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7부 Defenders: Dark Resurrection 제5편 대가 (2) 팬픽, FANFIC



SAGA Universe 




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7부 Defenders: Dark Resurrection  


제5편 대가 (2)


신전 안은 놀라웠다. 거대한 입구 만큼이나 어마어마한 공간이 살라딘과 아지다하카를 맞았다. 거대한 홀과 같은 신전을 잠시 구경하던 살라딘은 신전 지하에서 굉음과 함께 희미한 빛이 뿜어져나오는 것을 보고 아지다하카의 고삐를 잡아챘다.
존은 주인의 의지를 바로 알아차리곤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신전 아래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얼마나 날아갔을까? 살라딘은 신전 지하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대한 고치가 마치 살아 숨쉬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까 벨제부르의 마장기가 거대했다고 한 말은 취소해야할 거 같았다. 지금 살라딘의 눈앞에 있는 거대한 고치는 벨제부르의 마장기는 ‘고작’이나 ‘따위’로 만들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

“이것이 바로 앙그라 마이뉴?”

아지다하카에서 내린 살라딘은 존의 뺨을 두드려준 뒤, 거대한 고치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멀리서 보기에도 압도적인 크기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기가 질릴 정도의 크기였다. 이정도면 규격 외라고 할 정도였다. 앙그라 마이뉴의 고치에 다가간 살라딘은 그 밑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보곤 허리에 찬 두 개의 검, 푸르스름한 도신의 히랄하르로데와 묵직한 흑색의 대검 멸살지옥검을 빼들었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한 경계 태세였지만, 살라딘은 자신의 기묘한 느낌과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앙그라 마이뉴의 고치 아래 있던 자는 가면 같은 건 진작에 벗어던진 철가면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검은 피부의 민머리, 그리고 호화로운 갑옷을 입고 있는 자였다. 그 둘은 앙그라 마이뉴의 고치에 연결된 녹색 빛을 머금은 캡슐을 보고 있었는데,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살라딘이 느끼기에 엄청난 기운이 캡슐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철가면!”

살라딘이 소리치자 가면을 벗은 철가면, 클라우제비츠가 돌아보았다. 클라우제비츠와 함께 검은 민머리의 남자도 살라딘을 보더니 혀를 끌끌 찼다.

“이게 뭔가, 한? 그렇게 큰 소리 치더니만 마스터가 여기까지 오게 하면 어쩌자는 거야?”

“이건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네, 알하스마. 이번 마스터는 생각 외로 호기심이 많군.”

마스터라니? 호기심이라니? 이번이라니? 이 둘의 대화는 살라딘이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넘었다. 하지만 살라딘은 이들의 대화에서 한 가지는 알아차렸다. 알하스마라는 자가 클라우제비츠는 ‘한’이라고 부른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한? 시반 슈미터의 한을 말하는 거냐?”

살라딘의 말대로였다. 한은 시반 슈미터 소속된 살라딘의 부하 중 하나였다. 살라딘의 최측근인 마르자나, 선봉을 맡았던 무카파, 발라 디 이블아이를 제외한 이들 중에 살라딘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그 한이었다. 
스스로를 한 제국 출신의 용병이라고 밝혔고, 자신의 몸만한 흑색 대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그는 시반 슈미터에서 없어선 안되는 존재가 됐고, 살라딘을 따라 수많은 전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븐 시나가 한 제국으로 원군 요청을 하러 갈 때 그의 호위역으로 따라갔었는데, 이런 곳에서 이름을 듣다니……. 그리고 지금 클라우제비츠를 왜 한이라고 부르는 건가? 혹시 이제까지 클라우제비츠가 한을 연기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달랐다. 둘은 어느 정도 닮아있었지만 클라우제비츠가 살라딘이 기억하는 한보다 몸집이 훨씬 컸다. 그리고 클라우제비츠의 눈빛, 이전의 클라우제비츠의 눈빛은 살라딘이 본 적이 없었다. 한이었다면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어도 살라딘이 눈치챘을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지금 저 클라우제비츠는, 한은 누구란 말인가? 이븐 시나처럼 암흑신 베라모드의 수하였단 말인가?
클라우제비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살라딘은 다시 한 번 그에게 물었다.

“너도 이븐 시나처럼 암흑신의 수하였던 거냐?”

“이런, 가장 귀찮은 녀석이 눈치챘군.”

“마스터에게 말 조심해라, 한.”

“뭐 어떻습니까, 알하스마? 아직 마스터도 아니고, 이번 회차의 뫼비우스에선 그는 마스터가 아닙니다. 진짜 마스터는 여기에 있지 않습니까?”

한이 녹색 캡슐을 가리키자, 알하스마는 입을 다물었다. 이 둘이 힘을 합치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살라딘은 해야할 일을 해야했다.

“눈치는 나만 챈 것이 아니다. 지금 도대체 뭘 하려는 거냐?”

“뭘 하다니? 여기에 있는게 뭔지 알면 너도 깜짝 놀랄 걸?”

클라우제비츠의 얼굴이지만 표정을 짓는 방식은 한의 그것이었다. 한이 피식 웃자, 살라딘은 크게 소리쳤다.

“앙그라 마이뉴에는 암흑신 베라모드이 있는 거냐? 결국 궁극의 마신으로 강림해 세상을 파괴하려는 건가?”

“바보 같은 클라우제비츠는 겨우 그 정도밖에 알려주지 않은 모양이군.”

살라딘의 말에 한은 비웃듯 깔깔대며 웃었다. 그의 옆에 있던 알하스마 역시 크게 웃었다. 살라딘은 왜 이들이 웃는지 몰랐다. 도대체 앙그라 마이뉴를 이용한 베라모드이 계획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참 웃던 한은 웃느라 살짝 흘린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앙그라마이뉴를 이용한 우리의 계획은 단 하나였다. 바로 마스터의 부활이지.”

“마스터라는 건 베라모드를 말하나?”

“그래, 마스터는 단 한 번도 아르케에 대한 의지를 버린 적이 없지. 왜 그가 음모의 베라모드인지는 이제 곧 알게 된다.”

순간 녹색 캡슐이 빛을 발했다. 그 안에서 드디어 궁극의 마신이 된 베라모드가 부활한 건가? 상황이 이리되자 살라딘은 다급해졌다. 궁극의 마신인 베라모드가 부활해 세상을 멸망시킨다. 지금 한과 알하스마는 그런 살라딘의 말을 비웃었지만 살라딘은 오늘 처음 본 그들의 말보다는 클라우제비츠가 간략하게나마 알려준 진실을 더 믿을 수밖에 없었다.
살라딘은 온 몸의 투기를 끌어올렸다. 그의 몸에 흐르는 막대한 기운은 오른손에 들린 흑색의 검, 멸살지옥검으로 흘러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왼손에 든 푸르스름한 검, 히랄하르로데도 공명하듯 포효했다. 
양손에 든 두 개의 검에 힘을 집중한 살라딘은 공중에 뛰어오르더니 양손의 검을 땅에 박아넣었다. 그 순간, 흑색의 검과 푸른 검에서 막대한 기운이 뿜어져나갔다. 땅을 가르고, 적을 분쇄하는 제국검술의 최종 오의가 살라딘의 손에서 펼쳐졌다.

[천지파열무]

그것이 어떻게 기파랑에게 전해져 ‘위풍당당’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이름이 됐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지만, 땅에 꽂혀진 흑색의 마검에서 뿜어져나간 가공한 기운은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말 그대로 땅을 찢어발기고 대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기운은 푸른 검에서 발현된 거대한 용의 기운과 합쳐졌다. 푸른 용이 마검의 기운에 덧입혀져 불타는 용이 되어 한과 알하스마를 향해 쏜살같이 쇄도했다. 

[진무 광룡파열무]

빛을 발하는 녹색의 캡슐과 한, 알하스마를 불타는 용이 집어삼켰다. 아니, 녹색의 캡슐에서 뿜어져나온 빛이 불타는 용을 막아냈다. 살라딘은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강의 오의를 막아버린 녹색 캡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는 캡슐 안에서 나온 사람을 보곤 더욱 깜짝 놀랐다. 
흑색의 긴 머리카락에 하얗고 섬세한 얼굴, 그녀는 세라자드였다. 살라딘이 목숨을 걸고 사랑했고, 추억이 서려있는 오아시스에 손수 묻어준 바로 그녀가 녹색 캡슐 안에 서 있었다.

“세라자드?”

세라자드의 주위에 서려있는 기운은 그녀에게 한순간 집중됐다. 그 기운은 세라자드의 흑발을 은발로, 하얗고 깨끗한 얼굴은 핏기 하나도 없는 창백한 얼굴로 만들었다. 너무 놀란 살라딘이 뭐라고 할 틈도 없이 한은 은발의 창백한 사람으로 변모한 세라자드를 보고 광희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드디어 마스터께서 부활하셨다! 흑태자 놈에게 비명에 가시고 이게 얼마만인가?”

“베라모드라고?”

“마스터의 인자를 투르의 왕녀에게 각인을 시켜뒀지. 인자는 왕녀가 죽음을 인식한 순간 발동하도록 해뒀고. 이제 앙그라마이뉴의 힘으로, 마스터는 부활한다.”

한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자신의 오의가 막히긴 했지만 살라딘은 이를 악물었다. 세라자드는 영원한 안식에 든 그의 연인. 이런 식으로 그녀가 베라모드의 부활에 이용되는 건 결단코 사절이었다. 살라딘은 멸살지옥검과 히랄하르로데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그녀의 안식을 방해하지마라!”

살라딘이 달려드는 모습은 막 눈을 뜬 베라모드의 눈동자에 서렸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던 세라자드의 눈동자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보랏빛 눈동자만 가득했다.
베라모드는 아무런 말없이 손을 들어 살라딘에게 뻗었다. 그 순간 엄청난 기운이 살라딘을 덮쳐왔고, 그는 들고 있던 검을 모두 놓친 채 바닥을 나뒹굴었다.
기혈이 들끓는 게 느껴졌다. 베라모드는 알 수 없는 무형의 기운으로 날린 것에 불과했지만 살라딘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입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크헉!”

살라딘을 날려버린 세라자드, 아니 베라모드는 알하스마가 둘러주는 망토를 걸치고는 무심한 눈으로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하고 있는 옛 연인을 바라보았다. 영원히 열릴 것 같지 않던 그의 입이 열리더니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스타이너가 느껴지는군. 저 자는?”

“클라우제비츠의 부하입니다, 마스터. 그리고 당신의 인자를 심어뒀던 투르의 왕녀가 사랑한 남자이기도 했죠.”

“그런가? 하지만 안심해라. 이제 내가 너에게 구원을 주겠다.”

“……구원이라니?”

피를 삼키며 살라딘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베라모드는 살라딘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내 소망을 이룬 뒤, 너와 네가 사랑했던 사람을 아르케에 새로 만들어주겠다. 그곳에서 못다한 인연을 이루도록 해라.”

“무슨 소리냐. 세라자드를 어떻게 하겠다고?”

“내겐 그녀의 기억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 널 너무도 사랑했더군. 내가 아르케를 그리고 사랑한 만큼이나 강한 사랑의 기억이 남아있다. 이제 내가 아르케를 부활시키면 그곳에서 너와 왕녀의 못 다한 사랑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주겠노라.”

아르케의 부활. 살라딘에게 세라자드의 인연을 이어나가게 해주겠다는 말보다 더 앞서서 들린 말이 바로 ‘아르케의 부활’이었다. 철가면이 읽어보라고 했던 책, 창세전쟁의 비록에선 아르케의 부활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안타리아가 소멸돼야한다고 적혀 있었다. 
살라딘은 깊이 심호흡을 하며 베라모드에게 물었다.

“안타리아를... 없애겠다는 뜻이냐?”

“날 방해하던 스타이너는 이제 없다. 그리고 오딧세이를 대신할 우주선이 있고, 우주선을 가동시키기 충분한 에너지가 앙그라 마이뉴에 모여있다. 이제 남은 건, 수천년간 그리던 아르케를 부활시키는 것뿐.”

살라딘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라이트블링거에 올랐을 때 철가면이 읽어보라고 줬던 창세전쟁의 비록에서 베라모드의 목적은 안타리아로 인해 없어진 아르케를 부활시키는 것. 그 대가는 아르케를 소멸시킨 안타리아의 멸망이었다. 아르케에서 외우주 탐사를 떠난 과학자들의 우주선 오딧세이가 블랙홀에 의한 미러효과로 아르케의 과거로 오게 됐다. 블랙홀을 통과하면서 신과 같은 불로불사의 몸을 가지게 된 과학자들은 안타리아를 만들면서 먼 미래의 아르케가 지워져버리는 효과가 발생했다.

안타리아가 아르케라는 사실을 안 신들은 방황했다. 안타리아를 존속시켜야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건 소수였고, 대다수의 신들은 아르케를 위해 안타리아를 버렸다. 그런 신들에게 단죄를 한 것은 수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태어난 신보다 강한 존재, 흑태자 칼 스타이너였다.
흑태자의 활약으로 신들은 모두 죽었고, 안타리아는 살아남게 됐다. 하지만 베라모드의 음모는 여전히 계속됐다. 신보다 강한 존재인 흑태자가 있으면, 그가 없는 시대에 아르케로 돌아가는 시도를 하면 된다는 매우 간단한 방식의 음모를 꾸며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냈다.
살라딘은 오브스쿠라의 눈을 꺼내 크리스티앙과 죠안을 불렀다.

“크리스티앙! 죠안! 베라모드가 부활했어! 라이트 블링거를 파괴해! 놈은 그걸 이용해 아르케로 갈 속셈이야!”

오브스쿠라의 눈에서 들린 크리스티앙의 목소리를 뜻밖의 소식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게 쉽지 않아. 우리 둘 다 핀치에 몰렸어. 지그문트 이 늙은이가!]

지그문트 박사라니? 살라딘은 또 하나를 깨달았다. 이븐 시나와 한이 시반 슈미터에서 자신을 속였다면 철가면 역시 그를 속이기 위한 첩자가 하나 있을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철가면이 그토록 믿었던 지그문트 박사였다는 것도.

“지그문트 박사도 네놈들과 같은 편이었나?”

“뭘 당연한 걸 묻고 그러나?”

이제 끝이었다. 지금의 인류, 안타리아에겐 승산이 없었다. 지금 모든 건 베라모드의 음모대로 이뤄졌다. 오딧세이를 연구해 만든 라이트블링거는 오딧세이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역량이 없어도 상관없었다. 베라모드가 그 역량을 갖추게 만들면 되는 일이었다.
흑태자에 의해 12주신 모두가 몰살됐지만 그들의 힘은 필요없었다. 지금 베라모드에겐 안타리아의 사람들에게서 뽑아낸 영자가 축적된 앙그라마이뉴가 있었다. 많은 영자를 자신의 부활에 사용했지만 앙그라마이뉴에겐 주신들을 대신할 힘이 충분했다.
거기다 흑태자 만큼이나 강한 클라우제비츠는 한에 의해 몸을 빼앗기고 적이 된 상태였다. 살라딘이 아무리 강해졌다고 해도 클라우제비츠에겐 미치지 못했다. 멸살지옥검의 힘은 스톰블링거에겐 비벼볼 수 있어도 흑태자가 가지고 있는 아수라에겐 무리였다.

모든 게 베라모드의 음모대로 됐다는 사실에 살라딘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 이제 정말 안타리아는 끝이었다. 베라모드의 음모대로 안타리아는 영원히 지워지고, 아르케가 다시 부활할 차례였다.

하지만 최후의, 최후의 순간에도, 절망의 밑바닥을 본 그 순간에도 희망은 남아있었다. 그 희망은 과거 신들을 몰살시켰던 어떤 남자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한의 몸에서 기이한 파동이 일어나더니, 그의 오른손이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내밀어졌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기묘한 도신을 가진 대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엔 기묘한 뒤틀림을 가진 검신이, 그 다음엔 검막이, 다음은 손잡이……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체인 듯한 형상의 검붉은 대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강대한 안타리아의 의지, 과거 안타리아를 사랑했고, 모든 이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아낌없이 던진 남자의 의지였다. 흑태자 칼 스타이너의 마검 아수라가 한의 뜻과는 상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수라가?”

베라모드도, 알하스마도, 아수라를 소환한 한도 놀랄 틈도 없이 아수라는 한을 떠나 어디론가 매섭게 날아갔다. 

“커헉!”

그렇게 날아간 아수라검은 검에 담긴 강력한 의지에 따라 살라딘에게 날아들었다. 살라딘은 순식간에 날아온 흉측한 외관의 검을 미쳐 피하지 못했고, 검은 살라딘의 가슴 한복판에 꽂혔다. 거대한 대검에 꽂힌 채 살라딘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수라가 왜?”

“설마…….”

살라딘에게 꽂힌 아수라검에서 환한 빛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진 순간, 아수라는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검에 꽂힌 채 바닥에 쓰러져있던 살라딘이 꿈틀거리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살라딘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그에게서 익숙한 느낌을 받은 베라모드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스타이너?”

태고적부터 내려오는 계약에 따라 내 힘과 영혼에 의해 육신을 가지게 된 너에게 내 피로서 불변의 각인을 부여한다.

맹세……

……맹세를 기억하라.

살라딘은 반응했다. 그것은 고동이었다. 살라딘의 영혼과 아수라는 공명하고 있었다. 그것은 오래 전의 맹세. 아수라의 주인과 불패의 마검이 나눈 단 하나의 맹세였다.

너는 나의 맹세의 증표. 꺽일지언정 변하지 않을 업의 상징. 내가 너와 함께한 이 맹세를 잊고 방화하는 때가 있다면 그때는 네가 나를 깨워라. 그리하여 언약을 공고히 하라. 내 의지의 화신인 너에게 그 자격을 부여하리라.
자리에서 일어난 살라딘의 머리에서 터번이 툭하고 떨어졌다. 그리고 찬란한 황금빛의 머리카락이 칠흑의 어둠에 덧입혀졌다. 눈을 뜬 살라딘은 오른손이 앞으로 뻗었다.
그의 손에서 사라졌던 아수라검이 다시 나타났다. 

극지의 냉기보다 차가운 냉혹의 불꽃.

화산의 열기보다 뜨거운 분노의 겁화.

칠흑보다 어둡고, 태양보다 강렬한 암흑의 화염 속에서 제련된 마검이 살라딘의 손에 쥐어졌다.

태양의 빛조차 반사하지 않는 암흑의 결정을 쥔 살라딘은 초점을 잃은 눈으로 큰 소리로 포효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이후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나중에 이 세계에서 만나게 된 크리스티앙의 말로는 아수라를 든 살라딘은 말 그대로 미쳐 날뛰었다고 했다.

“대단했지. 눈은 맛탱이가 갔고, 마검은 폭주하고. 라이트 블링거를 반파시키더니 그 안에 있던 지그문트를 단숨에 두동강을 내더라고. 덕분에 나와 죠안이 무사했지만 말이야. 그 다음엔 베라모드, 철가면하고 싸우더니 갑자기 빛을 내면서 사라졌어.”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