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유진, 주연: 정진영·양동근·한채영

개봉일: 2003년 5월 16일
서울 관객수: 55만 174명
전국 관객수: 157만 1931명
사건 발생 파일 수사 1단계 : “국가대표 형사들! ‘작업’ 들어간다.”
사건 발생 신고를 받은 강남서 강력반 형사 오영달과 방제수는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인적 없는 지하철 역에서 발견된 중년 여인의 시체는 이렇게 세상을 떠날 수는 없다는 듯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조용히 시체의 눈을 감겨주는 오형사를 바라보는 방제수. 반드시 억울하게 죽은 이의 원한을 풀어 주리라 다짐한다.
수사 2단계 : “범인은 범인이 잡는다!”
밤낮으로 탐문과 잠복을 계속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한 강력반. 정보원들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사이,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또 다른 희생자들이 발견된다.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오영달과 방제수는 급기야 조폭 도상춘의 조직을 ‘접수’하고, 이제 형사들은 조직 폭력배의 조직망을 총 동원해 수사에 나선다.
수사 3단계 : “총도 못 쏘는 형사, 뭐하러 합니까!”
오랜 잠복 끝에 인파 가득한 도심지 한 복판에서 범인들과 마주친 방제수는 총을 뽑아들려 하지만 오영달은 만류한다. 모든 사건을 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오형사는 아끼는 후배를 위해 진심어린 충고를 하지만, 눈 앞에서 범인을 놓쳐버린 방형사는 쉽게 수긍하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 : “결전의 날, 칼은 나눠 먹으면 산다!"
드디어 결전의 날. 범인들이 모이는 현장을 덮치기 위해 강력반 전체가 총출동한다. 그러나 경찰의 낌새를 눈치챈 범인은 무방비 상태의 방제수를 덮치고, 순간 몸을 날린 선배 장형사가 대신 칼을 맞는다. 분노하며 범인의 뒤를 쫓는 방제수의 손이 총집을 향해 내려가는 모습을 보는 오영달의 눈빛은 착잡하기만 한데...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독오른 신참형사의 강력계 데뷔전
형사 열 받았다!!
제발 잡히지마라, 잡히면 죽는다!!
독오른 신참형사 강력계 데뷔하다!
나 방제수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은 없어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깡 하나 믿고 경찰에 입문.
드디어 경찰의 꽃. 강함의 최고봉 강력계 형사 발령 6개월째.
이제 본격적인 수사에 뛰어든다!!!
형사 방제수의 강력반 생존전략
하나║형사 차엔 조폭보다 연장이 더 많다!?
야구방망이, 나무 몽둥이, 쇠파이프, 붕대감은 사시미칼, 쇠곤봉... 이것들이 뭣에 쓰는 물건인고 하니... 모두 작업용 도구들. 형사들에게 ‘작업’은 범인을 체포하러 현장으로 출동하는 것을 뜻한다. 갖은 연장 사용법 마스터는 리얼 혈사에게 기본 사양. 잘 갖춰진 연장은 범인과 맞짱 뜰 때 그만이란다.
두울║권총을 범인 뒷통수에 힘껏 던져 맞추라고 주는 것이다!?
헐리우드 형사영화에서 많이 보는 신나는 총격전, 우리나라 리얼 형사계에선 상상치도 못하는 일이다. 모든 형사에게는 22구경(투투피) 또는 38구경(삼팔피)가 지급된다. 그러나 진짜 형사라면 절대 섣불리 총을 꺼내들지 않는다.
세엣║범인 걸어 놓고 쇼부치기!?
범인이 여기저기 관할구역에서 사고치고 다니는 경우, 관할 불문하고 먼저 수갑 채운 놈이 임자다. 몸에 칼이 들어와도 양보 못하며, 동시에 잡은 경우 가로수 보호대에 범인을 걸어놓고 형사끼리 맞짱뜨기도 한다.
네엣║틈틈이 구애하기
형사25시라 했던가, 단서 찾고 잠복하고 전과자 어르고 작업하고 다녀도 연애할 시간은 꼬옥 남겨두자는 것이 내 철칙.
강력계 형사, 사랑도 연애도 범인 잡듯 척척 해낸다.
다섯║칼은 나눠 먹는다!
동료간의 신뢰는 형사계의 기본. 형사는 팀웍에 살고 팀웍에 죽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생존 법칙은 강력계의 불문율. 강력 3반 궁경일 반장님 왈, 동료의 피는 나의 피보다 진하며 칼은 나눠 먹어야 살 수 있다!
여섯║베테랑 형사 뒤에는 베테랑 마누라님이 계시다!?
베테랑 형사가 집에 가는 평균 횟수 3개월에 한 번, 베테랑 형사가 아내의 출산을 지켜볼 확률 거의 제로! 하지만 베테랑 마누라님들의 강철같은 생활력과 가정방위가 베테랑 형사를 만든다!
마지막║겁나는 자여, 이 곳에 들어오지 마라.
칼 휘두르는 범인에게 맨몸으로 덤벼들고 일주일 열흘 보름동안 꼬박 차안에서 잠복해도, 야비한 범인에게 불호령하고 힘없는 피해자를 도와주는 직업. 이보다 폼나는 일 있음 나와보라 그래. 형사, 당근 조폭보다 멋지지 않은가!!!
우리는 조폭이 아닙니다, 형사라구요!!!
character & cast
베테랑 휴먼 형사, 오영달[정진영]
좌우명│출근할 때 한 놈 잡고, 퇴근할 때 두 놈 잡자!
직업│형사 직급│경사 소속│강남서 형사계 강력3반
경력│10년간 강력 사건만 맡아온 베테랑 형사
가족관계│부인과 딸 좋아하는 것│백만송이 장미 듣기
잡범은 거들떠보지 않고, 일단 사건을 맡으면 냉철한 판단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사경험을 바탕으로 집념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형사중의 형사. 범인 앞에선 ‘오~살벌히’, 가족 앞에선 고개숙인 가장. 강력 3반의 없어서는 안될 윤활유 같은 존재로 김반장을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고, 후배형사들을 친형처럼 아껴주는 강력계의 대들보. <약속>, <킬러들의 수다>, <달마야 놀자>에서 깊이있는 감정연기부터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까지 훌륭히 소화해낸 최고의 연기파 배우. 특유의 지적인 이미지와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누비는 정진영은 <와일드 카드>에서 김유진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잡고 인간미 넘치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대표작 1998 <약속> 1999 <링> 2000 <비천무> 2001 <달마야 놀자> <킬러들의 수다>
독오른 신참형사, 방제수[양동근]
좌우명│잡히지 마라, 잡히면 죽는다.
직업│형사 직급│순경 소속│강남서 형사계 강력3반
경력│6개월 형사 가족관계│4대독자 싫어하는 것│백만송이 장미 듣기
물불을 안가리고 일에 몰두하는 열정으로 범인을 잡을 때는 목숨걸고 덤비는 지독한 형사. 형사가 좋아서 형사로 살아가는 자신만만하고 쿨한 성격의 청년형사. 투철한 직업의식과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일이든 사랑이든 무조건 열심히 한다. 동세대 어떤 배우도 흉내낼 수 없는 넓은 연기폭과 깊이를 갖춘 경력 15년차 준비된 중견(?)배우로 영화 <와일드 카드>는 본격적인 스크린 주연작이다. 양동근은 <와일드 카드>에서 카멜레온 같은 기존 이미지를 십분 살려 전혀 새로운 ‘양동근표 형사’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대표작 2000 <수취인불명> 2002 <해적, 디스코왕 되다> 2002 <네 멋대로 해라>
미모의 엘리트 형사, 강나나[한채영]
좌우명│남자보기를 돌같이 하라.
직업│시체 감식반 직급│경위 소속│서울시경 과학수사반
경력│3년차 감식반 취미생활│시체와 대화하기 싫어하는 것│검문검색
서울시경 과학수사반 소속 경위. 경찰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로 남자들도 고개를 돌리는 끔찍한 사건현장에서도 냉철한 태도로 완벽하게 맡은 일을 해내는 실력파다. 방제수 형사의 일방적인 애정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와일드 카드>의 유일한 히로인 강나나를 연기한 한채영은 빼어난 외모와 매력으로 현재 스크린과 TV에서 맹활약하며 충무로를 대표할 차세대 여배우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작 2000 <찍히면 죽는다> 2002 <해적, 디스코왕 되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리얼형사이야기
대한민국 경찰 1인당 보호해야 할 국민수 526명!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1일 평균 강력범죄 발생건수 1,459건!
강력범 검거 성공 1,088건!
한 해 업무 중 상해피해 경찰관 903명, 순직 38명!
production note
2년간의 시나리오 작업, 전국 최고 베테랑 형사
1, 2, 3위부터 신참형사까지 총 200여명 인터뷰
리얼 형사들의 에피소드 담은 100% 리얼 스토리
앞에 가는 놈은 도-둑, 뒤에 가는 사람 경-찰!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어린 시절의 도둑 잡기 놀이는 뒤에 가는 경찰이 앞서가는 도둑을 잡을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가는 놈을 잡기 위한 단 한가지 방법은 오로지 무색하게 뒤쫓아가는 것 뿐이었다. 발로 뛰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게임, 그리고 언제나 뒤에서 쫓아 가야만 하는 경찰. <와일드 카드>는 어릴 적 그 놀이를 현실로 살아가는 사람들, 바로 강력반 형사들에 대한 이야기다.
‘뭐? 양동근이 형사를 한다고?’
네티즌 선정 2003년 가장 기대되는 영화 배우 1위!
양동근의 ‘양동근식’ 형사 변신, Check it out!!!
“시나리오를 읽고 받은 느낌 그대로 연기한다. 특별한 설정을 만들거나 머리를 써서 연기하지 않는다”는 배우 양동근이 말하는 방제수는 “범인에 집요하고 사랑 앞에 무릎 꿇는 멋진 남자”다. 그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형사들로부터 강도 높은 ‘술자리 특훈’을 받고, ‘달리기 선수’로 직종 변경을 해도 될 정도의 추격씬을 찍고, 다리가 풀리고 전신이 후둘거릴 정도였던 액션 연기 보다 더 몸을 던져(?) 찍었다는 한채영과의 멜러까지 마음껏 펼쳐보인 영화 <와일드 카드>. 어떤 압력에도 무게 중심을 잃지 않는 독특한 ‘양동근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는 ‘형사 방제수’에 대한 기대감은 2003년 <와일드 카드>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김유진-장윤현-강우석, 충무로 최강의 트리어!
의리로 뭉친 한국 최고의 스탭들이 <약속>의 영광을 재현한다!!!
1998년 <약속>으로 전국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감독’ 대열에 올라선 김유진 감독 연출. <접속>, <텔미썸딩>을 감독하며 충무로를 책임질 차세대 감독으로 떠오른 장윤현 제작. 한국 영화계 ‘미다스의 손’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 투자, 배급.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김유진 감독의 절친한 파트너인 이만희 작가는 <약속>에 이어 시나리오를 맡았으며, 충무로 최고의 끈끔함을 자랑하는 김유진 감독의 ‘패밀리’들은 꼬박 4년 간 동고동거(同苦同居)하며 작품을 위하 헌신했다.
‘형사’, 우리시대 ‘아날로그 히어로’를 보여주마!!!
대한민국 강력계 형사들의 ‘저돌적인 순수함’에 이끌려 영화제작을 결심한 김유진 감독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두 무적 불끈 쥐고 범인들에게 있는 힘껏 ‘아날로그’ 펀치를 날리고 있을 형사들의 리얼리티를 살려내기 위해 ‘정공법’을 택한다. 헐리우드의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첨단 무기나 초능력, CHI를 이용한 현란한 볼거리로 치장한 무적의 ‘수퍼 히어로’가 아니라, 두 발로 뛰고 맨손으로 싸우는 형사들의 거친 리얼리티를 100% 그대로 그려낸다.
synopsis
강력계형사 작업들어간다!
지하철역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신고를 받은 강남서 강력반 베테랑 형사 오영달, 신참형사 방제수는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밤낮으로 탐방하고 의심가는 족족 잡아들이지만 사건의 실마리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한다. 잇따른 살인사건으로 강력반은 상가집 분위기가 되고, 오영달, 방제수 두 형사는 급기야 긴급처방을 내리는데...
character & cast
국경일 반장님, 김명철[기주봉]
직업│형사반장 직급│계장
소속│강남서 형사계 주임 및 강력 3반장
경력│베테랑 중에 베테랑 좌우명│칼은 나눠 먹으면 산다.
대한민국 범죄 검거율 1위 타이틀에 빛나는 최고의 형사. 반원들 개개인의 고통과 아픔을 잘 알고 있으며 언제나 따뜻함으로 그들을 감싸준다. (국경일의 뜻은? 영화 <와일드 카드>를 보면 알 수 있음)
투캅스 형사, 장칠순[김명국]
직업│형사 직급│경사 소속│강남서 형사계 강력 3반
경력│12년 강력계 형사 좌우명│물러날 때를 알자.
한때 강남을 호령하던 호랑이 형사였지만 지금은 사건만 터지면 뒤로 빠지는 투캅스 형사. 소극적인 태도로 강력 3반에 문제를 일으키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형사의 의리를 몸소 실천한다.
퍽치기계의 전설, 도상춘[이도경]
직업│안마시술소 사장 경력│과거 퍽치기계의 1인자 좋아하는 것│자라피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일품인 밤의 황제, 강남 일대의 온갖 불법적인 일에 대해 빠삭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며 살고 있지만 오형사에게 만큼은 찍소리 못하고 산다. 자신의 최대의 적인 오형사를 위해 정보원 역할을 한다.
주도면밀한 살인범, 노재봉[이동규]
직업│퍽치기범 두목 취미│다마치기 좋아하는 것│돈
앞뒤 안 가리고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살인을 일삼는 잔인한 범인. 왕수찬과 고두만, 김민기 셋을 데리고 어두워지길 기다리며 유흥가 밤거리를 하이에나처럼 돌아다니며 먹이감을 찾는다.
director
[감독 김유진] “나의 테마는 사람, 뜨거운 심장을 가진 형사들이다”
“경찰중에서도 가장 거친 일을 하는 형사들의 멋지고 리얼하게 바라보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어린 학생들 장래희망이 조폭에서 형사로 바뀌지 않을까?” 1998년에 연출한 영화 <약속>으로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며 350만 관객을 동원한 김유진 감독은 2003년 <와일드카드>로 다시 한 번 흥행돌풍을 예고한다.
대표작 1986 <영웅연가> 1988 <시로의 섬> 1990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1992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 1995 <금홍아, 금홍아> 1998 <약속> 2003 <와일드 카드>
2003년 5월, 강력계 형사의 거친 작업이 시작된다!
SAGA의 평
-일단 팸플릿 이야기를 하면, 확실히 전작을 흥행시킨 감독에 대해서는 특별 제작한 팸플릿이 나오는 게 분명하다. 전작이 망했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살인의 추억’은 꼴랑 1장자리 팸플릿이었지만, 전작 ‘약속’이 흥행한 김유진 감독의 신작이라 그런지 팸플릿 구성이 나름 화려하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는 나름대로 기대하고 봤던 작품이었는데, 당시 군대에 있긴 했지만 나름 인터넷이란 걸 할 수 있었기에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하나 본 게 있다. 감독이 요즘 하도 조폭 영화들이 나오길래 정의로운 형사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한 인터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이 당시에 경찰의 애환을 다룬 영화는 없었기에 저 인터뷰가 이해됐다.

-이 당시에는 말 그대로 조폭 코미디물 홍수의 시대로 조폭마누라를 시작으로,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같은 3류 조폭 코미디가 범람하던 시기였다. 이때 형사나 경찰은 비열한 인간, 권력의 개, 비리 경찰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고, 그나마 경찰을 긍정적으로 묘사를 해도 일반인인 주인공이 사건 해결 다할 동안 출동도 못하는 ‘무능’의 아이콘으로 여겨졌을 시기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형사들은 나름 자신의 일에 자금심을 가진 열혈 형사들이지만 현실은 말 그대로 시궁창임을 보여준다. 양동근이 맡은 방제수는 한해 순직하는 경찰 공무원 수나, 경찰의 근무시간, 주말 근무까지 다 하는데 주말 수당도 제대로 못 챙겨받는 내용을 줄줄이 읊고 다니고, 정진영이 맡은 오영달은 범인 검거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했다고 내사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에게 총은 쏘라고 주는 게 아니라 던져서 맞추라고 주는 거라는 푸념은 아마 이 작품에서 처음 본 듯 하다. 나중에 경찰 공무원 공부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칼을 가진 범인이 경찰을 향해 칼을 찌르면 그 칼을 절묘하게 피하면서 범인의 허벅지를 향해 ‘한 발’만 쏴야한다...라고 하더군.

-이 영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형사들의 애환을 제대로 담아냈다는 것과, 이런 형사들이 잡는 범인들이 사이코패스 살인범이나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퍽치기 일당이라는 것이다. 아마 여기에서 이 영화의 정체성이 범죄에 맞서는 형사 보다는 형사가 가지는 애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형사의 애환은 다양하다. 범인 검거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했다고 내사를 받거나, 범인 잡느라 집에 거의 못 들어가서 아이 크는 걸 세로로 재는 게 아니라 가로로 재고 있다거나, 이전에 잡은 범인이 출소한 후에 형사 집에 전화해 육두문자 섞인 폭언을 하거나 협박하는 장면 등이 나온다.

-특히 오영달의 아내가 집으로 걸려온 협박전화에 대처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갖은 협박을 다하는 상대방에게 “애 아빠한테 전화하세요”라고 말하곤 그냥 끊어버리는 여유를 보여준다. 저런 일이 실제 있을까 싶었지만 실제 사례가 있다고 한다. 하긴 저렇게 찌질하니 범죄를 저질러서 범죄자가 됐겠지...
-마지막에 형사들이 범죄자가 탄 승용차를 가로막고 몽둥이로 박살내는 장면이 있는데, 클라이막스 장면이긴 하지만 난 그 장면보다는 그 이전에 과거 호랑이 형사였다가 이제는 칼만 보면 덜덜 떠는 장칠순이 오영달과 술 대작하는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극중 장칠순은 칼만 보면 무서워서 벌벌 떠는데, 범인이 꺼내든 칼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반장이 그를 쫓다가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이후에 오영달과 술 대작을 하면서 왜 칼에 겁을 먹는 이유를 이야기하는데,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파트너가 사망하고 자신도 죽을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었다. 장칠순은 애들이 가지고 노는 칼에도 겁이 난다고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고 하니, 오영달이 우리의 비장의 무기는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다. 이겨내야한다고 위로한다.

-힘들게 범죄에 맞서고 범인을 잡는 우리나라 형사들을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열혈 형사 VS 인간쓰레기들의 이야기라고 할까?

-배우들의 연기는 말 그대로 호평.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다. 그중 신스틸러는 도상춘 역을 맡은 이도경이다. 이 양반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신의 한수에 나왔었는데, 이 작품에선 찰진 양아치 연기가 아주 일품이다. 중간 중간에 정진영, 양동근도 개그 드립을 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진지한 톤을 유지하고 있는 영화지만, 이도경이 나올 때는 완전히 코미디... 저 양반 나오는 장면은 정말 깔깔 웃으면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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