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2001, One Fine Spring Day) 영화, MOVIE


감독: 허진호, 주연: 유지태·이영애


개봉일: 2001년 9월 28일
서울 관객수: 37만 6642명
전국 관객수: ?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젊은 시절 상처한 아버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그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은수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난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 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빨려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에게 은수는 그저 "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사랑이…어떻게 변하니?


Characters & Cast

“그 여자가 제일 미워, 그리고 제일 좋아.”

이상우 20대 후반의 사운드 엔지니어. 변치 않으리라 여겼던 사랑이 어느새 변하고, 그것을 깨달았을 땐 너무나 사랑해 버린 후다. 더 이상 그녀의 전화는 오지 않고 찾아가도 볼 수 없다. 세상 아무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 공황 상태에 놓이고 말았다.

유지태, 그가 말했다. 은수와 헤어지는 장면을 찍을 때, 감녹님이 상우가 화가 난 상태니까 먼저 프레임 아웃하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저 먼저 못 나가겠습니다.” 발이 떨어져야 나가는 것 아닌가? 나는 그 상황에서 먼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출연작 │ <바이준(1998)> <주유소습격사건(1999)> <동감(2000)> <가위(2000)> <리베라메(2000)>

│유지태│

“라면 먹고 갈래요? 자고 갈래요?”

한은수 30대 초반, 이혼 경력이 있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정말 그 여자가 날 사랑하기는 한 걸까?” 두고두고 곰씹게 만드는 여자. 그녀는 사랑이 변한다는 것을 이미 채화된 경험으로 알고 있다.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으면서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막상 상우에게서 전화가 오면 단호하게 전화를 끊어 버린다.

이영애, 그녀가 말했다. 자기가 먼저 돌아섰으면서도 때로는 다시 만날까 말까, 헤어질까, 다시 잡을까 망설일 때 그녀에게 가장 공감이 갔다. 은수를 통해 그동안 내 연기생활에서의 매듭을 푼 것 같다.

출연작 │ <인샬라(1996)> <공동경비구역JSA(2000)> <선물(2001)>

│이영애│

Synopsis 이젠…왜 날 사랑하지 않아?

프로그램을 위한 녹음여행에서 만난 상우와 은수는 자연스레 가까워지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빨려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으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하는 상우에게 은수는 “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About Film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질문

영화는 “사랑이 어찌하여 변하는가?”란 물음을 던진다. 사랑은 ‘공기’ 같은 것이지만, 그 공기는 머물지 않고 흘러간다. 사랑의 감정이 있던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허진호 감독은 상우와 은수를 통해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어?”라고 묻고 “뭘 간절히 바래도 다 잊고 그러더라”라고 대답한다.

수줍고 애틋한 감정이 끝나고, 집착의 감정은 격정으로 치닫는다

열정적으로 빠져든 사랑이 변하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상우, 그의 사랑은 미련과 집착으로 돌변하고, 좋았던 때보다 더욱 격정적으로 치닫는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만지작거리거나 여자의 집앞에서 밤을 새거나, 다른 남자와 동행하는 그녀를 멀리서 훔쳐본다. 가슴에서 들끓는 숱한 감정은 영화적이라기보다 너무 사실적이어서 관객들은 생생한 격정에 휩싸이게 된다.

Director 감독 │ 허진호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봄날은 간다

“변하지 않으리라 여겼던 것들이 변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아주 열정적으로 사랑하다가 헤어지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달라진다. 젊었을 땐 실연하면 그런 느낌 겪지 않나. 그게 어떻게 바뀌는지, 나중에 돌이켜보면 어떤 감정이 남는지 그런 게 담겼으면 싶었다.”

1998년 자신의 시나리오 <9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 90년대 최고의 감독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깐느 비평가주간에 초청, ‘Un Petit Bijiou 작은 보석(Le Figaro)’, ‘There’s a Charming innocence 매혹적인 순수함(Variety)‘이란 찬사를 받으며 그의 차기작은 국내외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2001년 가을, 그의 두 번째 영화 <봄날은 간다>를 선보인다.

Production Note

<8월의 크리스마스> 그 이후 3년…<봄날은 간다>

2001년 가을, <봄날은 간다>가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고 찾아가기까지의 전 단계라면, <봄날은 간다>는 만나서 사랑했던 두 사람이 힘들어하고 헤어지는 기억을 담는다. 사랑에 대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흐름은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그려진다.

가장 가슴 아픈 소리…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 겨울산사에 눈 오는 소리, 늦여름의 파도소리…장난삼아 담은 은수의 콧노래소리, 계절도 변하고, 사랑도 가지만… 그녀의 소리는 상우의 녹음기에 담긴 그 어떤 소리보다 오랫동안 애잔하게 남는다.

가을,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영화음악

부드럽고 단조로운 선율에 깊은 애상을 담은 영화음악. ‘상우의 테마’는 유지태가 직접 노래를 불렀으며, 엔딩 타이틀곡은 한국에서는 자우림의 김유나가 일본에서는 국민가수 마츠토야 유미가 부른다. 작곡은 <8월의 크리스마스> <정사> <선물>의 조성우 음악감독이 맡았다.



SAGA의 평

-한국 멜로영화의 전설이라는 수식어답게 팸플릿은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딱 그만한 구성이다. 영화에 대한 소개, 주연 배우들과 감독에 대한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팸플릿에서 눈의 띄는 건 유지태가 바라본 상우, 이영애가 바라본 은수, 그리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이 부분들이 영화 감상에 나름 도움이 됐다.

-봄날은 간다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데인 기억 때문일까? 허진호 감독의 영화엔 손이 잘 가지 않았던 내게 당분간 허진호 감독 영화는 보지 말자라고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고, 마음에 안 들었으며, 지금 다시 보고 있는 와중에도 불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불편한 영화의 시작...


-허진호 감독의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외출 정도만 봤는데, 볼 때마다 깔끔하고 간결한 영상미와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연출에 감탄을 하면서도 지루함을 참을 수 없다.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다보니 템포가 느려서 그런 건데... 그것보단 내가 액션 영화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다.

-주인공 은수 역을 맡은 이영애는 내가 그리 좋아하는 여배우가 아니다. 당시 톱을 찍은 이영애의 미모와 연기력을 폄하하는 건 아니고, 딱히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지금도 이영애가 출연한 작품 중에 제대로 본 것은 공동경비구역 JSA정도다. 문제는 이거 팸플릿이 없어서 리뷰 못한다.


아름다우시네요


-유지태 역시 그리 좋아하는 배우가 아닌데, 외모와 연기력 모두 출중하고 좋은 작품도 많이 찍었지만 가끔 선구안이 개판이 될 때가 있다. ‘여기에 형이 왜 나와?’ 싶은 영화에 종종 출연해서 뒷목을 잡게 만들지... 뚝방전설인가? 그거랑 꾼은 정말 최악이었다.

-봄날은 간다가 극장에 걸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 다시 볼 때도 그런데... 난 이 영화가 참 불편하다. 내 아픈 기억을 마구잡이로 후벼판다고 할까? 그냥 추억 속에 가만히 있어주면 좋을 거 같은 기억이 다시 파헤쳐지는 건 유쾌하지 않은 감정이다. 그런 걸 극복해야 어른이 된다고? 개 같은 소리 마라. 아픈 상처는 나중에 다시 만져도 똑같이 아프니까 추억이라는 헛소리로 포장하지 마세요.

-이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인 “라면 먹을래요?”-“라면 먹고 갈래요”가 아니다-는 SNL 코리아에서 안영미가 패러디한 덕분에 개그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선 라면이 꽤 중요한 소재다. 일단 저 문장에 담긴 숨겨진 의미는 안영미의 패러디와 같다...


요즘 세대들에겐 라면 먹을래요는 안영미의 유행어로 인식되고 있으려나?


-상우와 연애를 하면서 은수는 줄창 라면을 찾는다. 상우와 만나는 장면에서 라면 먹는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나중에 상우가 “내가 라면으로 보여”라면서 발끈할 때도 은수는 빈정거리면서도 ‘라면이나 끓이라’는 말을 한다. 극중 보여지는 은수의 사랑과 상우의 사랑을 생각하면 라면은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은수에게 상우는 어디까지나 ‘엔조이’의 대상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한 번 실패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다시금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어졌을 것이고, 2020년인 지금도 이혼녀에 대한 낙인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데 2000년대 초반에는 오죽할까? 그러니 은수가 상우에게 바란 것은 사랑이 고픈 자신을 달래줄 인스턴트 라면과 같은 사랑이었을 것이다.


​라이트한 관계만 원하는 여자와 딥한 관계를 원하는 남자의 불협화음...


-이에 반해 상우는 이별의 아픔을 겪은 적이 없는 순진한 남자다. 당연히 육체적 관계까지 간 은수에게 사랑과 애정을 느끼게 되는 게 분명했을 것이고, 그녀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꿨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실패를 경험한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그 간극은 결국 라면으로 표출된다. 만취해서 돌아온 은수를 위해 북어국을 끓이지만 은수는 그걸 먹는 걸 거부한다. 라면처럼 간단하게 조리하는 음식이 아닌 북어국은 상우의 마음을 표현하는 장치였는데 은수가 그걸 거부하면서 그녀는 상우와 깊은 관계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그래서 프로포즈하는 상우에게 은수는 북어국처럼 많은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는 김치를 비유하며 ‘나 김치 못 담근다’라고 말하면서 거절한다. 가볍게 즐기는 사랑과 깊은 사랑을 원하는 두 남녀의 시각차는 태생부터 이별을 예고하고 있었다.


​시작부터 이별이 예고된 사랑...


-치매 걸린 할머니, 홀아버지, 혼자사는 고모라는 환경을 들어 상우가 은수에게 청혼한 걸 철부지 취급하던데, 은수를 배려하지 못한 상우도 문제지만 난 은수가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순진한 남자 유혹해서 연애하는 거 다 좋은데... 왜 중간에 다른 놈 만나냐... 할거면 확실히 헤어지고 하던가... 한 달만 따로 지내자고 해놓고 다른 놈이랑 데이트를 즐기다니... 이건 예의의 문제 아닌가?


어떻게 사랑이 변하나요!


-열병과 같은 사랑이 지나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로부터 “힘들지?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 게 아니란다”라고 위로를 받으면서 상우는 겨우 마음을 추스린다. 곱게 연분홍한복을 입고 할머니는 외출하듯 돌아가시고, 할머니와의 추억을 담은 사진 몇 장만 남은 걸 보여주는 장면에서 감독은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아무리 아프고 괴로운 추억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하지만 난 지금도 아프다고... 건들지 말라고...

-그리고 이별을 맞이하는 상우와 은수의 모습이 참 쓸쓸했다. 은수는 한 번 돌아보고, 상우는 뒤돌아서지도, 은수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90도로 서 있는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을 때 손을 한 번 흔드는 모습에서 예전 내 궁상맞은 시절이 생각나 크게 한숨을 나왔다.


모든 건 추억 속으로...


-우리나라 멜로 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의 수작이지만 흥행면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당시 개봉했던 게...




이거라서... 느릿한 템포의 허진호 감독 영화를 추석 연휴 시즌에 개봉한다는 전략은 누가 세운거야?

덧글

  • rumic71 2020/12/30 01:29 #

    모태솔로 입장에선 괘씸하면서도 한편 능력자란 생각도 드네요. 물론 추호도 따라할 생각은 없고요.
  • SAGA 2020/12/31 12:50 #

    한편으론 능력자이긴 하죠. 하지만 옹호하고 싶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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