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2부 Incredible Hulk 제4편 제거 (1)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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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2부 Incredible Hulk


제4편 제거 (1)


에버글레이즈 존슨 기지 내 병동.
훈련이나 전투 중에 부상당한 병사들을 치료하기 위한 이 군 병원에 많은 환자들로 득시글거렸다. 컬버대학에서 있었던 전투로 인해서 수많은 병사들이 부상을 입고 이곳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이 병사들 중 가장 심한 부상자는 단연 에밀 블론스키 대위였다. 헐크에게 ‘가볍게’ 걷어차인 그는 전신의 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전신의 부서진 뼈를 고정하기 위한 수많은 고정 장치가 그의 몸 곳곳에 부착돼 있었고, 심박수 등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장비들도 덕지덕지 달려있었다. 그러게 불안정한 생명을 이어나가고 있는 블로스키의 몸 중 딱 하나만은 보통 사람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바로 심장이었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의 혈액에서 정제한 슈퍼 솔져 세럼을 투여받았기 때문에 그의 전신은 슈퍼 솔져 급으로 강화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사람 같으면 즉사할 헐크의 발차기를 맞고도 목숨이 붙어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슈퍼 솔져 세럼이 스티브 로저스의 괴물 같은 회복력까지 보장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는 일. 그에 대한 답은 그의 심장만이 알고 있을 것이리라.

늦은 밤 블론스키의 병실에 누군가가 찾아왔다. 험상궂고 고집으로 가득한 얼굴을 한 그는 바로 썬더볼트 로스 장군이었다. 로스 장군은 블론스키의 처참한 몰골을 보더니 짜증난다는 듯 홱 돌아서서는 병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난 분명히 경고했었네, 블론스키. 그리고 난 쓸모없는 병사는 내 팀에 끼워주지 않아.”

그 말만 남긴 채 로스 장군을 병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로스 장군이 병실 밖으로 나간 뒤에 거대한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블론스키의 병실 안에 나타났다.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로스 장군이 나간 문과 처참한 몰골로 누워있는 블론스키를 번갈아보던 그림자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데미안.”

그러자 붉은 안광의 그림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또 다른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안광과 어둠으로 얼굴이 제대로 볼 수 있는 그림자와는 달리, 새로 나타난 인물은 희미한 달빛으로 얼굴을 어느 정도 확인이 됐다. 긴 장발의 미남으로, 창백한 안색과 짙은 눈썹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자였다. 그는 자신을 부른 붉은 안광의 그림자에게 무릎을 꿇었다.

“부르셨습니까, 마스터.”

“좋은 장기말을 찾은 거 같다.”

“이 자를 사용하실 생각입니까?”

“……살려놔라.”

명령을 내린 뒤, 붉은 안광의 그림자는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림자가 사라지자 데미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블론스키에게 다가갔다. 그를 한 번 훑어본 데미안은 품속에서 주사기와 주사제가 든 앰플을 꺼내더니 주사기에 약제를 담았다. 그리고 주사기를 블론스키에게 연결된 링거에 꽂곤 주사제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주사제도, 링거도 모두 투명한 액체였지만 둘이 섞이자 섬뜩한 붉은 빛을 띠었다.

“이걸로 원래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얻게 될 겁니다. 그리고 헐크의 피를 찾으세요. 그걸로 당신은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색이 변한 링거를 보더니 데미안은 차갑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데미안이 사라지고 붉게 변한 링거가 블론스키의 몸 안으로 들어가자, 그의 눈이 번쩍하고 떠졌다.


어둠이 짙게 내리고, 인적도 드문 황량한 벌판 위에 놓여진 도로를 한 대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중형 세단으로 보이는 이 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회색빛 정장 차림을 하고 있는 쉴드의 요원, 필 콜슨 요원이었고 조수석에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화사한 금발의 아가씨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 샤론 로저스였다.
완벽한 정장을 입고 있는 콜슨과 달리 샤론은 평소에도 자주 입고 다니는 흑색 남방에, 주인의 우월한 각선미를 드러내게 달라붙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누가 보면 날라리 딸과 직장에서 막 귀가한 아버지로 보일 수도 있는 조합이었다.

“로저스 양, 걱정되는 겁니까?”

“예? 뭐가요?”

“뭐긴요, 천둥 왕자죠.”

“아, 토르요.”

한숨을 쉬면서 샤론은 콜슨의 차에 타기 전, 퓨리에게 받은 지령을 떠올렸다. 퓨리의 지령은 뉴멕시코의 푸엔테이앤티거에 0-8-4가 출몰했는데 그걸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제까지 퓨리가 0-8-4를 수색하는 일을 부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샤론은 이유를 이유를 물었고, 퓨리는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마추어의 솜씨로 보인 사진에는 샤론에게 매우 낯익은 물건이 담겨 있었다. 어지간한 해머 10개 이상 붙인 듯한 커다란 몸체와, 몸체에 비해선 약간 빈약하고 짧은 손잡이를 가진 망치였다. 그건 바로 뇌신의 망치 ‘묠니르’였다.
과거 어벤져스의 일원이었던 토르의 요청으로 아스가르드에서 수년간 생활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샤론은 묠니르가 토르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걱정은 되죠. 묠니르는 토르와 단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 그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무기에요. 그런데 왜 묠니르만 지구에 나타난 걸까요?”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서둘러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분의 퀸젯은 없었던 거에요? 렌트카로 가는 건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눈에 띄지 않게 이동하라는 퓨리 국장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컬버대학과 스타크 엑스포에서 한바탕 소란이 있었는데 캡틴 아메리카가 퀸젯을 타고 이동한다? 눈에 너무 띄잖아요.”

“하여간에 그 과학자 형제는 무슨 생각인 건지. 배너 박사는 정상참작의 여지라도 있지만 토니 그 자식은!”

화가 났는지 샤론은 잘생긴 입술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스타크 엑스포를 열어놓고 토니가 벌인 각종 기행을 생각하면 몇 대 두들겨 패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을 거 같았다.

“그래서 슈트를 입은 스타크 씨를 한 대 때리셨잖아요. 아이언맨 슈트가 아니었으면 스타크 씨의 상체가 남아나지 않았을 거라는 소문이 있더군요.”

콜슨이 말한 소문이란, 스타크 엑스포에서 있었던 사건이 끝난 뒤 현장에 출동한 샤론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인사하는 토니를 말없이 한 대 갈긴 사건을 말한다.
콜슨은 그 자리에 없었지만 현장에 있었던 쉴드 요원의 증언에 의하면 샤론에게 가슴을 한 대 맞은 토니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고, 아이언맨 슈트 흉갑엔 샤론의 주먹 자국이 움푹 파였다고 한다. 물론 토니의 슈트는 어떤 인물과의 전투로 꽤 많이 망가졌다는 걸 감안해도 샤론의 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 자식은 맞아도 싸요. 도대체 주위 사람 몇을 걱정시킨 거야?”

“스타크 씨의 나름의 배려였다고도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민폐인 건 변함이 없죠.”

운전을 하던 콜슨의 눈에 저 멀리 휴게소가 보였다. 적지 않은 시간동안 달렸기 때문에 차에 기름이 부족했고, 저녁도 거른 채 계속 이동했기 때문에 배고프기도 했다.

“저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가죠. 기름도 넣어야 하니까요.”

“그래요. 전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콜슨과 샤론이 도착한 곳은 주유소에, 작은 편의점이 하나 딸려있는 작은 편의점이었다. 콜슨이 차를 세우자마자 샤론은 화장실로 향했고, 콜슨은 자동차 연료통을 열고 기름을 넣었다.
요기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어선 콜슨은 가장 구석에 빵들을 진열해놓은 곳으로 걸어갔다. 빵들을 보던 콜슨은 초콜릿 도넛과 설탕가루를 입힌 도넛을 놓고 어떤 걸 사야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콜슨은 겨우 샤론의 존재를 생각하곤 도너츠 2개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아니, 향하려고 했다. 그가 막 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 편의점 문을 박차고 들어온 3인조만 아니었으면.
샷건으로 무장한, 괴한 3인조는 계산대에서 반쯤 졸고 있던 종업원에게 총을 겨누면서 소리를 질렀다.

“손들어! 움직이지 마!”

“움직이기만 했다간 머리통을 날려버리겠어!”

“여기 또 누구 있어? 저 밖에 있는 차 누구 꺼냐고?”

셋이 동시에 떠드는 통에 종업원은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하고 손만 든 채 잔뜩 얼어붙었다. 누구의 눈에 띄지 말고 뉴멕시코까지 가야했는데 상황이 귀찮게 되자 콜슨은 한숨을 쉬었다. 괴한들이 자신을 볼 수 없는 진열대 사각지대에 몸을 숨긴 콜슨은 진열대의 물품을 꼼꼼히 살펴보더니 자신의 위치와 계산대까지의 거리, 그리고 괴한 셋의 위치를 차분히 파악했다.
머릿속에 어떤 계획을 완료한 콜슨은 겁에 질린 종업원를 대신해 괴한들에게 답을 해주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차, 제 껀데요. 정확히 말하면 렌트카이긴 하지만……”

갑자기 콜슨이 나타나자 괴한 셋은 전부 콜슨에게 총을 겨누었다.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듯한 놈이 콜슨에게 소리쳤다.

“차 키를 이쪽으로 던져! 어서!”

“알았어요, 알았어요.”

얌전히 대답하면서 콜슨은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 괴한들에게 던져줬다. 콜슨의 차를 뺏은 괴한들은 가방을 꺼내 계산대 위에 올려놓은 뒤, 종업원에게 총을 겨누었다.

“있는 돈 전부 이 가방에 다 넣어! 담배도 넣고……”

“실례합니다.”

라고 막 괴한들이 명령을 내릴 때 콜슨이 끼어들었다. 괴한들이 돌아보자 콜슨은 자신의 권총을 꺼내 보였다.

“제가 총도 가지고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할까요?”

비무장 상태인 줄 알았던 콜슨이 총을 가지고 있자 괴한들은 당황했는지 총구 전부를 종업원에게서 콜슨 쪽으로 돌렸다. 자신들의 당황함을 들키지 않으려고 윽박지르는 건 덤이었다.

“권총을 이쪽으로 던져!”

“알았어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권총을 던져주려다가 멈칫한 콜슨은 얼빵하기 들리는 말투로 권총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실수로 발사될지도 모르니까 이걸 던지는 건 좀 그렇군요. 밀어서 드려도 될까요?”

왠지 콜슨의 페이스에 말리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걸 간파할 정도로 능력있는 인간은 괴한들 중엔 없었다. 다른 두 명이 자신을 쳐다보자 괴한 중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콜슨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래, 내 발 밑으로 밀어보내라고. 허튼 짓거리는 하지 말고!”

“좋아요. 이제 이쪽 통로로 이동한 다음, 이걸 그쪽으로 건네줄게요.”

진열대 반대 통로로 이동한 콜슨은 바닥에 쭈그려 앉은 뒤 권총을 리더로 보이는 남자에게 밀어줬다. 그리고 일어서면서 진열대 아랫부분에 있던 밀가루 봉투를 집어 들곤 리더 괴한이 아닌 다른 괴한들에게 던졌다. 콜슨이 던진 밀가루는 두 괴한 중 한 명의 머리에 정확히 맞으면서 봉투가 터졌고, 밀가루가 터져나온 덕분에 옆에 있던 괴한은 눈을 감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부하가 맞은 밀가루 봉투에 정신이 팔린 리더 괴한을 향해 콜슨이 달려들었다. 진열대 하단을 밟고 점프한 콜슨은 리더 괴한이 든 샷건을 발로 내려찼는데, 그 덕에 샷건은 발사돼 리더 괴한의 발을 맞췄다. 괴로워하는 리더 괴한의 샷건을 빼앗은 콜슨은 얼굴에 밀가루를 뒤덮은 괴한의 얼굴을 개머리판으로 올려치곤 리더 괴한 역시 개머리판으로 돌려쳐 쓰러뜨렸다.

“이 개자……”

하나 남은 괴한이 콜슨에게 욕을 하면서 총을 쏘려고 할 때 누군가 나타나 그의 뒷목을 내리쳤다. 아까 화장실을 가겠다고 간 샤론은 콜슨을 죽이려고 한 괴한을 쓰러뜨리곤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우리 비밀리에 가야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랬죠.”

“그런데 이 상황은?”

“그러게 말입니다.”

콜슨은 들고 있던 샷건을 계산대에 내려놓은 뒤 주머니에서 도너츠 2봉지를 꺼냈다. 설탕가루가 잔뜩 묻은 도너츠와 초콜릿 도너츠를 보던 종업원은 이게 무슨 상황이냐는 눈으로 콜슨을 보기만 할 뿐 계산할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었다.

“폐를 끼쳐 미안합니다. 어떤 걸 골라야할지 결정할 수 없었네요. 잔돈은 가지세요.”

콜슨은 주머니에서 지폐 한 장을 꺼내 계산을 하고 도너츠들을 챙겼다. 그러자 종업원은 다급히 콜슨과 샤론을 붙잡았다

“잠깐만요, 경찰엔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태보 비디오가 효과 있었다고 답하면 될 겁니다.”

그렇게 말하곤 콜슨과 샤론은 편의점을 나왔다. 둘이 편의점을 나왔을 때 주유가 끝났다는 신호음이 울렸고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

“이건 당신이 드세요.”

라면서 콜슨은 설탕가루가 잔뜩 묻은 도너츠를 샤론에게 건네줬다.

“이건 너무 달아요! 살도 찌고!”

“쉴드 여성 요원들이 샤론 로저스가 살이 안찌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는 거 아시죠?”

“그래도 나도 사람이라고요! 살은 쪄요!”

“뭐, 그렇다고 하죠. 그래도 그걸 드세요.”

“아, 진짜!”

설탕으로 투덜거리는 캡틴 아메리카와 소리 소문없이 무장괴한 셋을 제압한 사림 좋은 이웃 아저씨 같은 쉴드의 에이전트는 그렇게 밤 길을 떠났다.



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