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즈 버터워스, 주연: 니콜 키드먼·벤 채플린

개봉일: 2003년 10월 10일
서울 관객수: 2만 9475명
전국 관객수: 6만 4334명
생일마다 사기치는 Girl~!
평범한 소시민 존 버킹검(벤 채플린)은 근소한 차이로 과장 승진에서 누락되지만, 은행 금고 열쇠의 보관자로 임명된다. 언젠가 곤란에 처한 상황에서 훌륭하게 접객한 일도 있고, 소위 10년 근속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맡겨진 업무인 셈이다. 평소 말수가 적어 가깝게 지내는 동료도 없다. 태어나 자란 곳에서 줄곧 생활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인지도는 높지만, 적극성의 결여로 호감도는 낮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개척 정신은... ‘0점’에 가깝다. 런던에서 60킬로 정도 떨어진 교외 센트 올반즈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고, 현재 사귀는 여자 친구도 없다.
지극히 단조로운 나날을 보내던 존은 문득, 삶의 변화를 결심한다. 어찌보면 비참할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론 용기있는 행동이기도 한 “러시아로부터 사랑을"이란 웹 사이트를 통해 신부를 주문한 것이다. 모스크바발 236편으로 도착한 신부를 본 순간, 존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된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러시아 여성 나디아(니콜 키드먼). 하지만, 황홀한 순간도 잠시. 그녀는 사이트에서 보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 무조건 ‘YES’만을 주억이며, 연신 담배를 피워댈 뿐이다. 무엇보다도 대화를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열쇠라고 생각하는 존에게 나디아는 부담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날이 밝기 무섭게 그녀를 반품(?)하려던 존은 갑작스레 덮쳐오는 그녀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그녀의 현란한 ‘바디랭귀지’에 완전히 포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두 사람은 자신들만의 색다른 로맨스를 만들어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나디아의 생일을 맞아 러시아에서 사촌 오빠라는 유리(마티유 카소비츠)와 그의 친구 알렉세이(뱅상 카셀)가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무례하고 폭력적인 그들로 인해 존의 평화로운 일상은 뒤죽박죽이 된다. 급기야 참다못한 존의 집에서 나가달라는 요구가 엉뚱하게 꼬이면서, 두 사람은 나디아를 인질로 존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나디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10년간 근속해온 은행을 털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된 존. 대체 나디아의 정체는 무엇일까...?
날라리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이 여자, 진짜 여우다!”
생일마다 사기치는 Girl~!
“그녀와의 동거, 생일날이 클라이막스다”
Synopsis
“러시아에서 사랑을”
인터넷으로 신부를 주문한다?!
세계는 넓고, 인구는 많다지만 그 속에서 내 반쪽을 만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인터넷 메일로 주문할 수 밖에... 여기, 이 영화 <버스데이 걸>의 주인공 존 처럼. 은행 근속 10년의 ‘성실맨’ 존은 어느날, 우연히 홈페이지 ‘러시아에서 사랑을’을 접하게 된다. 약간의 기대감과 떨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쓰는 존.
내게 배달된 싱싱한(?) 그녀,
알고보니 생일마다 사기치는 걸!!
하지만, 공항에 도착한 러시아 여성 나디아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 고민 끝에 그녀를 반품(?)하려 하지만, 하룻밤 사랑 이후 헤어날 수 없는 포로가 된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수줍은 미소와 함께 ‘오늘이 바로 내 생일’이라는 나디아의 속삭임에 둘만의 오붓한 ‘생일파티’를 준비한다. 이때 나디아의 사촌 오빠라는 두 남자는 들이닥치고, 끈적한 시선을 주고받는 나디아와 두 남자. 과연 이들은 진짜 나디아의 사촌일까?
섹시한 니콜 키드만의 色다른 생일 파티
섹스를 무기로 한 남자의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섹시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돌아온 니콜 키즈만. 이 영화에서 그녀는 순진한 영국 은행원에게 시집온(실은 팔려온 것이지만) 정체불명의 러시아 신부를 연기한다. <물랑루즈><디 아더스><디 아워스>로 이어지는 완벽한 연기 변신은, 평단과 관객 모두 주저 없이 그녀를 이 시대 최고의 여배우로 꼽게 한다. 매번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그녀가 이번에는 매혹적인 금발을 검게 물들이고,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짜릿한 한탕 사기극을 벌인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대륙 횡단 다국적 사기 프로젝트
메인 캐릭터 중 세 사람이 러시아인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버스데이 걸>에는 러시아인이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는다. 호주 출신의 니콜 키드만 외에도, <늑대의 후예>의 뱅상 카셀과 <아멜리에>의 마티유 카소비츠 역시 러시아어를 한마디도 못하던 프랑스 배우지만, 자신들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 출신을 의심하게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인과 프랑스인의 기묘한 연기 앙상블
“새로운 재능과의 만남은 언제나 흥분된다” 니콜 키드만, 뱅상 카셀, 마티유 카소비츠라는 호화 캐스팅의 감독을 맡은 무명의 신인 제즈 버터워스. 영국에서 갱스터 무비 <Mojo>로 영화계는 물론, 영극계에까지 센세이션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한 작품으로 일약 주목받은 그의 눈부신 재능은, 니콜 키드만을 비롯한 많은 헐리우드 배우들을 팬으로 끌어들였다.
10월 10일, 여우와 동거하세요~
날라리의 평
-팸플릿 이야기부터 하자면... 이 영화는 내가 팸플릿만 보고 거른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다. 그래서 내용을 잘 모른다. 팸플릿을 보고 거른 이유가 러시아 여자를 사고 판다는 개념이 지금도 그렇고, 그 당시에도 그렇게 거부감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혼자 살면 혼자 살지, 어디 가서 돈 주고 배우자감을 구해오는 걸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예전에 대학교 다닐 때 등굣길에서 보던 ‘동남아 아가씨 소개, 아가씨 도망 안가요’라는 현수막이 너무 기억에 크게 남아서 그럴까? 요즘에는 다문화가정이라는 말로 잘 포장하는 거 같지만, 근본적으로 깔려있는 배경이 매매혼이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매우 심하다.
-니콜 키드먼은 배트맨 포에버를 보기 전까진 그냥 ‘톰 크루즈의 아내’ 정도의 인식 밖에 없는 배우였다. 그런 내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배트맨 포에버였는데, 스토리는 정말 형편없지만, 짐 캐리의 하드 캐리& 발 킬머와 니콜 키드먼의 비주얼 덕분에 배트맨과 로빈보다는 나름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특히 이 당시의 니콜 키드먼의 외모는 당대 최고라고 생각될 정도로 엄청 아름다웠다. 그래서 배트맨 포에버로 인해 바뀐 니콜 키드먼에 대한 인식은 ‘톰 크루즈의 아내’에서 ‘얼굴만 예쁜 배우’로 바뀌었다.
-디 아더스를 보고 얼굴만 예쁜 배우로 인식되던 니콜 키드먼의 이미지가 앞에 자잘한 수식어를 다 떼어버린 ‘배우’로 바뀌었다. 그 이전에도 좋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내가 니콜 키드먼의 연기를 제대로 본 작품은 디 아더스였고, 그걸 본 이후, 그녀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서 이 버스데이 걸의 팸플릿 전면에 니콜 키드먼의 매력적인 모습이 등장한 것을 보고 많은 기대를 했었다...

-당시에는 걸러버렸지만, 이 영화는 나중에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케이블로 잠깐 보게 됐다. 내가 생각한 그대로의 내용으로 영화가 만들어져 조금 당황했지만, 그냥 당시 절정을 찍었던 니콜 키드먼의 미모를 감상하는 정도의 감흥만 남긴 채 대충 봤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서 잠깐 본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이 영화는 딱히 흥미로울 것도, 재미있는 구석도 별로 없는 그저 그런 코미디영화이다. 그저그런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절정의 미모로 영화 전체를 하드캐리하는 니콜 키드먼 덕분이었다.
-팸플릿 홍보문구에 ‘이 여자 진짜 여우다!’라는 말은 이 영화에서 니콜 키드먼이 맡은 배역인 ‘나디아’를 두고 한 말인데, 절정의 미모를 자랑하던 니콜 키드먼의 매력에 더해진 나디아는 그나마 극중에서 묘한 매력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남주인공 존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 그에게 접근했다가, 결국 그와 사랑에 빠져 함께 도망친다는 메인 스토리, 그리고 존과 같이 살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곁가지 에피소드들은 다른 영화들에서 봤던 뻔한 스토리지만, 니콜 키드먼이 연기했다는 거 하나만으로 볼 가치가 있다.
-이번에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이 영화를 니콜 키드먼이 맡은 나디아가 아닌, 남주인공 존의 시점으로 돌려보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디아가 여주인공이긴 하지만, 극 전체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건 오히려 존 쪽이었기 때문에, 그의 행적과 심리를 한번 생각해봤는데... 처음 나디아가 존에게 온 것은 여자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의 존이 쉽게 외로움을 채우려고 러시아 여자를 배달한 것이 그 이유였다. 존에게 여자가 없는 이유는 그의 소심함 때문이지만, 문제 해결 방법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아닌, 상품처럼 여자를 주문해 해결한다라... 많은 거부감이 들었다.
-영화 초반 러시아에서 배달 온 나디아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자, 자신이 원했던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존은 바로 반품 전화를 하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나디아와 살게 되지만, 쉽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원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품이라는 부분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나디아와 함께 살던 존은 적당히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나디아의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찾아온 그녀의 사촌오빠들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로맨틱 코미디에서 범죄물로 바뀐다. 그리고 존은 10년간 성실하게 근무해온 은행을 털는 범죄를 저질러야했고, 결국 엔딩에선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나 나디아만 믿고 타국 생활을 해야하는 결말을 맞이한다.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교훈이랄까?
-결말도 참 그랬는데... 난 그래도 존이 자신이 친 사고를 어느 정도 수습하고 나디아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는 나디아와 서로 마음이 생겨 둘이 함께하는 결말을 보여주는데, 이게 해피엔딩인지는 심각한 의문이 든다. 전 세계를 돌며 사기를 쳐대는 여자와 그녀에게 호구 잡혀 10년간 살던 터전을 떠나버린 결말을 맞이한 남자라... 이거 해피엔딩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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