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순검, 事未完에 대한 잡상 일상, DAILYLIFE


별순검 시리즈는 류승룡, 온주완, 박효주, 안내상이 출연한 ‘별순검 - 조선과학수사대 1기’와 이종혁, 박광현, 이청아, 박원상이 출연한 ‘별순검 - 조선과학수사대 2기’까진 열심히 봤는데, 이전 MBC에서 나온 별순검은 보지 않았고, 이후 3기는 그다지 끌리지 않아 보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본 별순검 1기...


사실 별순검은 2기까지만 열심히 본 이유는 하나였다. 1기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마지막 에피소드 ‘사미완’이 어떻게든 마무리 됐었으면 하는 바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별순검은 아관파천 이후 극심한 혼란기에 벌어진 사건들은 별순검들이 수사해 해결한다는 내용의 드라마로, 사건뿐만 아니라 어째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별순검들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어떤 증거들을 모으는 지를 참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지.

별순검 1기 19화, 20화를 장식한 사미완은 그동안 방송되었던 별순검 에피소드들과 조금 다른데, 대부분 에피소드들이 1화에서 끝나던가 아니면 길어봤자 2화에서 끝이 나는 데(조선전기수 이업복 편, 백여령 살인사건 편) 반해 사미완은 19. 20화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끝나지 않고 아예 별순검 시즌이 종료돼 버렸다.

셜록이나 크리미널 마인드, 화이트 채플을 보다가 갑자기 별순검 1기 마지막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고, 머릿속에 그나마 남아있는 기억과 예전 블로그에서 사미완 에피소드에 대해 내 나름대로 분석해놓은 글이 있어서 이 둘을 짬뽕해 포스팅을 작성해본다.



사미완의 사건 개요는 이렇다.


12월 28일, 한 남자가 살해되어 십자가인가? 허수아비인가 거기에 묶인 채 발견된다. 그는 목의 경동맥이 잘려 숨졌습니다. 그런데 시체가 이상한 건... 양 팔이 잘려져 있었고 목의 경동맥이 잘려서 피를 많이 흘렸음에도 불구하고 입고 있는 두루마기에는 피가 그다지 많이 묻어있지 않았다는 것. 거기다 머리에는 갓까지 씌어져 있었다.

첫번째 시신이 허벅지에 제중원표 고약을 붙이고 있어 별순검 배복근(안내상 분)이 제중원으로 출동한다. 제중원에서 알아낸 단서를 기초로 빈민촌을 찾아간 배복근은 첫번째 피해자가 빈민촌에서 빈민을 돕고 글도 가르쳐주고 하는 깨어있는 지식인임을 알게 된다.

시체를 옮겨 부검을 해봤는데 양 다리에 묶인 흔적이 있지만 흔적이 서로 달라 다리를 따로 따로 묶였음을 알게 되고 입 안에 어느 전당포의 전표가 나와 별순검들이 이번엔 전당포로 출동한다. 하지만 전당포의 주인은 차디찬 시체로 발견됐고 그 역시 첫번째 발견된 시체처럼 경동맥이 잘려 죽어져 있었다.

이번 시체는 두 다리가 없었고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는데 그가 입고 있는 두루마기는 강승조(류승룡 분) 경무관에 의해 ‘범인이 범행 시 입고 있다가 시체에게 입히고 도망친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 역시 입 안에 뭔가 있었는데 그건 인천의 어느 상회와 관련된 종이라 별순검들은 그곳으로 또 출동하게 된다.

그때 첫번째 시신이 발견된 곳을 지키던 순검에 의해 범인이 남기고 간 연이 발견되고 연에는 ‘갓을 비뚤게 쓰고 달리는 선비’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두번째 시체가 발견된 곳에서 피가 이상한 곳으로 흐르는 걸 발견한 여진(박효주 분)에 의해 벽에 피로 써진 문구가 발견되고 그 문구는 ‘흙 아래 있는 자’였다.

인천에 도착한 별순검에게 상회 주인은 그건 한성신문에 낸 광고라고 알려주고 별순검들은 다시 한성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하루의 시간이 흘러 12월 29일이 된다.

한성신문에 도착한 여진과 김강우(온주완 분)은 광고가 난 날짜의 신문을 얻게 되고 경무청 사람들은 그 신문에 이상한 점이 없는지 찾기 시작한다. 한성신문에 난 광고 중 ‘사람이 구할 수 있는가?’라는 밑도 끝도 없는 광고를 발견한 별순검들은 한성신문을 찾아가 광고를 낸 이를 물었고 우편으로 광고료와 광고를 보내와 그냥 실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광고를 부탁한 이가 편지로 꼭 어느 기자의 기사 밑에 실어달라고 해서 기사 밑에 광고를 실었다는 말을 들은 김강우는 바로 그 기자의 집을 찾아가게 되고 여진, 배복근과 함께 기자의 집에 들어가지만 기자는 일주일 전 어느 산에 갔고 그 산에서 편지를 보내왔다는 부인의 말을 듣게 된다.

강승조, 김강우, 배복근은 바로 기자가 있다는 산으로 달려가고 산 중턱의 작은 암자에서 머리가 잘린 기자를 발견하게 된다. 시체에는 ‘사람을 구할 수 있는가’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

그때 김강우는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끼고 그를 쫓게 되고 김강우에게 쫓기던 의문의 인물은 현장을 정리하고 늦게 산에 오르던 여진과 마주치게 되고 여진은 그에게 극도의 공포를 느낀 뒤 그를 쫓지 못하게 된다.

기자와 전당포 주인, 빈민촌 선생의 연관점이 없어 골머리를 앓던 별순검들에게 양화진에서 시체들 중 없어진 부분들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달되고 별순검들은 그리로 가 참혹한 현장을 마주하게 된다.

​생각 외로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왔...




여기까지가 19화 내용이고, 20화에선...


강승조는 양화진에서 시체의 팔 다리들과 함께 있던 피묻은 검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쪽으로 수사를 시작하고 김강우는 전당포를 다시 찾아 뭔가의 지도인 듯한 이상한 그림을 발견한다.

그리고 전당포 주인의 누이를 찾아가 전당포 주인이 예전에 동네 사람들과 싸울 때 ‘내가 너희같은 녀석들을 위해 애썼던 시절이 있었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여행을 떠난다고 훌쩍 떠난 적도 있다고 얘기도 듣는다.

그 시각 배복근은 첫번째 피해자가 성균관 유생이었다는 단서를 잡아 성균관에서 어떤 유생이었는지 알아보게 되고 동료 유생에게 ‘조선이 살 길은 외세에 의존하지말고 자강하여 나라 힘을 기르는 방법밖에 없다’라는 얘기를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여진은 한성신문을 뒤져 살해된 기자가 쓴 기사들을 하나씩 읽어보기 시작한다.

김강우가 발견한 그림이 예전에 죽은 박객주의 그림과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 강승조는 박객주가 남긴 장부를 뒤적이다가 전당포 주인이 여행간다고 훌쩍 떠난 시점과 빈민촌 선생이 성균관을 나온 시기에 박객주가 만 오천냥이라는 거액의 돈을 가져갔고 객점을 열흘정도 비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박객주와 빈민촌 선생, 전당포 주인이 같은 시기에 어디론가 사라졌었음을 알게 된 별순검들은 박객주가 가지고 있던 그림을 빈민촌 선생도 가지고 있었고 박객주의 그림 뒤에 이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는 걸 발견한다. 그리고 그때 여진이 한성신문 중 한 부를 가져와 살해된 기자가 비슷한 시기에 대역죄인 김설이 일본에 있다고 고발하는 기사를 썼음을 알려준다.

강승조는 검에 대해 잘 아는 일본인이 있단 소리에 그 집을 방문하지만 바깥양반이 본국에 가 한 달 뒤에 온다는 말에 그냥 돌아가려고 하지만 그 집 부인이 강승조에게 ‘인내와 절제를 아는 눈을 가졌다’라고 말하며 손님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면서 강승조를 집에 들인다.

살짝 언 홍씨를 내온 부인은 강승조가 가져온 검을 알아보고 이 검은 전설의 명검이며 딱 3자루 만들어졌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이 검에 얽힌 전설을 말해주는데 어느 정치가가 이 검을 가지고 있다가 가까운 친구들의 배반으로 살해당했다. 그때 그와 함께 이 검도 사라졌는데 사람들이 정치가에 대해 잊을만하면 나타나 피바람을 일으킨다는 게 그 전설의 내용이었다.

​빈민촌 선생이 살해당한 장소를 발견한 김강우는 그냥 바닥에 내려놓은 채 팔다리를 잘라도 됐는데 왜 굳이 나무 네 개에 팔다리를 묶어서 잘랐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고 그게 대역죄인 김설이 죽어서 조선에 들어온 뒤 양화진에서 능지처참을 당했다는 걸 의미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외세의 힘을 빌어 조선을 개혁하고자 했던 김설을 암살하러 박객주, 빈민촌 선생, 전당포 주인이 암살단을 꾸려 일본에 간 거라고 여긴 별순검들은 김설에 대한 자료를 찾고 김설이 총에 의해 살해됐고 살해당한 장소는 일본이 아니라 청국이었으며 세 사람의 암살단이 간 5월 보다 2달 뒤인 7월에 살해됐음을 알게 된다.

그때 김설과 함께 세 명의 조선인이 있었는데 한명은 김설과 동년배로 보였고 다른 두 사람은 젊은이였는데 김설과 동년배로 보인 선비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설이 숙박부에 ‘누운 산(山)에 비(雨)가 내린다-합치면 雪’라고 쓴 것에 힌트를 얻은 강승조는 범인이 이제까지 남긴 문장들을 파자놀이라고 생각하고 글자를 맞추기 시작한다.

그래서 갓을 삐둘게 쓰고 달리는 선비에서 정(廷)자를...


흙 아래 있는 자에서 부(夫)자를...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가에서 유(儒)자를 알아내 다음 타겟이 군무대신 정부유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기자가 살해된 지 3일 만에 빈민촌 선생이 살해되었고 빈민촌 선생이 살해된지 3일후에 전당포 주인이 살해됐기 때문에 정부유가 바로 다음날 살해된다는 걸 알게 된 별순검들은 바로 정부유가 참석한 나례희로 달려간다.

여진은 정부유의 집으로 가 그의 집에 이제까지 발견된 3장의 그림과 비슷한 그림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례희에서 별순검들은 정부유를 호위하지만 검무를 추던 암살자는 정부유가 아닌 다른 대신을 죽였고 그는 홍기원이란 이름을 가진 자였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되었고 범인이 쓰고 있던 탈을 벗겨보니 강승조가 검에 대해 물으러 갔던 일본인 집의 보디가드? 경호원쯤으로 보이는 자였다. 그리고 강승조에게 뜻 모를 전설을 알려준 일본인 부인도 그 현장에 있었고, 그녀는 그 아수라장 사이에 유유히 사라졌다.

허탈한 마음에 나례희를 나오던 별순검들에게 편지가 묶인 화살이 날아오고 편지에는 사미완(事未完)이라고 적혀있었다.




경무청으로 돌아온 강승조는 여진이 가져온 그림까지 해서 총 4장의 그림을 하나로 맞추고 그 장면에서 별순검 1기는 끝나게 된다.


미완으로 끝난 사미완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가 품은 의문은 몇 가지 있었는데...

첫번째는 범인은 시신을 훼손하고 그 중 일부를 가져갔는데 왜 첫번째는 팔이고, 두번째는 다리이며, 세번째는 목일까하는 것. 이 범행이 대역죄인 김설과 관련있다면 그들이 능지처참 당하는 건 이해되지만 범인이 가져간 신체부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두번째는 마지막에 잠깐 나오는데 검률하시는 어르신이 시체들이 꼭 얼었다 녹은 것 같다고 말을 하는데, 사미완 에피소드를 전부 다 들춰봐도 얼음이 나온 장면은 딱 한장면 밖에 없다.


이 양반이 그 검률하는 어르신...


강승조가 시체들과 함께 발견된 검에 대해 물어보려 방문한 일본인의 집에서 부인이 내온 살짝 얼린 홍시... 홍시 밑에 보면 얼음이 자잘하게 깔려 있거든. 그 당시엔 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에 얼음이란 게 흔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니, 일본인 부인이 내온 홍씨 밑에 깔린 얼음이 꽤나 수상해보였다. 거기다 마지막 조정 대신을 죽인 것도 그 여자 집에 있던 인간이었으니...

세번째는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던 그림들이다. 그 그림들은 4장이 모여 뭔가를 나타내는 지도처럼 보여지는데... 어디서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네번째는 왜 정부유가 아닌 다른 이를 죽인 걸까라는 의문이었다. 강승조의 파자가 잘못된 거 같진 않은데... 강승조의 파자는 시체가 발견된 순서대로 맞춘 거니 죽은 순서대로 파자를 해야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 여진이 정부유의 집에서 박객주, 빈민촌 선생, 전당포 주인이 가지고 있던 그림과 비슷한 그림을 발견한 게 말이 안 된다. 확실히 파자는 정부유가 맞는 거 같은데...... 왜 다른 인간을 죽인 걸까?


​이 부분 볼 때 멘붕이 왔...


다섯번째는... 박객주, 빈민촌 선생, 전당포 주인은 분명 김설을 암살하러 간 사람들이 맞을까라는 것. 암살단이 맞다면 왜 그들이었을까? 그리고 왜 그들은 5월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김설은 7월에 그것도 일본이 아닌 청나라에서 죽었을까?
이들의 암살을 김설이 피했던 걸까? 그렇다면 왜 김설은 청나라에서 숙박부를 작성할 때 빈민촌 선생과 전당포 주인, 그리고 알 수 없는 선비를 대동하고 나타난 걸까?

여기선 이런 가설이 가능하다. 5월 암살은 박객주가 주축이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보조였을 것이다. 그런데 박객주가 실패하자 그는 조선으로 돌아가고 김설에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 두 사람이 다른 선비를 모시고 김설을 찾아갔다... 뭐, 이런 가설은 가능하지만...




별순검 2기 1화의 예고편을 봐도 조금 의문이 있다. 시즌1의 별순검들이 강제해산당했다면서 그 이유로 사미완을 들고 있다. 또 2기 예고편엔 ‘3건의 연쇄살인 사건과 군무대신 암살 사건’이라고 적혀 있는데, 1기 사미완에선 군무대신은 죽지 않았다고...


공식 홈페이지는 없어졌고, 다음에 별순검 검색해보니 이렇게 나오긴 한다...


시즌2 1화에서 진무영(이종혁 분)이 경무관을 맡으며 별순검을 부활시킬 때 경무사에게 ‘왜 이전에 있던 이들을 다시 쓰지 않는 거냐?’라고 물으니 경무사는 ‘윗분들의 뜻이 그렇다’라고만 답하죠. 윗분들 뜻이라... 시즌2 제작 결정이 늦어져서 온주완이 군대 가버리고, 류승룡과 안내상이 다른 작품에 계약했다고 말해라...

결국 사미완에 대한 미스테리는 풀리지 않았다. 별순검 2기에 우정출연한 안내상 씨 덕분에 배복근이 19화에 등장하지만, 그의 입에서도 사미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안 나dhs다.

그저 지대한(박원상 분)이 왜 사미완에 대해 더 수사안했냐고 묻자 배복근은 ‘가미소린지 뭔지(일본인 부인의 심복)를 잡아놓고 이제 막 수사하려고 하는데 나랏님이 그만 수사해라 라고 해서 수사 못했다’라고 답할 뿐...

왜 일이 끝마쳐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이 있었으면 하지만... 이를 알지 못해서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