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GA Universe
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3부 Iron Man: Demon in the Chest
제1편 중독 (1)
제1편 중독 (1)
하얀 눈과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
혹독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특히나 사람이 살기 더더욱 힘든 지역이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하는 이곳은 제정 러시아 때부터 반역자, 살인자 등 중범죄자들을 유배를 왔던 곳이었다. 제정 러시아, 구소련이 무너진 지금은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빈민촌이 형성됐다.
생기가 없는 사람들, 삶에 대한 희망이 없는 표정, 그리고 허름한 옷과 추위를 겨우 가릴 수 있는 낡은 집과, 그보다 더 낡은 옷차림. 이곳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는, 혹독하기 그지 없는 곳이었다.
혹독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특히나 사람이 살기 더더욱 힘든 지역이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하는 이곳은 제정 러시아 때부터 반역자, 살인자 등 중범죄자들을 유배를 왔던 곳이었다. 제정 러시아, 구소련이 무너진 지금은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빈민촌이 형성됐다.
생기가 없는 사람들, 삶에 대한 희망이 없는 표정, 그리고 허름한 옷과 추위를 겨우 가릴 수 있는 낡은 집과, 그보다 더 낡은 옷차림. 이곳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는, 혹독하기 그지 없는 곳이었다.
어마어마한 한파에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은 낡은 건물 안에 한 남자가 낡은 건물만큼이나 오래된 TV를 보고 있었다.
40대 초반, 아니 중반 정도의 커다란 덩치를 가진 남자였다. 클로드처럼 탄탄한 근육질의 거구는 아니었지만, 생활 속에서 단련된 큰 덩치를 갖고 있었는데 알기 쉽게 말하자면 클로드는 보디빌더, 이 남자는 변강쇠라고 보면 된다.
추위로 긴 팔 옷들을 입고 있었지만 밖으로 드러난 그의 몸에는 곳곳에 문신이 들어서 있었다. 굵은 목에 그려진 문신 외에도 손가락에도 각종 문신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의 날카롭고 매서운 눈은 오래된 TV속의 한 남자를 향해 있었다. 그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토니 스타크였다.
40대 초반, 아니 중반 정도의 커다란 덩치를 가진 남자였다. 클로드처럼 탄탄한 근육질의 거구는 아니었지만, 생활 속에서 단련된 큰 덩치를 갖고 있었는데 알기 쉽게 말하자면 클로드는 보디빌더, 이 남자는 변강쇠라고 보면 된다.
추위로 긴 팔 옷들을 입고 있었지만 밖으로 드러난 그의 몸에는 곳곳에 문신이 들어서 있었다. 굵은 목에 그려진 문신 외에도 손가락에도 각종 문신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의 날카롭고 매서운 눈은 오래된 TV속의 한 남자를 향해 있었다. 그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토니 스타크였다.
[여러분 앞에 서는 게 오랜만이네요. 이번엔 돌출발언은 하지 않고 그냥 적어온 대로 읽겠습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 내에서 벌어진 소동과 제가 관련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
[스타크 씨, 그걸 믿으라는 건가요? 강철 슈트를 입은 보디가드라는 걸?]
[믿기 힘들겠죠. 공식 발표는 미덥지 않고. 내가 캡틴 아메리카처럼 슈퍼 히어로라는 것도 믿기 어렵고.]
[슈퍼 히어로라고 한 적 없는데요.]
[그래요? 만약 그랬다면 황당하면서도 재미 있었을텐데. 어쨌든 전 슈퍼 히어로와는 거리가 멀죠. 지금껏 살아온 모양새나 온갖 실수들, 안 좋은 이미지들을 보면 말이죠. 진실을 말하자면……]
낡은 TV를 보던 남자는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나지막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목소리는 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깜짝 놀랄 정도로 깊은 죽음이 드리워져 있었다. TV를 끄는 것도 잊은 채 남자는 자신이 있는 작은 방 옆에 있는 또 다른 작은 방으로 달려갔다.
남자가 원래 있던 방만큼이나 허름한 방에는 병색이 완연한 노인이 두툼한 담요에 감싸여 간이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생명이 다 되어가고 있는지 노인은 잦은 기침을 하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두툼한 담요 밖으로 노인의 오른손이 빠져나와 있었는데 그 손에는 리모컨이 쥐어져 있었고, 노인이 있는 작은 방 만큼이나 작은 TV에서는 토니 스타크의 기자회견이 나오고 있었다.
“아버지.”
남자는 안타까운 듯 표정과 함께 노인의 손에서 리모컨을 꺼내 TV를 끄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노인의 손에 강한 힘이 들어갔다. 그의 시선은 TV 속 토니를 향해 있었고, 토니는 막 이 세계관에서 어마어마할 정도로 중요한 말을 꺼낸 순간이었다.
[내가 아이언맨 입니다.]
깊은 한숨이 노인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깊은 탄식을 하는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아들이 손을 꼭 잡아줬다. 눈을 감고 한숨을 쉬던 노인은 자신의 아들을 슬픈 눈으로 바라봤다.
“이반…… 네 자리를 빼앗아간 거였단다.”
“신경 쓰지 마세요.”
“이반, 사랑하는 내 아들아. 이 애비가 너한테 남겨줄 수 있는 게 지식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티리여서 미안하구나.”
아들, 이반에게 미안하단 말을 남긴 채, 노인은 힘없이 손을 떨어뜨렸다. 겨우 겨우 이어오던 그의 마지막 숨이 사라지고, 얼굴의 반을 가리웠던 죽음이 그의 영혼을 앗아간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아버지의, 유일한 혈육의 죽음을 확인한 이반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몇 시간을 서럽게 울부짖었던 이반의 눈에는 눈물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 대신 복수심만이 가득했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보통 러시아에서의 장례는 관청에서 주관하는데 의사의 사망진단서를 첨부하면 관청에 있는 장의계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후, 국영 장의사를 통해 관값과 운송비 등을 모두 포함해 지불해야 했는데, 삼시세끼도 겨우 해결하는 이반의 형편으론 장례를 치르는 건 힘들었다.
가난한 사정도 사정이었지만 과거 미국에 망명했다가 스파이 혐의로 구소련으로 되돌아온 과학자를 고국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리 없었다. 친척, 지인 등 도움을 주거나 연락을 하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나무로 만든 허름한 관에 아버지의 시신을 넣은 이반은 하염없이 내리는 눈과 잔뜩 얼어붙은 채 눈에 뒤덮인 땅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관청에서 나온 관료는 매장할 장지가 없으니 화장이나 하라고 권했지만 이반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볼 뿐인 이반을 내버려둔 채 관료는 그냥 돌아가버렸다.
보통 러시아에서의 장례는 관청에서 주관하는데 의사의 사망진단서를 첨부하면 관청에 있는 장의계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후, 국영 장의사를 통해 관값과 운송비 등을 모두 포함해 지불해야 했는데, 삼시세끼도 겨우 해결하는 이반의 형편으론 장례를 치르는 건 힘들었다.
가난한 사정도 사정이었지만 과거 미국에 망명했다가 스파이 혐의로 구소련으로 되돌아온 과학자를 고국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리 없었다. 친척, 지인 등 도움을 주거나 연락을 하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나무로 만든 허름한 관에 아버지의 시신을 넣은 이반은 하염없이 내리는 눈과 잔뜩 얼어붙은 채 눈에 뒤덮인 땅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관청에서 나온 관료는 매장할 장지가 없으니 화장이나 하라고 권했지만 이반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볼 뿐인 이반을 내버려둔 채 관료는 그냥 돌아가버렸다.
아버지의 관과 홀로 남겨진 이반에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온 건, 그로부터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반 반코 씨입니까?”
아까 주민이 말을 걸었을 때처럼 이반은 말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아버지의 관만 바라보고 있는 이반은 모르겠지만 그에게 말을 건 사람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느끼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두꺼운 외투로 추위를 막은 남자는 이반이 반응하지 않는 것에 흥미가 동했는지 피식 웃고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의 관 쪽으로 달려가 그걸 들고 어디론가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의 관 쪽으로 달려가 그걸 들고 어디론가 옮기기 시작했다.
“뭐하는 거야!”
이제까지 외부 자극에 전혀 반응이 없었지만 아버지만큼은 예외였다. 이반은 관을 들고 가려던 남자들에게 달려들어 순식간에 3명을 때려눕혔다. 하지만 더 많은 남자들이 나타나 이반의 양 팔을 붙잡았다. 성난 곰처럼 날뛰는 이반에게 금발의 느끼한 남자가 다가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슨 짓을 할 의도는 없습니다. 그저 당신을 돕고 싶고, 소련의 저명한 물리학자 안톤 반코 박사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을 뿐입니다.”
“뭐라고?”
이반이 잠잠해지자 남자는 남자들에게 손짓을 했고, 그들은 이반과 그의 아버지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마을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로,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장비와 굴착기 등을 이용해 깊은 구덩이를 파놓은 상태였다. 아버지를 그들이 파놓은 구덩이에 묻는 광경을 보면서 이반은 금발의 남자에게 조용히 말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마을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로,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장비와 굴착기 등을 이용해 깊은 구덩이를 파놓은 상태였다. 아버지를 그들이 파놓은 구덩이에 묻는 광경을 보면서 이반은 금발의 남자에게 조용히 말했다.
“아버지의 무덤을 만들어줘서 고맙소.”
“고맙긴요. 저야말로 안톤 반코 박사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미국인인 거 같은데. 내 아버지는 스파이 혐의로 추방 받은 사람이오.”
“그건 하워드 스타크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 중 하나였죠.”
순간 이반의 시선이 매서워졌다. ‘스타크’라는 이름으로 이반의 화를 돋운 남자는 자신을 경호하는 남자 중 한 사람에게 손짓을 했고, 그는 얼른 술병 하나를 들고 와 남자에게 내밀었다.
“저도 스타크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우리 사업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요?”
“사업?”
“제가 장례비용을 전부 지불했으니, 반코 씨도 그 만큼의 대가를 내셔야하지 않겠습니까?”
“대가라…… 무슨 대가를 바라지?”
그는 품에서 카드 2개를 꺼내 이반에게 내밀었다. 이반이 받아보니 하나는 신용카드였고, 다른 하나는 명함이었다. 명함에는 ‘해머 어드밴스드 웨폰스 시스템즈 사장 저스틴 해머’라고 적혀 있었다.
“토니 스타크의 파멸 정도면 대가로 충분할 거 같은데요?”
역사를 살펴보면, 언제나, 어디에서나 동맹이 이뤄지는 건 혈연, 이익, 공동의 적이라는 3가지 이유에서였다. 그 중 ‘공동의 적’이라는 이유를 찾은 이반과, 저스틴 해머라는 남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자신의 짧은 인생을 전부 과학이라는 분야에 걸었던 전 세계의 모든 공학도들은 단 한 곳에 시선이 집중됐다.
스타크 엑스포.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창업주인 하워드 스타크가 만든 모든 공돌이들의 꿈의 무대이자, 이상향이 수십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 세계에 모든 지식과 과학기술을 집중되는 순간, 인류의 황금빛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스타크 엑스포였다.
1974년 처음이자 마지막 스타크 엑스포가 열린지 30여년 만에, 하워드 스타크의 아들 토니 스타크에 의해 부활됐다는 소식은 전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를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토니가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이라는 유명세도 스타크 엑스포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2011년 5월, 막 봄의 기운이 북반구 전체에 퍼져나가고 있을 무렵,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스타크 엑스포는 성대한 막을 올리려고 있었다.
스타크 엑스포.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창업주인 하워드 스타크가 만든 모든 공돌이들의 꿈의 무대이자, 이상향이 수십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 세계에 모든 지식과 과학기술을 집중되는 순간, 인류의 황금빛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스타크 엑스포였다.
1974년 처음이자 마지막 스타크 엑스포가 열린지 30여년 만에, 하워드 스타크의 아들 토니 스타크에 의해 부활됐다는 소식은 전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를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토니가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이라는 유명세도 스타크 엑스포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2011년 5월, 막 봄의 기운이 북반구 전체에 퍼져나가고 있을 무렵,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스타크 엑스포는 성대한 막을 올리려고 있었다.
“이제 좀 정신 차리세요!”
어두운 밤하늘을 날고 있는 수송기 안.
변기를 잡고 토악질을 하고 있는 붉은 강철 슈트, 그리고 그런 슈트를 한심하게 보고 있는 금발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다. 아이언맨의 헬멧을 든 채 헬멧의 주인을 한심하게 보고 있는 이는 바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슈퍼 비서, 페퍼 포츠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서 변기를 잡고 토악질을 하고 있는 붉은 강철 슈트를 입은 남자는 다름 아닌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였다.
변기를 잡고 토악질을 하고 있는 붉은 강철 슈트, 그리고 그런 슈트를 한심하게 보고 있는 금발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다. 아이언맨의 헬멧을 든 채 헬멧의 주인을 한심하게 보고 있는 이는 바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슈퍼 비서, 페퍼 포츠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서 변기를 잡고 토악질을 하고 있는 붉은 강철 슈트를 입은 남자는 다름 아닌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였다.
“알아, 나도 안다고. 그런데 새로 만든 숙취해소제가 이렇게 맛이 없을 줄은 몰랐어. 평소에 먹는 녹즙보다 100배는 맛없어.”
“그러게 반주로 가볍게 먹겠다는 술을 못 이길 때까지 먹은 사람은 회장님이잖아요?”
“제발 자업자득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줘. 요즘 괴로운 일이 많아서 술 없으면 힘들다고.”
그렇게 말하는 토니 스스로가 반주로 나온 사케를 반병만 마셨어야 했다고 후회를 하는 중이었다. 토악질로 어느 정도 숙취를 해소한 토니가 고개를 들자 페퍼는 그를 붙잡고 화장실에서 끌어냈다. 그리고 5분 전부터 열려있는 비행기 화물칸 데크로 데려간 페퍼는 가까부터 들고 있던 아이언맨 헬멧을 그에게 내밀었다.
“어쨌든 빨리 일어나요. 그렇게 좋아하는 스타크 엑스포의 개막은 아이언맨이 직접 알리겠다고 한 사람도 회장님이에요.”
페퍼가 헬멧을 내밀자 토니는 퀭한 눈으로 그걸 보았다. 그 맛없는 숙취해소제를 억지로 먹은 보람이 있었는지 술이 좀 어느 정도 가시는 게 느껴졌다.
술기운이 좀 가시니 아이언맨 헬멧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페퍼의 예쁜 얼굴만이 가득했다.
술기운이 좀 가시니 아이언맨 헬멧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페퍼의 예쁜 얼굴만이 가득했다.
“페퍼, 오늘은 그냥 둘만의 시간만 가지면 안될까?”
“지금 제정신이에요? 일을 이렇게 벌여놓고 뭐라구요?”
“왜, 좋잖아~! 이 많은 사람들을 바람 한 번 맞춰보지 뭐. 그러면 더 재밌지 않을까?”
“토니……”
“아직 술이 덜 깨서 그런건가? 오늘 따라 당신이 정말 예뻐보이네. 여기에 살짝 키스를 해줘. 그러면 용기가 날 거 같아.”
“토니……”
“사실대로 말하면 여기서 뛰어내리는 건 아닌 거 같아. 정말 사실대로 말하면 나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토니.”
“진짜 정말 사실대로 말하면 아이언맨 슈트를 제대로 정비 안했어. 헬멧 좀 줘봐. 아까 정비가 필요하다고 경고창이 뜨고 있다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심한 눈으로 페퍼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알았어, 그럼 행운의 키스라도 해줘. 못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
페퍼는 빙긋 웃으면서 아이언맨 헬멧의 입술 부분에 키스를 했다. 그리곤 그걸 비행기 바깥으로 던져버리곤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서 잡아요, 보스.”
강아지한테 프리스비를 던져주는 것도 아니고라고 생각을 했지만 토니는 군말없이 리펄서건들을 작동시켜 비행기에서 뛰어내렸다. 토니가 자신의 헬멧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페퍼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의 아이언맨……”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토니는 아이언맨 헬멧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세찬 바람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지만 2년 넘게 아이언맨으로 활동을 하면서 비행이라면 너무 익숙해져있는 상태였다. 원래 머리도 좋았지만 이런 건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몸이 익숙해졌다라고 보는 게 정확했다.
페퍼가 던진 헬멧을 잡아채는데 성공한 토니는 얼른 헬멧을 장착했다. 헬멧 안에 숨겨진 파트가 전개되면서 헬멧과 목 부분의 슈트가 일체화됐다. 헬멧이 장착됨과 동시에, 토니의 개인 비서이자 집사, 그리고 아이언맨 슈트 제작과 백업까지 모두 담당하는 만능 컴퓨터 자비스가 연결됐다.
페퍼가 던진 헬멧을 잡아채는데 성공한 토니는 얼른 헬멧을 장착했다. 헬멧 안에 숨겨진 파트가 전개되면서 헬멧과 목 부분의 슈트가 일체화됐다. 헬멧이 장착됨과 동시에, 토니의 개인 비서이자 집사, 그리고 아이언맨 슈트 제작과 백업까지 모두 담당하는 만능 컴퓨터 자비스가 연결됐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후, 이렇게 보니 반갑네. 내가 서야할 무대까지 경로나 표시해줘.”
[이미 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경로대로만 내려가시면 됩니다.]
“가끔 네가 진짜 사람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단 말이지, 자비스.”
토니가 내려서기 전부터 스타크 엑스포의 개막식이 진행 중인 무대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지극히 토니 취향에 맞춘 화려한 금발의 쭉빵 아가씨들로 구성된 댄서들이 정열적인 춤을 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나는 음악과 어우러진 댄서들의 춤은 그 자리에 모인 모든 관객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 앞에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이 나타났다.
신나는 음악과 어우러진 댄서들의 춤은 그 자리에 모인 모든 관객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 앞에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이 나타났다.
무대 중앙에 빠르게 내려와 육중하게 착지한 아이언맨은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좋았는지 아이언맨도 양 손을 번쩍 치켜 올려 사람들의 환호성에 답했다. 그때 아이언맨이 서 있는 무대 바닥이 열리면서 기계팔 여러개가 튀어나왔다. 기계팔들은 아이언맨 슈트를 하나하나 분해하기 시작했고, 분해된 아이언맨 슈트 속에서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는 천재, 억만장자, 바람둥이, 박애주의자를 바칭하는 남자, 토니 스타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토니가 슈트를 다 벗었을 때, 노래와 댄서들의 춤도 모두 끝이 났다.
“돌아오니 좋군요! 반갑습니다!”
슈트를 벗은 토니는 무대 위를 천천히 걸으면서 간간히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전 제가 있기에 전 세계가 전쟁없이 평화를 누린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사막에서 죽을 고비 넘기고 무사 귀환한 것이 불사조 피닉스의 부활과 똑같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국민들이 한가로이 마당에 앉아 아이스티를 마시며 안락하게 사는 것이 감히 제게 맞서려는 악의 무리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진 않겠어요!”
“사랑해요, 토니!”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보인 토니는 연설을 이어나갔다.
“여러분, 중요한 건 저도, 여러분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후세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가입니다.”
“……”
간간히 환호성을 지르던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토니의 입만 바라봤다. 토니 스타크라는 남자가 가진 형언할 수 없는 매력에 깊이 빠져든 탓이 컸다. 캡틴 아메리카와 같은 영웅의 정석과는 달랐지만 토니에겐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1974년 이후 앞으로 1년간 국가와 기업을 초월한 세계 최고 과학자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면서 희망찬 미래로 향하는 디딤돌을 놓을 겁니다. 스타크 엑스포에 오신 여러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사람들이 다시 환호성을 지르자 토니는 스타크 엑스포를 위해 준비한 스페셜 이벤트를 실행했다.
“그럼 이쯤에서 멀리 저승에서 오신 특별손님을 모시죠. 나의 아버지이자, 스타크 엑스포를 처음 만든 분입니다, 하워드 스타크입니다.”
무대 위가 어두워지더니 아까까지 여성 댄서들을 위한 흥겨운 영상을 틀어댔던 무대 위 대형 모니터에 영상 하나가 재생됐다. 1970년대에 만들어졌을 법한 조악한 품질의 영상에는 토니와 놀랍게도 닮아있는 중년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가 바로 하워드 스타크였다.
지금 재생되는 영상은 1974년 처음 열린 스타크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하워드가 특별히 제작한 영상으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보관돼 있던 오래된 필름을 최신 기술로 복원한 물건이었다. 영상 안의 하워드는 스타크 엑스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엑스포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지금 재생되는 영상은 1974년 처음 열린 스타크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하워드가 특별히 제작한 영상으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보관돼 있던 오래된 필름을 최신 기술로 복원한 물건이었다. 영상 안의 하워드는 스타크 엑스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엑스포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과학은 모든 걸 가능케 합니다. 윤택한 삶, 질병 정복,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평화도 가능하죠.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전 직원을 대표해 미래의 도시를 소개합니다.]
영상 속의 하워드가 자신의 뒤편에 놓인 모형 도시를 소개했다. 그건 1974년 당시 열린 스타크 엑스포의 조감도로, 2009년에 열린 스타크 엑스포는 저 조감도를 기본으로 조금 더 세련미를 더하고, 친환경적인 요소를 담아 재구성됐다.
현재 저 조감도는 스타크 인더스트리 내 토니의 집무실 벽에 걸려있었다. ‘Key of Future’란 이름이 달린 채로 말이다.
현재 저 조감도는 스타크 인더스트리 내 토니의 집무실 벽에 걸려있었다. ‘Key of Future’란 이름이 달린 채로 말이다.
무대를 아버지에게 맡긴 토니는 무대 뒤편으로 돌아 나왔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토니는 주머니에서 혈중 독성 수치를 체크할 수 있는 측정기를 꺼내 엄지손가락을 가져다댔다. 측정기의 작은 바늘이 토니의 피를 빼냈고, 피의 성분을 분석한 측정기 화면에는 ‘혈중 독성 수치: 49%’라는 글귀가 나타났다.
수치를 확인한 토니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천천히 무대를 걸어 내려왔다.
투 비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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