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002, H) 영화, MOVIE


감독: 이종혁, 주연: 지진희·염정아·조승우


개봉일: 2002년 12월 19일 
서울 관객수: 3만 41명
전국 관객수: 9만 명


살인을 부르는 이름 - [에이:치]

1년 전, 6번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살자는 모두 여성이었으며, 사체의 일부를 절단 혹은 절개한 무자비한 연쇄 살인이었다. 놀랍게도 이 잔혹한 연쇄살인범은 자신이 죽인 마지막 희생자의 사체를 들고 시경에 나타나 자수한다. 6명을 죽인 연쇄살인범 신현(조승우 분). 그는 현재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이다.

그로부터 1년 후, 신현의 범행 수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된 여고생, 임산부의 시체가 발견된다. 두 사건이 신현 사건의 모방 범죄라 추정하게 된 시경 강력반의 담당 형사 미연(염정아 분)과 강(지진희 분). 그들의 직감대로 신현의 살인 패턴과 유사한 3번째, 4번째 살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두 형사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수감 중인 신현을 찾아간다. 기다렸다는 듯 두 사람을 맞은 신현은 '살인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한다. 신현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확신하게 된 미연과 강형사. 그러나 그는 감옥에 갇혀 있고 단서 하나 없는 속수무책의 상황에서 미연과 강형사는 혼란에 빠진다.

신현의 사주인가? 또다른 누군가의 모방인가? 더이상의 살인을 막으려는 두 형사의 수사는 난항을 거듭하고, 사건은 점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살인을 부르는 이름-[에이:치]

놈을 잡으면 끝날 줄 알았다…


1년 전, 여섯 번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살자는 모두 여성이었으며, 사체의 일부를 절단 혹은 절개한 무자비한 연쇄살인이었다.
놀랍게도 이 잔혹한 연쇄살인범은 자신이 죽은 마지막 희생자의 사체를 들고 시경에 나타나 자수했다.


1 1 지하철 차량 안에서 여고생 살해

2001년 2월 1일
귀가중인 16세 여고생을 교살.
7개월 동안 임신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밝혀진 피해자의 사체로부터 태아를 강제 적출해 사체와 함께 유기했다.

2 14 만삭의 임산부 살해

2001년 2월 14일
만삭의 임상부를 공터로 유인한 뒤, 날카로운 칼로 복부를 절개, 태아와 함께 살해.
피해 여성은 임신 9개월의 미혼모로 밝혀졌다.

3 17 레즈비언 여성 살해

2001년 2월 17일
이태원 모 레즈비언 바 화장실에서 20대 레즈비언 여성의 목을 갈라 살해.
살해 후 외귀걸이를 한 피해자의 왼쪽 귀를 절단했다.

4 28 백화점 주차장에서 20대 여성 살해

2001년 2월 28일
모 백화점 주차장에서 20대 여성 살해.
사건 당시 피해자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며, 범인은 약혼반지를 끼고 있던 피살자의 왼손 약지를 절단했다.

5 1 산부인과 여의사 살해

2001년 3월 1일
산부인과 여의사를 수술도구로 난도질해 살해.
피살자의 사체는 하반신이 심하게 훼손된 채, 수술대 위에서 발견됐다.

6 14 6건의 여성 연쇄살인범 자수

2001년 2월 14일
앳된 얼굴의 22세 청년, 신원미상의 중년 여인을 살해 후 토막사체를 담은 가방을 들고 시경에 나타나 자수했다.
그리고 6건의 연쇄살인 일체를 인정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또 다시 살인이 반복된다

1년 전 살인범 신현은 현재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이다.
하지만 이는 전주곡에 불과했다.
1년 후, 신현과 동일한 방식의 살인사건이 되풀이되기 시작한다.
신현의 사주인가? 또 다른 누군가의 모방인가?


1 1 쓰레기 매립장에 유기된 여고생 사체 발견

2002년 3월 1일
서울 근교 쓰레기 매립장에서 10대 여고생 사체 발견.
살해 당시 피살자는 임신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근처 쓰레기 더미에서 강제 적출된 태아의 사체가 함께 발견됨.

2 14 버스 차량 안 임산부 사체 발견

2001년 3월 14일
정차 중인 버스 안에서 만삭의 임산부 사체 발견.
교살된 피살자의 사체는 복부가 십자로 절개됐으며, 갈라진 복부 밖으로 태아가 노출된 채 발견됨.

사건을 담당하게 된 강력반 형사팀장 미연과 강.
두 형사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수감중인 신현을 찾아가고

기다렸다는 듯. 두 사람을 맞은 신현은 평온하고 침착한 태도로 ‘살인만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한다. 

신현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확신하게 된 미연과 강.
그러나 그는 감옥에 갇혀 있고 단서 하나 없는 속수무책의 상황에서 살인은 계속된다.

신현의 사주인가?
또 다른 누군가의 모방인가?
더 이상의 살인을 막으려는 두 형사의 수사는 난항을 거듭하고, 사건은 점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살인을 부르는 이름-H[에이:치]

국내 영화제목 사상 가장 짧고 간결한 제목 H. 도대체 H는 무슨 뜻일까? 우선 H는 고도의 지능을 가진 연쇄살인범 ‘현’의 이니셜이다.
또한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이기도 하다. ‘범인은 갇혔어도 살인은 계속된다’는 독특한 설정 만큼이나 마지막 반전은 예측을 불허하는데, 그 반전의 핵심이 바로 H. H의 의미는 추리하면서 보는 것은 이 영화만의 특별한 매력이 될 것이다.
(단, 영화를 보고 난 후, 다른 관객들을 위해 H를 비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제작사의 당부)


범인은 갇혔어도, 살인은 계속된다
끝나지 않은 살인, 피할 수 없는 싸움!


CHARACTER&CAST

염정아[미연]
놈이 또 다시 살인을 계획하고 있다.
놈의 머리로 사고해야한다.

신현의 복제 살인 사건을 맡은 범죄분석 전문 강력반 형사팀장. 1년 전 약혼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신현에 대한 증오심이 깊지만 특유의 냉철한 이성으로 차분히 사건을 풀어나가는 인물이다. 흥분 잘하는 강형사를 인내심으로 대하며, 팀을 이끌어간다.

연기경력 10년차인 베테랑 연기자. <템리썸딩>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염정아는 미연 역으로 “지성, 카리스마, 액션”의 삼박자를 갖춘 멋진 여성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테러리스트> <텔미썸딩>, TV드라마 <모델> <태조왕건> <순정> 등 출연

지진희[강형사]
씨발…복잡한 건 딱 질색이다.
신현 그놈을 막아야 한다!

의욕만 앞선 불도저식 수사방식으로 미연과 자주 충돌하는 좌충우돌 신참내기 강력반 형사. 미궁에 빠진 복제 살인사건이 신현의 사주임을 확신하고, 수감 중인 신현을 경계하지 않는 경찰 내 안일한 수사 방식에 분개한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신현이 꿰뚫어 보자, 이성을 잃는다.

사진작가 출신의 특이한 이력을 가진 신인으로, 영화 <H>는 스크린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이다. 현재 박광수 감독의 <방아쇠>에 캐스팅, 무서운 신례로 주목받고 있다. TV드라마 <줄리엣의 남자> <소나기 비 갠 오후>, 뮤직비디오 김범수의 <하루> 조성모의 <데버> 등 출연.

조승우[신현]
모두에게 죽음만이 구원입니다.
사건이 계속되면 좋겠네요.

1년 전, 6명의 여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 신의 뜻을 거스른 여자들을 죽임으로써 세상을 구원한다고 믿으며, 자신이 저지른 사건들이 1년 후 고스란히 반복되는 상황을 즐긴다. 선한 인상과 예의바른 태도 뒤에 살인범 특유의 광기와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감추고 있다.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연기파 배우. 영화 <H>에서는 선한 소년의 모습과 악마적인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중 이미지를 섬뜩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 <춘향뎐> <와니와 준하> <후아유> <YMCA야구단> 등 출연.

성지루[박형사]

넉살 좋은 강력반 형사. 건성건성 수사에 임하는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베타랑 형사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눈물> <신라의 달밤> <아프리카> <공공의 적> <라이터를 켜라> <가문의 영광> 등 수많은 영화에 등장, 한국 영화계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김선경[추경숙 박사]

1년 전, 신현의 정신감정을 담당했던 신경정신과 의사. 신현의 과거와 범행동기를 알고있는 유일한 인물. 탤런트, 뮤지컬 배우, MC로 활약하다, 영화계로 영역을 넓힌 만능 엔터테이너. 최근 <라이터를 켜라>에서 조폭두목 차승원을 휘어잡는 부인역으로 출연했다.


내 안의 살인본능이 깨어난다
부정한 세상을 향한 섬뜩하고도 슬픈 살인비가(悲歌)


ABOUT H-[에이:치]

관객의 감성에 호소하는 형사스릴러
영화 <H>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있다. 신현은 연쇄살인범이자 살인으로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소명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며, 미연은 신현으로 인해 약혼자를 잃었으며, 강형사는 미혼모 밑에서 자란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신현과 두 형사의 만남은 서로의 상처를 더욱 아프게 찌른다. 신현은 강형사의 태생적 비밀을 꿰뚫어보고, 가슴 속 상처를 애써 수기려 하는 미연을 조소한다. 미연은 이런 냉소적인 신현을 어린아이 같은 비겁한 태도라고 몰아붙인다. 이들의 심리적 갈등과 긴장은 보는 이의 감성을 때론 섬뜩하게 때론 슬프게 자극한다.

캐릭터가 살아있는 남녀버디형사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된 강력반 팀장 미연(염정아)과 강형사(지진희). 프로파일링이 전문인 미연은 냉철한 이성으로 사건을 수사해나가는 반면, 강형사는 이성보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사건에 임한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인해 종종 부딪히지만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된 후부터는 끈끈한 동료애를 유지한다. 뻔한 로맨스 대신, 둘 사이엔 라이벌 의식, 우정, 애틋함 등이 교차하는 미묘한 감성이 흐른다.

당신을 죽이고 싶어졌어!
스릴러의 필요충분조건은 뭐니뭐니해도 매력적인 범인. 뛰어난 범인이 등장하면 그만큼 영화의 긴장과 스릴은 증폭된다. <H>의 연쇄살인범 신현은 ‘죽음만이 모두에게 유일한 구원’이라 주장하며 6명의 여자를 죽인 후 버젓이 자수한 대단한 확신범이다.
해맑은 소년의 모습 속에 악마성을 감추고 있으며, 상대를 꿰뚫어보는 놀라운 통찰력으로 강형사와 미연을 궁지에 몰아간다. 생명을 유기하는 사람들을 향해 신현이 던지는 분노의 메시지를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샌가 그의 살인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STAFF

감독 이종혁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의 이종혁 감독은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박종원 감독의 <송어> 연출부를 거치며 착실히 연출 수업을 받았다. 보기 드문 수작으로 한동안 충무로를 달구었던 영화 <H>는 자작 시나리오이자 감독 데뷔작.

촬영감독 피터 그레이(Peter Gray)호주 출신의 피터 그레이(Peter Gray) 감독은 세계를 무대로 30년 넘게 활동해 온 베테랑 촬영감독. <H>에서는 감성 스릴러 영화 특유의 섬세한 인물표정과 질감을 잘 살려냈다.

음악감독 조성우영상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음악적인 재능으로 인정 받는 정상급 영화 음악감독. <정사> <8월의 크리스마스> <약속> <선물> 등 멜로영화는 물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의 액션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만한 다채로운 음악으로 영화의 품격을 높여주었다.


PRODUCTION NOTE


스케일에도 느낌이 있다!
영화 <H>는 보통 형사물과는 달리, 스산하고도 섬뜩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감성 형사스릴러. <H>의 스케일은 단지 규모와 액션에 그치지 않고, 끝없이 반복되는 살인사건을 최대한 리얼하고도 임팩트 있게 담아내고 있다. 생생한 범죄 현장을 재현하기 위해, 장장 4일에 걸쳐 부산시 전역에서 6백톤의 쓰레기를 모아 2만편의 거대한 쓰레기 매립장을 꾸몄으며, 연쇄살인범 신현이 갇힌 감옥은 그의 악마적인 정신세계와 카리스마를 부각시키기 위해 3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됐다.

한국형 느르 스타링의 탄생
고급스럽게 빛바랜 화면, 세밀한 조명, 섬세하게 흔들리는 인물표정, 미스테리하게 포커싱 아웃된 배경 등 <H>의 촬영은 50년대 헐리우드의 필름느와르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려놓은 느낌. 미국에서 활동하는 호주출신의 베테랑 촬영감독 피터 그레이를 영입하고, 국내 최초로 2.35:1의 와이드스크린용 애너모픽 렌즈를 미국에서 들여오는 등 각별히 신경 쓴 영상미는 한국형 느와르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H의 3요소? 피, 비, 그리고 시체
시체 15구, 손가락 4개, 귀 4개… 6번의 살인사건 1년 후 또 다시 반복되는 살인을 다루는 스토리상, 시체 12구는 기본. 그밖에도 잔혹한 살인현장에서 발견된 갖가지 신체들을 준비해야 했다. 또한, 비오는 장면을 위해 동원된 10톤짜리 살수차 500대는 웬만한 댐 하나는 만들정도이며, 인공피를 조달하는 데만도 1천 만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었다. 덕분에 영화속 살인현장은 무섭도록 리얼하다.

부산 시경을 점거하다(?)
부산 올 로케이션 영화 <H>를 위해 부산지방경찰청은 시경대회의실과 헬리콥터 2대를 내주고, 경찰특공대 등 실제 경찰병력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특히, 촬영 전부터 시경 훈련교관으로부 직접 사격, 레펠하강, 유도, 태권도, 체포술 등 고난도 형사훈련을 받은 배우들은 리얼 만점의 형사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HOT ISSUE    ‘H’ 타이틀 마케팅 붐-도대체 H가 뭐길래?

H가 궁금해!
가을부터 극장에 소개된 영화 <H>의 티저 예고편을 보신 적이 있는지? 사납게 짖는 도베르만과 살의를 품은 소녀의 섬뜩한 긴장을 표현한 이 예고편은 “살인을 부르는 이름-에이치”라는 카피와 함께, 제목 H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나아가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일찍부터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며 이슈가 되었다.

H 로고 목걸리 출시!
영화 <H>의 제작사인 영화사 봄과 캐주얼 주얼리 업체 미니골드는 제목 ‘H’를 디자인한 로고 목걸이를 출시했다. 그동안 캐릭터나 소품을 활용한 캐릭터 상품은 있었지만, 제목 자체를 캐릭터 상품화하기는 처음.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깔끔한 H 로고 목걸이는 호기심 많은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연배우들이 직접 부른 OST
스릴러 영화임에도 <H>의 음악은 서정적인 선율이 가슴에 와닿는다. 메인 타이틀송인 ‘마리아의 목욕’의 랩버전은 국내 정상급 뮤지션인 이소정, 타카피, 한상원이 참여했으며, 합창버전은 체코의 보니 푸에리 소년합창단이 불러 섬뜩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또한, 염정아, 지진희, 조승우가 자신들의 테마를 직접 불러 이채로움을 더한다.


SAGA의 평


-먼저 팸플릿 이야기를 하면, 팸플릿 곳곳에 이 영화의 제목인 H가 무엇일까? 무슨 뜻이게...라는 되먹지않은 수수께끼를 내고 있는데... 제목의 ‘H’는 최면(Hypnosis)을 가리킨다. 최면이 이 영화에 매우 중요한 반전 요소이기 때문에 H가 무슨 뜻이게? 라는 수수께끼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홍보전략을 쓰고 있다.

-그리고 팸플릿이 길어... 너무 길어... 주연 배우들과 그들의 주요 출연작, 영화에서 맡은 배역, 시놉시스, 배경, 감독과 촬영감독, 그리고 프로덕션 노트까지 총 6장의 팸플릿에 영화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덕분에 나만 죽어나갔...

-영화 이야기를 하면, 매력적인 소재인데,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그러니 연말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관객 10만 명도 모으지 못했겠지...


소재는 참 아쉬운데...


-예전 시고니 위버가 주연을 맡은 ‘캐피캣’이란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의 변주인가? 싶은 생각에 나름 열심히 봤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 염정아와 조승우가 나오니 딱히 안 볼 이유도 없었고 말이다.


이 영화 꽤 재미있게 봤다. 토요명화로 봤지...


-그런데 시고니 위버의 캐피캣에 미안할 정도로 이 영화는 개연성이 엉망이다. 거기다 염정아, 조승우는 나름 안정된 연기력을 보이지만 신인급인 지진희의 연기는 너무 튀어서 그가 나오는 장면마다 영화 분위기가 마구 깨져서 몰입이 힘들었다.

-6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자수, 사형선고를 받은 연쇄살인마가 자신과 비슷한 과거를 가진 형사를 만나 자신의 살인계획을 완성한다는 스토리 자체는 호평할만 했다. 문제는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었는데, 일단 캐릭터 구축부터 에러가 심했다.


연쇄살인이라는 소재가 참 아쉬웠...


-염정아가 맡은 미연은 신현을 놓아주는 바람에 그의 연쇄살인을 막지 못하고, 그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약혼자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가진 형사이다. 나름 매력적으로 보일만한 캐릭터지만, 배우의 이미지 때문인지 지진희가 맡은 강형사보다 이쪽이 신현을 대할 때 감정적이었어야하는데, 되려 차분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니 캐릭터가 안정되게 구축되기 보단 그냥 무너져 버렸다. 


뭔가 캐릭터 구축에 실패한 느낌이랄까?


-지진희가 연기한 강형사는 세븐의 브레드 피트를 연상하게 만들려고 한 거 같은데, 전혀 의도한대로 되지 못했다. 지진희의 훌륭한 비쥬얼은 브레드 피트를 연상시키기 충분했지만, 그의 튀는 발성과 연기는 피트에 미치지 못했다. 


비쥬얼은 충분했는데 말이지...


-조승우가 맡은 연쇄살인마 신현은 영화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뭔가 추상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한 현자 분위기가 왜 연쇄살인마에게 느껴지는 거란 말인가?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 렉터 박사를 생각하고 만든 캐릭터 같은데, 그런 캐릭터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한니발 렉터는 쉽게 만들어지는 캐릭터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강형사가 아닌 미연 쪽이 신현이 노리는 살인의 완성에 이용당하는 도구였다가 그걸 깨닫는 게 더 낫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파는 미혼녀의 자식으로 태어나 나름 경찰이라는 번듯한 직업을 얻기까지 노력한 강형사보다는 신현에 의해 약혼자를 잃어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 미연이 영화가 노리는 스토리에 더 적합한 캐릭터로 보이거든.


이렇게 냉정한 캐릭터로 구축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말이지...


-그리고 팸플릿과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면 이 영화가 다루고 싶어하는 주제는 ‘낙태’인 듯하다. 신현이 죽인 6명의 피해자는 전부 낙태와 관련이 있었고, 그가 노리는 궁극적인 살인의 완성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는 것’이었다.

-제목에 반전이 있고, 그 반전을 마지막에 가서 보여주는데, 조금 뜬금없는 느낌이 들었다. 최면이라는 게 저렇게 쉽게 걸리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지. 그냥 귀걸이를 빙빙 돌릴 뿐이었는데, 그게 최면을 거는 거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