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2003, Memories of Murder) 영화, MOVIE

감독: 봉준호, 주연: 송강호·김상경


개봉일: 2003년 4월 25일 
서울 관객수: 191만 2715명
전국 관객수: 525만 5376명

선 보러 집 나갔던 처녀, 배수관서 알몸시체로... 

사건 잇다르자 날 저물면 부녀자들 외출 꺼려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 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특별수사본부, 서울 시경 형사 투입… 

수사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 사건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 (변희봉 역)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 (송강호 역)과 조용구 (김뢰하 역),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 (김상경 역)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연쇄살인범은 누구인가… 

치밀한 뒷처리, 흔적 전무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살인의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조차 단 하나도 발견 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 (송재호 역)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어둡고 긴 미스터리… 

미궁 속 10번째 부녀자 연쇄피살, 공포 언제까지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 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음부에 우산이 꽂힌 또 다른 여인의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끓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넣는다.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미치도록 잡고싶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MEMORIES
OF
MURDER

『연쇄살인실화극』

2003년 5월, 사건의 최전선에 있는 형사들이 온다


사건의 최전선에 있었던 형사들의 이야기!

1986년 농촌마을.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공포에 휩싸인다.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역)은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울시경에서 자원한 서태윤(김상경 역)은 서류를 검토하며 실마리를 찾아 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그러나 범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강간살인에 있기 마련인 음모조차 발견되지 않는다. 그 점에 착안한 박두만은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서류를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 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형사들은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여인의 끔찍한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들끓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 넣는다…

농촌 버디 콤비 송강호&김상경

송강호육감파 시골형사 박두만. 얼굴 보면 딱! 삘이 온다.

사건이 터지면 양아치들을 집하시켜 족치는 것으로 수사를 시작한다. 동네 정황과 인맥을 십분 활용하여 수사 방향을 잡는다. 얼굴을 들여다보면 그 인간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육감이 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칭 ‘무당눈깔’. 형사는 머리가 좋은 놈보다 우직해야 범인을 잡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감독이 말하는 그: “캐릭터나 드라마를 강화하는 즉발적인 애드립이 정말 놀랍다. 예기;치 못한 것을 얻었을 때의 짜릿함. 겪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김상경두뇌파 서울형사 서태윤. 서류만 보면 다 안다.

서울시경 소속. 사건 소식을 듣고 특별수사본부로 자원한다. 면과 짜장을 따로 주문하는 까다로움 탓에 부임 초부터 밉상으로 찍힌다. 하지만 그가 내뱉는 추리는 설득력이 있다. 진실은 사건 서류 안에 있다고 믿는 그는, 그 동안의 자료를 분석하여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간다.

*감독이 말하는 그: “영화의 흐름을 잘 타는 배우다. 영화촬영의 후반부로 가면서 에너지를 폭발시켜 나가는데 집중력과 폭발력이 대단하다. 감독으로서 좋으면서도 걱정이 될 정도였다.”

감독 봉준호 “<살인의 추억>은 한국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감성적 형사드라마다.”

<살인의 추억>은 ‘햇빛이 눈 부시게 뜨거운 오후,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에서 발견되는 무참히 살해당한 나체 시신’이라는 하나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출발했다. 스릴러에서 죽음은 단지 게임이나 퍼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살인의 추억>의 죽음에는 슬픔과 분노가 있다. 나는 이들의 죽음이 진심으로 슬프다. 관객들도 나와 똑같은 심정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길 바란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 *홍콩 국제 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 뮌헨 국제 영화제 신임감독상 수상, 슬램댄스 영화제 편집상 수상.

10명의 여자가 죽었다. 범인은 잡지 못했다. 사건은 추억이 되었다.

유일하게 전 사건을 관통하며 현장을 지켰던 당시의 조 모 형사. 그는 이제 더 이상 형사가 아니지만 사건 중요자료의 사본을 간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마도 영원히 그 사건파일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사건이 장기화되자 초조한 나머지 수사본부 간부들은 용하다는 점쟁이들 다 찾아 다녔다고 한다. 경찰서의 정문이 북향이라 재수가 없다는 말을 믿고 동쪽으로 10m 이전하는 촌극을 벌였지만 사건은 또 일어났다. 어떤 점쟁이는 서해 바다에서 벌가벗고 목욕을 하고 치성을 드리면 한달 내에 점인이 잡힐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사건 지역의 주민들이 세워놓은 것처럼 보였던 허수아비는 실제 사건담당 형사들이 세운 것이었는데, 범인을 잡고싶은 형사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허수아비에 새겨있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죽는다.”



SAGA의 평


-팸플릿이나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면...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에게 최고의 영광을 안겨준 기생충도 아카데미 수상을 한 이후인 올해에 와서야 겨우 봤다고 할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에서 제대로 본 건, 기생충, 설국열차, 마더 그리고 오늘 리뷰할 살인의 추억인데... 내 개인적으로는 봉준호 감독에게 최고의 영광을 안겨준 기생충보다는 오늘 리뷰할 살인의 추억이 더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었다.

-팸플릿 이야기를 하면, 영화를 만들 때마다 특유의 깔끔함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봉준호 감독답게 팸플릿도 엄청 깔끔하다. 쓸모없는 내용을 하나도 없고, 필요한 내용으로만 구성한 것이 매우 깔끔하다고 할까?

-봉준호 감독의 전작인 플란다스의 개가 망해서 그런건지 몰라도, 살인의 추억은 제작사에서도 딱히 기대하지 않은 모습인 거 같다는 느낌이다.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을 봐도 정말 기대 안했다는 느낌이 확 드는데,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 팸플릿은 정말 많은 내용을 담고 있고, 1장으로 끝내지 않았지만 살인의 추억은 딱 1장 짜리다.

-영화 이야기를 하면 살인의 추억을 봉준호 감독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마지막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고, 살인사건이나 범인 체포 보단 주변을 둘러싼 사회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다.

-당시 우리나라 경찰은 잘 그대로 주먹구구에 의존하는 조사에 의존했고, 용의자를 단정지은 뒤 원하는 진술이 나올 때까지 패는 경우가 많아서 엉뚱한 사람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만 보더라도 엉뚱한 사람을 잡아들인 경우가 많았고, 실제 사건을 묻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프로파일링 기법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한 유전 정보 분석기기도 없어서 외국으로 샘플을 보내야했다. 이마저도 엿 바꿔먹은 증거 보존이란 개념 때문에 훼손된 증거여서 제대로 된 검사도 불가능...했다지.


주먹구구 수사에 의존했던 시절...


-살인의 추억은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수사과정을 보여주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비추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영화 흐름상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범인이 전역 직후 집 근처 공장에 취직한 후, 연쇄 강간에서 연쇄살인범이 된다는 건 영화와 실제 사건이 일치하지만, 범인이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았다는 영화와는 달리, 실제 사건에는 여러 중요 증거를 남겼다.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용의주도하지 못했지만, 그 당시 엉망진창이 수사능력으로 인해 범인을 잡지 못했다. 처음에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정말 신출귀몰한 놈이었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접하고 나선 어이가 가출해버렸다. 영화 팸플릿에도 나오지만 담당 형사들이 허수아비에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라고 경고문을 붙였다고 하는데, 그걸 보고도 난 형사들의 절박한 심정은 잘 안 느껴졌다. 


요새 내가 머리가 좀 이상해졌는지... 나쁜 사람보다 무능한 사람이 더 싫어졌다.


-송강호가 맡은 박두만과 김상경이 맡은 서태윤이 범인을 추격해나가는 모습도 흥미롭고, 두 형사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모습도 매우 흥미로웠다.

-송강호가 맡은 박두만은 미신과 직감, 고문 등 구시대적 수사를 대표하는 시골형사로, 성격차이로 인해 서태윤과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뭔가 대충대충 처리하는 아저씨 느낌으로 영화 초반에는 좀 밉상 느낌이었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미신, 직감에 의존하던 과거 모습을 버리고,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변해간다.


동네양아치들을 찍어 만든 수첩인데... 나중에 저거 다 찢어버린다. 자기가 헛짓을 했다고...


-김상경이 맡은 서태윤은 과학수사, 프로파일링 등 신세대 수사를 대표하는 형사로, 범인을 잡기 위해 서울에서 자원한 인물이다. 나름 의욕적으로 수사를 펼쳐나가고, 사건을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적으로 변해간다. 특히 유력한 용의자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고, 자신과 인연이 있던 여학생이 살해 피해자가 되자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리고 용의자를 두들겨 패면서 자백하는 모습에서 완전히 무너져내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중엔 완전히 무너져버린다. 서태윤이 분과 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데, 절대악으로 추정되는 누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서태윤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충격으로 일그러지는 삭제장면이 있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송강호, 김상경 말고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이 여럿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조용구 역할을 맡은 김뢰하인데, 조용구는 극중 박두만보다 더 단순무식한 형사로 성질을 못 이겨 용의자를 마구 두들겨 패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군화발로 용의자 뿐만 아니라 시위 진압 때 시위대 중 한 여성을 밟아버리니... 나중에 각목에 박힌 녹슨 못에 다리를 찔려 파상풍으로 다리를 잃는 신세가 된다.

-이 영화에서 나온 불멸의 유행어 중 하나인 ‘향숙이 예쁘지’의 주인공 백광호는 살인사건 용의자로 조사를 받게 되지만, 이 사람 나중에 알고 보니 용의자가 아니라 목격자였... 삽질한 형사들이 나중에 찾아가지만 횡설수설하던 그는 결국 열차에 치여 사망한다.

-이 영화에 유력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 역의 박해일은 살인의 추억 이전에 그가 출연했던 영화 ‘국화꽃 향기’ 때문에 그런지 정말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였다. 국화꽃 향기에서 순정남 연기를 했던 그였기에 살인의 추억에서 유력 용의자로 출연한 그의 이미지는 후반부에 갈수록 형사들의 절망감과 더불어 영화의 어두운 면을 더욱 강조했다고 본다.

-남자들만 주구장창 나오는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여배우들이 있었다. 하나는 박두만의 아내가 되는 곽설영 역을 맡은 故전미선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경 중 하나인 권귀옥 역을 맡은 고서희였다. 곽설영은 강렬한 첫 등장 덕분에 마지막에 피해자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며 봐야했고, 권귀옥은 유능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시대상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향숙이 예쁘지’ 보다 더 유명한 이 영화의 불멸의 명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는 송강호의 애드리브였다. 봉준호 감독이 기찻길 장면에서 애드리브가 필요하다고 송강호에게 요구했고, 물까지 뿌려대면서 찍으면서 계속 다시를 외치다가 나온 대사라나?


왠지 저 표정이 연기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 이춘재가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 이춘재가 수감된 교도소에서 살인의 추억을 여러 번 틀어줬다는 동료 수감자의 증언에서 이춘재가 봤다고 유추할 수 있었고, 지난해 이춘재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실제로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근데 어떤 느낌도 없었다고 했지... 개X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