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부탁해(2001, Take Care Of My Cat) 영화, MOVIE


감독: 정재은, 주연: 배두나·이요원·옥지영·온조·비류


개봉일: 2001년 10월 13일
서울 관객수: 2만 4182명
전국 관객수: ?

착하지만 엉뚱한 태희, 예쁜 깍쟁이 혜주, 그림을 잘 그리는 지영, 명랑한 쌍둥이 비류와 온조는 단짝친구들.

늘 함께였던 그들이지만 스무 살이 되면서 길이 달라진다. 증권회사에 입사한 혜주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야심을 키우고 미술에 재능이 있는 지영은 유학을 꿈꾼다. 한편 태희는 봉사 활동에서 알게 된 뇌성마비 시인을 좋아하는데...

어느 날 지영이 길 잃은 새끼 고양이 티티를 만나면서 스무살 그녀들의 삶에 고양이 한 마리가 끼어들게 된다. 혼자 있긴 좋아하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신비로운 동물 고양이. 고양이를 닮은 스무 살 그녀들. 고양이 티티와 함께 한 시간동안 삶은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마침내 그녀들만의 해결책을 찾게 되는데...

사랑스런 몽상가 태희, 아름다운 야심가 혜주, 신비로운 아웃사이더 지영,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부탁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날라리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슬픔처럼, 신비로운

야심만만, 아름다운

엉뚱만발, 사랑스러운

스무살, 섹스말고도 궁금한 건 많다

고양이같은 스무살, 그녀들의 비밀암호


1 스무살, 섹스말고도 궁금한 건 많다 ; 솔직/신선 Twenty - Movie

컴퓨터를 켜도, 잡지를 봐도, 텔레비전을 틀어도, 노래를 들어도 온통 ‘섹스’ 얘기들이다. 첫경험은 어떻고, 남자들은 어떻고, 여자들은 이렇다는 등. 물론 언제나 솔직해지는 것이 ‘섹스’에 관한 이야기들. 하지만 우리가 말초적 자극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 미처 못 나눈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닐까?
<고양이를 부탁해>는 그 감춰졌던 속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랑이 궁금한 태희, 성공이 궁금한 혜주, 꿈을 궁금한 지영, 세상이 궁금한 쌍둥이 비류와 온조. 어떤 영화도 보여주지 않았던 우리들의 비밀들. 영화를 보는 내내 깜짝 놀랄걸? ‘앗, 내가 진짜 궁금한 게 여기 다 있잖아!’하고

이 영화를 부탁해!
About Movie

2 영화 속 장소가 다른 영화의 두 배! <시월애>처럼 아름답고, <친구>처럼 근사한 화면 ; 독특/감각 City - Movie

<고양이를 부탁해>의 영화 속 배경 장소는 무려 70곳. 보통 영화의 로케이션이 30여곳 정도임을 감안하면 배가 넘는 숫자. 달동네 골목길, 번화가의 고층빌딩, 동대문 야시장, 모던한 레스토랑, 시끌벅적한 호프집 등 도시의 구석구석을 훑어가는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면 마음 맞는 친구들과 신나게 배낭여행한 기분이 들 정도. 공항, 항구, 지하철, 버스 등 움직이는 공간들 역시 세상을 배회하듯 움직이는 스무살의 느낌을 지나고 있다. 또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현상법. “bleach by pass”라 불리는 특수 기법을 사용, 화면의 거칠고 풍부한 느낌을 살려낸 것. 이 기법은 <시월애>, <친구> 등의 한국 영화에 선보여 멋진 화면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시월애>의 아름다움과 <친구>의 근사함이 만난다면? 답은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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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서툴게, 신비롭게, 사랑스럽게, 그녀들이 세상을 딛기 시작했다.

착하지만 엉뚱한 태희, 예쁜 깍쟁이 혜주, 그림을 잘 그리는 지영, 명랑한 쌍둥이 비류와 온조는 여고동창 단짝친구들. 증권회사에 입사한 혜주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을,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지영은 유학을 꿈꾼다. 한편 태희는 봉사 활동에서 알게 된 뇌성마비 시인을 좋아하게 된다.  지영이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스무 살 그녀들의 삶에 끼어들고, 늘 함께였던 스무살 그녀들의 삶도 차츰 달라지기 시작한다.
혼자 있길 좋아하고, 어디든 새롭게 떠날 준비를 할 것 같은, 자존심 센 고양이를 닮은 그녀들은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자신들만의 대답을 찾아가는데...

Take care of my cat
cast^character

“정해진 법칙이 어디 있어? 좋아해선 안 되는 사람도 없고, 해서는 안 될 일도 없는 거야...”

사랑스런 몽상가 태희│ 배두나

외판원을 만나면 번번이 물건을 사고, 친구들의 부탁에도 꼼짝없이 엮이는, 항상 ‘착한’ 그녀.
선원을 꿈꾸는가 하면, 정치가도 되고 싶은, 가끔 ‘엉뚱한’ 그녀.
모두가 말리는, 아무도 이해 못 할 사랑을 시작한다.

일본의 영화 전문지 키네마 준보가 격찬한 배우 배두나. 영화 관계자들이 만장일치로 꼽는 차세대 트로이카 1순위. 깜찍하고 앙징맞은 앞머리 핀 꼽기 헤어스타일과 빨간 벙어리 장갑 등 재치넘치는 영화 속 코디는 몽땅 두나의 아이디어.

1999 <링> │ 2000 <플란더즈의 개>, <청춘> │ 2001 <고양이를 부탁해>

“평생 잔심부름만 하는 저부가가치 인간으로 살 수는 없어. 코도 높이고 영어공부도 하고, 반드시 성공할거야.”

아름다운 야심가 혜주 │ 이요원

그녀라면 껌뻑 죽는 남자친구가 있을 만큼, 뭘 입어도 모델처럼 착 어울릴 만큼, 아주 ‘예쁜’ 그녀.
증권회사에 입사해 성공을 꿈꾸지만, 자질구레한 심부름에 지쳐 가는 조금 ‘슬픈’ 그녀
도도한 눈빛 뒤에 그녀의 상처가 자라고 있다.

드라마 ‘푸른 안개’로 인터넷 인기차트를 석권한 화제절정의 히로인.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첫 주연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속 혜주가 성형 수술에 대해 말하는 대사는 이요원 스스로 만들어낸 애드립. 배역에 대한 남다른 욕심으로 역량을 마음껏 스크린에 펼쳤다.

1998 <남자의 향기> │ 1999 <주유소 습격사건> │ 2001 <고양이를 부탁해>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그래서 유학가려구. 요새 다들 유학가잖아. 나라고 못 가겠어?”

신비로운 아웃사이더 지영 │ 옥지영

머리도 좋고, 그림도 잘 그리고, 의젓하고, 생각도 깊은, 정말 ‘멋진’ 그녀.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하루가 힘들고, 노랗게 물들이 머리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실은 ‘외로운’ 그녀. 언제부터인가 말이 없어져 간다.

고등학교 때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경력5년차의 베테랑 모델.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고양이를 부탁해>의 오디션을 통과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뤘다. 투명하게 비칠 것 같은 피부, 훤칠한 몸매, 허스키한 목소리. 여자라면 모두 샘내는 그녀의 매력을 만난다.

2001 <고양이를 부탁해>

“우리의 소원? 잘 생긴 쌍둥이 형제지 뭐. 우리는 쌍둥이니까 애인도 쌍둥이를 만나야지.”

유쾌한 트윈스 비류, 온조 │ 이은실, 이은주

화교 어머니를 둔 탓에 모두가 낯설고, 샴쌍둥이였기에 서로가 정겨운, 참 ‘특별한’ 그녀들. 세상이 궁금하고, 모든 것이 마냥 유쾌한, 진짜 ‘낙천가’. 그러나 정말 모든 것이 즐거운 걸까?

CF, 드라마, 영화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쌍둥이 스타. 꼭 닮은 외모처럼 호흡도 척척 맞아 애드립도 커플로 해치우는 ‘내츄럴 본 콤비’.
최근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막 뜨고 있는’ 스타.

2000 <순애보> │ 2001 <고양이를 부탁해>

이 영화가 궁금해
View Point

화제 집중: 영화 속 고양이 ‘티티’의 정체는?

전무후무한 연기파 고양이 ‘조로’ 탄생
아카데미 최우수 동물연기상 노미네이트?

언론매체를 통한 캐스팅 공고는 물론, 동물병원, 재래시장, 동물보호단체를 샅샅이 뒤져 캐스팅된 ‘정말 특별한’ 고양이 ‘조로’. 양쪽 눈가의 검은 테두리가 ‘마스크 오브 조로’를 연상시켜 붙여진 이름이지만 등에 삼색줄무늬가 있는 엄연한 토종 한국 고양이. 준수한 외모로 클로즈 업에도 손색이 없고 고난도의 액션 연기도 거뜬히 소화해내 영화계의 든든한 재목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오케이 사인을 척척 받아내는 ‘조로’의 열연에 스탭들은 ‘아카데미 최우수 동물연기상 노미네이트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그러나 촬영 후, 토종 고양이답게 훌쩍 커버려 성인배우로의 변신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Director

감독 │ 정재은

“애완동물과 야생동물 사이에서 묘한 경계성을 지닌 동물 고양이처럼 집이 요구하는 길들여진 삶과 사회가 요구하는 야생생존의 법칙에 서 있는 스물 살. 그 아이들이 가지는 그 경계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1기 졸업생으로 <둘의 밤>으로 99년 영상원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도형일기>로 서울여성영화제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자작 시나리오 <고양이를 부탁해>로 장편 데뷔.

Staff

촬영 │ 최영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로 촬영부 생활을 시작, <세친구>, <미술관 옆 동물원>, <플런더즈의 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 참여했다. <커밍 아웃>과 <다찌마와 Lee>의 카메라를 맡아 디지털 영화의 붐을 일으켰다. <고양이를 부탁해>가 장편 데뷔작.

음악 │ 엠엔에프 M&F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플란자스의 개>, <킬리만자로>, <순애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선물>의 음악을 맡아왔던 조성우 음악감독이 영화음악 전문 프로덕션 엠엔에프를 설립, 첫 영화로 <고양이를 부탁해>를 선보인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음악은 <고양이를 부탁해>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



날라리의 평


-이번 팸플릿도 포스터형이다. 이때는 유명한 영화들이나, 연예인에 대한 포스터를 방에 붙여놓는 일이 많았기 때문일까? 영화 홍보수단으로 포스터형 팸플릿을 이용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근데 난 전부 더 붙인 적이 없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도 붙인 적이 없거늘 하물며 내 취향도 아닌 영화를 붙일 리 없지...

-팸플릿만 딱 봐도... 아... 아픈 청춘이나, 이제 막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청춘을 위한 영화겠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스무살, 섹스말고도 궁금한 건 많다’라는 홍보 문구는 이런 생각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이 당시에는 이요원이라는 배우를 전혀 알지 못했고, 배두나 역시 그리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라... 당연한 소리겠지만 당시엔 안 봤다. 이 영화를 본 건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케이블...에서... 러닝머신을 하면서 대충 돌렸던 채널에서 이게 나왔기 때문에 그냥 봤는데... 정말 지루했... 다시 말하지만 내 취향의 영화는 액션&코미디다...

-고등학생 이후,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청춘. 그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 영화 자체가 굉장히 잔잔하게 일상을 담아내는데 집중하고 있어서 나 같은 액션 영화 마니아는 보기 고역인 작품이다.


다시 말해 이런 영화 장르 좋아하는 분들에겐 최고의 영화겠지.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배두나가 맡은 태희, 이요원이 맡은 혜주, 옥지영이 맡은 지영, 이 셋이다. 쌍둥이들은 주연이라기 보다는 조연에 가까우니 빼고. 스무살이 된 이들 소녀들이 세상에 던져졌을 때의 모습을 말 그대로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 제목은 영화에 실제 고양이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들 소녀들이 고양이로 투영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라는 존재는 살아남기 위해선 인간을 집사로 두고 귀여움을 한껏 발산하며 살아가거나 아니면 거리를 떠돌게 된다. 이요원이 맡은 혜주는 사회에 순응하는 길을, 배두나가 맡은 태희와 옥지영이 맡은 지영은 세상에 순응하지 않고 떠나버리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혜주는 사회에 순응하는 길을 택한다.


-또 다른 의미로 생각하면 극중에서 고양이를 부탁하는 이가 태희와 지영이라는 걸 생각하면 고양이가 ‘굴레’나 ‘억압’을 상징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이런 고양이를 부탁한다는 건 세상에서 독립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그들의 의지를 표현한 게 아닐까?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태희는 그냥 생각없이 사는 청춘이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되고, 사회에 내던져진 소녀들은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원래 삶이라는 게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그들 모두 치열하게,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꿈꾸며 살아가겠지. 이제 40대에 접어든 내 나이를 생각하면 20대 때, 그러니까 막 스무살이 되던 해에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라는 생각을 골똘히 해보게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한편으로는 “수고했으니, 앞으로도 수고하자”라면서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영화 마지막의 그 장면과 그 장면을 위해 지영의 삶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허탈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너져버린 지영의 삶을 수습하는 모습이나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는다. 하긴, 그게 우리의 삶인 거지... 란 생각이 들면서 참 씁쓸한 뒷맛이 남더라.


이 영화에서 가장 삶이 무너진 캐릭터... 본인이 자초한 면도 있기도...


-영화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언제 해피했었나라는 생각을 하니, 영화의 톤이 낮은 것은 이해가 되더라.

-배우들은 나름 호연을 하는데, 지금의 이요원, 배두나를 생각하면 연기가 참 설익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이야 두 배우 다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축에 속하지만, 이때는 젊었을 때라 그런가, 아니면 감독이 일부러 그렇게 디렉팅을 한 건가 싶을 정도로 대사도 튀고, 연기 톤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가 미성년과 성년의 중간이 스무살의 어설픔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거슬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배우의 연기 또한 스무살의 어설픔으로 생각하면 뭐...


이 둘은 조연이다.


-극중 등장하는 고양이 티티는 새끼 고양이였을 때 지영이 맡았다가, 지영이 혜주에게 생일 선물로 주면서 주인이 한 번 바뀐다. 하지만 혜주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면서 도로 돌려줘서 계속 지영과 함께 지내게 된다. 그러다 지영의 낡은 집이 무너지고 지영이 소년원에 들어갈 처지가 되자, 이번엔 태희에게 맡겨진다. 티티를 거두게 되는 주인은 쌍둥이 자매가 되는데, 이쯤되면 저 고양이의 처지도 참...


뭐, 길냥이 출신이었으니 거둬준 주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