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4부 Thor: God of Thunder 제2편 추방 (4)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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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4부 Thor: God of Thunder

제2편 추방 (4)


“환자 이름요?”

“토르라고 했던가? T-H-O-R 이에요.”

상당히 떨떠름한 얼굴을 한 채 제인은 병원 접수대에서 토르의 입원 수속을 밟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별 생각없어 보이는 인턴 달시와 엄한 눈으로 제인을 노려보고 있는 셀빅이 있었다.

사실, 제인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건 이유가 있었다. 기절한 토르를 차에 싣고 인근 병원에 도착해서도 제인은 여전히 합리주의&연구제일주의가 발동된 상태였다. 토르는 병원 입구에 던져놓고 다시 사막에 가려고 하는 제인을 셀빅이 막았다.
사람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는 셀빅에게 제인은 이번엔 달시까지 들먹이며 요리조리 빠져나가려고 했고, 결국 셀빅이 화를 내며 차키를 압수하는 걸로 상황이 종료됐다.
나이도 그렇고, 학계에서 쌓은 경력도 그렇고, 셀빅은 제인에게 있어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돌아가신 제인의 아버지를 대신해 그녀가 뭔가 엇나가려고 할 때마다 꾸짖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사람이 바로 셀빅이었다.
그렇기에 연구에 있어선 안하무인처럼 행동하는 제인이었지만 셀빅이 말한대로 토르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 접수를 했다.

“환자랑 관계는요?”

“처음 만난 사이예요.”

“정확히는 차로 친 사이죠.”

또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달시를 한 번 노려본 제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직원에게 말했다.

“더 정확히는 전 스치기만 했고 쟤가 전기충격기로 지졌죠.”

직원의 눈초리가 더더욱 이상해졌고, 뭔가 상황이 어색해진 걸 느낀 제인은 발뒤꿈치로 달시의 발을 가만히 밟았다.
뭔가 많은 의심을 받긴 했지만 어쨌든 토르의 입원수속을 마친 제인은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갔다. 토르가 의식을 찾는 걸 보고 가야한다고 셀빅이 일깨워줬지만 제인은 한 마디로 일축했다.

“지금 연구로 바쁘다구요! 차로 크게 친 것도 아니고 전기충격기로 가볍게 지진 거에다가 병원에 데려다 줬기까지 했으니 의식은 알아서 찾겠죠. 그리고 내일 달시를 병원에 사과하라고 보낼게요. 어쨌든 그 자를 전기충격기로 지진 건 쟤니까!”

“제인!”

“아인슈타인-로젠 다리에 대한 연구는 제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얼른 차키를 줘요!”

제인에게 또 한 소리를 할까하다 셀빅은 결국 차키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줬다. 어차피 토르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입원수속까지 밟아준 것만으로도 제인은 할 만큼 한 셈이었다. 거기다 딸을 이기는 아버지는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셀빅도 이기지 못하는 축에 속했다.

토르는 병원에 남겨둔 채 제인, 셀빅, 달시는 서둘러 그곳을 떠나 사막으로 향했고, 그들이 병원을 빠져나간 직후에 정신을 차린 토르가 난동을 피우다 진정제를 맞고 다시 기절했다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그 밤중에 토르를 병원에 데려다 준 뒤, 제인 일행은 바로 사막으로 가 토르가 발견된 곳에 그려진 문양에 대한 사진을 찍고, 토양 샘플을 채취한 다음 숙소로 돌아왔다.
사막 인근에 작은 마을에 마련된 제인의 숙소에는 각종 계측장비들로 가득했다. 어지간한 대학 연구실 정도의 규모였는데, 이만한 규모의 장비를 전부 이곳에 가져다 놓을 정도면 토니만큼은 아니어도 제인도 꽤나 부유한 축에 속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토르가 발견된 곳의 문양 사진, 샘플의 분석 결과, 어젯밤에 열심히 찍은 자기폭풍에 대한 사진까지 전부 들여다 본 셀빅은 보고 있던 사진을 내려놓았다.

“평범한 자기폭풍이 아니라고?”

“가장자리를 잘 봐요. 웜홀 같아요.”

“그게 뭔데요?”

라고 정말 순진무구한 얼굴로 묻는 달시를 보며 셀빅은 기가 막혔다. 웜홀이 뭔지도 모르는 과학도라니……

“과학전공자 아니야?”

“저 정치학인데요.”

이번엔 기가 찬 시선이 제인에게 옮겨갔다. 다른 자료들을 보느라 정신없는 제인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유일한 인턴이었거든요.”

유일한 인턴이었다는 소리에 셀빅은 달시에게 웜홀이 무엇인지를 간단히 설명했다.

“블랙홀은 알지?”

“그건 알죠.”

“그럼 화이트홀은?”

“블랙홀의 반대인가요?”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연결 통로야. 줄여서 웜홀이라고 부르지.”

“되게 간단하면서도 성의없는 설명이네요.”

“그게 다니까.”

나름대로 신경써서 설명해줬더니 성의없다고 까고, 비전공자지만 유일한 인턴이라서 그나마 성의있는 설명을 원했지만 대강 설명해주고 끝내고…… 서로 상대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한 셀빅과 달시가 다시 한 번 신경전을 벌이려고 할 때 제인이 화이트보드에 잔뜩 붙여놓은 자기폭풍 사진을 가리켰다.

“다들 조용히! 여기 뭐가 보여요?”

“별들.”

“문제는 이 별들이 지금껏 관찰된 적이 없다는 거예요. 작은 곰이 휴가 간 게 아니라면 분명 다른 별이에요.”

잘못 찍은 사진일 거라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셀빅과 애로크 엔터프라이즈에서 만든 내 장비를 못 믿는 거냐고 맞받아치는 제인의 언쟁에 끼어들지 않은 달시는 뭔가 기묘한 사진을 보고는 그걸 보드에서 떼어냈다. 사진에 새겨진 음영을 자세히 살려보던 그녀는 제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것 좀 봐요.”

“어떻게 이런?”

달시가 내민 사진은 검은 음영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건 아무리 봐도 사람이었다. 자기폭풍, 사진에 찍힌 사람 모양의 음영,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발견됐던 금발의 남자…… 조각난 퍼즐이 제인의 머릿속에서 맞춰졌다.
의자에 걸쳐놓은 재킷을 입고,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든 제인은 얼른 숙소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중요한 걸 병원에 놓고 오다니!”


제인 일행이 자신을 토르라고 일컬은 어떤 남자와 만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어제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커다란 구덩이가 사막 한 가운데에 깊게 파여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몇몇 사람들이 구덩이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구덩이 가장 깊은 곳에는 망치 모양의 무언가가 박혀있었고 사람들을 그걸 붙잡고 들어 올리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망치는 엄청나게 단단히 박혀있었고, 힘 꽤나 쓴다는 덩치의 남자들이 손잡이를 잡고 용을 썼지만 망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왠지 아서왕과 엑스칼리버 전설이 생각나게끔 만드는 이 기묘한 망치 때문에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었고, 몇몇 사람들은 맥주와 소시지를 가져와 즉석 파티까지 벌였다.
이런 사람들과 구덩이 안에 박혀있는 망치를 누구의 이목을 끌지 않은 채 관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허름한 승합차에는 냉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막의 더운 열기가 그대로 들어왔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보통 체격의 동양인 남자는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승합차 뒤쪽 공간에서 각종 장비에 둘러앉아 키보드만 열심히 두드리는 검은 머리에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여자에게 소리쳤다.

“스카이, 여기가 맞아?”

“당연하지. 언제 내 정보가 틀린 적 있었어?”

운전석 쪽은 보지도 않은 채 모니터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손은 키보드를 두들기는 아까 그 자세 그대로에서 스카이라고 불린 여자는 입만 움직여 대답했다.
당분간 스카이가 화면에서 고개를 돌릴 거 같지 않자 남자는 반쯤 미지근해진 물통으로 목을 축였다. 물을 한 모금 마신 남자는 운전대에 기대면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기다리기만 하는 건 성미에 안 맞는데…… 왠지 낚시줄 드리워놓고 하는 낚시 같아서 말이야.”

“별 수 없잖아?”

“그냥 아이언맨이 있는 곳 근처에서 대기하면 안 될까? 쉴드는 그런 슈퍼 히어로가 있는 곳 근처에 자주 나타나잖아? 아니면 캡틴 아메리카라든가?”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근처에 나타나는 쉴드는 내가 찾는 쉴드가 아니야. 그들은 뒷처리를 하는 청소부에 가까운 사람들이지.”

“청소부가 아닌 쉴드를 원한다는 거지? 뭐, 네가 뭘 원하는 건지 잘 알겠어.”

핸들에 기대어 구더이를 살펴보던 남자는 뭔가를 발견하곤 씩 웃었다.

“그리고 그런 쉴드로 보이는 인간들이 왔네.”

그제야 스카이는 모니터에서 눈을 뗐다. 승합차 뒷쪽에서 조수석으로 서둘러 건너온 그녀는 운전석의 남자가 건네주는 망원경으로 남자가 발견한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여러 남자들과 뭔가 첨단 장비가 들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몇몇 트럭들이 구덩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들을 확인한 스카이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망원경에서 눈을 뗐다.

“카케루, 이제 일을 시작해볼까?”

“예이, 당연히 그럽지요.”

대답하면서 카케루가 운전석에서 내리자 스카이는 다시 한 번 망원경으로 쉴드를 관찰했다. 그들 중 반쯤 벗겨진 머리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마음씨 좋아보이는 중년 남자를 보고는 다시 한 번 씩 웃어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멀리서 한 젊은 여자가 자신들을 관찰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렌트한 차에서 내린 필 콜슨 요원은 조수석에서 내린 아름다운 금발의 여자, 샤론 로저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어떻게든 도착했군요.”

“그러니까요. 저 구덩이 아래에 묠니르가 있는 건가요?”

“정보에 따르면 아마 맞을 겁니다. 전 퓨리 국장에게 보고를 하겠습니다.”

콜슨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는 것을 본 샤론은 구덩이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꽤 큰 규모의 구덩이 안에는 10여명의 사람들이 구덩이 한 가운데에 있는 망치, 묠니르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 중 몇몇 사람들은 묠니르를 들어 올리려고 하고, 몇몇 사람들은 망치를 들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낄낄 거리며 웃고 있었다.
확실히 맞았다. 먼발치이지만 슈퍼 솔져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만큼, 샤론의 시력은 일반인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에 구덩이 한 가운데에 있는 묠니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스가르드의 후계자이자, 천둥의 신인 토르가 수 천 년 동안 애용해온 묠니르가 왜 주인과 떨어져 이곳에 있는 걸까?

“묠니르가 확실한 가요?”

샤론의 곁에 다가온 검은 머리의 검은 선글라스에 정장을 입은 여성요원이 다가와 물었다. 그녀를 돌아본 샤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네요, 메이 요원.”

“그러면 이곳을 즉시 격리하고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겠습니다.”

“베이스캠프 설치는 부탁드릴게요, 메이 요원. 그런데 현장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메이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고는 구덩이 안의 묠니르에서 샤론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기병대’를 말씀하고 싶은 건가요?”

“거기까지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냥 현장을 떠난 요원이 어째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는지가 궁금했을 뿐이에요.”

“사무직으로 오랫동안 있다 보니 가끔은 현장에 나와 보고 싶기도 하더군요.”

“단지…… 그것뿐인가요?”

“……그것뿐입니다.”

대답하기까지 뭔가 알 수 없는 텀이 있었지만 샤론은 더 이상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메이 요원, 멜린다 메이 요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까진 아니어도 여러 가지 이야기와 자료를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
전신에 보호장비를 걸친 쉴드 요원들이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자 메이는 다른 요원들을 지휘해 구덩이 주위에 모인 사람들을 구역 바깥으로 쫓아냈다.
쉴드에 의해 묠니르와 구덩이 주위가 완전히 장악되는 모습을 본 샤론은 콜슨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닉 퓨리와의 통화가 끝났는지 콜슨은 요원들에게 해야할 일들을 지시하고 있었다.
샤론은 콜슨의 곁에 도착하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묠니르가 맞아요. 토르가 쓰던 거에요.”

“퓨리 국장은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라고 하는 군요. 아마도……”

“그러겠죠. 그동안 아스가르드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고 투덜댔으니까요. 이번 기회에 묠니르를 통해 아스가르드의 무기에 대해 연구해보겠죠.”

“말씀에 가시가 있군요.”

콜슨의 말에 샤론이 쓰디쓰게 웃어보였다.

“퓨리 국장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그는 누구도 믿지 않고 항상 의심만하니까, 그건 마음에 들지 않아요.”

“로저스 요원의 걱정은 잘 알겠습니다. 그래도 퓨리 국장님의 입장도 이해해주십시오.”

어쩔 수 없는 입장의 차이를 이해한 콜슨은 태블릿 PC를 꺼내 뭔가 화면에 띄웠다. 콜슨의 태블릿 PC를 본 샤론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화면에 띄워진 화면은 한 금발 남자의 모습이었는데 그는 샤론이 매우 잘 아는, 천둥의 신이자 묠니르의 주인, 그리고 아스가르드의 왕자인 토르였다.

“이 천둥 왕자는 왜……”

놀란 눈으로 태블릿 PC를 보고 있는 샤론에게 콜슨이 설명해줬다.

“인근 병원에 어제 실려왔다고 합니다. 한 번 확인해보시죠.”

“알겠어요. 천둥 왕자는 제가 맡죠.”

콜슨에게서 병원 주소를 받은 샤론은 렌트한 차를 타고 토르가 있다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