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임스 맨골드, 주연: 존 쿠삭·레이 리오타

개봉일: 2003년 10월 31일
서울 관객수: 22만 6354명
전국 관객수: 46만 8817명
빗 길의 잇달은 사고, 모텔 안에 고립된 11명의 사람들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느 밤… 네바다 주의 사막에 위치한 외딴 모텔에 10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리무진 운전사와 그가 태우고 가던 여배우, 경찰과 그가 호송하던 살인범, 라스베이거스 매춘부와 신혼부부, 신경질적인 모텔 주인까지 포함한 총 11명. 사나운 폭풍우로 길은 사방이 막혀버리고 사람들은 어둠과 폭우가 걷히기를 기다리지만 연락이 두절된 호텔에 갇힌 이들은 하나 둘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아무도 믿지마라! 그것이 너 자신이라도...
죽음으로 시작된 살인의 그림자는 그들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간다. 현장에 남겨진 것이라곤 모텔 룸 넘버 10이 적힌 열쇠뿐… 연이은 죽음의 현장에는 9,8,7.. 카운트 다운을 알리는 열쇠만이 남아 끝나지 않은 살인을 예고하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모두가 기억하기 싫은 비밀이 서서히 베일을 벗는데...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영화가 끝나는 순간 새로운 공포가 시작된다!
예측하는 순간 무너진다!
당신을 침몰시킬 헤비쇼크 스릴러!
Introduction
출구없는 함정, <아이덴티티>
범인없는 살인, <아이덴티티>
끝나는 순간 새롭게 시작되는 공포, <아이덴티티>
단서 1. 엄청난 폭우,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빗길의 사고
단서 2. 10개의 방, 10명의 이방인.. 그리고 1명의 모텔 주인
단서 3. 전화도 핸드폰도 연결되지 않는 완전한 고립
단서 4. 살인이 시작될 때마다 놓여지는 열쇠
단서 5.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모방 범죄?
단서 6. 억울하게 학살당한 인디언들의 무덤에 세워진 모텔
단서 7. 폭우를 예감한 듯 여배우의 리무진 기사는 우비를 입고 있다.
단서 8.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방인들..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속지마라..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누구도 믿지 마라.. 그것이 너 자신이라도...
살인자를 예측하지 마라.. 그 순간 당신은 함정에 빠진다.
Synopsis
이제 아무도 믿지마라! 그것이 너 자신이라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네바다주 사막의 외딴 모텔에 10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거센 폭우에 꼼짝없이 모텔에 고립된 사람들은 어둠과 폭우가 걷히기를 기다리지만, 곧 하나 둘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극도의 공포를 불러온 살인 현장에 남겨진 것이라곤 모텔 룸 넘버가 적힌 열쇠뿐이고, 남은 사람들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열쇠는 룸 넘버대로 카운트다운하며 다음 살인을 예고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모두가 기억조차 하기 싫었던 각자의 비밀이 서서히 베일을 벗는데…
Production Note
전세계 언론의 호평 속에 제작비의 5배가 넘는 흥행돌풍
미국 개봉시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총제작비까지 단숨에 거둬들이는 놀라운 흥행을 수립한 <아이덴티티>에 까다로운 펼론가들 조차 “후반부 모든 것을 처음으로 뒤집는 희귀한 퍼즐” “전형적인 공식의 다른 영화와 달리 교묘하면서 영리한 트릭으로 쿨한 결말”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식스센스> 이후 더 이상 충격은 없었다. 그러나…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센스> <디아더스> 이후에도 많은 영화들이 충격적 반전을 외쳤지만 관객을 제대로 만족시킨 영화는 오히려 없었다. 하지만 <아이덴티티>는 라스트 5분의 충격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듯 후반부 3분의 1부터 영화를 모두 뒤집어 놓는 영리함을 선보인다. 반전을 위한 억지 반전이 아닌 완성도를 높인 기가 막힌 설정에 연기하는 배우들조차 “이렇게 잘 짜여진 시나리오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라며 놀라움을 표시했을 정도.
공포는 영화가 끝나는 순간 새롭게 시작된다!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모두 풀린 후 극장을 떠나는 관객은 또 한 번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아찔한 체험을 하게 된다. 바로 영화 속의 너무나 완벽하고 정교한 퍼즐 때문. 미국 개봉 당시 커뮤니티를 통해 영화에 대한 격렬한 토론을 촉발시킨 <아이덴티티>에는 한번 더 관람하는 관객들이 유난히 많았다고.
<샤이닝>, <패닉룸>을 능가하는 밀실 공포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없도록 철저히 고립된 공포의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미술감독은 50여개가 넘는 셋트와 로케이션을 일일이 찾아가 검토했으며 8주에 걸쳐 모텔의 외부에서 내부 시설까지 완벽하게 제작했다. 철조망처럼 보이는 장미와 줄무늬 벽지는 마치 사람들이 방에 있을 때조차 함정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아이덴티티>는 당신을 위한 영화다!
1..<식스센스><디 아더스>를 능가하는 충격을 기다렸다
2..웬만한 반전에는 누썹도 꿈쩍 안한다
3..이제 단순 과격한 영화는 식상하다
4..나의 직감과 상상력을 테스트해보고 싶다
5..공포와 스릴러의 절묘한 결합을 느껴보고 싶다
서로 다른 비밀을 숨기고 있는 11명
리무진 운전사_전직 경찰이지만 지금은 여배우의 리무진 기사.
마치 폭우를 예견한 듯 우비를 입고 있다.
여배우_80년대 텔레비전 스타로 이기적이고 허영심 많다.
핸드폰이 그녀의 운명을 뒤바꾼다.
창녀_아름답고 호기심 많으며 모든 일에 적극적.
그녀의 가방은 거액의 현금으로 가득하다.
신혼부부_결코 행복해보이지 않는 신혼부부.
신부는 계속 무엇인가 말하려는 듯 초조해 한다.
경찰_모텔에 도착한 유일한 경찰.
사람들을 제압하고 명령하는 그의 태도에선 낯선 냄새가 난다.
죄수_잔인하고 냉소적인 킬러.
호송 도중 수갑을 풀고 탈출한 그가 발견한 진실은?
3인의 가족_교통사고 응급처리법과 법조문을 계속 되뇌이는 아빠.
자상하지만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엄마.
소심하고 아버지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아들.
모텔주인_신경질적이며 돈을 밝힌다.
모텔에 보여주기 싫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그리고... 당신!
》천의 연기가 가능한 다재다능의 대명사... 존 쿠삭(John Cusak)...에드 역
존 쿠삭이 선보인 <아이덴티티>의 연기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만큼 완벽하다는 평가다. 부드러움과 예리한 두 칼날을 요리하는 솜씨가 일품. 이밖에 존 쿠삭은 <아메리칸 스윗하트>, <존 말코비치 되기>, <씬레드라인>등의 작품이 있다.
》악마적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배우... 레이 리요타(Lay Liyotta)...로즈 역
<무단침입>, <한니발> 등 타락한 경찰 같은 스릴러의 이미지에 더욱 강한 레이 리요타. <아이덴티티>에서도 복종과 명령으로 이방인들을 제압하려는 경찰 역으로 예의 악마적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배역이라는 평을 받았다.
10월 31일, 당신의 상상은 여지없이 빗나간다!
SAGA의 평
-팸플릿 이야기를 먼저 하면, 난 사실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 줄 알았다. 그래서 휴가 나왔을 때 이걸 보러 가자고 한 여동생에게 욕을 좀 했다... 난 공포영화를 싫어할 뿐이고, 간만에 군대 휴가 나왔는데 공포영화를 보러가자고 하는데 욕이 안 나올까?
-그리고 내가 이때 휴가를 나왔던 건 이런 영화를 보려고 한 게 아니라 바로, 2003년 최고 기대작이었던 매트릭스 레볼루션을 보기 위함이었다. 매트릭스 레볼루션이 개봉한 이후에 시간을 맞춰 나왔더니만... 공포영화를 보자고 한 여동생에게 “너 미쳤냐”라고 했더랬지.

-팸플릿만 보면 아이덴티티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영화화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문제는 가장 앞면만 보면 스릴러 영화라기 보다는 공포 영화 보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는 거겠지만...
-영화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모든 것을 반전에 건 영화로, 중간 반전과 마지막 반전까지 반전이 두 번 등장한다. 사실 이렇게 반전에 목숨을 건 영화는 보기 힘들다. 그 유명한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스도 최후반 반전 밖에 등장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중간에 영화 스토리 전체를 뒤흔드는 반전이 한 번 등장하고, 최후반부에 또 다른 반전이 등장한다.
-시놉시스를 보면 알겠지만 이 영화는 크게 2개의 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영화의 메인 스토리인 폭우가 쏟아지는 낯선 모텔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말콤이라는 사형수에 대한 정신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두 이야기는 영화가 시작할 때만해도 왜 이런 뜬금없는 이야기 두 개가 시작되지라는 생각과 함께,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격인 에드가 병가 중인 형사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올 때 말콤은 에드가 잡아넣은 범죄자인가라는 생각 정도만 하게 된다.
-모텔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갑자기 공포영화로 돌변하는데, 그것은 형사인 로즈가 호송 중인 범죄자를 모텔에 데리고 왔을 때부터다. 범죄자가 도망쳤을 때만해도 그가 벌이는 연쇄살인행각인가 싶었지만, 그 범죄자가 모텔에서 도망쳐도 다시 모텔이 나오는 장면이 나오면서 추리영화로 보이던 이 영화는 갑자기 공포영화가 된다.

-그때부터 다시 뻔하디 뻔한 공포영화로 보이는 게 이 영화의 아이러니한 점이다. 우연히 어떠한 연관도 없는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 모이게 되고, 희생자가 계속 발생한다는 건 이제까지 우리가 수없이 보던 뻔한 공포영화의 클리셰가 아닌가? 거기다 보이지 않는 범인을 추격하는 건 팸플릿에 나온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매우 유사하다.

-영화는 중반 이후 첫 번째 반전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바로 모텔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겪고 있는 말콤의 또 다른 인격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에드에 의해 밝혀지는 사실인데, 빗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에드를 정신과 의사가 부르는데, 난 이때만 해도 에드가 맡은 사건을 파헤치는 추리물에 공포영화 요소를 섞은 영화인 줄 알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모텔에서 벌어진 살인사건들은 말콤의 머리속에서 다른 인격을 차례로 지워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초반부부터 나온 말콤을 지켜보는 검사와 정신과 의사는 현실 세계에서 지금껏 살인을 저지른 말콤이 어떤 정신 상태인지 확인하고 있는 거였다. 후반부에 밝혀지지만, 모든 인물들의 생일이 5월 10일로 같다. 이는 모텔에 등장한 모든 사람이 말콤의 다중 인격임을 보여주는 단서였다.

-말콤의 정신 세계 안에서 활약하는 인격 중 모텔에서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 6명을 제외한 에드, 로즈, 패리스, 래리, 그리고 티모시가 극을 이끌어 간다. 극중 주역 격인 에드는 정신과 의사 말릭이 말콤의 폭력적인 인격을 제거하기 위해 임의적으로 만든 형사의 인격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진실을 깨다는 역할과 함께 악한 인격을 소멸시켜야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악역으로 묘사된 로즈는 말콤의 유년시절의 기억 때문에 만들어진 인격인 듯 한데, 말콤은 유년시절 어머니가 모텔에 방치했고, 영화 오프닝에 정신과 의사가 찾은 말콤의 유년시절 기사 중에 모텔에서 구출됐다는 내용이 있는 걸 봐선, 그리 썩 좋은 기억이 아니었기에 폭력적인 성향이 엮인 듯하다. 모텔 주인 노릇을 하고 있던 래리는 나약하지만 약아빠진 인격으로, 사람이 죽었는데 돈을 훔치고, 패리스를 창녀라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또한 말콤의 불행했던 모텔에서의 유년기 기억 때문에 만들어진 인격이다.

-최후의 생존자가 되는 패리스는 절도죄로 감옥에 들어가고, 모텔에 아들을 방치하고 몸을 팔러다닌 그의 엄마를 투영시킨 인격이다. 그렇기에 극중 패리스는 숨겨둔 돈가방을 가지고 있었고, 창녀로 극중 내내 래리에게 무시당한다.

-마지막 모든 것의 반전인 티모시는 말콤의 유년시절을 그대로 투영한 인격이자, 말콤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진범이다. 갑자기 그가 나타나는 것은 나름대로 놀랄만한 반전이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유심히 봤다면, 티모시가 살아남은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말콤의 다른 인격들임이 밝혀진 순간, 이제까지 죽은 모든 사람들의 시체가 사라지는 장면이 나와 묻힐 수 있었지만, 유심히 보면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작중 모텔에서 사람들이 살해됐을 때 항상 나오던 모텔 열쇠가 지니와 티모시가 죽었을 때부터 나오지 않았던 거다.

-어떻게 보면 좀 뻔하다 싶을 정도의 클리셰 덩어리의 영화지만 스토리를 얼마만큼 잘 만드냐에 따라 영화가 수작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반전에 극중 2번이나 등장하기 때문에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결말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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