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1편 탈취 (3)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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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8부 Avengers: Assembled


제1편 탈취 (3)


러시아의 밤은 황량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한편으론 쓸쓸하다는 느낌을 더 많이 준다. 
땅은 넓지만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지역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쓸쓸한 바람이 항상 몰아치는 곳이라 그런 느낌을 더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수의 사람들은 주요 도시 지역에 살았고, 그 외의 지역은 버려진 여러 건물들과 그곳에서 가끔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 정도만 있을 뿐이었다.
이 건물은 이런 러시아의 버려진 많은 건물 중 하나였다. 농장으로 쓰이기엔 규모가 살짝 큰 것으로 봐선, 아마 버려진 공장 건물임에 분명했다.

버려진 공장 3층에는 군복을 잘 차려입은 세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다. 남자들은 전부 러시아군으로 보였는데, 희끗희끗한 백발을 가진 나이든 남자는 군복에 이제까지 자신의 군경력을 상징하는 듯한 수많은 계급장을 붙이고 있었다. 그에 비해 젊은 군인 둘은 나이든 남자에 비해 수수한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아마도 러시아 군의 장군과 그를 수행하는 장교들인 듯 했다.
그들의 앞에 있는 여자는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미녀였다. 아름다운 외모 만큼이나 훌륭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검은 드레스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뽐내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검은 드레스와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미녀는 큰 눈과 살짝 도톰한 입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이 나타샤 로마노프이고, 쉴드의 요원이며, 블랙 위도우라는 코드네임을 가지고 있다는 건 어둠의 세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알 수 있었다.
블랙 위도우라는 신분이 외부에 드러나면 그리 좋은 꼴을 당할 리 없는 신분임을 증명하듯, 나타샤는 의자에 묶여 있었고, 뺨은 누군가에게 맞은 듯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입술 끝은 살짝 찢어진 채 피가 맺혀 있었다. 
의자에 묶여 있는 나타샤를 보며 장군은 있는 대로 빈정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상상한 저녁이 아닌데 내가 상상한 것에 비하면 이게 양반이야. 누굴 위해 일하지? 레르멘도프인가? 그가 자기 배로 우리 짐을 옮길 거라고 생각하든?” 

“……운송 업무는 살라굽 장군이 맡고 있는 것 아니었어?”

그러자 장군은 어이없다는 듯 나타샤에게 다가와 그녀가 묶여있는 의자를 슬그머니 뒤로 밀었다. 의자는 나타샤를 잡은 채 4개의 다리 중 2개만 사용하며 위태롭게 뒤로 젖혀졌다. 나타샤와 의자의 뒤로는 10여미터 아래에 보이는 콘크리트 바닥이 있었는데, 아무리 나타샤라고 해도 그리로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장군은 키득거리면서 잘못된 정보로 함정에 빠진 나타샤를 조롱했다.

“살라굽은 그냥 겉포장일 뿐이야. 잘못된 정보 때문에 목숨을 던졌군. 그 악명 높은 블랙 위도우가 단순히 예쁘장한 여자일 뿐이라니…….”

“정말 내가 예뻐?”

이런 상황에 저런 대사라니……. 장군은 나타샤가 공포로 인해 미쳐버렸다고 생각했다. 미치지 않았어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고통을 줄 생각이었기에 나타샤가 하는 말은 그리 귀담아 듣지 않았다.

“레르멘도프에게 가서 탱크를 옮기는 데 그가 필요 없다고 전해. 아……, 혀가 없으니 글로 전해야겠군.”

장군의 목소리와 나타샤의 대꾸로만 소리가 채워졌던 폐공장에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장군이 돌아보니, 나타샤의 소지품이 든 작은 가방을 들고 있던 장교가 가방 안에 있는 나타샤의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은 누군가의 연락이 온 걸 알리듯 열심히 벨을 울려댔다.
블랙 위도우의 배후에 있는 자를 접선할 기회라고 생각한 장군은 휴대폰을 가져오라고 손짓을 한 뒤,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나타샤의 목숨을 가지고 흥정을 하려던 장군은 휴대폰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에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전화를 건 상대는,

[잘 들으세요. 지금 당신들은 1-14 실렌스키 공장 3층에 있죠? 8마일 밖에 F-22 전투기 대기 중입니다. 지금 당장 그 여자 안 바꾸면 블록 일대를 터뜨려 버릴 겁니다.]

정중하고도 무시무시한 협박에 장군은 얼떨떨해하면서 휴대폰을 나타샤에게 넘겨줬다. 나타샤의 두 손이 의자에 묶여있는 관계로 장군은 그녀의 어깨와 귀 사이에 휴대폰을 끼워줬다. 나타샤가 전화를 받자, 상대는 바로 명령을 내렸다.

[복귀해.]

“콜슨, 장난해요? 지금 일하는 중인데? 여기 이 멍청한 노친네가 전부 다 불고 있었단 말이에요!”

“나…… 아무 것도…… 안 불었는데…….”

이제까지 자신이 모든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장군은 나타샤의 말에 더욱 벙쪘다. 이제까지 공포에 질려 나타샤가 자신에게 모든 정보를 불고 있는 줄 알았는데, 되려 자신이 나타샤에게 모든 걸 말하고 있다니, 이 무슨 소리인가? 
나타샤는 눈으로 닥치라는 신호를 보낸 뒤, 콜슨에게 말했다.

“아무튼 지금 갈 수는 없어요.”

[나타샤, 바튼이 배신했어.]

“……끊지 말고 있어봐요.”

순간 나타샤의 표정이 바뀌었다. 나타샤는 장교에게 눈짓으로 휴대폰을 가져가라고 했고, 장교 한 사람이 다가와 그녀의 휴대폰을 받아주는 순간 나타샤가 번개같이 움직였다. 어느새 풀어낸 의자는 그녀의 훌륭한 무기가 되어 주었고, 장교들이 꺼낸 권총들 역시 나타샤가 손쉽게 이들을 제압하는데 도움을 줬다.
단 3분만에 블랙 위도우의 악명이 어느 정도 대단한 건지를 러시아군 장교 세 명에게 보여준 나타샤는 두 장교를 순식간에 때려눕히고, 모든 걸 다 불고 있던 멍청한 노친네의 다리에 쇠사슬을 감아 거꾸로 3층에서 떨어뜨려버렸다.
가볍게 임무를 완료한 나타샤는 하이힐과 손가방, 그리고 휴대폰을 챙긴 뒤 그곳에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클린트는 어디에 있어요?”

[우리도 몰라.]

“모른다니? 애들은? 카케루와 스카이는?”

[그들은 무사해.]

“어떻게 된 거야?”

[돌아오면 브리핑해줄게. 그전에 덩치 큰 친구를 좀 만나줘.]

덩치 큰 친구라는 말에 나타샤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콜슨이 말하는 덩치 큰 친구가 누구인지는 나타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쉴드에 큰 문제가 생겼다면 아직 정식 출범하지 않았지만 어벤져스 팀을 결성해야했다. 
어벤져스 중에서 덩치 큰 친구라면 천재, 억만장자, 바람둥이, 박애주의자를 자처하는 강철 슈트를 입고 다니는 그 남자일게 분명했기에 나타샤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콜슨, 내가 스타크하고는 안 맞는 거 알잖아요.”

[스타크 말고, 다른 덩치 큰 친구.]

다른 덩치 큰 친구라는 말에 나타샤는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끼이이이이이…….

거대한 철문이 녹슨 신음성을 내뱉으며 누군가에 의해 열려졌다. 철문이 열려진 덕분에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여 있던 안쪽 공간에 한줄기 빛이 들어왔다. 이윽고 철문이 조금 더 열려지면서 안쪽 공간에 쏘아지던 빛을 가리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신고 있는 구두와 바닥이 내는 소리가 텅 빈 공간을 조용히 울렸을 때 누군가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또 허탕인 거 같네요.”

목소리는 여자의 것이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채 창고 안으로 들어온 여자는 낭패라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주위를 살폈다. 그의 뒤엔 실버 블론드에, 검은 자켓을 걸친 남자가 막 창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이미 정리를 끝낸 모양이군.”

“한발 늦은 거 같죠?”

창고 안에 먼저 들어온 지원의 말을 듣던 살라딘은 재킷에 찔러 넣었던 손을 빼면서 창고 안쪽의 어둠을 노려보았다. 살라딘이 어둠을 노려보자, 지원 역시 뭔가를 느꼈는지 얼굴을 굳히며 살라딘이 보고 있는 곳을 같이 노려보았다.

“숨어있는 거 다 아니까 어서 나와.”

살라딘이 어둠에 몸을 숨긴 자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리며 매력적이면서 성숙한 매력이 흘러넘치는 녹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라이더 슈트를 입고 있는 그녀는 양쪽 허벅지에는 권총을, 등 뒤에는 커다란 저격용 라이플을 매고 있었다.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살라딘과 지원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어머, 다 알고 있었던 건가봐요?”

“그렇게 드러내놓고 살기를 보이면 알기 싫어도 알 수 있지.”

“어머나, 살기가 그렇게 셌나? 나름대로 억제한다고 한 건데. 하긴 살라딘, 당신을 만나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마음에 안 드는 건 피차일반이니 시덥지 않은 소린 그만두지. 마리아 애슬린, 두 번 묻지 않겠다. 한은 어디에 있지?”

“그걸 내가 당신에게 알려줄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내 이름은 라키시엘이야. 마리아 애슬린은 적당히 만든 가명이고.”

비이냥엔 비이냥으로 맞선다는 건지 살라딘과 라키시엘의 대화는 점점 상대의 신경을 긁어내는 수준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었다. 무표정한 살라딘과 나름 미소를 짓고 있는 라키시엘의 이마엔 각기 실핏줄과 눈가에 일어난 작은 경련들이 일어났고, 이는 지금 이 둘의 기분을 대변해주기에 충분했다. 서로 대화를 하면 할수록 기분이 점점 나빠지고 있을 때 지원이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봐요, 아줌마. 그냥 아저씨가 물어보는 거 대답해주지 그래요.”

“아줌마? 그 말을 들으니까 더 알려주기 싫네. 그리고 원래 그런 건 스스로 찾아보는 게 주인공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의무 하는 거 몰라?”

살라딘과 얘기할 때와는 달리 라키시엘은 지원에겐 눈웃음까지 지으며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답해주었다. 다소 엉뚱한 라키시엘의 대답과 그녀의 아름다운 웃음에도 살라딘은 전혀 웃지 않았다.

“누가 주인공이라는 거냐?”

“어머, 몰랐어? 넌 뫼비우스 님이 만든 게임의 주인공이야. 뫼비우스 님이 정해놓은 대로 레벨 업을 하고 동료를 모으면서 최종 보스에게 도전을 하는 RPG의 주인공. 그리고 최종 보스에게 이기든, 지든 그 다음의 인생은 없는 게 바로 너야. 유희를 위해 준비된 주인공이라는 거지. 후후후…….”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원이 이를 바득 갈더니 주먹을 움켜쥐었다.

“지금 사람을 뭘로 보고!”

기를 끌어 모은 지원은 라키시엘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고 순식간에 그녀와의 거리를 좁힌 지원은 라키시엘를 향해 매서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지원의 주먹은 라키시엘이 지원이 달려든 스피드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선 덕에 허공만 가르고 말았다.

“성질은 꽤 급하네, 꼬마야?”

“헛소린 집어치우고 뫼비우스인지 뭔지 하는 자식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면 팔 다리 하나씩 부러질 건 각오하라고.”

“미안하지만 내가 너희를 상대하는 건 내가 아니야. 손님이 온다 길래 나름대로 준비를 해두었거든?”

생글생글 웃는 라키시엘이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살라딘과 지원 주위에 묘한 기계음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금속성 물체가 창고 바닥에 닿는 소리도 계속 들려왔고 관절 모터가 위잉위잉 거리며 소리를 내는 것도 들렸다. 그리고 어둠 속에 나타난 모노아이는 그것이 바로 예전 스타크 엑스포에 나타나 아이언맨과 워머신을 곤란에 빠뜨린 해머 드론이라는 걸 알려줬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스타크 엑스포에서 사고를 친 해머 드론들은 중무장한 상태였는데, 이 해머 드론들은 그런 무장이 달려있지 않았다. 해머 드론을 본 지원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이건 무슨 아이언맨 양산형 같은 거야?”

“이 세계에서 그레이 팬텀이 얻은 힘 중 하나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아.”

라키시엘은 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추는 순간까지 살라딘과 지원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다.

“그럼 반드시 살아남아보라고, 주인공 씨?”

라키시엘이 등을 보이자 지원은 그녀를 잡으려 한발 앞으로 나섰고 그 순간 어둠 속에 있던 해머 드론이 지원을 노려 공격해 들어왔다. 지원에게 달려든 해머 드론 한 대가 복싱 자세를 갖추더니 지원의 옆구리를 향해 매서운 펀치를 날렸고 그걸 본 지원은 해머 드론의 펀치를 슬쩍 피한 뒤 금속으로 이루어진 손목을 잡아챈 뒤 무릎으로 해머 드론의 복부라 여겨지는 부분을 올려쳤다.

콰앙!

둔탁한 소리와 함께 서준의 강력한 일격에 해머 드론의 허리가 끊어져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반으로 부서진 해머 드론의 잔해를 바닥에 던져놓기도 전에 또 다른 해머 드론들이 지원에게 달려들었다. 

“진짜!”

해머 드론이 계속 달려들자 서준은 두 지원을 움켜쥔 뒤 상체를 살짝 낮췄다. 그의 전신에 기가 피어올랐고 기가 충분히 모인 순간, 지원은 해머 드론의 시아에서 사라졌다. 그들의 시각 센서가 지원을 미처 캐치하기 전 지원의 공격이 전개됐다. 

콰지지직!

[태극사신무 청룡 회오리 투]

지원의 몸 주위로 청룡이 승천하듯 강력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그 소용돌이와 함께하는 그녀의 강력한 올려치기는 마치 폭풍과 같았다. 살짝 점프하면서 강력한 올려치기로 해머 드론 2대를 날려버린 지원은 공중에서 자세를 바꾸어 공중에 뜬 자신의 허점을 파고 드려는 해머 드론을 향해 전신의 체중과 내공을 실어 내려쳤다.

[태극사신무 백호 산벼락 추]

콰과광!

지원의 빈틈을 노리려던 해머 드론은 백호 산벼락이라는 기술에 맞아 머리부터 상체까지 전부 으스러졌다. 땅에 내려선 지원은 해머 드론 하나가 또 달려들어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날리자 왼손을 들어 그의 주먹을 막았다. 그리곤 오른손을 들어 왼손이 붙잡은 해머 드론의 팔을 부러뜨리면서 해머 드론의 멱살을 잡았고 엄청난 힘으로 해머 드론을 끌어당기며 공중에 한 번 회전시킨 뒤 그대로 땅에 처박았다.

[어깨 걸어 후륜 떨구기]

지원이 해머 드론을 상대로 선전을 하는 동안, 살라딘 역시 나름대로의 활약을 하고 있었다. 팬텀 소드로 히랄하르로데와 아미타유스를 소환한 살라딘은 해머 드론의 목이 아닌 동체를 통째로 베어버리는 방법으로 그들을 무력화 시키고 있었다.
푸른 도신과 붉은 검광은 살라딘의 주위를 보호하듯 검막을 형성했고, 그의 뛰어난 쌍검술에 해머 드론들은 속수무책으로 박살나고 있었다. 
해머 드론이 휘두른 펀치를 피한 살라딘은은 해머 드론의 품에 바짝 파고들어 쌍검으로 해머 드론의 사지를 베어버렸다.

[기파랑류 도검술 진공수라인]

살라딘의 날카로운 검기에 해머 드론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살라딘의 등 뒤를 노린 해머 드론이 있었지만, 그는 지원이 달려들어 처리했다. 해머 드론의 옆구리를 오른쪽 팔꿈치로 짧게 돌려친 지원은 그대로 오른손을 뻗어 수도로 해머 드론의 얼굴을 쳤고 그 다음 강력한 왼발 중단 앞차기로 해머 드론의 배 부분을 세게 차버렸다.

[전장절도]

지원의 발차기를 맞은 해머 드론은 산산이 부서졌다. 순식간에 해머 드론 10여기를 박살낸 살라딘과 지원은 뒤로 물러나 서로 등을 댄 채 해머 드론들과 대치했다. 등 뒤로 살라딘이 느껴지자 지원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거 본 기억이 나네요. 스타크 엑스포였던가요? 거기서 사고 친 물건들 아니에요?”

“맞아. 그러니까 철저하게 때려부숴. 소프트웨어 결함이 해머 사의 특기니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살라딘은 두 검을 매섭게 휘두르며 달려들었고, 지원은 그의 뒤를 쫓아 달려 나갔다.

살라딘과 지원이 해머 드론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창고 밖.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온 라키시엘은 창고 곁에 서 있는 검은색 승용차를 향해 걸어갔다. 승용차에는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하고 얼굴은 선글라스로 가린 남자 몇이 라키시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다가오면서 등에 매고 있는 저격용 라이플을 던져주자, 그들은 허둥지둥하며 총을 받았다.

“뫼비우스 님이 계신 곳으로 간다.”

“알겠습니다. 오르시죠.”

고개만 짧게 끄덕인 라키시엘은 차 뒷문을 열고 차에 탔고 창문을 내린 뒤 한창 사투가 벌어지고 있을 창고를 바라보았다. 검은 양복을 입은 자가 운전석에서 차에 시동을 건 순간 창고 벽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면서 해머 드론 한 대가 박살난 채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걸 본 라키시엘은 상큼한 미소를 창고 쪽으로 날리며 중얼거렸다.

“그럼 다음에 또 보자고, 안타리아의 방랑자 씨.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라고. 후훗~!”

라키시엘을 태운 자동차가 출발했을 때, 창고 안에서 해머 드론들과 싸우고 있던 살라딘과 지원은 꽤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커다란 구멍이 뚫린 벽을 보다가 그 구멍을 낸 해머 드론을 본 살라딘은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곳에는 연기와 함께 무언가 커다란 것을 들고 있는 해머 드론 하나가 보였는데, 해머 드론이 들고 있는 것은 커다란 기관총 포였다. 
탄창이 총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물처럼 주르륵 이어져 해머 드론의 어깨와 몸에 둘둘 감겨있었다. 그 총포의 크기만도 어지간한 바주카포는 가볍게 쌈싸먹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였다. 그렇지 않아 일반 성인 남자보다 큰 해머 드론이 그런 것을 들고 있으니 마치 커다란 포탑처럼 무시무시한 위용이었다. 
해머 드론의 붉은 눈이 번뜩이더니 사방으로 총을 갈겨대기 시작했다. 도저히 저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미친 듯한 포화 사이로 살라딘과 지원은 겨우 몸을 피했으나 나머지 해머 드론들은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발악치곤 팀킬이 너무 심했다.

“아저씨!”

지원의 비명과 함께 해머 드론의 총포가 살라딘을 향했고 그와 동시에 살라딘은 위로 점프 했다. 

쿠콰콰콰!! 

산산이 부서져 나가는 무너진 건물 벽을 보며 살라딘은 땅에 착지하면서 한 바퀴 굴러 해머 드론의 옆으로 내려섰다. 그리고 그대로 해머 드론의 허리를 향해 히랄하르로데를 휘둘렀다. 
기관총포의 거대한 총열과 해머 드론의 커다란 몸집이 모두 함께 원래의 자리에서 벗어나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총열이 없는 기관총에서 마지막 몇 발이 하늘을 향해 발사됐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해머 드론은 허리와 하체가 각각 따로 땅으로 쓰러졌다. 그 뒤를 따라 이제 조종할 이 없는 기관총포가 땅을 울리며 떨어졌다. 
살라딘은 푸른 검기가 맺혀있는 히랄하르로데를 한 번 휘두르더니 그대로 소멸시켰다. 다른 손에 들린 아미타유스 역시 사라졌다.

50여기나 되는 해머 드론을 상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살라딘과 지원의 얼굴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해머 드론과 싸움을 벌이느라 창고 이곳저곳이 부서져서 창고 안의 어둠이 많이 사라졌고 그 덕에 살라딘과 지원은 창고 안을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창고 안은 부서진 해머 드론들의 잔해로 가득했다. 
부서진 해머 드론의 잔해를 살펴보던 살라딘은 무언가를 느끼고 아미타유스를 급히 소환했다. 그가 검을 막 내던지려고 한 순간, 누군가 급하게 소리쳤다.

“아, 이번엔 칼 던지지 말아요!”

낯익은 목소리에 살라딘은 아미타유스를 던지려다가 말았다. 자세히 보니, 창고 입구에는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양손을 든 채 안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부서진 창고의 벽과 천장 덕분에 남자의 얼굴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는 쉴드 요원, 카자마 카케루였다.
카케루를 확인한 살라딘은 아미타유스를 소멸시키면서 말했다.

“카자마 카케루 요원이군요.”

“오랜만이네요, 살라딘 씨. 그리고 현지원 씨.”

몇 달 전 클럽 바빌론에서 죽을 뻔한 경험을 같이 한 덕분일까, 살라딘과 지원, 그리고 카케루 사이에는 묘한 동지 의식이 있었다. 창고 안을 살펴보던 카케루는 해머 드론들의 잔해가 사방에 깔려있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 많은 해머 드론들을 다 부순 겁니까? 아무리 무장을 안했다고 해도 해머 드론이 낼 수 있는 근력은 일반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하던데요?”

“우린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뭐, 그렇긴 하죠. 어쨌든 이걸로 해머 사와 그레이 팬텀 간의 커넥션이 있다는 건 분명해졌군요. 앞으로 쉴드에서도 해머 사를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머 사 조사 과정에서 그레이 팬텀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이죠, 그건 저희 팀의 리더 콜슨 요원이 이미 허가한 사항이니까요.”

오늘 살라딘과 지원이 이 창고에 온 이유가 바로 쉴드와의 공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수년 전 헐크와 어보미네이션의 사건, 그리고 최근 그레이 팬텀 및 오제의 추종자에 의한 사건이 겪으면서 쉴드와 같은 조직을 자국 내에 만들 필요성을 느끼고, 전담 팀을 구성하는 중이었다. 
팀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원들을 섭외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살라딘, 크리스티앙 데 메디치, 현지원, 이훈이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오제의 힘을 이어받은 김철수는 재활이 끝남과 동시에 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쉴드는 그레이 팬텀과 해머 사의 커넥션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둘의 접선 장소로 파악한 곳에 살라딘과 크리스티앙의 급파를 요청했다. 크리스티앙은 현재 이훈과 함께 쿠사나기 스미레의 수색에 나선 상태라, 살라딘이 지원과 함께 파견된 것이고, 그 결과가 해머 드론들이었다.
카케루는 아까부터 들고 있던 단말기를 살라딘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냐고 눈으로 묻는 살라딘에게 카케루는 살짝 굳은 얼굴로 답했다.

“지구의 운명을 건 중요한 일입니다. 살라딘 씨가 속해있는 팀에는 이미 양해를 구했습니다. 살라딘 씨와 현지원 씨가 저희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 겁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살라딘은 카케루가 건내준 단말기를 켰다. 단말기를 켜자마자 테서렉트의 모습과 함께, 이를 탈취하는 로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타났다. 로키의 창에 가슴이 닿인 인간들이 그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된 모습을 본 살라딘은 카케루를 바라보았다.

“이 장발의 남자는 누굽니까?”

“로키라고 합니다. 아스가르드의 왕자로, 토르의 동생이죠.”

“이런 녀석과 싸워야하는 건가요? 자신이 없는데…….”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살라딘이 들고 있는 단말기 영상을 본 지원이 쓰게 말했다. 그가 보고 있는 화면은 로키가 막 나타나서 쉴드의 요원들을 순식간에 다 쓰러뜨린 장면이었다.

“협력해주시길 바랍니다. 닉 퓨리 국장의 부탁입니다.”

쉴드의 국장이 직접 협력을 요청해왔고,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자신의 팀에서도 협력을 명했으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초대에 응하죠.”

그렇게 말한 살라딘의 눈에는 창고 바깥에 막 착륙하는 검은 비행기, 콜슨의 팀이 운용하는 ‘버스’가 들어왔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