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1999, Rainbow Trout) 영화, MOVIE


감독: 박종원, 주연: 강수연·황인성·설경구 


개봉일: 1999년 11월 6일
서울 관객수: 8578명
전국 관객수: ?

도시를 피해 외진 시골에서 송어 양식장을 하며 살아가는 창현에게 도시의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그의 고등학교 동창인 민수와 병관이 창현의 양어장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 여행에는 민수의 처 정화와 병관의 처 영숙 그리고 정화의 여동생 세화도 동행한다.

여행 첫날은 모두들 오랜만의 만남을 반가워하면서 자연의 기운을 만끽하며 즐거웠다. 다음날 간밤에 엽사들의 총성으로 송어들이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죽어있고 이미 죽어서 회접시에 오른 고기에 일행은 비위가 상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창현의 집에 묵는 엽사들은 이들 도시인의 자존심을 거스른다.

한편 처음부터 창현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며 접근하는 세화를 어색해 하면서 창현은 정화와의 해묵은 예전관계를 돌이키며 혼자 갈등에 빠지기 시작한다. 창현의 윗집에서 혼자 개를 키우며 살고 있는 소년 태주는 일행이 도착할 때부터 세화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그녀를 훔쳐본다.

더욱이 그날 밤 엽사들과 창현은 술에 만취한 채 노루를 잡아 피를 마시며 민수 일행을 경악시킨다. 다음날 서둘러 돌아갈 차비를 하지만 그들이 타고 온 봉고차 타이어를 누군가 펑크를 내버렸다. 타이어를 구하러 가는 창현을 따라나선 세화는 그 빗길에서 창현과 갑작스런 정사를 나누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정화는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태주는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던 세화를 훔쳐보다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 광경을 목격한 정화로 인해 사건은 갑자기 커지고 낯선 곳에서의 이상한 위협들로 신경이 곤두선 민수와 병관은 때마침 걸려든 태주를 폭행하며 분풀이를 한다. 이성을 잃은 민수와 병관은 창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태주를 양어장에 빠져 죽게 만들고 뒤늦게 달려온 정화와 영숙도 돌이킬 수 없게 된 상황을 모두 창현에게 떠넘기려 한다.

창현은 다시 도시의 이기심에 염증을 느끼며 포기한 듯 모든 상황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도망치듯 그곳을 떠나려던 일행에게 창현이 달려와 태주의 시체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SAGA가 소장 중인 팸플릿에 적힌 내용들


홍보 문구

앞면-2박 3일, 여행은... 실타래처럼 꼬이기 시작했다! 자살을 선택하는 얼음 물고기

뒷면-아직, 가슴속에 옛사랑이 남아있다면... 얼음물고기처럼 차가운 사랑이야기!


소개 내용


첫째날...
4년만의 재회, 처음에 그들은 즐거웠다.

둘째날... 애증과 갈등은 이미 평화로운 일상을 침범하고 있었다.

셋째날...
반가움은 증오로... 또다시 그렇게 바뀌어 갔다.

화제의 중심에서 드디어 대중의 앞으로...!
99년, 우리는 왜 <송어>에 주목하는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영원한 제국>의
박종원 감독이 4년만에 내놓은 힘있는 프로젝트!

<송어>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탄탄한 드라마와 <영원한 제국>의 스릴러가 주는 차가움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도시인들의 짧은 휴가를 통해 들여다보는 일상의 단면 <송어>.

이제는 친구의 여자가 되어버린 옛 연인과의 재회, 우정과 애정의 반가움 뒤에 도사린 또 다른 이면들이 점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치달으며 멜로와 스릴러는 팽팽하게 조율된다. 99년, 우리는 숨막히도록 차가운 사랑이야기 <송어>와 드디어 만나게 된다!

CAST

민수/설경구
“그럼 이 문제는 네가 처리해주는 거지?”

<처녀들의 저녁식사> 이후 <초록물고기>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촬영 중이다. 오랜 연극무대를 거친 탄탄한 연기력으로 충무로에선 제2의 한석규로 불리며 캐스팅 0순위에 올려져 있다.
<송어>에선 진급에 연연해하는 도시 남성의 스테레오 타입인 민수로 분해 강수연과 연기호흡을 맞추고 있다. 기타 출연작으로는 <꽃잎><유령> 등.

정화/강수연
“당신을 내 동생 강간범으로 고발하겠어!”

말이 필요없는 월드스타 강수연. 그만큼 출연작에 대한 선정은 누구보다 신중하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이후 간만에 기지개를 편 작품 <송어>에서 지금까지의 그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사랑보다는 삶의 편의를 택한 여자. 옛사랑의 감정을 가슴에 숨기고 있던 정화는 후에 창현이 동생 세화와 정사를 가진 사실을 알게되고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세화/이은주
“제가 창현씨라고 부르면 안되요?”

언니의 옛 연인임을 알면서도 창현에게 다가선 신세대. <백야3.98>에서 심은하의 어린 시절 역으로 데뷔. 현재 <카이스트>에서 젊은 과학도를 연기 중.

“영화의 키워드가 되는 송어의 가장 큰 특징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살해버린다’는 것이다.
<송어에서>내가 드러내고자 했던 모습은 일상 속에 감춰진
당신의 모습이며 또한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관객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송어>의 감성적 여백은 서글픔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영원한 제국>의 박종원 감독-



SAGA의 평


-팸플릿만 보면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멜로나 로맨스 물로만 알았던 사람도 있었을텐데, 나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품의 장르에 스릴러라고 적혀 있는 것에 의문을 품었고, 강수연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서울관객이 1만명도 안 들었다는 게 놀라웠다.

-팸플릿이 참... 아이러니한데, 이 영화의 주연은 창현 역의 황인성, 민수 역의 설경구, 정화 역을 맡은 강수연이다. 김인권과 이은주는 조연이며 극 중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터, 팸플릿에선 이은주를 메인포스터에 넣었다. 참... 신기했다. 포스터, 팸플릿을 보면 이은주가 여주인공처럼 인식되니 말이다.


실제 여주는 강수연임.


-이 영화의 내용은 도시 생활을 접고 오지 시골에서 송어 농장을 하는 친구 창현을, 도시에 사는 민수와 정화 부부, 그리고 정화의 여동생 세화가 방문해서 겪는 과정을 그렸다. 이들 사이의 묘한 기류가 흐를 때 같은 지역에 사는 두 사냥꾼과 한 남자 태주의 돌출 행동으로 인해 5명의 방문객은 여러 예상치 못한 사건에 처한다는 것.

-팸플릿에 적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느꼈던 묘한 느낌이 실제 영화에는 크게 반영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왜 이 작품의 장르가 스릴러이지? 창현과 민수, 정화 부부의 관계, 창현에게 호감을 표하며 결국 육체관계까지 맺는 세화의 이야기는 스릴러보단 치정극에 어울리기 때문이었다. 스릴러라면 스릴러답게 뭔가 장르적 특성을 반영해야하는데... 그런 연출은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팸플릿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좀 많이 영화에 반영됐으면 좋았을텐데...


-팸플릿에는 ‘자살을 선택하는 얼음 물고기’라는 문구가 계속 나오고, 감독의 말에도 송어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는 말이 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살펴보면 왜 제목이 송어라는 지 알 수 있는데, 등장인물들은 서로 애정을 갖고 있다가 환경이 바뀌자 애정은 온데간데없고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 모습을 보인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버리는 송어처럼 적당한 환경 속에서 서로 적당한 애정을 지키며 살았던 도시의 사람들이 시골에 닥친 갑작스런 환경 변화를 견디지 못한다. 뭐, 제목의 송어는 자살을 해버리지만 인간이 자살을 그리 쉽게 선택할 동물이 아니지 않은가? 자살 대신 살인소동이 벌어진다.


나름 화목하게 지냈는데 말이지...



이런 총부림이 난다...


-영화는 뒷맛이 참 찝찝하게 끝난다. 누구의 잘못이 없으니까 서로 오해를 하며 감정싸움이 치열해진다. 스트레를 받아 결국 자살을 택하는 송어는 여기서 또 느껴지는데, 서로 호감이 있었지만 오해가 겹쳐 철천지 원수가 되고, 결말에 이르러선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배우 이야기를 하면... 뭐, 강수연이야 이 당시에 워낙 유명한 배우였고,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던 상황이었지만 나머지 출연 배우들 중에 눈길이 가는 배우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띤 사람은 민수 역을 맡은 설경구였다.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던 설경구가 이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아쉽게도 송어의 흥행성적은 별로였다. 하지만 이 영화 팜플릿에서 설경구의 필로그래피를 소개하면서 언급된 ‘박하사탕’이 두 달 후인 2000년 1월에 개봉했고, 그 영화로 설경구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태주 역을 맡은 김인권은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김인권이란 배우 자체가 좀 똘끼 충만한 캐릭터들을 많이 맡기도 하지만 영화 첫 데뷔작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아우라를 보여준다.

-가장 마지막에 소개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아쉬움이 든 사람이 바로 이은주였다. 당시에는 그리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어서 작품을 따로 찾아보지 않았지만 이은주라는 배우의 가능성은 항상 인정하고 있었다. 찾아보지 않았을 뿐이지, 이은주가 출연한 작품 중 ‘번지점프를 하다’, ‘연새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불새’를 봤고, 그 문제작 ‘주홍글씨’도 봤었다.

-당시 이은주는 박종원 감독으로부터 송어 캐스팅 제의를 받았는데, 강수연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당시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 캐스팅이 된 상태여서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촬영하면서 매우 고생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이은주는 목표를 피아니스트에서 연기자로 바꿨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이은주는 참 예쁘고, 어린 나이지만 수준급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첫 영화 데뷔작인데다 10대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설경구, 강수연과 같은 배우들 앞에서도 자신이 맡은 역을 잘 소화해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안타까웠다.


너무 아쉬운 배우다...

덧글

  • 역사관심 2020/12/07 02:38 #

    오랜만에 생각나는 영화네요. 사실 강수연은 그 이름에 비해 그리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90년대에는.
  • SAGA 2020/12/07 18:47 #

    그렇군요. 강수연이란 배우에 대해 제가 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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