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GA Universe
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3부 Iron Man: Demon in the Chest
제4편 유산 (2)
말리부 저택에서 스타크 인더스트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시내를 통과하는 길이었지만, 가장 좋은 전망을 자랑하는 길은 해안선을 끼고 도는 외곽 도로였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였던 시절부터 토니는 항상 이쪽 길을 이용했다. 해안선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전망을 보고 싶어서 이 길을 이용한다는 건 토니 스타크가 할 법한 일이 아니라는 건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여기를 달리는 이유는 오직 하나, 애마들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기 위함이었다.
그 덕분에 속도위반으로 딱지도 많이 끊었고, 토니가 이 도로를 달리는 건 페퍼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변호사들이 뒷처리로 골머리를 썩혀야한다는 걸 의미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였던 시절부터 토니는 항상 이쪽 길을 이용했다. 해안선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전망을 보고 싶어서 이 길을 이용한다는 건 토니 스타크가 할 법한 일이 아니라는 건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여기를 달리는 이유는 오직 하나, 애마들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기 위함이었다.
그 덕분에 속도위반으로 딱지도 많이 끊었고, 토니가 이 도로를 달리는 건 페퍼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변호사들이 뒷처리로 골머리를 썩혀야한다는 걸 의미했다.
속도 위반해가면서 신나게 질주하던 토니의 아우디가 멈춰선 건, 도로변에서 딸기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을 발견한 뒤였다. 지나가는 사람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과일장수로 보였는데, 장사는 그다지 신통한 편이 아닌 듯 했다.
차를 세운 토니는 과일장수에게 물었다.
차를 세운 토니는 과일장수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얼마에요?”
“6달러에요.”
습관적으로 카드를 꺼내려던 토니는 카드 결제는 힘들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 과일장수를 보곤 현찰을 찾았다. 하지만 토니의 지갑에는 몇 개의 최고 한도를 자랑하는 신용카드만 있을 뿐 현금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찰이 없는데…… 여기요.”
돈이 없을 때의 해결책은 간단했다. 인류가 화폐를 만들기 전의 방식인 물물교환이란 게 있지 않은가? 자신이 걸치고 있는 것 중에 값나가는 물건들을 생각해본 토니는 손목에 찬 시계를 풀어서 상인에게 건넸다.
파는 딸기보다 훨씬 비싼 명품시계를 본 과일장수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파는 딸기보다 훨씬 비싼 명품시계를 본 과일장수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명품 시계잖아요.”
“괜찮아요. 얼른 받아요.”
토니가 개촉하자 과일장수는 명품 시계를 받고 딸기가 가득 든 종이상자를 내밀었다. 하지만 남에게 물건을 건네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 토니는 딸기 상자를 받지 않고 눈짓으로 조수석을 가리켰다.
“건네받는 거 싫어하니까 그냥 거기 놔요.”
딸기를 조수석에 내려놓은 과일장수는 토니에게 물었다.
“혹시 아이언맨이에요?”
“……가끔은.”
그 말을 남긴 채 토니는 차를 출발시켰다. 멀리 떠나가는 토니를 보며 과일장수는 손을 흔들며 외쳤다.
“당신을 믿어요!”
스타크 인더스트리.
CEO 자리를 페퍼에게 넘겨준 이후, 토니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발길을 끊었다. CEO였을 땐 그래도 일주일에 서너번 정도는 찾아왔었는데 CEO에서 물러난 후론 정말 발길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그런데 CEO에서 물러난 후, 정말 오랜만에-그래봤자 한달 조금 안되는 기간이었지만- 토니의 가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급히 달려나온 경비원에게 본인의 차를 맡긴 토니는 딸기가 가득 든 상자를 들곤 거침없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페퍼의 집무실로 향했다. 원래 한 회사의 대표를 약속도 없이 만나는 건 불가능했지만 이전 CEO인데에다가 아이언맨이기까지 한 토니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았다.
CEO 자리를 페퍼에게 넘겨준 이후, 토니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발길을 끊었다. CEO였을 땐 그래도 일주일에 서너번 정도는 찾아왔었는데 CEO에서 물러난 후론 정말 발길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그런데 CEO에서 물러난 후, 정말 오랜만에-그래봤자 한달 조금 안되는 기간이었지만- 토니의 가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급히 달려나온 경비원에게 본인의 차를 맡긴 토니는 딸기가 가득 든 상자를 들곤 거침없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페퍼의 집무실로 향했다. 원래 한 회사의 대표를 약속도 없이 만나는 건 불가능했지만 이전 CEO인데에다가 아이언맨이기까지 한 토니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았다.
“……슈트를 가져간 건 불법이에요.”
집무실에 들어선 토니는 페퍼의 싸늘한 눈빛을 보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래도 가장 힘든 시기에 CEO 자리를 떠넘기고 나몰라라 해버린 토니에게 매우 화가 나 있는 거 같았다.
“회사 입장은 마크2 슈트 원천기술은 우리 재산이란 거예요.”
분위기가 엄해진 덕분에 토니가 좀처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집무실 TV에선 토니가 페퍼에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경영권을 넘긴 일에 대해 논하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 아이언맨임을 밝히면서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페퍼 포츠 양에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경영권을 넘겼죠. 이건 사실상 몸을 팔았다고 봐도 무방해요. 거기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현재 상태는 예전 토니 스타크가 매일매일 놀면서 경영했던 때보다 오히려 상황이 안좋아졌어요. 이렇게 자격도 없는 그녀가……]
“음소거!”
뻘쭘해진 토니가 TV의 소리를 껐지만 이미 늦었다. 페퍼의 스트레스는 임계점을 넘어가고 있었다.
“월터스, 월터스! 제 말 좀 들어요. 회사에 세계 최고의 특허 변호사가 있는데 소송을 하지 말라뇨? 그럼 대통령한테 서명하라고 해요!”
“……”
“내일 엑스포에서 얘기하죠. 해머가 신제품을 선보인대요. 스타크 씨도 오냐고요?”
“……나도 가도 돼? 가고 싶은데.”
“아뇨, 안 올 겁니다.”
잔뜩 심통이 났는지 페퍼는 그렇게 말하곤 전화를 끊었다. 여전히 뻘쭘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토니는 딸기가 든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서 말을 꺼냈다.
“스타크 엑스포에 가? 해머도 온다던……”
“한 회사의 대표가 오는 거니 회사 대표로서 꼭 가봐야죠. 엑스포를 열자마자 회사를 때려치운 누구 씨와 전 다르니까요.”
“미안.”
또 대화가 끊겼다. 페퍼와 오랫동안 지내면서 그녀가 화를 낸 적을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이정도로 화를 내는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거기다 대인관계가 꽤나 서툰 축에 속하는 토니가 페퍼의 기분을 풀어주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늘은 어쩐 일이죠?”
“시간 있어? 할 말이……”
“아뇨, 없어요.”
“방금 전화 끊었잖아. 30초면 돼.”
“29, 28……”
페퍼가 매정하게 카운트다운을 시작하자 토니는 다급하게 말을 꺼냈다.
“오면서 생각했는데 사과하러 온 건 아니야.”
“사과하지 않겠다고요?”
“내가 원래 사과에 약하잖아. 하지만 당신한테 솔직해지고 싶어.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알아? 내가 만약 이 말을…… 나하고 관계된 일인데 상관은 없지만…… 아니, 상관있는데 내가 하려는 말은…… 아, 그냥 말할게.”
뭔가 앞뒤 안 맞는 말만 계속 주절거리고 있자, 페퍼는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그만해요! 계속 그렇게 주절대면 너무 얄미워서 얼굴에 뭔가 던질지도 모르니까!”
“……”
“회사 경영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모두가 아이언맨을 찾을 때 당신은 도망쳤고 난 뒷처리하면서 대신 욕먹고 있어요! 알겠냐구요!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하고 있다고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두 손으로 내리치면서 소리까지 버럭 지른 페퍼는 뭔가 불쾌한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그 냄새의 진원지가 책상에 놓여진 먹음직스러운 딸기임을 알고 토니를 노려봤다.
“그 딸기, 나 먹으라고 사온 거예요?”
“어, 그게……”
“내가 알레르기 있는 유일한 게 뭐죠?”
“딸기지. 어쩐지 사면서도 왠지 찜찜하더라고.”
무심하다, 무심하다 했는데 이렇게까지 무심한 남자일 줄은 몰랐다. 비서로서 토니를 보좌한 지 수년째인데, 정작 페퍼의 고용주는 그녀의 생일은 물론, 유일하게 알레르기가 있는 음직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까지 드니 페퍼는 매우 우울해졌다.
그런 생각까지 드니 페퍼는 매우 우울해졌다.
“……당장 나가줘요. 당장!”
그때 회장실 문이 열리더니 정장 차림의 나타샤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토니가 회장실에 있는 걸 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말리부 저택에 얌전히 있어야할 인간이 왜 여기에 있는 거냐는 짜증이 섞인 눈홀김이었다.
“회장님, 25분 후에 출발합니다.”
“고마워요.”
나타샤와 함께 캐리어를 들고 회장실로 들어온 해피가 두 사람, 아니 정확히는 페퍼에게 말했다.
“또 시키실 건 있나요, 보스?”
“없어, 해피.”
“괜찮아요. 금방 갈게요.”
보스라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한 토니는 멋쩍게 웃었다.
“이거 이혼하면서 자식들 뺏긴 기분이네.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잘 적응하고 있어, 나탈리? 본명이 나탈리 맞지? 둘이 상극인 줄 알았는데……”
“전혀요. 그리고 당신 물건들 어떻게 할지 나탈리와 상의해요.”
상대도 안하는 나타샤를 대신해 페퍼가 짧게 대답했다. 토니가 고개를 끄덕이자 페퍼는 밖으로 나가버렸고, 안타깝다는 듯 토니를 보던 해피도 따라나갔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자 토니는 나타샤에게 말했다.
“연기 끝내주네. 진짜 자연스럽거든? 배우해도 되겠어!”
“비서인데 당연하죠. 당장 짐이나 갖고 가세요. 콜슨 요원은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당신에 대해 진짜인 게 뭐야? 라틴어를 할 줄 아는 거 맞긴 해?”
짜증이 났는지 나타샤는 토니를 보곤 라틴어로 ‘겉만 보고 판단 마’라고 쏘아붙였다. 무슨 소리를 했냐고 묻는 토니에게 나타샤는 제대로 으름장을 놨다.
“본인 발로 나갈래요, 아니면 끌려갈래요?”
바쁜 걸음으로 나타샤도 집무실을 나가버리자 토니는 집무실 한켠에 잔뜩 쌓아둔 자신의 물건들이 있는 쪽으로 털래털래 걸어갔다. 명품시계와 맞바꾼 딸기를 하나 입에 물고는 나머지 딸기들은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뒤였지만.
과거 하워드 스타크 시절에 열었던 스타크 엑스포의 모형도가 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토니는 딸기를 베어물고는 천을 벗겨냈다. 엑스포 중앙의 지구모형과 함께 그를 둘러싼 모형도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걸 훑어보던 토니는 뭔가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아까까지 집에서 보던 영상에서 느낀 위화감이 모형도를 보니 제대로 떠오른 셈이다.
과거 하워드 스타크 시절에 열었던 스타크 엑스포의 모형도가 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토니는 딸기를 베어물고는 천을 벗겨냈다. 엑스포 중앙의 지구모형과 함께 그를 둘러싼 모형도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걸 훑어보던 토니는 뭔가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아까까지 집에서 보던 영상에서 느낀 위화감이 모형도를 보니 제대로 떠오른 셈이다.
하워드가 토니에게 냉정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하워드가 토니에게 독설 아닌 독설을 날리기 시작한 건 토니가 천재이면서 문제아 성향을 드러내고나서부터였다.
영상에서 스타크 엑스포 모형을 가지고 놀던, 어린시절의 토니에겐 무뚝뚝하긴 했지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린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영상에서 하워드는 토니에게 화를 냈었다. 그건 왜였을까?
그건 이 모형도 자체가 토니에게 남긴 하워드의 유산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모형도를 얼핏 보기만 했는데도 어떤 물질의 구조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만 같았다.
‘미래를 여는 열쇠.’
아버지가 아들에겐 준 위대한 유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토니는 즉시 경비 몇을 불러 스타크 엑스포 모형을 자신의 차에 싣게 했다. 덕분에 공장에서 출고된 지 얼마 안 된 아우디 R8 스파이더 5.2 FSI 콰트로의 조수석 시트는 완전히 망가졌다는 훈훈한 후일담이 전해진다.
투 비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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