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 Crazy First Love) 영화, MOVIE


감독: 오종록, 주연: 차태현·손예진·유동근


개봉일: 2002년 6월 27일
서울 관객수: 74만 1029명
전국 관객수: 233만 9410명


"니 거시기에 털만 나래이. 그날 부로 내 딸래미 니한테 시집 보낼끼다~~"

일매(손예진)와 태일(차태현)은 태어나자마자 태일 어머니의 젖을 함께 나눠먹으며 자란 젖동무. 어릴 적부터 오로지 일매 만을 사랑해 온 태일은 거기(!)에 털이 나면 일매에게 장가보내주겠다는 영달(유동근)의 농담을 굳게 믿고 무럭무럭 자라난다. 

"두고 보래이~ 인간이 어데까지 망가지는지 뵈줄끼다~"

한편 일매의 아버지이자 태일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학생주임인 영달은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태일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공부는 안하고 말썽만 피우며, 허구한날 일매에게 장가가겠다고 떼쓰는 태일의 앞날을 위해 영달은 일매와 계략을 짜는데... 

"누가 전교 꽁바리한테 딸래미를 주겠노?"

다름아니라 전국 300,000만 등 하는 문제아 태일에게 전국 3천 등 안에 드는 우등생이 되면 일매를 주겠노라고 공언한 것! 그러자 태일은 오로지 일매를 차지하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날마다 코피를 바가지로 쏟으며 공부해 드디어 서울대에 합격한다! 

"샘~약속대로 설대 법대 왔심더. 날 잡찌예~?"

하지만 일매를 뺏기기 싫은 영달은 태일에게 또다시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힘든 조건을 내밀고, 대학에 합격해 일매와 결혼할 날만을 오매불망 기다려 온 태일은 하늘이 노랗기만 한데...

"매야 샘한테 쪼매마 더 맡기 뒀다, 찾아가모 안 대겠나. 으이?"

손태일이 누구이던가? 일매를 차지하기 위해 부산 영도다리 밑에서 바지까지 내리고 자신의 '심벌'을 만천하에 공개했던 인물이 아니던가? 영달의 애걸복걸 부탁에 마음이 뭉클해진 태일은 다시 한번 갖은 노력을 다해 절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사법고시 1차에 합격한다. 그러자 영달도 태일의 노력에 감동 받아 일매와 태일의 결혼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 

"샘~ 인자 매야 진짜로 내끼 맞지예, 예?"

그러나... 사법고시 1차 합격 축하 파티에서 영달이 둘의 결혼을 발표하려는 순간, 갑자기 일매가 자기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고백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고 태일은 청천 벽력같은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데... 도대체 일매에겐 무슨 일이? 또 태일은 과연 첫사랑 일매를 사수할 수 있을까?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죽어도 포기 못해!!

열혈촌놈, 담탱이 딸을 넘보다

사생결단 코미디


{유쾌지수 무한대의 영화가 온다!!}

HOT ISSUE 1

첫사랑을 사수하지 못한 5000만 관객들을 위해 
첫사랑 사수 노하우를 전수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잊지 못할 ‘첫사랑’을 소재로 한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첫사랑 사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배우들과 전 스텝이 주인공 손태일의 독특한 ‘첫사랑 사수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12개월을 바친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첫사랑 차태현만큼만 하면 백전백승! 올 여름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 이상 무!!

HOT ISSUE 2

올 여름 관객들을 사로잡을 단 하나의 영화!

시나리오만 보고도 충무로의 내노라하는 제작자들이 대박을 예상했던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드라마 <해피 투게더> <줄리엣의 남자> <피아노>를 통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오종록 감독이 오랜 시간 TV 시청자들과 호흡하며 검증해온 흥행요소들을 결집시켜놓은 영화다. 관객들이 원하는 것, 보고싶어 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자신하는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아마도 올 여름, 관객들에게 가장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될 것이다.

HOT ISSUE 3

차태형*손예진*유동근
첫사랑을 위한 변신, 그리고 합체!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관객들이 그동안 알고있던 차태현, 손예진, 유동근의 이미지를 단번에 전환시키는 특이한 경험을 제공한다. 
독특한 ‘아줌마 파마’의 차태현, 성숙하고 활달한 캐릭터의 손예진, 그리고 앙증맞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관객들이 배꼽을 쥐게 할 유동근. 이렇게 세 사람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위해 기존에 자신의 이미지를 하나씩 격파해 나갔다.
그리고 이들의 이미지 변신을 인해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재미와 웃음과 감동은 세 배 더 강력해졌다.


SYNOPSIS

MISSION 1. 전국 30만등에서 전국 3천등으로 성적을 올려라!!

일매(손예진 분)와의 결혼을 요구하며 온갖 나쁜 짓을 벌이는 갱고 최고의 문제아 손태일(차태현 분).
영달(유동근 분)은 ‘사람 한번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전국 30만등하는 태일에게 전국 3천등 안에 들면 일매를 주겠다고 공언한다.

MISSION 2. 첫사랑을 음흉~한 늑대들로부터 사수하라~

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제안을 믿고 쌍코피 터져가며 공부에 열중하는 태일.
단 2년만에 전국 3000등 안에 들고 내친김에 서울대 법대까지 덜컥 합격한다.
이제 태일에게 남은 일은 일매에게 접근하는 모든 늑대들을 타도하는 일 뿐이다~

MISSION 3. 사법고시 1차 시험에 합격하라?

본격적으로 일매사수에 돌입한 태일. 사법고시 공부하랴, 일매가 딴 남자 만나나 감시하랴,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그러나 연애가 하고 싶은 일매는 만나면 공부만 하고 자신의 키스마저 거부하는 돌부처 손태일 때문에 속이 상한다.

MISSION 4. 첫사랑 일매를 사수하라!!

노력 끝에 사법고시 1차시험에 합격한 태일. 그러나 합격 축하파티에서 일매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고백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다.
태일은 청천벽력같은 일매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데... 과연, 태일은 첫사랑 일매를 사수할 수 있을까??


“누가 전교 꽁바리한테 딸래미를 주겠노”


{올여름은 우리가 책임진다!!~~}

CHARACTOR & CAST

처치곤란 열혈촌놈 손태일 {차태현}

“니는 너무 이쁘고 내 피는 펄펄 끓는데 우짜란 말이고?”

자신의 인생 유일한 목적은 첫사랑 일매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부르짖는 갱고 최고 문제아.

아이큐 148이라는 놀라운 머릴르 썩혀두고, 학교 다니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았던 이 녀석이 첫사랑을 사수하기 위해 맘잡고 펜을 쥐었다!! 일매와 결혼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자신의 담임선생이자 일매 아버지인 영달의 요구를 하나씩 완수해 나가지만, 일매 사수를 향한 이 녀석의 고생은 끝날 줄을 모른다.
출연작: <할렐루야> <엽기적인 그녀> <연애소설>

품질보증 절대미녀 주일매 {손예진}

“이러다가 난 키스한번 못해보고 파파 팔머니가 되고 말 거야~”

경남여고 최고의 미녀 주일매. 그녀 곁에는 일편단심 열혈남아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야 손태일.
어린시절부터 자신과 결혼시켜 달라며 말썽만 피우던 태일에게 어느새 반 포기상태로 익숙해져버린 일매는 이제 태일이가 벌이는 일에는 눈 하나 까딱않는 강심장이 되었다. 대학 입학 후,태일과의 달콤한 연애를 꿈꾸지만 사법고시 합격때까지 일매를 쳐녀로 지키려는 태일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독수공방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출연작: <취화선> <연애소설> <클래식>

카리스마 학생주인 주영달 {유동근}

“매아 샘한테 쪼매만 더 맡기뒀다 찾아가모 안대겠나?”

임기응변의 달인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갱고 학생주임.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여읜 불쌍한 일매에게 아낌없이 젖을 나눠준 태일 어머니에 대한 보답으로 태일을 자식처럼 아낀다. 그리고 자꾸 엇나가기만 하는 태일이를 사람 한번 만들어보고자 천국 3천등 안에 들면 일매를 주겠다고 공언한다. 하지만 일매를 차지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영달의 요구를 하나씩 성공시켜 나가는 태일을 지켜보며 딸을 내어주기 싫은 영달은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출연작: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 <가문의 영광>

DIRECTOR

각본·감독 {오종록}

베테랑 드라마 PD로 처음 영화에 도전하는 오종록 감독은 오랜 연출경력을 바탕으로 촬영 내내 현장 분위기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사랑도 인스턴트가 되고 형식과 기교가 중요시되는 요즘, 다른 시각에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 <첫사랑 사수 권기대회>에는 진솔하고 풋풋한 우리네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작품경력: TV 드라마 <결혼> <째즈> <해피투게더> <줄리엣의 남자> <피아노> 외 다수


품질 보증 절대미녀 손예진

처치곤란 열혈촌놈 차태현

카리스마 학생주임 유동근


{PRODUCTION NOTE}

부산의 영도다리, 스케일로 승부했다!

영화의 첫문을 여는 부산의 영도다리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구덕체육관. 두 장소 모두 많은 엑스트라가 동원된 대규모 몸씬으로 여느 영화 못지 않은 스케일을 자랑한다. 특히 영도다리의 경우, 평소 교통량이 많아 촬영허가가 내기가 쉽지 않은 곳을호 유명하다. 
하지만,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처음으로 부산시와 영도 경찰서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어 3일간이나 촬영을 진행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넓은 구덕체육관을 가득 메운 엑스크라들 속에서 진행된 마지막 결혼식 장면은 부산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데 손색기 없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올 여름, 최고의 헤어스타일=차태현의 ‘뽀글파마’

스타일 좋기로 소문난 배우 차태현. 늘 세련되고 감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차태현이 완전히 망가졌다. 이유는 단 하나,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위해서다. 이번 영화에서 첫사랑 일매를 쟁취하기 위해 온갖 비행을 저지르는 문제아 손태일 역을 맡은 차태현은 자신이 맡은 배역을 절절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고, 결과는 대성공! 일명 ‘뽀글파마’로 불리는 이 머리를 따라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니, 역시 차태현은 망가져도 멋있나 보다.

영화 주제가를 부른 손예진, 나도 싱어송 라이터!!

지난해 영화 <연애소설>을 통해 자신의 숨은 노래 실력을 잠시 선보였던 손예진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발벗고 노래부르기에 나섰다. 바로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주제가 가사를 직섭 쓰고 노래를 부르기로 한 것. 이는 노래의 감정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고민하던 오종록 감독의 적극 추천으로 이뤄진 것으로, 80인조 부산시립 교향악단의 오케스트라가 협연해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게 된다. 손예진이 부른 노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사용될 예정이며 관객들은 손예진의 연기뿐만 아니라 뛰어난 노래 실력도 감상하는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SATURI DICTIONARY}

사투리,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보면서 마스터한다!

1. {샘} 주일매는 손태일이꺼 아임니꺼?

샘: 포준어로 ‘땅에서 물이 솟아나오는 곳’이라는 뜻이나 경상도에서는 선생님의 준말.
경상도에서는 <옹달샘>이라는 노래가 샘(=선생님)이 학생들에 의해 왕따를 당하고 깊은 산속에 은거하는 냉혹한 교육현실을 의미하는 노래로 쓰인다는 근거 없는 ‘설’이 있다.

2. 니 각시로 생각하이, {벌씨로} 불끈불끈 솟제?

벌씨로: ‘벌씨로’는 ‘벌써’라는 뜻의 단어. 나훈아의 노래 ‘무시로’(시도 때도 없이)와 뜻을 혼돈할 수 있으니 유의할 것!

3. 구석구석 {단디} 가리고 나온나.

단디: ‘단단히’, ‘꼼꼼히’, ‘잘’이라는 뜻의 부사어.
콧구멍 밖으로 콧털이 나왔을 경우, “콧털 단디 가리거라”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응용표현} 니, 단디 해가 보란 듯이 뜨~윽 합격해야 된데이?

4. 그거 {억쑤로} 귀한깁니데이~

억쑤로: ‘아주’, ‘많이’, ‘무척’이란 뜻의 단어. ‘느무’라는 단어보다 감정이입이 많이 된 표현으로 경상도에서는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할 때, ‘I love you’라는 말보다 ‘억쑤로 쏴랑한데이~’가 더 효과적. 믿거나 말거나...

(응용표현) 1. 하늘이 억쑤로 푸르네예, 샘~ 
2. 기뿌제? 내도 억쑤로 좋다!! 
3. 글마, 억쑤로 아팠을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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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GA의 평



-일단 팸플릿 이야기를 하면, 이때 한창 흥행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차태현과 손예진이 출연하고, 가문의 영광 시리즈로 나름 흥행력을 인정받은 유동근이 함께 출연해서 그런지 팸플릿은 참 뭔가 내용이 많다.

-이 시기의 팸플릿이면 미덕처럼 갖추고 있는 캐릭터, 배우, 감독 소개에 시놉시스, 그리고 제작노트...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여기에 사투리 강좌까지 넣어놨다. 생각해보니 이 영화 다 보고 난 다음 기억 남는 건 손예진의 수영복과 사투리 뿐이었...

-차태현의 파격적인 뽀글머리처럼 영화의 컨셉을 유치함, 복고로 잡은 건지, 팸플릿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촌티나게 꾸며놨다. 생각해보니 주인공이 차태현부터 뽀글머리를 한 촌놈으로 보이니, 팸플릿이 멋있게 꾸며지면 그것도 말이 안 될 거 같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는 간단하게 로맨틱 코미디 물이라고 보면 된다. 첫사랑인 주일매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손태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 사실 손예진과 차태현의 케미보다는 차태현과 유동근의 케미가 더 재미있다.


이들의 케미가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당시 한국영화의 주요 흥행코드를 집대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를 기본 틀로 짜놓고, 여기에 사투리를 끼얹고, 후반부에 눈물 좀 빼줘야하니 멜로와 신파, 불치병 요소를 다 집어넣었다. 거기다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을 통해 나름 흥행요소로 자리잡은 조폭마저도 영화 초반부에 넣는 치밀함까지 보인다. 이쯤되면 영화가 반드시 흥행해야한다! 라는 강박관념에 빠져 각종 자극적인 요소로 떡칠한 막장 드라마 급의 잡탕찌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차태현의 코믹연기는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를 연상시키기 충분했다.


-영화를 볼 때는 별 생각없이 보긴 했지만 이 영화를 보면 어디서 뭔가 많이 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생각해보니, 영화 속 캐릭터들이 다른 영화에서 나온 캐릭터들의 요소를 가져다 리뉴얼했다. 차태현이 맡은 손태일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에 연애소설의 주인공이 가진 신파와 멜로를 섞었고, 손예진이 맡은 주일매는 연애소설의 두 여주인공의 신파에 클래식의 멜로를 섞어놨다. 유동근이 맡은 주영달은 유동근이 이 당시 출연했던 조폭영화 가문의 영광의 캐릭터를 가져다 선생으로 만들었...


그래도 가문의 영광처럼 남을 패지 않으니 다행인가?


-문제는 이런 흥행요소들을 다 가져다 썼으면 각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섞여 들어가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 코믹, 멜로, 신파, 불치병, 조폭, 각 배우들이 타 영화에 나온 캐릭터들이 섞이지 않고 죄다 따로 놀고 있다는 거다. 거기다 개연성도 부족하니 영화 보기가 참 불편했다. 


하지만 뇌를 비우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다.


-팸플릿의 시놉시스를 보면 딱 내가 예상한 스토리였다. 막무가내인 주인공이 첫사랑인 여주인공의 아버지에게 공부 잘해서 사법고시 패스하면 내 딸하고 결혼시켜줄게 라고 제안하니 미친 듯이 공부해서 사법고시 1차까지 합격하는데, 정작 여주인공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거... 시놉시스를 봤을 때만해도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였고, 저기서 조금 더 깔끔하게 마무리 했으면 나름 괜찮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마무리에 또 다른 흥행요소인 신파와 불치병을 끼얹었다. 일매는 태일을 사랑하지만 불치병에 걸려있었고, 바람둥이인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한 것도, 순애보인 태일은 자신이 죽은 뒤에도 잊지 못하고 홀로 남겨져 힘들어할 거라는 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꼭 이렇게 마무리했어야 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면에서 최근 개봉한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너의 결혼식이 많이 생각났다. 비슷하게 첫사랑을 주제로 다뤘고, 여주인공과 함께 있고 싶어서 남주인공이 죽을 각오 공부에 매달린다는 점도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와 비슷했다. 하지만 너의 결혼식은 철저하게 현실을 따라갔다. 유치한 코미디물인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각종 무리수를 남발하지만 너의 결혼식은 첫사랑이 서로에 대한 연민과 후회에 머물지 않고 각자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첫사랑에 대한 유치함의 끝을 달렸다면 너의 결혼식은 성숙한 어른들이 ‘그땐 그랬지’라고 한번쯤 회상할 수 있는 쿨한 첫사랑을 담아냈다고 할까?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 비하면 너의 결혼식은 정말 쿨한 첫사랑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영화도 더 잘 만들었고...


-이 영화의 최대 코미디는 클라이막스 장면이다. 일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장면인데, -팸플릿에도 내용이 나와 있다. 장소 협찬 부분에 결혼식 어쩌고 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바람둥이라도 한 여자와 결혼을 결심했으면 나름 중대한 결심을 내린 건데, 고작 태일의 말 몇 마디에 “이 결혼은 무효입니다”라고 호탕하게 외치고 쿨하게 자리를 떠난다. 저 장면을 보고 ‘저건 뭐지’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근데 하객들은 전부 박수치고 좋아한다. 신랑 측 하객들도 박수친거야? 쌍욕 박은 게 아니라?


그래도 웨딩드레스 입은 손예진은 엄청 예뻤다.


-영화 중간에 작중 이미 고인인 주일매의 어머니 사진이 나오는데, 주일매의 아버지 역을 맡은 유동근의 실제 아내인 전인화였다.

-원래 이 영화를 휴가 때 보려고 했었는데, 당시 부대에 문제가 생겨서 휴가 외박 죄다 짤려버려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비디오였는데, 심지어 부대 내에서 봤다. 전경이었던 터라 주말에 딱히 일정이 없으면 소대장 재량 하에 내무반에서 비디오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 빌려왔던 비디오가 바로 이 영화였거든. 그냥 머리 비우고 보니 적당히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모두...




이것만 기억하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쇼생크 탈출의 이 장면이 생각난다고 할까? 그날 밤 참 많은 인간들이 화장실에 갔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