 봐야 하니까 무조건 낳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얼라만 나오면 니는 죽었데이~~~ 부정선거주범 니는 죽었데이??”

그리고 약 5개월 뒤 1960년 4월 19일 그는 아들 낙안을 얻는다. 1960년 4월 19일, 한모의 아내 민자의 진통이 격해지고, 성한모는 리어카에 아내를 싣고 병원으로 출발하는데… 왠걸, 거리에는 3.15 부정선거를 철회하라는 대규모 집회가 한창이다. 군인의 발포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은 이발사용 흰 가운을 입은 한모를 의사로 착각하고, 어쩌다 영웅이 된 한모는 진통중인 민자를 태운 리어카에 애국청년들을 마저 태우고 병원으로 향한다.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가 태어난 이 날은 훗날 ‘4.19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1년 5월 16일 이발관 앞으로 탱크가 한차례 지나간 후로는 ‘중고생 삭발령’의 조치가 내려져 이발관은 나날이 번창했다.

“각하의 용안에 흠집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시간은 흘러 1970년대, ‘사사오입’으로 운명이 결정되고, ‘4.19 혁명’의 현장에서 태어나, ‘5.16 군사 쿠데타’에 의한 정권이 벌어준 돈으로 기른 아들 낙안이도 초등학생이 되었다. 그러나, 16년을 지켜온 효자이발관의 이발사 성한모의 인생은 어느 날 찾아온 청와대 경호실장 장혁수에 의해 전환기를 맞는다. 간첩 나온다길래 신고했더니, 그 간첩이 중앙정보부 직원이었을 줄이야… 속사정을 모르는 대통령은 성한모의 감시정신을 높이 사 ‘모범시민 표창장’을 하사한다.

그러나 자랑스러워하던 마음도 잠시,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청와대에 불려가,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는 청와대 이발사가 된다. 속도 모르는 동네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하며 밤낮으로 아부하지만,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으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더욱 꼬이기 시작한다. 경호실장 장혁수가 두 눈 부릅뜨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각하의 용안에 가위와 면도날을 들이대야 하니 좌불안석, 혹여 상처라도 낼라 진땀만 뻘뻘 흘리며, 눈치보기 일쑤고, 게다가 청와대 내 권력의 2인자 자리를 두고 경호실장 장혁수와 중앙정보부장 박종만의 팽팽한 대립 속에 성한모의 하루하루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야! 니네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청와대 이발사다, 이 새끼들아! 이 나쁜 놈들아…”

어느 날 밤. 청와대 뒤 북악산에 간첩이 잠입한다. 제 아무리 무서운 간첩이라 해도 생리적 욕구는 어쩔 수 없는 법, 갑작스런 설사병에 쭈그리고 앉아 변을 보던 간첩들은 마침 순찰을 돌던 군인에게 들켜 한바탕 총격전이 벌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서는 설사병을 간첩에 의해 전염된 불순한 병으로 규정한다. 일명 ‘마루구스’ 병!

이에 설사만 했다 하면 동네사람들끼리도 서로 의심하여 고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는데... 하필 이런 때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마저 줄줄 물똥을 싼다. 불안해진 성한모, 우리 아들은 간첩이 아니라며 낙안이를 제 손으로 경찰서에 데려가고, 간첩엔 애어른도 없다고, 어린 나이에 간첩 용의자가 되어버린 낙안은 중앙정보부 고문실로 끌려간다. 설상가상으로 이 기회에 성한모를 이용해 장혁수를 제거하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음모를 품은 박종만은 어린 낙안마저 고문하여 성한모 부자를 ‘마루구스’ 병으로 검거하려 하는데…

과연 이발사 성한모와 아들 낙안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가장 소박한 아버지의 가장 특별한 감동을 만난다
각하의 머리를 깎게 된 소심한 이발사의 가슴뻐근한 이야기


》About The Movie《

소박하지만 위대한 아버지가 선사하는 가슴뻐근한 감동!
하나뿐인 아들이 간첩으로 잡혀가도 말 한마디 못 꺼내는 소심하고 무식한 아버지이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위대한 아버지 성한모가 선사하는 2004년 가장 특별한 감동!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통해 그려낸 폭압의 시대!
1960-70년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살았던 소심한 이발사와 그의 가족을 통해 폭압의 시대를 따뜻한 웃음과 눈물로 버무려낸 가장 새로운 영화!

눈으로 경험하는 1960-70년대 효자동 거리!
5천평 부지에 총 1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효자동 거리 오픈세트’!
1600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4.19 혁명 군중씬, 국장 장면 등 1960-70년대 시대와 사회의 흐름이 담겨있는 가장 완벽한 재현!


각하의 소심한 이발사, 그러나 가장 위대한 아버지, 성한모와 그의 가족의 격동의 풀 스토-리!

나라정책 사사오입 원칙으로 마누라 될 사람 설득하기
‘효자당 이발관’에 내 마누라로 삼고 싶은 면도사 민자가 새로 들어오다.
마음보다 앞선 행동 때문에 덜컥 임신부터 시켰는데, 면도사 민지는 결혼도 싫고 애도 낳지 않겠다고 우긴다.
“식 올리자” “싫어예” “그런거 없어. 사사오입! 즉 뱃속의 애가 다섯 달이 넘으면 낳아야 된다는 얘기야! 법이 그래!!!”
사사오입 원칙을 내세워 마누라와 아들을 동시에 얻게 되다.

4.19 혁명, 정신없는 아수라장 속에서 아들 태어나다
이발관 앞에선 데모가 한창이고, 출산이 임박한 마누라의 진통은 시작됐고, 병원에 가야 하는데 시위대를 막아선 경찰들은 총을 쏘아대고, 나를 의사로 착각한 부상당한 시위대 학생들은 나를 쫓아다니며 리어카에 태워달라 아우성이다.
“선생님! 도와주십시오, 선생님!” “애국청년이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선생니! 도와주십시오!”
“저기 흰 가운을 보고 오해를 하시는 모양인데, 전 의사가 아니에요”
…역사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 낙안이 태어나다.

가,가,가, 각하(!)의 이발사가 되다
간첩신고 때문인지, 청와대 옆에 살아서인지, 각하의 이발사로 발탁되다. 청와대 첫 출근날, 무시무시한 각하의 경호실장이 잔뜩 겁을 준다.
“이발은 신속하게! 용안에 상처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경호실장 눈치보랴, 각하 용안에 가위와 면도날을 들이대랴, 식은땀이 절로 난다.
“가, 가, 가 각하… 면도를…”
떨리는 손을 가누지 못하고 결국 용안에 상처를 내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집에 돌아오니, 머릿속에 온통 살아날 궁리뿐이다.

마루구스병 전국 강타!
헌신적으로 각하의 머리를 깎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어느날 각하를 해하기 위한 간첩들이 넘어왔다. 비상사태다.
그런데 간첩들이 죄다 설사병에 걸렸단다. 정부는 설사병에 걸린 사람은 모두 간첩이라며 잡아들인다. 일명 마루구스병 사건!
설사하는 사람은 간첩이 되는 비상시국에 들려온 아들 낙안이의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
“아부지, 저 물똥 쌌어요”
…과연 이발사 성한모와 그의 가족은 이 비상시국에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각하의 한마디가 곧 법이던 시대, 그분의 머리를 깎게 된 소심한 이발사의 가슴뻐근한 이야기


한국 대표배우 송강호, 문소리의 2004년 자신있는 선택 <효자동 이발사>!

관객과 평단의 신뢰를 받아온 한국 최고의 배우 송강호, 문소리가 효자동 이발관의 부부로 만났다!
2004년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국 대표 배우의 최고의 결합!
이들이 선사하는 가장 특별한 웃음과 감동을 만난다!

송강호, 이번엔 아부지다!
대통령 각하의 소심한 이발사 그러나 위대한 아부지, 성한모

청와대가 있는 동네, 효자동에서 이발관을 경영하는 소심한 이발사.
각하 앞에선 소심한 이발사에 불과하지만 하나 뿐인 아들 낙안이를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아끼는 따뜻한 아버지.
영화 <초록물고기> <NO.3> <조용한 가족> <쉬리>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YMCA야구단> <살인의 추억> 등

문소리, 이번엔 억척 아줌마다!
소심한 이발사의 억센 마누라, 김민자

걸출한 사투리와 입담으로 남편 한모를 윽박지르는 억척스런 여인, 그러나 마음 속에는 하나뿐인 아들 낙안과 남편 한모에 대한 걱정과 사랑으로 가득한 우리들의 어머니.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이재응, 이번엔 순박한 효자아들이다!
효자이발관집 착한 아들, 성낙안

사사오입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성한모의 효심 가득한 하나뿐인 아들.
물똥을 샀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 <선생 김봉두> <고독이 몸부림칠 때>

》감독 임찬상《

60-70년대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는 청와대 앞에서 역사의 격동기를 다 살아온 사람이다. 이 영화는 그 사람의 시선에서 세월과 역사의 흐름을 보려고 한다. 그 시선은 각성한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배우지 못해서 무식한 남자의 시선이며, 바로 우리들의 아버지의 시선이다.
-연출의 변에서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국영화아카데미 13기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연출부



SAGA의 평


-팸플릿 이야기를 먼저 하면, 상당히 잘 만들었고,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잘 보여주는 구성으로 되어있다고 본다. 출연 배우와 그들이 맡은 배역에 대한 소개, 감독에 대한 소개는 가장 뒷장으로 몰아놓고, 팸플릿 중간은 전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그대로 보여준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평범한 이발사가 여러 역사적 사건을 거치는 과정을 팸플릿이 또 한 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는 효자동의 폄범한 이발사가 청와대에서 대통령 전속 이발사가 되면서 겪는 일들을 유쾌하게 풀어냈는데, 마치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송강호가 맡은 성한모는 8.15 광복 이후 4.19 혁명, 박정희 정권을 거쳐 제5공화국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전부 겪게 되는데, 이때의 모든 일들을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연출이 꽤 재미있었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소시민의 시선에서 풀어냈다고 할까?


-유쾌하게 풀어내긴 했지만, 포레스트 검프와 같은 깊이의 드라마를 기대하면 많이 실망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풍자가 짙게 깔려있고, 어쩌다 보니 워터게이트 사건, 베트남 전쟁 등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게 된 포레스트 검프와는 달리, 평범하면서 무식한 소시민인 성한모가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는지 모른 채, 각종 역사의 추악한 순간에 개입하게 된다. 일단 여기서부터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포레스트 검프에 비해 꽤 반감된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된다.


이런 풍자가 꽤 들어가 있는 편이다... 뭐, 이 시대를 다룬 영화들이 다 그렇지만...


-성한모가 결혼을 하게 된 것도 뭔가 풍자에 빗댄 거 같은데, 일단... 여주인공 격인 문소리가 맡은 김민자를 겁탈해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만들어 결혼을 하게 된다. 겁탈부터 꽤나 거슬리는 설정인데, 결혼도 싫고, 아이도 낳기 싫다는 김민자를 설득하는 성한모의 논리의 사사오입이었...

-성한모가 가정을 이루게 된 일련의 사건이 하나의 비유이고 상징이라고 하는데, 뭔가 하고 알아보니 성한모의 아들인 성낙안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는 해석이었다. 성낙안은 성한모가 김민자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겁탈에 의해 잉태됐는데, 이 것이 미국에 의해 갑자기 도입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라는 뜻이라는 의미이다.


근데 이건 좀 너무 나간 해석이 아닌가 싶다.


-박정희 대통령 격인 국가의 절대적 권력자인 대통령이 등장하고, 성한모는 경호실장에 의해 대통령의 전속 이발사가 되는데, 이 내용을 출발, 비디오 여행 등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고, 독재자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화인가 싶었지만, 생각 외로 독재를 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는 나오지 않는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주요 인사들의 알력싸움과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나오고, 성한모에게 강압적으로 대하는 인물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통령 휘하의 사람들이고, 대통령은 성한모에게 덕담과 친절한 면을 보여주기만 한다. 극중 청와대 직원 가족 초청행사에서 성낙안이 대통령의 아들과 싸우는데, 다른 사람들은 기겁하는 와중에도 대통령은 애들이 놀다보면 싸울 수 있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대통령에 대한 시선이 꽤나 소프트하다고 해야하나?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 사건인 10.26 사건도 나오긴 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실책이나 이런 것보다는 경호실장과 중앙정보부장의 알력 싸움 끝에 벌어진 우발적인 일 정도로만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면서도,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가장의 이발사의 눈으로 본 격동과 폭압의 시대를 꽤 괜찮게 묘사했고, 독재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짓들에 대해서 ‘관객들에게 이런 사건이 이렇게 있었습니다. 평가는 여러분들이 하세요’라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느낌이다.


결국 판단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몫이라는 뜻이겠지...


-다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임팩트가 부족한데, 중후반 주요 갈등요소인 어린아이에 불과한 성낙안의 고문과 이로 인한 성한모의 심경변화에 대한 묘사가 지루하면서 재미까지 없다. 성낙안의 고문으로 독재정권의 무능함과 무자비함을 묘사하려고한 거 같은데... 그보다는 성한모의 멍청함이 더 돋보인다고 할까? 그 부분이 딱히 임팩트 있지도 않았다.


저 어린애를 고문을 하다니... 설정이 좀 너무 나갔다는 느낌?


-또 하나 아쉬운 것은 문소리가 맡은 김민자의 출연 분량인데... 주연 타이틀까지 이름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송강호에 비해 출연 분량이 적다. 아마 영화의 초점이 성한모와 성낙안 부자간의 관계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


분량이 생각 외로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