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1부 Iron Man 제4편 악의 (1) 팬픽, FAN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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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 Legacy of Legend












제1부 Iron Man


제4편 악의 (1) 

토니 스타크가 납치됐던 아프가니스탄 동굴 인근의 사막.

미군 소속의 험비가 어두운 사막을 달리고 있었다. 테러리스트들의 습격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밤에는 병력 운용을 안 했지만 이 험비는 특별했다.

왜냐하면 혼자서도 1개 부대 이상의 전력을 가진, 가공할만한 힘을 가진 이가 험비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캡틴 아메리카 샤론 로저스.
이전 캡틴 아메리카였던 스티브 로저스와 그의 아내 페기 카터 로저스 사이에서 태어난 2세대 슈퍼솔저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캡틴 아메리카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힘써 온 그녀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웅’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특히 스티브 로저스가 히드라의 마지막 음모를 분쇄하고 행방불명된 이후론, 그녀만이 지구상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부르는 사람까지 있었다.

쉴드의 재스퍼 시트웰 요원도 샤론 로저스가 인류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시트웰은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샤론에게 말을 건넸다.

“얼마 전에 굴미라 지역 분쟁을 해결하겠다고 퓨리 국장에게 요청했다고 들었는데요……”

“퓨리 국장이 아니라 UN에 요청했죠. 묵살당하긴 했지만……”

“퓨리 국장도 말하지 않았나요? 국제 문제가 민감하게 얽혀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나서지 말아달라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시트웰 요원. 그 이상 중요한 게 뭐가 있죠?”

샤론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자 시트웰은 태블릿 PC를 그녀에게 건네줬다. 거기엔 하늘을 나는 붉은 갑옷의 사진과 붉은 갑옷의 공격으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제 무기들이 박살이 나는 사진들이 들어있었다.

“당신이 할 일을 이 붉은 갑옷이 다 해줬더군요.”

“……이건 뭐죠?”

“어제 분쟁지역에 나타난 괴비행체에요. 순식간에 나타나선 무기를 다 박살내고 사라졌죠. 이틀 전에는 굴미라에도 나타났더군요.”

“이런 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토니 스타크 밖에 없죠.”

그때 험비가 멈췄다. 샤론은 시트웰에게 다시 태블릿 PC를 돌려주곤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차가운 밤공기가 샤론을 가장 먼저 맞았다. 그리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비릿한 피비린내가 그녀의 잘생긴 콧날을 찌르고 들어왔다.
샤론은 테러리스트들의 베이스캠프를 모래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둠이 깔린 사막 가운데 갖은 조명으로 환하게 만들어놓은 베이스캠프에는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단 한 명도 없었다. 수 십 명에 달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시체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붉은 갑옷의 소행은 아닌 거 같군요.”

어느새 샤론의 곁에 와있는 시트웰이 베이스캠프의 참상을 보곤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엔 샤론도 동감이었다. 아까 잠깐 밖에 보지 못했지만 붉은 갑옷이 휩쓸고 간 분쟁지역의 모습과 지금 베이스캠프의 모습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샤론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 뒤 베이스캠프 쪽으로 걸어갔다. 시트웰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뒤 쉴드와 연락을 취했다.

“시트웰입니다. 지금 당장 현장 감식팀을 보내주십시오. 현재 이곳 상황은……”

가까이서 본 베이스캠프의 상황은 훨씬 더 처참했다. 머리가 반쯤 박살이 난 시체도 있었고, 가슴 쪽에 여러 총상을 입은 시체도 있었다. 시체들의 상태를 살펴보던 샤론은 뭔가를 알아냈는지 혀를 끌끌 찼다. 쉴드에 연락을 한 시트웰이 다가오자 샤론은 시체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비저항 상태에서 죽인 거 같네요. 전부 다 뒤에서 총을 맞았어요.”

“확실히 그래 보이는 군요.”

“테러리스트들인데 비저항 상태라니…… 뭔가 이상한데요? 거기다 이렇게 한 군데에 모여 있는 걸 봐선 누군가에게 제압을 당한 상태였던 걸로 보이네요.”

“시트웰 요원! 캡틴! 이쪽으로 와보십시오!”

쉴드 요원이 소리치는 소리에 샤론과 시트웰은 서둘러 그쪽으로 달려갔다. 쉴드 요원이 있는 커다란 텐트로 간 두 사람은 그곳에 총알에 벌집이 된 시체 한 구를 볼 수 있었다. 쉴드 요원으로 지내면서 어지간히 잔인한 시체를 많이 본 샤론과 시트웰이었지만 이 시체는 차마 보기 힘들 정도였다.

“사람을 아주 갈아버렸네요.”

시트웰의 표현이 시체의 상태를 제일 정확히 묘사한 것이리라. 샤론은 그 표현에 동감을 표하며 텐트 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뭔가를 급하게 찾기라도 했는지 텐트 안은 완전히 엉망이었다. 텐트 한 쪽을 뒤지던 샤론은 반쯤 구겨진 종이를 발견했다. 플래시를 켜서 종이를 살펴본 샤론은 굉장히 낯익은 글씨체와 그림을 보고는 주위를 더 살펴봤다.
처음 발견했던 종이와 비슷한 종이 몇 장이 발견한 샤론은 씩 웃으며 중얼거렸다.

“토니 스타크, 이 영악한 자식.”

“뭘 발견했습니까? 캡틴?”

시트웰이 다가오자 샤론은 찾은 종이들을 그에게 건넸다. 이게 뭐냐는 질문을 시트웰이 눈으로 하자 샤론은 피식 웃어보였다.

“겹쳐보세요. 토니의 장난질 중 하나에요.”

샤론이 건네준 종이를 겹쳐본 시트웰은 대충 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종이가 몇 장 없어서 무슨 그림인지 정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대충은 알아볼 수 있었다. 이건 토니가 텐 링즈에서 도망칠 때 입었던 강철 슈트의 설계도 그림이었다.

“이건 스타크 씨의 강철 슈트군요. 설계도를 나눠서 그려놓다니 용의주도하군요.”

“이게 여기에 있었다는 건 토니의 슈트도 여기에 있었단 소리겠죠?”

“스타크 씨가 미군에 한 증언에 의하면 부서진 슈트는 그냥 버렸다고 하니, 텐 링즈가 그걸 회수해서 여기에 가져다놨다고 하면 말이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누가 이 테러리스트들을 죽이고 토니의 슈트를 가져갔냐는 건데……”

샤론의 불안한 시선이 토니가 남긴 그림으로 모아졌다.


“에휴, 오늘은 좀 조용히 들어오나 했더니만……”

클로드는 총알자국으로 가득한 슈트와 함께 말리부 저택으로 겨우 돌아온 토니를 끌어다 자비스의 작업대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자비스가 조종하는 기계 팔들이 나와 토니의 슈트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오늘로 3일째였다. 토니 스타크가 붉은 갑옷을 입고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밀매한 무기를 다 부수는 일을 시작한 지가 벌써 3일이 됐다.
자비스의 기계팔이 가장 먼저 토니의 헬멧을 가장 먼저 분해했다. 강철슈트의 방호력이 상당했는지 갑옷에 총알구멍이 잔뜩 있었지만 토니의 얼굴에는 상처 같은 건 없었다.

“그렇게 다 때려부수면 속이 시원합니까?”

“속이 시원하기 보다는 씁쓸…… 아읏! 하네. 저렇게까지 많이 팔았을…… 아얏! 줄은 몰랐…… 으악! 자비스, 살살 좀 해!”

[움직이시면 더 아픕니다. 왜 그리 고통스러워하십니까?]

“부드럽게 해줘. 아얏! 벗도록 디자인했는데……”

“첫 번째는 굴미라, 두 번째는 러시아 분쟁 지역, 그리고 오늘은 소노비카였던가요?”

“소코비아! 소노비카가 아니라…… 아얏!”

“뭐, 의미만 통하면 되잖아요. 어쨌든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인가요? 무기 암시장의 대부로 성장하는 건 시간문제겠네요.”

“무슨 일이에요, 이게?”

갑자기 들린 하이톤의, 비명에 가까운 여자 목소리에 토니와 클로드는 그 쪽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완전히 경악한 눈으로 토니를 보고 있는 페퍼가 서 있었다. 이제까지 토니 스타크가 해온 해괴한 일, 개중에는 원나잇한 여성을 알아서 저택에서 치우는 일까지 해오던 페퍼였지만 이번 일은 완전히 충격인 모양이었다.

“왜 그래? 더 해괴한 꼴도 봤잖아.”

완전히 경악인 페퍼와는 달리 토니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그, 그거 총알 자국이에요?”

멘붕과 경악에 빠진 페퍼를 진정시키는데 30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그 사이 자비스는 겨우 토니의 슈트를 다 벗겨냈고 토니, 클로드, 페퍼는 거실에 모여 앉았다. 페퍼는 클로드가 가져온 얼음물을 세 잔을 마시고 난 다음에서야 겨우 말을 꺼냈다.

“토니, 당신이 하는 일은 스스로를 죽이는 일이에요.”

“알아.”

녹즙을 마시면서 토니는 아까처럼 태연하게 대꾸했다. 스스로를 죽이는 일에 너무도 쉽게 얘기하는 토니를 보고 페퍼는 완전히 폭발했다.

“지금 ‘알아’하고 태연하게 대답할 게 아니잖아요!”

“페퍼, 내가 만든 슈트를 못 믿겠다는 건 아니겠지? 이래 뵈도 전차가 쏜 20mm 대공기관포를 맞고도 무사했다고.”

“대공기관포요? 지금 그거 맞고 살았다고 자랑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자비스와 카르엘 씨는 지금 뭐하는 거예요? 이런 미친 짓을 돕고만 있던 거예요?”

페퍼의 비난이 클로드와 자비스에게로 향하자 두 사람은 침묵을 지켰다. 자비스는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고 클로드는 다른 곳을 보면서 딴청을 피웠다.

“저기, 포츠! 괜히 죄 없는 두 사람한테 뭐라고 하지 마. 이건 내 일이니까.”

“토니!”

페퍼가 소리치자 토니는 녹즙을 다 마시고 난 다음에 차분히 입을 열었다. 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페퍼, 난 지금 사회적 책임이라는 걸 지려는 거야. 난 아프가니스탄의 동굴에서 죽었어야 했어. 하지만 어떤 이유 때문에서인지 살아있어. 내가 살아서 돌아온 이유가 있다면 무기를 함부로 판 책임을 지기 위해서일 거야.”

“……”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불법무기 거래로 사람을 죽이는 일에 함께하고 말았어. 난 미친 게 아니야. 이 길 밖에 없어, 페퍼.”

토니는 자신의 가슴에 박힌 아크리액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게 심장이 있는 증거가 바로 이거라고 말했지? 내 심장이 이 길이 옳다고 말하고 있어.”

토니의 심경고백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두 사람과 하나의 프로그램이 침묵을 지키고 있을 동안 토니는 또 한 잔의 녹즙을 따라왔다. 가만히 두 사람을 보면서 녹즙을 마시던 토니는 이런 숙연한 분위기가 몸에 안 맞는지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자, 분위기 왜 이래? 죽을 수도 있는 거지, 지금 당장 내가 죽는 것도 아니잖아?”

“……토니.”

“자비스는 지금 당장 마크3을 수리하고 무기를 보충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날 좀 도와줘야겠어.”

“도와요?”

토니는 USB를 꺼내더니 페퍼와 클로드, 두 사람에게 내밀었다.

“카르엘이 빼낸 무기 거래 내역 자료들인데, 여기에 뭔가 이상한 게 딸려 들어온 거 같아.”

“이상한 거요?”

“그래, 뭔가 동영상 같은 건데. 문제는 이거 특정한 컴퓨터에서만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자비스도 이걸 풀려면 시간이 꽤 걸리고.”

“그 정도로 보안 코드가 강력한가요?”

“당연하지, 내가 만든 거니까.”

참 재수 없는 말투였다. 자기가 만든 거니 당연한 거 아니냐는 표정을 하면서 토니는 클로드에게 USB를 던져줬다.

“그러면 카르엘은 포츠를 데리고 내 집무실 컴퓨터에서 그게 뭔지 확인해봐. 포츠는 내 집무실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니 문제 없을테고, 카르엘은 혹시 모르니까 포츠의 경호 담당.”

페퍼와 클로드 모두 집 밖으로 내보내려는 토니의 행동에 페퍼가 제동을 걸었다.

“그렇게 되면 스타크 씨 주위에는 아무도 없게 되잖아요.”

“난 집에 조용히 있을 거야. 거기다 마크3도 집에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아, 예. 알겠습니다.”

더 말싸움하기 싫은 클로드는 페퍼와 함께 스타크 인더스트리로 향했다. 토니 스타크를 수년간 모셔온 비서라는 타이틀 덕분인지 이전에 휴대폰을 이용해 들어왔던 토니의 집무실을 정말 수월하게 들어올 수 있었다.

토니의 책상에 앉은 페퍼는 USB를 포트에 꽂았다. 그러자 클로드에게 두 번째로 보는, 페퍼는 처음 보는 화면들이 컴퓨터 모니터에 휙휙 지나더니 로그인이 됐다.
컴맹에 가까운 클로드에 비해 페퍼는 컴퓨터를 다루는 데 매우 능숙했다. 특히 토니의 컴퓨터는 업무상 여러 번 다뤄봤기 때문에 기밀문서가 어디에 있는지 금세 알아냈다.

“여기에 고스트 드라이버가 있네요. 그런데 이건 뭐죠? 16구역?”

토니의 컴퓨터를 뒤지던 패퍼는 뭔가를 발견하고는 그걸 창으로 띄웠다. 페퍼가 찾아낸 건 거대한 강철 슈트의 설계도였다.

“이건 스타크 씨가 전에 보여줬던 첫 번째 강철 슈트와 비슷하게 생겼는데요?”

“그건 저도 알아요. 그런데 이게 왜 여기에 있는 거죠?”

하지만 놀라는 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페퍼가 고스트 드라이버에서 찾아낸 또 하나의 동영상이 두 사람을 경악에 빠뜨렸다. 한 테러리스트 집단이 두건을 쓴 남자를 납치하고 뭐라고 고함을 치고 있는 내용의 동영상이었는데 페퍼는 번역하라는 명령어를 입력했다.

[오베디아 스탠! 우리를 속였군! 단순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니잖소!]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이 납치된 남자가 쓰고 있던 두건을 벗겼다. 벗겨진 두건 안에서는 클로드도, 페퍼도 잘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바로, 토니였다.

[목표가 무기왕 토니 스타크라는 말은 안 했었소! 이 자를 죽이려면 더 많은 돈을 내시오!]

엄청나게 놀랄만한 일이었지만 그 순간 클로드는 뭔가 인기척을 느꼈다. 누군가 토니의 집무실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클로드는 페퍼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그녀를 대신해 화면을 전환했다. 클로드가 화면을 전환한 순간 집무실 문이 열리더니 오베디아 스탠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부사장님.”

“여, 포츠. 그리고 자네는……”

“클로드 카르엘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새로 고용된 스타크 씨의 경호원입니다.”

“호건이 있는데도 또 경호원을 고용했다라…… 확실히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일 때문에 토니가 많이 변했어.”

오베디아는 집무실 구석에 있는 양주병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병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은 그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토니는 항상 좋은 것만 먹지. 포츠, 요즘 토니는 어떤가?”

“예?”

“처음에 그가 돌아왔을 때는 너무 기뻤는데 생각해보니 지금 그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야. 동굴에 뭔가 두고 온 거 같아. 너무 안타깝네.”

“예전과 조금 달라지시긴 했죠.”

페퍼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여기서 토니의 납치사건 전모를 알고 있다고 오베디아가 눈치채게 해선 안됐다. 클로드도, 페퍼도 최대한 태연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카르엘이라고 했나? 제 3자인 자네가 보기엔 어떻나?”

“한 번 생사의 고비를 넘겨서 그런 게 아닐까요?”

오베디아는 술을 한 잔 다르더니 한 모금 들이켰다. 뭔가 복잡한 생각을 하는지 잠시동안 그는 말이 없었다. 페퍼는 잠시 화면 보호기를 해제해 다운로드가 완료됐다는 메시지 창을 확인하곤 바로 화면보호기로 전환했다. 메시지 창을 지웠어야 했지만 오베디아가 페퍼와 클로드 쪽으로 걸어오는 바람에 그러지 못한 것이다.

클로드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신문으로 USB를 가렸다. 이런 클로드의 행동을 오베디아가 눈치채지 못하게 페퍼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스타크 씨는 원래 복잡한 성격이었잖아요. 지금은 힘들어하고 있지만 곧 괜찮아질 겁니다.”

“참 보기 드문 여자야, 자넨. 이런 자네가 곁에 있다는 행운을 토니 자신은 모르고 있지.”

“고마워요. 이젠 가봐야 할 거 같네요.”

가방을 챙기더니 페퍼는 신문과 함께 USB를 뽑아 들었다. 신문을 집어드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오베디아는 그녀가 USB를 뽑았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리라. 페퍼가 눈짓을 하자 클로드는 오베디아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 뒤 그녀와 함께 집무실 밖으로 걸어나갔다.
토니의 집무실 밖으로 나온 클로드와 페퍼는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뒤를 쫓아나오는 오베디아의 발소리에 두 사람은 더 서둘러 1층 로비로 내려왔다.

분명 오베디아가 불러 세우면 빠져나오기 더욱 힘들어질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두 사람은 로비를 둘러봤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걸 보면 오베디아라도 그들을 붙잡진 못할 테니까 적당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본 것이다. 하지만 근무시간이라 그런지 스타크 인더스트리 건물 1층 로비는 매우 한산했다.

“포츠 양, 우리 약속이 되어 있는데 얘기 전해들으셨나요?”

그때 두 사람의 구원자가 나타났다. 바로 필 콜슨 요원이었다. 콜슨은 로비 소파에 앉아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페퍼는 서둘러 콜슨 쪽으로 걸어가면서 대꾸했다.

“아뇨, 못 들었지만 방금 전해 듣게 됐네요. 지금 같이 가시죠.”

“예?”

“제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시죠.”

“아, 예. 알겠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콜슨은 페퍼, 클로드와 함께 페퍼의 사무실로 향했다. 페퍼의 사무실로 가면서 콜슨은 그녀가 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조용히 클로드에게 속삭였다.

“지금 어떻게 된 거죠?”

“에, 대악당에게서 도망치는 공주님을 호위하는 기사 정도로 해두죠.”

“처음 봤을 때는 이렇게 비유나 농담을 잘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요.”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피식 웃는 클로드를 보며 콜슨은 짧게 한숨을 쉬었다.


투 비 컨티뉴드~