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일본의 거대로봇물은 90년대 이후 황혼기를 넘어 거진 사장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묻힌 거 같다.

최후의 불꽃이 에반게리온이라고 생각되는데, 이후로 나온 거대로봇물 중에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없다. 건담이 겨우 체면치레 하고 있을 뿐이고, 용자물은 장렬히 산화한 용자왕의 재를 박박 긁어모으고 있다.

엘드란은 진즉에 판을 접었고, 시리즈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은 슈퍼로봇의 새 작품이나 기존 작품의 후속작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그냥 관심이 없어서 안 본 거 일 수도 있겠지만...

슈퍼전대가 있으니...
어차피 애니메이션이란 스폰서가 붙지 않으면 제작되기 어려운데, 애니메이션의 주요 스폰서인 완구업체들에게, 주역 로봇이 1번 강화되는 거에 그치는 거대로봇물보다는 이것저것-덕지덕지-합체하는 슈퍼전대 나을 수 있... 나도 슈퍼전대 팬인데 이런 말 쓰는 거 짜증난다.


사무라이전대 신켄저를 매우 애정하지만... 이 디자인은 용납이 안 된다.
요즘엔 어른이 된 나의 추억속에만 남아있지 않게 될까 걱정이다.

그래도 여전히 이름값을 하는 건담, ‘형은 나와 함께 살아가’의 천원돌파 그렌라간, ‘썩소’하나로 모든 걸 다 해먹은 코드기아스


어렸을 때 마징가 시리즈를 실시간으로 보고 자라와서 그런지, 마징가 시리즈가 다시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열심히 찾아보곤 했다. 당시 나름 인기를 끌었던 슈퍼로봇대전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는데, 마징가 시리즈는 계속해서 부활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마징가 Z-그레이트 마징가-그렌다이저로 이어지는 TV판 황금기가 끝난 뒤, 마징가 시리즈를 부활시키려는 노력은 여러 차례 있었다. 다 실패해서 문제지... 대마징가라고 이름붙은 프로젝트는 하이레그 슈트와 사이킥 웨이브만 남겼...


희대의 괴작 슈퍼로봇대전F와 F완결편에서 강렬한 존재감

주인공인 코우지와 마징가Z보단 츠바사와 쿠로가네 5인중만 기억에 남았던 진 마징가... 사실 얘는 본편보다 진 마징가 제로가 더 떴...

몇 년 전 뜬금없이 개봉한 마징가 Z 인피니티 정도로 마징카이저-진 마징가 시리즈에 이은 마징가 시리즈 부활 계획을 정리해볼 수 있을 거 같다.
일단 마징카이저는


전설의 3분 순삭 컷을 다 보면 저 말이 이해될 정도다.

마징카이저는...
제일 많이 부숴진 게 조종간이라니...

진 마징가 시리즈는 충격 Z편과 제로를 다 봤는데, 초암울전개인 제로와 달리 충격 Z편은 원작자 나가이 고의 작품들을 모르면 벙찌는 장면들이 많아 보기 어려줬다. 특히 난 나가이 고 작품은 마징가 시리즈 말곤 ‘데빌맨’ 정도밖에 몰라서 쿠로가네 5인중은 도대체 뭐야... 싶었더랬지.
진 마징가 제로는, 후속편인 진 마징가 제로 VS 암흑대장군까지 애니메이션이 아닌 코믹스로 연재됐는데... 진 마징가 제로는 나름 잘 마무리 지었다

진 마징가 제로와 달리 암흑대장군 편은 ‘이건 뭐지’ 싶은 전개로 짜증이 났다.
그레이트 마징카이저-얜 또 다른 의미의 간지...-가 나오고, 간신히 세계관 리셋 시켰을 때까지 전개는 처절함이 잔뜩 묻은 열혈이라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그 이후로는 제대로 조루 마무리여서 급실망했다.
그래도...

“츠루기 테츠야와 그레이트 마징가는 용자니까!” <-이건 정말 울었다.
특히 마징가 제로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 슈퍼로봇대전 V와 X에 코우지의 숨겨진 기체로 나올 정도다. 개인적으로 그레이트 마징카이저도 나왔으면...


중반부 이후, 마징가 Z의 액션은 스토리의 빈약함을 용서할 정도로 대단했다. 마징가 Z의 각종 무기들이 죄다 나오는데, 그걸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는 코우지의 능력은 TV판에서의 전투를 꽁으로 치룬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나저나 그레이트 마징가는 사투! 암흑대장군 같이 마징카이저에선 완전 안습으로 나오더니만, 여기서도 그닥... 초반부에 잠깐 나온 그레이트 마징가의 액션은 멋있었지만 말이다. 그레이트 부스터는 승인이 안 떠서 쓰지도 못했...
하지만 액션의 수준 높음과 달리, 스토리의 빈약함은 참... 특히 마지막 엔딩은 한숨이 나왔... 마징가 Z 인피니티는 나중에 영화 팸플릿 리뷰할 때 좀 더 자세히 하기로 하자.

근데 내 취향은 마징가 Z 인피니티보다 ‘인터벌 피스’라는 마징가 Z 인피니티 코믹스가 더 마음에 든다.
영화에서도 꽤 책임감있는 모습으로 나와 호감이었던 사야카가 코믹스 판에선 진짜 멋있게 나온다. 유미 교수가 일본 총리가 된 이유가 사야카 때문이었다니... 자신의 아버지를 걸고 정치 흥정하는 사야카의 모습은 겁나 멋있었다.
테츠야와 준 커플도 좋았다. 특히 준이 이제 그만 청혼해! 결혼하자고라면서 테츠야의 팔을 꺾는 것도 좋았...
2000년대 초반 마징카이저, 2010년 이후로는 진 마징가 시리즈, 그리고 2018년부터 마징가 Z 인피니티가 힘을 받는 느낌이다.
슈퍼로봇대전이 모든 로봇 만화의 척도는 아니지만, 대강의 흐름 정도는 반영하고 있는데, 2000년도 초반에 나온 슈퍼로봇대전에는 마징카이저가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나왔고, 대표적인 게 슈퍼로봇대전 알파 시리즈이다.
마징카이저는 처음에는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나오다가 OVA가 나온 이후론 OVA 디자인으로 바뀌게 된다.
이후에 나온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는 진 마징가 시리즈의 마징가 Z가 등장하게 된다. 슈파로봇대전 Z 시리즈에는 충격 Z편에 나오는 갓 스크랜더 장착 버전의 마징가 Z가. 이후에 나온 슈퍼로봇대전 V, X에는 큰 인기를 끈 진 마징가 제로에 나온 마징가 제로가 숨겨진 기체로 등장한다.
최신작인 슈퍼로봇대전 T엔 마징가 Z 인피니티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토에이 뿐만 아니라 반다이에서도 마징가 Z 인피니티를 밀어주는지, 완구 쪽도 진 마징가 쪽은 발매 라인업이 거의 끊어지고, 토에이판 마징가와 인피니티 완구만 나오고 있다.
파사대성 단가이오 등 괴상한 방향으로 틀어졌던 초기 마징가 시리즈 부활계획이, 마징카이저, 진 마징가 시리즈를 거쳐, 마징가 Z 인피니티로 계속 부활할 것인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지.

개인적으로 마징가 Z 인피니티 버전으로 마징가 Z, 그레이트 마징가, 그렌다이저, 겟타 로보 등도 다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니까... 마징가 Z 인피니티의 후속작 내줘요.




덧글
사실은 크로스앙쥬가 자극적이라 열심히 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