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7부 Defenders: Dark Resurrection 제4편 희생 (7)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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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7부 Defenders: Dark Resurrection  


제4편 희생 (7)


클로드 덕분에 쉽게 바빌론에 비밀통로까지 알아낸 현규, 콜슨 일행과 달리, 이들보다 먼저 도착했지만 바빌론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살라딘, 크리스티앙, 지원, 훈은 바빌론 지하주차장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살라딘은 소태도를 들고 검은 나비를 사방으로 흩날리는 지신과, 크리스티앙은 갑자기 나타는 괴상한 고글을 쓴 간호사복장의 여자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훈은 이전부터 자신에게 전의를 불태우던 빠른 권격술을 사용하는 쿄스케와, 지원은 스미레를 기절시킨 가늘고 찌르는 것에 특화된 일본도를 든 시노부라는 여자와 겨루고 있었다.
크리스티앙은 매섭게 빠른 속검을 사용하는 여인과 싸우면서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여자의 속검을 막아낸 크리스티앙은 창을 내려 그녀의 움직임을 봉한 뒤, 커다란 고글로 가린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보았다.

“이제 장난은 그만하지?”

크리스티앙이 말하자, 여자는 씩 웃으며 고글을 슬쩍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창 실력이 많이 늘었네요? 연습 열심히 했나봐요?”

“뭐든 닥치면 어떻게든 되더라고. 그런데 언제까지 이런 연극을 계속해야하는 거야?”

“조금 더요. 아직 그레이 팬텀의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했거든요.”

“일단 알았는데…… 적당히 해주면 안 될까? 당신 속검은 막기 너무 어렵다고.”

“이 기회에 시원찮은 창 실력을 키운다고 생각해요.”

크리스티앙이 뭐라고 말하기 전에 죠안의 속검이 다시 펼쳐졌다. 뫼비우스가 이세영에게 엘샤루핌이라고 소개한 이 여자의 이름은 죠안 카트라이트. 크리스티앙의 오래된 동료이자 파트너로서 그의 등뒤를 지켜준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왜 크리스티앙과 떨어져 그레이 팬텀의 일원이 된 것인가? 그리고 크리스티앙이 말하는 연극이란 무엇인가?

사실 죠안과 크리스티앙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이쪽 세계로 넘어온 이후, 살라딘과 별개로 계속해서 그레이 팬텀을 쫓았다. 하지만 그레이 팬텀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어떻게하다가 겨우 뫼비우스와 맞닥뜨린 두 사람은 그와 싸웠지만 패배했다. 그때 죠안은 크리스티앙을 간신히 탈출시킨 뒤, 그레이 팬텀에 투항하게 된다.
죠안의 실력이 아까웠던 뫼비우스는 세뇌한 뒤, 그녀를 그레이 팬텀의 일원 엘샤루핌으로 삼았는데, 뫼비우스의 실수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아무리 강력하게 세뇌를 했어도 죠안에겐 어쩐 일인지 통하지 않았고, 죠안은 뫼비우스의 음모와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일부러 세뇌당한 척, 충실한 부하 엘샤루핌으로 연기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죠안은 크리스티앙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 적당히 하면 뫼비우스가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해 크리스티앙을 몰아붙였고, 크리스티앙은 기다란 창을 놀려 죠안의 매서운 공격에서 자신의 몸을 온 힘을 다해 가렸다.

8명이 벌이는 살벌한 대결은 양 측의 팽팽한 접전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접전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지신의 소태도가 살라딘의 쌍검을 당해내지 못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에는 검은 나비를 이용한 변칙 공격으로 살라딘과 대등하게 맞섰지만 두 개의 검이 번개같이 자신의 목을 노리고 날아들자, 지신은 더 이상 검은 나비를 꺼내지 못하고 소태도로 살라딘의 검을 막는 것에만 집중해야했다. 그나마 살라딘의 사각에서 나름대로 활약하던 검은 나비들이 없자, 지신은 더욱 수세에 몰렸고 그 틈을 노린 살라딘은 재빠르게 긴 다리를 내질러 지신의 허리를 걷어차버렸다.

퍼어억!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지신은 시노부와 싸우고 있던 지원에게 날아갔고, 그 순간 지원의 머리색이 은발로 바뀌었다. 지원의 눈동자가 진홍색으로 바뀌면서 그녀의 허리 쪽에 불꽃과 같은 형태로 4개의 꼬리가 나타났다.
청강검을 공중에 던진 지원은 그녀에게 나타난 불꽃 꼬리와 같은 불꽃을 양 주먹에 두르고 지신이 시노부에게 던져진 그 타이밍을 노렸다.

[태극사신무 사극성연주붕격 폭]

가장 먼저 가까이에 있던 시노부에게 청룡의 이빨과 같은 올려치기가 7번 연달아 퍼부어졌다. 그걸 간신히 막아내긴 했지만 시노부가 들고 있던 검은 그대로 튕겨져 나가버렸다. 다음은 지신을 향해 백호의 발톱과 같은 내려치기가 7번 내려쳐졌다. 자세가 무너지지 않은 시노부는 가드하는데 성공했지만, 자세가 이미 무너진 지신은 7번의 내리치기를 피할 수 없었다. 지신과 시노부를 공격한 지원은 마지막 현무긔 기를 실어 한꺼번에 기예를 펼쳐보였다. 그녀의 권은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르고 강력했다.

“아악!”

“크헉!”

지원의 공격에 당한 지신과 시노부는 그대로 쓰러졌고, 그때 살라딘은 엄청난 속도로 쿄스케에게 달려들었다.

[릴렌트러스 2배속]

살라딘의 입에서 심호흡이 터져나오면서 그의 몸은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움직였다. 인간이 아닌 힘을 끌어낸 지원과 달리, 살라딘은 자신의 익힌 무술의 극의로 지원과 맞먹는 스피드를 낸 것이다.
그렇게 빠르게 움직인 살라딘의 검, 아미타유스는 주인의 의지를 담아 붉은 검광을 번뜩이며 쿄스케를 베어버렸다.

“크윽!”

막 훈에게 주먹을 날리려던 쿄스케는 갑자기 달려든 살라딘의 검을 왼팔로 간신히 막아냈다. 말 그대로 간신히 막아낸 수준이라 쿄스케의 왼팔은 팔뚝의 절반 이상이 아미타유스에 의해 베어졌다. 쿄스케의 힘이 조금이라도 약했다면 그의 팔은 몸에서 떨어져 나왔을 것이다.
쿄스케가 물러났지만, 살라딘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쿄스케를 벤 아미타유스 대신 오른손에 든 히랄하르로데를 역수로 쥐더니 바닥에 꽂았다.

[마룡광아탄]

히랄하르로데에서 퍼져나간 마룡의 기운이 땅을 타고 흘렀고, 그 기운은 지신과 쿄스케, 시노부를 동시에 덮쳤다. 살라딘이 사용한 기술이 보통이 아님을 안 지신은 급히 발을 들여 쿄스케와 시노부를 차버리면서 검은 나비를 사방에 뿌렸다.
지신이 뿌린 검은 나비가 마룡의 기운을 어느 정도 억제했기 때문에 지신과 쿄스케, 시노부는 큰 부상을 입지 않은 채 살라딘의 매서운 공격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크리스티앙과 한창 싸우고 있던 엘샤루핌은 어느새 그녀의 곁에 다가온 지원에게 공격을 받았다.

[태극사신무 현무 천둥지기 발]

정권지르기처럼 보이는 평범한 지르기처럼 보였지만 엘샤루핌에게 공격이 닿으려는 순간 주먹을 비틀어 회전을 주며 주먹이 일반 정권지르기보다 90도 더 꺾는 특이한 자세가 됐다. 지원의 매서운 주먹에 엘샤루핌을 급히 뒤로 뛰어 그의 공격을 피했다.

“제길!”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지신은 다시 한 번 아까처럼 검은 나비를 사방에 뿌려댔다. 검은 나비로 시야를 가리고 몸을 빼려는 지신의 생각을 읽은 살라딘은 바닥에 꽂은 두 개의 검을 회수하지 않고 새로운 검을 소환했다.

[팬텀 소드-유성검]

살라딘이 주로 사용한 두 개의 곡도와 다른 곧게 뻗은 장검이 그의 손에 쥐어졌다. 불꽃의 힘을 담은 듯한 황금의 도신이 아지랑이 같은 기운을 머금었고, 살라딘은 유성검을 앞으로 크게 휘둘러 불꽃을 뿜어냈다.

[헬 스트라이크]

유성검에서 불꽃을 담은 유성우가 쏟아졌고, 불꽃 유성들은 지신의 검은 나비들을 모조리 소멸시켰다. 검은 나비들이 모두 불타사라지자 살라딘은 유성검을 한바퀴 빙글 돌리고는 아까 지신이 있던 자리를 보았다. 빠르게 대응하긴 했지만 지신의 검은 나비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했다. 지신과 쿄스케, 시노부, 엘샤루핌 모두 그 자리에서 도망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호접을 검집에 넣은 훈이 살라딘에게 다가와 말했다.

“놓쳤군요.”

“저 검은 나비는 성가시군요. 기술이 제 위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뭐하고 있어요!”

적들이 도망친 다음에도 쫓을 생각을 안 하는 어른들에게 한 소리를 하며 지원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바빌론으로 가는 통로의 문을 열었다. 지원의 뒤를 쫓아 다른 일행들도 걸음을 옮겼는데, 얼마나 걸었을까? 그들은 바빌론 안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폭탄을 설치하고 있는 콜슨과 클린트, 두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살라딘들이 바빌론에 나타난 것을 예상하고 있었는지 콜슨은 크게 놀라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도착했군요.”

“벌써 도착했습니까?”

“박현규 팀장 일행은 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콜슨이 가리킨 쪽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이미 현규가 현장으로 뛰어들어갔다는 사실에 살라딘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과 함께 온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와 크리스티앙이 들어가겠어. 나머진 여기서 폭탄 설치하는 거 도와.”

“무슨 소리에요? 난 들어갈 거예요.”

크리스티앙도, 훈도 살라딘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원만은 반항했다. 하지만 살라딘은 단호하게 지원의 항의를 기각했다. 

“말 들어. 훈 씨, 부탁합니다.”

“그러죠.”

훈이 팔을 잡자, 지원은 잔뜩 심통난 얼굴로 그와 함께 다크윙 쪽으로 걸어갔다. 지원을 떼어내는데 성공한 살라딘은 크리스티앙과 함께 엘리베이터 쪽으로 갔다. 현규 일행이 이미 내렸는지 엘리베이터는 지하에서 운행이 멈춰 있었다. 살라딘이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는 지상으로 올라왔고, 두 사람은 자상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살라딘과 크리스티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가버리자, 지원은 훈의 눈치를 슬그머니 보더니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선 몰래 올라타곤 지하로 쫓아갔다. 지원이 그런 짓을 하는 동안 모른 척하고 있던 훈에게 클린트가 말했다.

“전부 가버렸군요.”

“알고 있었네요.”

클린트는 미소를 지으면서, 몇몇 C4와 기폭장치를 들곤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난 이쪽 구역을 맡죠. 당신 둘은 저쪽을 맡으세요.”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클린트를 보던 훈이 옆에 서 있는 콜슨에게 영어로 물었다.

“근데 폭탄을 어디어디에 설치해야하는 겁니까?”


살라딘, 크리스티앙, 그리고 마지막에 몰래 혼자 탄 지원 보다 훨씬 앞서서 바빌론 지하로 내려온 현규는 콜슨 팀의 다른 요원들, 클린트, 클로드, 카케루와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오제의 봉인이 있는 쪽으로 모습을 숨긴 채 천천히 다가갔다.얼마나 걸었을까? 오제의 봉인이 보이는 곳까지 오게 된 네 사람은 오제의 추종자들이 가지고온 자재나 봉인이 있는 곳까지 파헤치느라 곳곳에 쌓여있는 흙더미 등에 몸을 숨긴 채 오제의 추종자, 그리고 그레이 팬텀을 염탐하고 있었다.
막 자재 뒤에 몸을 숨긴 현규는 머리에 이상한 걸 쓰고 있는 스미레가 천천히 오제의 봉인을 향해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현규 옆에서 사태를 보고 있던 클로드가 그 상황을 보고 자신이 느낀 심정을 솔직히 말했다.

“왠지 세뇌 장치를 쓴 쿠사나기 씨가 오제의 봉인을 파괴하려는 모양새 같은데요?”

“그럼 막아야지,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현규가 채 말을 끝마치기 전에 스미레의 손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초스피드와 강철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 클로드가 달려들어 스미레를 구하면 끝나는 일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걸 클로드의 변명으로 삼겠다. 스미레의 손에서 피어오른 불꽃의 색이 클로드 뿐만 아니라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모두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스미레의 손에서 타오른 불꽃은 이제까지 스미레가 쓰던 붉은 색이 아니었다. 황금색으로 찬연하게 빛나는 그녀의 불꽃은 이름 그대로 ‘신의 불꽃’이라고 불릴 만했다.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타오른 스미레의 불꽃은 그녀의 오른팔을 휘감았고, 스미레는 성큼성큼 걸어 오제의 봉인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빛의 글자로 수놓아져 있는 오제의 봉인을 황금의 주먹으로 후려쳤다.

콰과과과과과광!

스미레의 불꽃 주먹과 오제의 봉인이 부딪힌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그 충격은 강철의 남자 클로드 정도만 버틸 수 있었고, 나머지는 육체적 강함에 따라 한 두발자국 뒤로 물러나는 수준부터 아예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히는 사람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걔중 몇몇은 기절까지 했다.

자신의 잠재능력을 모조리 끌어내긴 했지만 모두 공격력에 몰빵했는지, 스미레 역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버린 케이스였다. 그녀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세뇌장치는 반으로 부서졌지만, 스미레는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발빠르게 움직인 건 의외로 한진우였다. 한진우는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꺼내더니 스미레의 목덜미에 찔러 넣어 혹시나 그녀가 깨어날 것을 대비해 완전히 기절시켰다. 한진우가 스미레를 조치하자, 흰 양복과 실크햇을 쓴 모노클의 남자, 요시하루가 급히 다가왔다. 
요시하루는 별말 없이 한진우를 물끄러미 한 번 보더니 쓰러져 있는 스미레를 어깨에 들춰메고는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한진우는 스미레를 데리고 나가는 요시하루를 제지할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그의 뒤를 쫓았다.

“이제 더 있을 의리는 없겠지.”

한진우가 막 비밀통로로 빠져나가려고 할 때, 그런 그의 곁에 누군가 나타났다. 한진우가 보니 그는 하스모헬리스였다. 회색빛의 머리카락과 같은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는 하스모헬리스에게 한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같은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한진우가 그런 말을 한 이유는 하스모헬리스의 손에 커다란 가방이 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스모헬리스가 가방에 챙긴 것이 무엇인지, 한진우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진우와 요시하루가 스미레를 챙겼던 그 시각, 하스모헬리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클로드보단 못했지만 나름대로 강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던 그라, 스미레의 불꽃에 의해 오제의 봉인이 파괴되는 순간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시선은 오제의 봉인이 산산조각이나 흩어질 때 사방에 뿌려진 파편 중에 영롱한 빛을 담고 있는 한 보석을 쫓았다.
하스모헬리스가 쫓던 보석은 스미레의 곁에 떨어졌고, 한진우와 요시하루가 스미레를 챙길 때 하스모헬리스는 그 보석을 챙겨 서류 가방에 넣었다.

하스모헬리스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한진우에게 말했다.

“저 봉인에 대해선 나름대로 조사를 했으니까요.”

“그럼 실례해볼까요?”

“그러죠.”

한진우가 먼저 비밀통로로 몸을 숨긴자, 하스모헬리스는 막 자리에서 일어난 아퀴루핌에게 짧게 소리쳤다.

“아퀴루핌, 퇴각한다.”

“…….”

하스모헬리스가 불렀지만 아퀴루핌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퀴루핌이 바라보는 이상,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이 누군지는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하스모헬리스는 아퀴루핌을 억지로 끌고가려다가 생각을 바꿨다. 이세영이 뫼비우스에게 아퀴루핌에 대해 항의했을 때 하스모헬리스 역시 같은 생각을 했었다. 그들 모두는 뫼비우스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그레이 팬텀의 일원이 된 자들이었다. 그런 이들에겐 자신의 의지 같은 건 불필요했고, 오히려 그런 걸 가지는 것은 분란을 야기했다.
하스모헬리스는 더 아퀴루핌을 부르지 않고, 비밀통로로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그는 그레이 팬텀의 아퀴루핌이란 동료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세영이 정신을 차린 건 그 다음의 일이었다. 세영은 스미레가 요시하루, 한진우에 의해 그 자리에서 이탈된 것이나 하스모헬리스가 오제의 봉인에서 나온 보석을 챙긴 것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의 관심은 오직, 오제의 봉인이 완전히 파괴된 것에만 쏠려 있었다.
빛의 문자가 적혀진 거대한 돌로 가로막혀있던 오제의 봉인은 신의 불꽃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오제의 봉인이 파괴된 것을 본 이세영은 환희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드디어 아버지를 뵙습니다!”

그렇게 한쪽 무릎을 꿇는 세영의 앞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한 여인이 쓰러져 있었다. 세영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남루한 옷차림의 여성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으윽……. 뭐지…….”

세영이 아버지라고 부른 오제가 남루한 옷차림의 여성이라는 점에서 놀라긴 했지만 오제의 추종자들은 수 천 년간 추앙해온 아버지를 무시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들 모두 세영을 따라 모두 남루한 옷차림의 여성에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영원한 생명의 비밀을 깨우치신 아버지를 뵙습니다.”

추종자들의 가장 앞에 무릎을 꿇은 지신이 큰 소리로 외쳤다.

“지혜의 과실을 취하신 그 지혜로 저희를 굽어살피사, 저희의 죄를 정화하고 세상을 살아나갈 힘을 주소서!”

추종자들의 목소리에 오제는 그제여 정신이 든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파괴된 봉인석의 잔해가 굴러다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그냥 깜짝 놀랐다는 수준이 아니라 경악에 가까운 얼굴을 한 오제는 봉인석의 파편을 주워들었다.

“봉인이…… 풀린 거야? 영혼…… 돌은?”

“예?”

세영이 되물었을 때 오제는 봉인석이 있던 검은 공간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칠흑보다 더한 어둠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은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공포를 안겨줄 정도로 짙은 어둠이었는데, 말 그대로 심연의 어둠이 바라보는 이를 꿰뚫어보는 듯한 느낌을 안겨줬다. 오제는 그 어둠을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소리쳤다. 

“도망……. 도망쳐!”

“아버지, 다시 말씀…… 커헉!”

도망치라는 오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추종자 하나가 오제에게 다가가려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거대한 발톱에 머리를 관통 당했다. 추종자 하나를 간단하게 죽인 존재는 인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존재였다. 괴수... 아니 악마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괴수들이 어둠속에서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마에 대한 모든 기록을 실체화하려는 듯 오제의 봉인이 있던 어둠은 계속해서 괴수를 토해냈다. 그 수는 처음에는 하나 둘이었다가, 10분도 안 되어 수십으로 불어났다.

오제의 봉인에서 괴수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자 세영은 경악했다. 그녀가 생각한 오제의 봉인은 그저 아버지를 가둬놓은 감옥이었지, 이런 지옥도를 만들어내는 만악의 근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 무슨!”

경악으로 물든 세영의 눈에 어둠에서 나온 괴수들이 달려드는 모습이 가득 들어왔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