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 시티(2003, Natural City) 영화, MOVIE


감독: 민병천, 주연: 유지태·서린


개봉일: 2003년 9월 26일
서울 관객수: 8만 6531명
전국 관객수: 22만 4182명


영혼과 기억을 사로잡으며...

죽어야 한다 그래도... 사랑은 시작된다

인간의 삶을 얻으려는 사이보그를 처단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미래 경찰(MP) 유지태(R 역)는 사이보그 서린(리아 역)과 사랑에 빠진다. 

서린은 유효기간 만료일을 앞둔 시한부 로봇. 이들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은 단 열흘 뿐. 

유지태는 서린의 생명(활동 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늪에 빠지고 마는데...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죽여야 한다
그래도...
사랑은 시작된다

영혼과 기억을 사로잡으며...


“이 꽃…꽃말이 뭔 줄 알아? 아름다운 추억… 
R이 좋아하는 음악, R이 좋아하는 담배, 
R이 좋아하는 비, 그리고…R이 좋아하는 리아…”

그 남자를 기억하지마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불행했던 여자_서린(리아 役)

클럽에서 춤추는 미모의 사이보그 쇼걸. 자신들을 제거하는 임무를 띤 MP요원 R을 사랑한다.
그녀에게는 쇼걸로서 춤을 추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진 기억과 R에 대한 기억이 전부. 폐기 날짜가 다가오자,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R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간진한 채 스스로 AI칩을 떼어내고 자살한다.

<블레이드 러너>의 ‘레이첼’(숀 영)처럼 투명하게 비춰지는 눈빛 속에 아련한 슬픔이 어려있고, 퇴폐스러움 속에서 순수한 아름다움이 느껴진 매력적인 캐릭터. 극중 캐리터가 사이보그인데다가 대사까지 적어 맘 고생을 많이 한 서린은 스스로 캐릭터를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민병천 감독의 연출 스타일 때문에 촬영 초반에 특히 힘들었다고. 하지만 그녀는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놀라운 용기를 발휘했는데 수영을 전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수심 10m의 바닷속에서 4-5시간에 걸친 수중촬영까지 직접 감행하는 열성을 보였다.


리아가 죽었어…!
너…자살한 사이보그 이야기 들어봤니?

그 여자를 사랑하지마

모두가 조롱하는 사랑에 목숨을 건 남자_유지태(R 役)

무단 이탈 사이보그를 제거하는 임무를 지닌 MP요원. 어느날, 자신에게 다가와 미소를 보인 리아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이제 수명이 다해 폐기처분 되어야 하는 리아를 살리기 위해 닥터지로와의 위험한 거래를 선택한다.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MP팀장 노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리아와의 사랑을 담보로 자신의 목숨조차 버릴 준비가 되어있다.

귓가에 조용히 스며드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넉넉한 웃음이 아름다운 배우 유지태.<바이준>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며 주목받은 후 김정권 감독의 <동감>을 통해 최고의 신세대 스타로 두각을 나타냈고, 최근 <봄날은 간다>에서는 한 여자만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감성어린 연기를 선보여 팬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녀에게 남아있는 시간 14,400분… 나, 사랑에 모든 걸 걸었다!

PROLOGUE

“이 영화는 사랑이야기다. 그렇다고 평범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이야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츄럴 시티>는 ‘끝을 앞둔 사랑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사랑의 시작이나 사랑의 절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 막 종착점을 향해 치닫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내츄럴 시티>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평범한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과학기술이 극에 달해 있는 2080년이라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이야기라는 데서 기존의 멜로 영화들과 포맷을 달리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의 모양이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가슴 설레임이나 사랑의 절정기에서 맛보는 찬란한 환희가 아니라 태생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시작해 평행선처럼 끝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인간과 사이보그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라는데서 차이가 있다. <내츄럴 시티>는 안타까운 사랑, 끝이 보이는 사랑, 유효기간이 끝나가지만 차마 떠나 보낼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다.

이로써 시대가 흘러도 영원 불멸할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이자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의 아름다움을 미래의 시간을 배경으로 담아낸 영화 <배츄럴 시티>는 ‘사랑’이라는 강렬한 내러치브를 가진 대중적이고 세련된 비쥬얼의 영화로 탄생하게 됐다. <내츄럴 시티>는 드라마와 SF의 매력적 결합으로 각각의 장르가 지녔던 스타일과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영화적 충격을 접하게 될 것이다.

INTO THE NATURAL CITY

왜 제목이 <내츄럴 시티>인가?....

영화 <내츄럴 시티>의 제목을 영문 그대로 직역하자면 ‘자연 그대로의 도시’, ‘가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도시’가 되는데... 왜 하필 제목이 <배츄럴 시티>일까? 민병천 감독은 말한다. ‘아주 먼 미래라 할 지라도 인간의 사랑이 소멸되지 ㅇ낳는 한 그곳에는 자연이 존재한다. 발전된 최첨단 기술과 사이보그가 세계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인간 본연의 ’휴머니즘‘과 ’사랑‘이 있기에 우리가 숨쉬는 이 공간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라고. 영화 <내츄럴 시티>는 딱딱하고 인위적인 미래의 공간 속에서 인간성이 살아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도시’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폐허가 된 도시를 멀리서 조망하는 ‘여신상’의 모습처럼 말이다.

WELCOME TO NATURAL CITY

<유령> 민병천 감독 컴백!!
5년간 비밀에 싸여있던 <내츄럴 시티>, 마침내 그 베일을 벗다!

99년 한국 최초의 핵 잠수함 영화 <유령>으로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한국의 독보적 스타일리스트로 평가 받은 바 있는 주인공,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감독으로 손꼽히던 민병천 감독이 5년간의 침묵을 깨고 <내츄럴 시티>로 드디어 다시 돌아왔다.

그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영화 <내츄럴 시티>는 인간을 사랑하는 사이보그와 그녀를 사랑하는 인간(사이보그 제거 요원)과의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멜로)를 기본 축으로, 폐기날짜가 정해진 채 인간이 지정한 수명을 거부하고 좀 더 긴 생명에 의 욕망을 지니게 된 사이보그들의 삶에 대한 갈망에서 오는 반란(액션), 2080년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묵시록적 세계관(SF)이 날줄로 촘촘하게 직조되어 있다.

이로써 시대가 흘러도 영원 불멸할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이자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의 아름다움을 미래의 시간을 배경으로 담아낸 영화 <내츄럴 시티>는 ‘사랑’이라는 강렬한 내러티브를 가진 대중적이고 세련된 비쥬얼의 영화로 탄생하게 됐다. <내츄럴 시티>는 드라마와 SF의 매력적 결합으로 각각의 장르가 지녔던 스타일과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영화적 충격을 접하게 될 것이다.

“옛날엔 말이야… 이곳에는 두 개의 여신상이 있었대. 
그들은 죽은 인간의 영혼을 꽃씨에 실어 천국으로 인도하는 여신들이었어… 
그런데 여신상 하나가 전쟁 중에 파괴된 후로는 꽃이 피지 않았다는 거야… 
희망도 없는 도시에서 버텨내기가 힘들었겠지…”

인간과 사이보그 공공의 표적이 된 여자_이재은(시온 役)
닥터 지로가 노리는 최종 목표. 폐허가 된 도시의 빈민가에서 자신의 몸을 팔아가며 살아가지만, 희망을 꿈꾸며 사는 여자.우연히 마주친 R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R은 단지 리아를 살리기 위해서만 그녀가 필요할 뿐, 아무런 관심이 없다. R과 리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인물.

원래 민병천 감독은 이재은에게 <공각기동대>의 여자소령을 닮았다며 ‘리아’ 역을 염두에 두고 만났다고. 그런데 인사를 나누고 얼마되지 않아 ‘시온’역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연기자 이재은’의 캐릭터가 ‘시온’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 오랜 기간 촬영을 하며 <제5원소>의 ‘릴루’처럼 그녀의 행방에 따라 미래 사회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 키워드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죽이기 아까운 인형이 하나 있어… 
R은 내 친구지만…내 인형이 먼저야. 자, 나랑 딜을 해볼까?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 내 인형은… 인간이더근…. 영혼더빙이 필요해!”

해서는 안될 사랑에 뛰어든 친구를 지켜봐야만 하는 남자_윤찬(노마 役)
MP팀장으로 R과는 어려서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 매사 일에 대해 치밀하고 흔들림 없던 R이 리아를 살리기 위해 무모한 거래를 하게 된 것을 알고 계획을 만류하던 중 드러나는 음모의 실체와 마주치면서 일생일대의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민병천 감독이 가장 좋아한다는 배우 윤찬. 015B의 뮤직비디오 ‘21C 모노리스’와 브라운 아이즈의 <With Coffee>의 감독과 연기자로서 인연을 맺어온 윤찬은 배역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내츄럴 시티>의 출연제의를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캐스팅해 준 민병천 감독과 신뢰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다짐으로 <내츄럴 시티>에 임하게 됐다.


1982년 <블레이드 러너>, 그로부터 21년 후…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그 미래가 부활한다!

ABOUT PRODUCTION

수퍼 35㎜ 와이드 스크린의 유혹! <내츄럴 시티>는 한국영화 최초의 100% 디지털 영화!

<내츄럴 시티>는 풀 디지털 작업으로 완성된 영화다. 여기서 말하는 ‘풀 디지털 작업’이란 <스타워즈 에피소드 2>나 <아유레디?>처럼 HD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고 <토이 스토리>나 <슈렉>처럼 완벽한 가상의 인물들이 나오는 영화로 오해하면 그것 역시 곤란하다. <내츄럴 시티>의 디지털 작업은 35㎜ 필름으로 촬영된 소스를 100% 디지털로 후반작업을 했다는 뜻이다. 즉, 편집이 끝난 필름을 전부 디지털 데이터러 전환시킨 뒤 색 보정 등 기타 후반작업을 한다. 이렇게 후반작업이 끝난 디지털 데이터를 필름으로 출력시켜 완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내츄럴 시티> 제작진은 번거롭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풀 디지털 작업을 거친 이유는 딱 한가지다.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내츄럴 시티>는 SF라는 장르에 걸맞게 슈퍼 35㎜ 화면으로 제작된 영화다. 슈퍼 35㎜는 화면의 가로 세로 비율이 2.35:1로 관객들에게 매우 풍성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일반 영화의 화면비율이 1.85:1이고, TV 화면이 4:3임을 감안하면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스펙타클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시온, 무요가, 라이하, R…. 즉석 애너그램(anagram)으로 만들어진 영화 속 명칭들!

영화 <매트릭스>에서 ‘예수’를 암시한다는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의 이름인 네오(NEO)는 그리스어로 ‘New’를 뜻하는 말임과 동시에 구원자인 ‘그(the One)’의 철자를 바꾼 애너그램(anagram)이기도 하다. 영화 <내츄럴 시티>에도 다양한 내어그램들로 만들어진 재미있는 명칭들이 많다. 그들은 대부분 괴짜 감독인 민병천의 머리 속에서 나왔다. 그 재미있는 영화 속 애너그램들을 살펴보자…

시온_성경에 나오는 지명이름. 희망을 뜻하는 구원의 지역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성지 이름. 영화 <내츄럴 시티>에서의 ‘시온’이라는 캐릭터를 두고 이름을 고민하던 중 폐허가 된 미래사회에서의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가진 여자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성명할 수 있는 이름이기도 해서 붙인 것.

무요가_우주왕복선 무요가는 민병천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던 중 본 TV프로그램에서 힌트를 얻었다. 어느날 우연히 TV에서 <가요무대>를 보았는데, 심심하던 차에 장난기가 발동해 ‘대’ 자를 떼고 거꾸로 읽으니 ‘무요가’라는 재밌는 단어가 나왔다. 어쩐지 우주 왕복선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즉석에서 ‘무요가’라고 명명했다.

클럽 라이하_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칩거했던 콘도 이름이 ‘하일라’였다. 거꾸로 읽는 것에 재미가 붙은 민병천 감독이 이번데오 특별한 뜻 없이 거꾸로 읽다 보니 단번에 필이 꽂혔다. ‘라이하’! 거 괜찮네…!

R_R은 영화 속 주인공인 유지태의 이름이다. 민병천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를 쓸 때 주인공의 이름을 이니셜로 정한다. 특히 R이라는 이니셜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내츄럴 시티>의 작업이 본격화 된 후에도 주인공의 마땅한 이름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그냥 R로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어감도 나쁘지 않고 해서 그냥 R로 하기로 했다고.

FILMMAKER

다시 돌아온 한국의 스타일리스트 민병천, 종착역에 다다른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각본/감독_민병천

이미 CF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탁월한 영상감각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민병천 감독은 1999년 데뷔작 <유령>으로 독보적인 비쥬얼과 진일보한 특수효과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감독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여 그의 두 번째 작품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왔다. 마침내 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종착역에 다다른 두 남녀의 가슴 아픔 사랑이야기를 담은 영화 <내츄럴 시티>를 두 번째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와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가 그랬듯이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무궁무진한 SF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바램은 <내츄럴 시티>를 통해 놀랍게 재현된다.

영환과 기억을 사로잡는 <내츄럴 시티> 빅 이벤트

하나! KOLON SPORT, 1492MILES와 함께하는 <내츄럴 시티> 빅이벤트! www.fnckolon.com에서 확인하세요.
두울! 전국 airwalk 매장을 방문하시면 <내츄럴 시티> 엽서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기간: 9/20~28일까지-www.airwalkbag.co.kr)
세엣! 트렉스타와 함께하는 <내츄럴 시티> 시사회 이벤트! www.treksta.co.kr을 참조하세요.
네엣! 나만의 <내츄럴 시티> 스토리 모집 이벤트!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www.natural-city.co.kr을 참조하세요.

2003년 가을, 기억해선 안 될 사랑이 온다



날라리의 평


-내용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이거 다치느라고 진땀 뺐다. 뭐 이렇게 내용이 많냐... 이렇게 팸플릿 내용이 많은 영화치고 흥행작이나 흥행 재미를 못 봤어도 명작 반열에 오르는 영화는 없던디...

-팸플릿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의 팸플릿은 나름 잘 만들었지만 몇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그중 가장 큰 잘못은 스포일러를 했다는 건데... 리아의 자살은 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 포인트이고, 그것이야말로 사이보그지만 인간다운 선택을 한 그녀의 중요한 결단이었는데... 그걸 팸플릿에 떡 하니 써놓으면 어쩌라는 거냐...

-그래도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고, 경력이 부족한 신인이면 어떤 포인트를 잡아 해당 캐릭터를 연기했는지에 대한 소개가 들어있는 점은 신선했다. 근데 중간에 쓸데없이 내츄럴 시티에 대한 소개를 왜 넣은 건지 이해가 안 됐다...

-팸플릿으로 소장하고 있는 영화는 어지간하면 한 번쯤은 봤기 때문에 내츄럴 시티도 본 기억은 있다. 근데 딱히 재미있진 않아서 그리 큰 인상을 주진 못했다. 그보다 주인공 R의 이기적인 행동에 크게 공감가지 않아서였던 게 이 영화에 대해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인간인 R과 사이보그인 리아의 사랑은 크게 공감은 되지 않았지만, 영화 설정이 그러했다면 그러한 것이다고 생각하면서 거부감 없이 보았다. 문제는 R이 리아의 생명이 며칠 남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갖은 더러운 짓을 다하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그의 처절한 노력을 감안하면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랑하는 이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순간에서부터 영화가 시작한다.


-문제는 주인공 주제에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다고 하지만, 타인의 목숨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발언을 자주 내뱉고,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거다. 초반부에 R이 리아를 살리기 위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이보그를 처리할 때 칩을 뽑아서 팔아야한다면서 머리를 노리지 않고 몸통을 노리다가 살아남은 사이보그가 반격해 동료가 목숨을 잃는다. 또 리아를 살리겠다면서 시온을 이용해 그녀의 몸을 빼앗으려는 수작까지 부리는데... 이쯤되니 사랑이 미쳐도 작작 미쳐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내가 이 영화에 큰 점수를 못주는 건 순전히 쟤 때문...


-이 영화에서 공감이 크게 안 되는 주인공 R에 비해 히로인인 리아는 꽤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만들어진 캐릭터다. 특히 최종 보스로 설정된 지로 박사에 대치점에 서 있는 존재가 바로 리아인데, 인간이면서 영생을 꿈꾸는 지로 박사와 달리, 사이보그인 리아는 수명이 다해 사랑하는 R의 기억이 사라지자, 그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자살을 선택한다. 


지로 박사와 리아를 통해 인간과 사이보그를 비교하고,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이란 명제에 대해 나름 심오한 문답을 던지는 캐릭터가 바로 리아다.


-원래 리아 역으로 캐스팅하려던 이재은이 맡은 시온 역시 꽤 큰 인상을 남긴 캐릭터였다. 기본 설정이 성매매를 하는 여성으로, 아버지가 사이보그와 사랑에 빠져 끝내 죽은 것 때문에 사이보그를 매우 싫어한다. 그 정도 설정만으로도 충분할 거 같았는데, 괜시리 R을 좋아한다는 설정을 넣어서 캐릭터 성격이 뭔가 흐려졌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자포자기한 심정에 각종 불법을 저지른 R이나,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준 리아처럼 이미 완성된 캐릭터들과 다르게 시온은 작중 유일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 초반부에 사이보그와 아버지를 함께 묻었을 때 욕을 바가지로 퍼부었던 그녀였지만, R과 리아의 마지막 잔해를 들고 다시 찾아왔을 때는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감독이 이재은의 연기력이 아까워 리아에서 시온으로 캐스팅을 바꾼 거라는 거에 한 표.


-예고편은 이번에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한 번 봤는데, 2003년 치곤, 그리고 SF의 불모지인 한국영화계 치곤 상당히 잘 만들었다. 영화 개봉시기가 좋지 않았고-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를 추석 연휴 끝나고 개봉하는 건 무슨...-, 당시 경쟁작이었던 S.W.A.T 등에 밀리고 관객들의 평도 그렇게 좋지는 않아 흥행에는 참패했다. 

-개인적으로 R과 리아의 서사에 좀 더 집중하고 시온을 둘러싼 닥터 지로의 음모에 대해선 비중을 줄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워즈나 블레이드 러너 급으로 만들고 싶었다면 SF는 배경으로 두고, 드라마에 집중해야했다고 보는데... MP와 사이퍼의 전투에 집중하다보니 영화가 뭔가 난잡해지는 느낌이었다.


액션은 좀 줄이고 드라마에 집중했으면 했더랬지...


-우리나라 SF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이것도 넣어보고, 저것도 넣어봐야지 라는 생각 보다는 관객들을 배려하는 SF 시나리오가 나왔으면 한다. 정말 기대했던 원더풀 데이즈도 뛰어난 영상미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영상미를 따라오지 못하는 형편없는 시나리오에 깊은 탄식을 했었지...


다음에는 시나리오에 더 집중한 SF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예전 꽤 재미있게 봤던 영화 유령의 감독이었다. 유령을 봤을 때는 ‘영화 잘 만드네’라는 생각을 하고 기대를 했었는데... 많이 아쉬웠다.


덧글

  • rumic71 2021/08/23 12:50 #

    개봉당시에는 뇌출혈 시티니 뭐니 해서 평판이ㅇ바닥이었는데...볼만한 부분이 제법 있었나보네요.
  • SAGA 2021/08/29 14:16 #

    쓸데없는 액션 파트를 줄이고, 드라마에 집중했으면 제법 괜찮은 영화가 됐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이 메인인데, 쓸데없는 액션 파트 때문에 여기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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