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3부 Iron Man: Demon in the Chest 제3편 방황 (4)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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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3부 Iron Man: Demon in the Chest


제3편 방황 (4)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페퍼에게 넘겨주고, 아이언맨 슈트를 로드에게 넘겨주는 등, 어느 정도 자신의 삶을 정리한 토니는 정말 생각 없는 졸부짓을 시작했다.
돈이야 썩어날 정도로 많은 갑부 중의 갑부였지만 사치도 나름대로 하고 다닌 인간이라 설마 어이없을 정도로 졸부짓을 하겠어 싶었지만 토니 스타크의 스케일은 남달랐다.
브루스 배너 관련 문제로, 컬버 대학으로 가버린 클로드는 나중에 전해 들었지만 토니가 생각해낸 졸부짓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바로 도넷가게 하나를 하루 종일 전세낸 뒤,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도넛 간판에 앉아 혼자 고독과 함께 도넛을 씹고 있는 거였다.

그런 토니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짓고 있는 두 남자가 있었다. 한 쪽 남자는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더운 날에도 가죽 롱코트를 입고 있는 흑인이었고, 다른 한 쪽은 건장한 체구에 헝크러진 흑발, 그리고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인 남자였다. 두 사람은 닉 퓨리와 클로드 카르엘이었다.

“지금 스타크가 제정신인 게 맞지?”

“졸부짓이나 하면서 마음 편히 생을 마치고 싶다는 게 오늘 새벽에 한 말이었어요.”

“그 소리를 듣고도 캡틴은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한 거고?”

“원래 샤론 씨는 스타크 씨에게 무르잖아요.”

“정말이지 캡틴은 스타크에게 물러. 아무리 하워드에게 부탁을 받았다고 해도 잘못했으면 혼을 내야지.”

“그런 말씀보다 말씀하신 건 가지고 오셨어요?”

“물론이지. 일단 저 도넛에서 나오게 하자고.”

퓨리는 도넛 안에서 7개째 도넛을 먹고 있는 토니를 향해 소리쳤다.

“스타크! 그 도넛 안에서 그만 나오라구!”

선글라스를 벗은 토니는 퓨리와 클로드가 있는 걸 보곤 밍기적거리면서 도넛에서 빠져나왔다. 퓨리는 이야기를 하자면서 도넛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왜 저 인간이 여기까지 온 거야’라고 눈으로 묻는 토니에게 클로드는 그냥 웃으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가게는 토니가 하루동안 전세를 내버렸기 때문에 다른 손님은 일체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에도 관심이 없던 터라 토니는 새로 도넛을 만들 필요없다며 종업원들까지 전부 퇴근시켜 버려서 가게 안은 토니와 퓨리, 그리고 클로드만이 있었다.
퓨리를 보자마자 토니는 인상을 팍 구기면서 말을 꺼냈다.

“어벤져스에는 안 들어간다고 했잖아요.”

“그래, 혼자도 문제 없댔지. 어때 잘 돼가나?”

“음…… 뭐, 그럭저럭이요. 슈퍼히어로 노릇도 3년이나 했더니 지겹기도 하고, 이젠 좀 쉴라구요.”

“자신이 죽어도 대신할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젠 손 떼겠다는 건가? 역시 자네에겐 약간의 충격이 필요할 것 같군.”

“충격이요?”

토니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자 클로드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토니와 클로드의 귀에 아주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에 더 오래 있으면 안 됩니다.”

순간 토니는 벙찐 얼굴이 됐다. 그의 곁에 서 있는 사람은 자신의 비서로 새로 뽑은 나탈리 러쉬맨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이제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냥 척 봐도 ‘쉴드의 요원’이란 걸 광고하고 다니는 듯 했다.
그리고 나탈리가 입고 있는 슈트를 못 알아볼 수 없었는데, 그건 토니가 개발에 관여한 쉴드 요원용 이너슈트였다. 샤론이 방검과 방탄 효과가 뛰어나고 근력 강화 효과까지 있는 슈트를 만들어달라고 특별히 부탁해서 절반 정도 만들다가 귀찮아서 내던져버린 게 바로 저 이너슈트였다.
그때 나머지는 쉴드 보고 알아서 완성시키라고 했는데 그럭저럭 완성시킨 모양이었다.
벙찐 얼굴로 나탈리를 보던 토니는 한참 만에 말을 내뱉었다.

“오, 이런. 자네는 이제 해고야!”

“누구 마음대로요?”

“내 마음대로지. 위장 취업이잖아!”

“제가 처음은 아니잖아요? 카르엘 요원도 위장 취업을 했는데 왜 그는 문책하지 않는 거죠?”

“얘는 특별하니까 패스. 너만 해고임.”

“그리고 지금 제 고용주는 페퍼 포츠 씨인데, 스타크 씨가 무슨 권리로 절 해고하신다는 거죠?”

달변가인 토니가 하루에 말문이 두 번이나 막힌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탈리의 말이 틀린 건 없었다. 페퍼 몰래 고용하긴 했지만 나탈리의 고용주는 엄연히 페퍼였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자리에서 물러난 토니였기 때문에 나탈리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은 토니에게 없었다. 이건 토니를 지난 몇 년간 충실히 모셨던 운전기사 겸 경호원 해피 호건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스타크, 이쪽은 나타샤 로마노프 요원이네.”

“당신이 아픈 걸 알고 국장님이 날 보냈죠.”

“됐고. 일단 속인 거부터 사과해.”

나탈리, 아니 나타샤가 자신을 속인 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토니는 나타샤를 한 번, 그리고 옆에 앉아있는 퓨리를 한 번 노려보면서 말했다. 물론 둘 다 사과할 마음 같은 건 없었으니 토니에게 돌아온 사과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동안 바빴겠더군. 비서를 CEO로 만들어서 회사를 넘겨주질 않나, 친한 친구한테는 슈트를 내어주지 않나. 내가 자네를 몰랐더라면……”

“잘못 알고 계시네요. 준 게 아니라 빼앗긴 겁니다.”

“뭐라고? 슈트를 빼앗겨? 천하의 아이언맨인 자네가 슈트를 빼앗겼다고? 친구가 와서 자네를 패고 슈트를 가져가? 그게 가능한 소리야?”

마지막의 ‘그게 가능한 소리야’는 토니가 아닌 나타샤를 향한 질문이었다. 나타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보안 규정에 따르면 스타크 씨의 묵인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다가 말문이 막힌 토니는 짜증이 났는지 찡얼거렸다.

“부탁인데…… 오늘은 그냥 생각 없이 놀면서 지내면 안 될까요?”

“생각은 평소에도 안 하잖나! 얘기를 좀 들어!”

퓨리가 물러날 기색이 없어보이자 토니는 한숨을 쉬곤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도대체 내게 뭘 원하는 겁니까?”

“우리가? 천만에! 자네야말로, 뭘 원하나? 자네 말이야! 이젠 골칫거리가 됐어! 내가 해결해야하는 골칫거리 말이야! 난 자네 말고도 더 큰 골칫거리를 처리해야 돼. 뉴멕시코에 새로운 말썽이 생겼단 말이야! 주사 놔!”

언제 다가오고, 가져왔는지 나타샤는 토니의 목에 주사 한 방을 놓았다. 나타샤가 주사를 놓기 전 낌새를 눈치 챈 토니가 주사를 피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클로드가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았다. 덕분에 나타샤는 수월하게 주사를 놓았고, 토니는 열 살짜리 꼬맹이처럼 아프다고 징징댔다.

“억! 날 죽여서 내 장기라도 떼다 팔려는 거였어? 5초만 날 가만둘래?”

슈트로 상반신이 가려져 있었지만 나타샤가 놓은 주사가 효력이 있었다. 토니의 목까지 올라온 팔라듐 중독을 의미하는 금속의 선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주사를 맞은 덕일까? 아니면 팔라듐 중독이 가라앉은 덕일까? 토니는 이제까지 몽롱하던 정신이 제대로 돌아온 것을 느꼈다. 아까까진 정신이 몽롱한 게 어제 진탕 마신 숙취 때문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팔라듐 중독에 의한 현상인 듯 했다.

“뭘 한 겁니까?”

“자넬 살려준 거야. 리튬 이산화물인데 팔라듐 중독 증상을 약화시키지.”

“그럼 몇 대 더 놔줘요.”

“안타깝지만 이건 치료제가 아녜요.”

결국 답은 아크리액터를 어떻게든 손봐야한다는 거였다. 토니는 짜증이 난 듯 인상을 찌푸렸고, 그런 그에게 퓨리가 다시 말을 걸었다.

“아크리액터의 대체재 문제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자비스에게 맡겼죠.”

“그건 캡틴에게 보고 받아서 알고 있어. 자비스가 찾아내지 못하면?”

“그럼 죽는 거죠. 그러니까 큰 희망은 갖지 말아요. 나도 화학은 좀 아는데 팔라듐을 대체할 물질을 찾으려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전부 다 써봤어요. 그런데 대체재는 없었어요.”

열심히 빈정거리던 토니는 갑자기 진지해진 퓨리의 안색을 살피고는 입을 다물었다. 퓨리는 짧게 한숨을 쉰 뒤, 토니에게 말했다.

“잘 들어. 전부 다 찾아본 건 아니니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산맥 남쪽에서 콜로라도 하곡으로 뻗은 모하비 사막.
이곳에는 토니 스타크의 절친인 제임스 로드 중령이 근무하는 에드워즈 공군기지가 있었다. 바로 하루 전, 토니로부터 마크 2 슈트와 제2의 아이언맨이란 이름을 물려받은 로드는 열심히 날아, 이곳 기지로 복귀했다.
그동안 토니의 아이언맨 슈트를 손에 넣으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써왔던 미군이었기에 로드가 가져온 마크 2 슈트는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았다.
로드의 상관은 마크 2 슈트를 가져온 로드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을 연신 쏟아냈다.

“대단하군. 이제 국회가 덜 귀찮게 하겠어. 제대로 작동하는 거 맞나?”

“물론입니다. 어떤 임무든 수행할 수 있습니다.”

로드의 상관은 마크 2 슈트를 살펴보더니 로드에게 명령을 내렸다.

“좋아, 그러면 해머를 불러서 슈트에 무기를 장착하도록 해.”

“예?”

로드는 지금 이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었다. 마크 2 슈트는 엄연히 토니가 만들었고, 고고도 비행만 불가능하지 토니가 사용하는 마크 4 슈트와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슈트만 준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무기를 달아야겠지만 그 무기 역시 토니나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달아주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판단인데 해머라니?
이미 해머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로드의 상관은 부하의 불만 같은 건 가볍게 무시했다.

“해머에게 무기를 달게 하고 이 슈트를 스타크 엑스포에 선보이도록 해. 앞으로 아이언맨은 미군에 소속돼 세계질서를 유지하는데 힘쓸 거라는 메시지를 보내야지.”

“하지만 장군님. 이 슈트를 만든 건 스타크입니다. 슈트에 어울리는 무기를 스타크가 장비하는 것이 맞는 판단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스타크 엑스포는……”

“중령, 전 세계에 이걸 보여줘야 하네. 명령이야.”

“……알겠습니다.”

명령이라는 말에 로드는 더 할 말이 없었다. 토니의 친구이고, 상식인이라고 해도 로드는 기본적으로 군인이었기에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의 명령대로 해머를 기지에 오라고 한 로드는 두어시간 뒤 아이언맨 슈트를 보고 호들갑을 떠는 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오~! 이게 뭐야, 슈트잖아? 오늘이 내 생일이었나? 이걸 얻다니 대체 어떻게 한 겁니까. 무슨 수를 쓴 거죠? 오, 이런… 내가 생각하는 거 맞죠?”

아이언맨 슈트를 보고 호들갑을 떠는 해머 곁에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커다란 덩치의 직원과, 그보다는 약간 작지만 힘에서는 절대 밀릴 거 같지 않은 아마빛 머리카락을 가진 한 남자가 무기가 들어있는 케이스를 들고 있었다.
해머와 직원들을 본 로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해머 씨, 당신이 해줄 수 있는 게 뭐죠?”

“글쎄요, 우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겠죠, 그리고 나서……”

“그런 얘기 아닙니다, 해머 씨. 장착할 무기 말이에요.”

“……진작 말씀하시지.”

무기라는 말에 해머는 겉옷을 벗고 직원들에게 케이스를 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가지고 온 무기를 하나씩 꺼내 로드에게 하나씩 설명해줬다. 해머가 제일 먼저 꺼낸 건 권총이었다.

“이건 클러릿지 하이텍 9mm 반자동 권총입니다. 너무 조폭같나요? 공감이에요.”

그 다음 꺼낸 건 샷건이었다.

“M24 펌프액션 샷건입니다. 사거리는 꽤 긴데 압니다. 사냥꾼이나 쓰는 거죠. 그냥 맛보기니까 잊어버려요.”

샷건 다음에는 기관총을 꺼냈다.

“벨기에제 F2000입니다. 와플보다도 더 잘 만들었고 화력도 끝내주지만…… 구식으로 보일 테니까 넘어가죠.”

그 다음은 유탄발사기였다.

“밀코 40mm 휴대용 유탄발사기. 최루탄도 발사돼서 히피 진압용으로는 딱이죠. ……택도 없어요?”

로드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무기만 보고 있자, 그의 눈치를 보던 해머는 케이스에서 개틀링을 꺼내들었다.

“까놓고 말하죠. 크기는 상관없다? 전부 다 헛소리입니다. 이건 M134 7.62mm 미니건입니다. 총열이 6개라서 맞았다 하면 가루가 돼버리죠. 병사들은 이걸 가리켜서 불 뿜는 용이라고 부르더군요. ……좋습니다.”

계속해서 로드의 눈치를 보던 해머는 이번엔 케이스 안에 숨겨놓은, 작은 케이스를 꺼냈다. “이건 쿠바산 시가 중에서도 최고급 시가라고 할 수 있죠. 이건 고성능 RGX 폭약이 장착된 가스에너지 최신형 벙커버스터입니다. 지하 깊은 곳 벙커 밑 벙커까지 날려버리죠. 스마트 폭탄이라 알아서 찾아가거든요. 지가 알아서 찾아가니까 어지간한 무기는 장난감으로 보일겁니다.”

그 안에는 시거 크기의 작은 미사일이 들어있었는데 그걸 로드에게 건네주면서 해머는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내 작품 중 최고죠. 나의 환상적인 교향곡이자 나의 피에타. 생긴 것도 매끈하고 우아하지 않습니까? 목표물을 여지없이 초토화시켜버리는 파괴력까지 말이에요. 이름하여 ‘집나간 마누라(ex-wife)’죠. 이게 제가 가진 최고입니다.”

가져온 무기를 모두 소개했는데도 로드가 어떤 말도 하지 않자 해머는 집나간 마누라를 다시 케이스 안에 넣었다.

“어떻습니까? 도통 말이 없으니 스핑크스도 아니고, 속을 알 수가 없네요.”

“……계약합시다.”

“ 어떤 걸로요?”

“……전부 다.”

“……전부 다?”

그 말만 남긴 채 로드는 슈트를 남겨놓은 채 그 자리를 떴다. 로드의 부하만 남아 해머에게 이 곳을 작업실로 쓰고, 도울 일이 있으면 부르라고 한 뒤, 상관을 따라서 밖으로 나갔다.

작업실에서 누구도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이 없게되자 해머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에게 씩 웃으며 말을 걸었다.

“이걸로 방해꾼은 없어졌군. 그러면 이반, 작업을 시작해볼까요?”

“좋다, 친구.”


토니의 집인 말리부 저택.
커다란 저택 거실에 퓨리와 함께 있는 건 토니로서는 썩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샤론도 일이 있다고 가버린 판이라 지금 저택 거실에는 퓨리와 토니, 그리고 나타샤를 비롯한 몇몇 쉴드 요원들만 있었다.
하워드, 그리고 샤론 때문에 퓨리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알면 알수록 능구렁이 같은 인간이라 체질적으로 토니가 싫어하는 부류였다. 그걸 두고 샤론은 동족혐오라고 했는데 토니는 절대 자신은 퓨리 같은 인간이 아니라고 강변을 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자네 가슴의 원자로는 미완성 기술이야.”

“무슨 소리에요? 이건 내가 직접 소형화해서……”

“자네 아버지는 그 원자로가 디딤돌이라고 했어. 세계의 군비경쟁을 우습게 만들 수 있는 엄청난 것을 만들려고 했지. 원자로를 배터리로 보이게 만들 정도의 물건을 말이야.”

“그걸 아버지 혼자서 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안톤 반코와 함께 했다는 겁니까?”

안톤 반코라는 이름이 나오자 퓨리는 얼굴을 구겼다. 그다지 유쾌한 추억을 남긴 인물은 아닌 모양이었다.

“안톤 반코는 그 신기술을 돈벌이에 이용하려고 했지. 그걸 안 자네 아버지가 미국에서 추방시키도록 했고, 소련 정부는 그를 시베리아로 보내버렸어.”

“……”

“그의 유일한 자식이 모나코에서 자네를 습격한 이반 반코지.”

“뭐,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까 그쯤에서 됐고. 아까 말했던 건 뭡니까? 전부 다 찾아본 게 아니라는 말이요.”

“자네 아버지는 아크리액터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연구했고, 그 결과물을 자네에게 알려주려고 했지. 하지만 그 전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그래서요?”

“자료는 정리돼 있지 않지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해서 다른 사람이 찾을 수 없는 방식으로 연구결과를 숨겨놨다고 했어. 그리고 그 연구결과는 오직 자네만이 찾을 수 있고, 완성시킬 수 있을다고 했지.”

“아버지가? 그랬다구요?”

“그래, 그럼 자네 심장의 수수께끼를 풀어봐.”

세상 누구도 아닌 하워드 스타크, 아버지가 토니 자신을 믿었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가? 적어도 토니가 기억하는 하워드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어디에서 내 아버지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천만에요! 아버진, 그럴 분이 아니에요.”

“자네 아버지에 대해 뭘 기억하지?”

“차갑고, 계산적이고, 냉정한 분이었어요. 나한텐 따뜻한 말 한 마디 없었고 날 기숙학교에 보내놓고 춤이라도 췄을 양반이라고요. 그런데 그런 분이, 자기가 남긴 연구를 완성시킬 사람이 나라고 했다니 그걸 지금 믿으란 말입니까?”

“그렇지 않아.”

“저보다 제 아버지를 더 잘 아시는군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리고 하워드의 연구는 그의 천재성을 물려받은 자네 말고는 완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네.”

아마 샤론이 있었으면 더 좋게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해줬을 테지만 퓨리는 그럴 시간도, 의욕도 없었다. 여기까지 이야기해준 것도 하워드에 대한 의리 때문에 해준거니 할 일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하워드가 남긴 물건들을 살펴보면 그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을테니 그걸로 충분할 것이다.

퓨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퓨리가 일어나자 쉴드 요원 두 명이 뭔가 커다란 케이스를 들고와 토니 앞에 내려놓았다. 커다란 케이스에는 쉴드의 로고와 함께 하워드 스타크라는 이름이 박혀 있었다.

“이게 뭐죠?”

“해낼 수 있길 바라네. 그리고 로마노프 요원은 계속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남을 거야. 그리고 콜슨 요원은 기억하지?”

지금 보니 3년 전 사건에서 토니와 페퍼를 도와준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푸근한 인상의 요원이 서 있었다. 콜슨은 토니에게 가볍게 눈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토니, 내 한쪽 눈이 지켜본다는 걸 명심해.”

그 말만 남긴 채 퓨리는 그대로 저택 밖으로 사라졌다. 토니는 아버지의 소지품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콜슨에게 말을 걸었다.

“콜슨 요원? 나 여기 감금된 건가?”

“예. 제 임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신을 이곳에 묶어두는 것입니다. 만약 도망친다거나……”

“아니면?”

“허튼 수작을 부린다거나 하면 전기총 맞고 카펫에 엎어져서 침 질질 흘리는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림 그려지네.”

항복하겠다는 듯 두 손을 든 토니는 아버지의 소지품을 지하 작업실로 가져다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콜슨이 요원들과 함께 소지품을 가지고 먼저 내려가자 그 뒤를 따라 터덜터덜 걸어가면서 투덜투덜거렸다.

“젠장!!!!!!!”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